햇살 한 줌 향기 한 줌 - 정목일 에세이집
정목일 지음, 양태석 그림 / 문학수첩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온 요즘, 
집안 문제에, 국가적인 문제까지 나의 마음은 복잡한 생각들로 소용돌이 쳤다.
더 그냥 두면 안 될 정도로 혼란 속에서 지내다가, 그런 복잡한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주는 책을 만났다.
나는 책에서 위안을 받게 되었다.
삶에서의 무게 만큼이나, 책 속의 활자에 눌리고, 책의 무게에 힘들어 하던 나에게 이 책이 조용히 휴식의 시간을 주었다.

<햇살 한 줌, 향기 한 줌> 

제목에 매혹되어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어쩌면 이럴 때에는 가장 가까운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주변의 꽃과 나무에서, 계절의 흐름에서.....!!!
나는 위안을 받을 수 있고,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의 생각을 에세이로 모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모래밭에 쓴 수필>에 이은 서정수필의 대가 정목일 선집이다.
양태석 화백의 수채화를 실어 글과 그림이 한 편의 시화집처럼 어우러지도록 했다고 한다.

해마다 봄이 되면 꽃 구경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을 잠시 하고 지내다보면 여름이 온다.
가을이 되면 단풍 구경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느덧 겨울이 오게 된다.
잠깐 숨을 돌리고 보면 한 계절이 휙 지나가버린다.
사람에게 치이면 주변 자연에 더 관심을 가지고, 그 안에서 여유를 배우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꽃만 겨우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풍매화’에도 매력을 느낀다.

바람아, 너에게 일생을 맡긴다. 
한번 스쳐가고 말 뿐이라도 제발 한 번 지나가길 기다린다.
풍매화는 간절하게 바람을 기다린다. 
잎보다 먼저 피는 봄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장미, 모란이 농염하게 계절을 빛내건만, 풍매화는 바람을 기다릴 뿐이다.
언제나 청청한 기상을 보여주는 소나무, 잣나무의 꽃, 황홀한 단풍을 보여 주는 느티나무, 은행나무의 꽃이 풍매화다. 
인류에게 식량이 돼 주는 어머니 같은 보리, 벼, 옥수수의 꽃이 바로 풍매화다. (68p)

잘 알지 못했던 자연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동조하게 된다.

바쁜 현대인들은 독서의 시간조차 사치로 생각하고 무의미하게 생활하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책이 삶에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글 읽기 벅찬 생활이 계속 된다면, 잠시라도 좋다.
짧은 수필 한 편이 평화로운 휴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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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동하는 지성, 시민운동의 대표 아이콘 박원순의 에세이다. 
인터뷰이 박원순, 인터뷰어 지승호, 두 분의 인터뷰 형식으로 글이 전개되어 나간다.
수많은 활동과 저서로 이미 유명한 박원순 님을 나는 잘 알지 못했다.
그동안 세상 돌아가는 것에 너무 관심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정치 경제에 관심도 없고, 너무도 무심하던 내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알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최근이다.
개인적인 문제에만 집중하며, 사회적인 문제는 외면하던 나의 태도에 반성하며, 
좀더 세상보는 시야를 넓혀보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시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무렵이 되어버려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조차 두려워하는 세상의 분위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을 심다>라는 제목을 보면서 처음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무겁게만 느껴졌다.
이 땅의 젊은이로서 ’감히’ 희망을 꿈꾼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최근 보았던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묻다> 라는 책에 이런 문장이 나왔었다.

"너무 상황이 안좋다고?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빴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안 좋다고 생각하던 예전보다 더 나쁜 지금의 상황.
속상함에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다.

사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여러 기본권들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봐요. 
촛불 집회 이후 집회, 시위의 자유를 옥죄거나 용산 참사에서 보듯 생존권이 악화되고 있어요. 
시계추가 왔다 갔다 할 수는 있지만 작금의 상황은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경각심과 억압에 대한 행동이 없으면 그 대가를 치를지도 모릅니다. (153p)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두 눈을 감고 외면해야할까, 두 눈을 부릅뜨고 대항해야할까?
비겁하게도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안으로 삭히고 있다.

무거운 마음 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소심한 발걸음을 떼고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일 때, 이 책이 힘이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니 그래도 세상을 바꾸는 힘은 다른 사람들과 희망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의 작은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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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를 리뷰해주세요.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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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줄무늬, 하나로 된 옷을 입은 표지의 두 사람을 보고, 정신 병원 혹은 감옥에 갇힌 사람일거라 예상했다. 써놓고 보니,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보니, 두 군데가 다른 듯 하지만 어찌 보면 같은 곳처럼도 느껴진다. 사람을 가두어둔다는 것도, 그 안에서 미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반인권적 행동들도... 모두 닮은 듯 생각된다.

두 사람이 있다.

한사람 이수명, 24살. 세상이 무섭고, 그의 머릿속에 사는 어떤 놈이 그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다.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뒤 그 놈이 나타났다. 심한 말더듬이고, ‘가위’에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다. 자신을 내보이기 보다는 숨기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 류승민, 24살. 억지로 정신병원에 수감된 비운의 인생. 불타오르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지만 대신 글라이딩을 통해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선택한 사람. 이수명처럼 뭔가 딱 떨어지게 설명이 되지 않는... 하지만 마지막에야 그야 바라는게,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게 아주조금 느껴질.. 그런 사람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곳은 정신 병원이다. 둘 모두 가족들에 의해 병원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이 있는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오히려 가족처럼 가까워진 그들의 성장기이다. 치유기이기도 하고. 

“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 (p213)

말더듬이가 심하고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좀처럼 펼쳐 보이지 않던 이수명이, 그래도 환자들의 편에 서 있던 간호사 최기훈에게 더듬거리지 않고 남긴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새로운 인물 류승민을 만난 후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는 이수명의 홀로서기 모습이 마음에 반향을 일으킨다. 그리고 미치지 않았지만 병동에 갇혀 서서히 미쳐가던 류승민을 위해 도움을 주고 스스로도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그 몸짓을 보며 나 또한 벅차오르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우러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서는 이수명의 앞길에 더 이상의 불행이나 고난이 없기를, 새로운 인생에서 기쁨만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처음의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나면 펼쳐지는 가슴 뭉클한 감동적인 이야기!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보다는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
생의 희망을 찾고 싶은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정신병동에는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미쳐서 갇힌 자와 갇혀서 미쳐가는 자.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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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림 방지 사전 - College or University?
마크 타일러 노블먼 지음, 강미경 옮김, 배영헌 그림 / 보누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Hear와 Listen의 차이가 뭔지 알아?"
뜬금없는 질문에 당황하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둘 다 ’듣다’ 라고 외웠는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단어가 다르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고 보니, 단어 선택에도 분명 차이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 되었다.
물론 두 단어는 차이가 있다.
Hear는 굳이 들으려고 하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까지 포함되는 것이고, Listen 은 주의를 기울여 경청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때 그렇게 사소하고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단어에 재미를 느꼈다.
다양한 단어와 그 차이점, 사전에 없어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미묘한 차이......!!!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애매모호하다’라는 말을 쓰면서도 그 구분과 사용이 애매하고, 모호해지는 느낌이 들면서도, 
누군가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흐릿흐릿하게 대충 사용하게 될 언어,
그런 언어들을 확실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헷갈림 방지 사전>을 읽게 된 동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 <헷갈림 방지 사전>의 소개를 보았을 때, 망설이지 않고 선택하게 되었다.
잊고 지내던 그 궁금증을 해소해줄 거란 생각도 들고, 깨닫는 시간이 즐거워질거라 생각도 들었다.
그런 다양한 차이점을 더 많이 알고, 헷갈리지 않고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부분을 펼쳐들고 읽어도 상관없다.
간단한 설명이 있어서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았다.
간단 명료한 설명이 좋았다.
어떤 단어를 보면 새로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신기하지만,
어떤 단어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고 우리 문화에서는 처음 보는 단어이기 때문에 오히려 의아해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맨 뒤에 색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왕이면 찾아보고 싶은 단어를 찾을 수 있도록 뒷면에 종합해놓으면 좋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더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 언어에 대한 헷갈림 방지 사전이 나오기를 기다려본다.
아무래도 문화적 차이도 있고, 모르고 있었던 단어도 있으니, 그 호기심과 재미가 조금 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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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을 리뷰해주세요.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2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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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작가 스스로도 알고 있을것이라 생각이 드는 게... 사실... 뱀파이어 이야기라고 하기에 <트와일라잇>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음.. 에드워드.. 이름을 불러보기만 해도 참.. 아련하다..

‘뱀파이어 로맨스 소설’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에드워드를 떠올렸고, <트와일라잇>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게 한계였을지 모르겠다. 그런 비교 때문에 이 책이 평가 절하된다면... 이 책이 감당해야할 숙명일 것이다. 

<트와일라잇>이 좀 더 로맨스에 중점을 둔 여성을 겨냥한 소설이라면, <댈러스의 살아 있는 시체들>은 무난한 뱀파이어 시리즈인 것 같다. <트와일라잇>에는 환상적이고, 멜로적이며 가슴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에드워드가 있다면,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에는 남의 마음을 읽는, 뱀파이어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수키 스택하우스가 있다. 평범한 나로서는, 미안하게도, 강인하면서도 말랑말랑하고 로맨틱한 에드워드에게 조금 더 끌린다.

이 책에 나오는 뱀파이어는 인간들 사이에서 그 존재를 인정받고 있다. 뱀파이어와 인간들이 공존 공생하는 관계가 된 것이다. 비밀스럽고 은말한 존재였던 뱀파이어들이 그래서 평범해져 버렸다. 물론 그들은 힘도 세고, 알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졌으며, 빛을 보면 연기로 변하고, 그들의 피는 환각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 알려진 대로의,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만큼의 뱀파이어들이다. 은사슬을 이용하면 그들의 힘을 구속할 수 있고, 유혹에 약해 납치당할 수도 있는 모습도 가졌다.

문제는... 뱀파이어가 아니라, 그런 뱀파이어를 인간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인간들’이 일으킨다. 광신도들처럼 모여 일을 크게 만드는, 인간만이 유일한 존재라 믿는 그들과 뱀파이어들의 싸움이 주된 이야기이다. 물론 처음과 끝은 그 사건이 아니었지만......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문제는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사건이 좀 애매모호하다. 시작과 끝은 수키의 동료 래피엇이 경찰 앤디의 차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고, 그를 죽인 사람을 찾는 것이었다. 그 사이에 저 광신도같은 태양 공동체와 댈러스의 뱀파이어 스탠간의 사건이 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두 사건은 그저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 외에는 연결고리가 없음에도 전개되어 버린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읽어나가는 것이고. 

그러니까 어떤 뱀파이어가 취향이냐고 물어보면 안될 것이고, 어떤 식의 전개를 가진 책이 취향이냐를 묻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트와일라잇>이나 드라마 <문라이트>같은 유형을 좋아한다면 이 책은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반헬싱>이나 <언더월드>같은 유형을 좋아한다면, 이 책도 좋아할 것이다.

결국은... 자신이 읽고 스스로 판단하는게 좋을 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요즘 뱀파이어 이야기가 많은데, 다양한 이야기를 접해 볼 수 있다는 점.
이런 뱀파이어도 있고, 저런 뱀파이어도 있는거야..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트와일라잇>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물론 뱀파이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다양한 유형의 뱀파이어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수키... 내게로 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기회가 났다 싶으면 무조건 수키에게 들이대고 보는 우리의 에릭군!
능글능글하고, 껄렁껄렁한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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