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명쾌하면서도 날카롭게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얻으려 애쓰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욕망을 절제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를 "마부가 말을 길들이듯, 그대 마음을 길들여라"라는 말로 표현한다. 통제되지 않는 욕망은 우리를 지치게 하지만, 다스려진 마음은 삶을 견고하게 만든다.
삶의 고통과 지루함을 설명하는 대목도 현실적이다. 그는 인간이 행복을 위협하는 두 가지 요소를 고통과 권태라고 했다.
무언가를 열망할 때는 결핍으로 괴롭고, 욕망을 채운 뒤에는 금세 지루함에 빠진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해 마음을 바깥이 아니라 안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미덕은 추상적 교훈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행복은 마음속의 넓고 따뜻함에서 비롯된다'라는 그의 말은 실제 삶의 태도를 바꾸도록 이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준으로 살아가려는 용기, 그 용기를 심어주는 힘이 이 책에 있다.
오페라와 문학,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그의 사상이 왜 여전히 살아 있는지, 책을 읽는 내내 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