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Thank You 땡큐 - 마음을 감동시키는 힘
존 크랠릭 지음, 차동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만을 두고 보면 선망의 직업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2007년 최악의 날을 앞두고 있었다.

자신있게 벌였던 로펌 회사는 수임료는 내지 않은 고객들로인해 직원들 보너스도 주지 못할 형편이었고, 두번째 아내와의 오랜 별거 끝에 이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딸 아이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게다가 꼬일대로 꼬여서 고객의 소송건이 역 고소가 들어와 변호사인 자신이 고소를 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진정한 사랑으로 느껴진 그레이스와도 결별을 했고, 정말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레이스와 걷기로 했던 에코산 둘레길 하이킹 약속을 거절당하고 혼자서 새해에 하이킹을 시작하였다. 그곳에서 어떤 음성을 들었다.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기까지는."

"너는 네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리라."

32p

이보다 더 최악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때였지만, 누구인지도 모를 그 음성을 불현듯 듣고서 어린 시절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친필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자그마치 365장의 편지를 말이다. 더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없으니 어디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을 꽤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왔다. 그런데 이 책은 좀더 특별한 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더이상 나아질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저자의 삶이 1년만에 놀랍게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는 365통의 편지를 완료한 1년 6개월 후, 그렇게도 바라던 판사직을 얻게 되었고, 축 늘어진 뱃살을 정리하게 되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더 착해졌다?"라는 평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레이스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된 것은 물론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어떤 일도 귀에 들어오기가 힘들다. 그 상황을 현명하게 견디어 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고, 현실을 도피하려 하는데, 스스로의 힘만으로 우뚝 다시 선다는 것은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빠르게 일어선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장수를 채우기 위한 대충의 감사가 아닌, 그는 진심으로 자신이 감사해야할 대상들을 찾아 짧더라도 정말 진심이 담긴 그런 감사편지들을 쓰기 시작한다. 첫 편지, 둘째 편지는 바로 자신의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아들들에게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 예상을 뒤엎는 반응으로 돌아온다. 너무나 소원하게 지냈던 부자 관계가 믿음으로 회복되기 시작하고, 아들들 역시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또 꺼려지고 쑥스러울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업무에서 만난 이들에게도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편지를 보내다가 나중에는 잔소리가 너무 많았던 아파트 관리인, 그리고 자주 들르는 친절한 스타벅스 직원에게까지 감사 쪽지를 전한다.

 

그가 감사를 전한 이 중에는 그가 한때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그래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픈 사람도 있었는데, 그의 편지 이후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아파트 관리인의 장례식에서 너무나 많은 조문객들을 보고 놀라자, 저자가 알고 있던 관리인의 모습이 실제는 사람들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까지 새로이 알게 되었다.

 

감사 편지는 그에게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감사 편지 한장으로 다른 변호사들에게서도 좋은 일들이 계속 들어오게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어려웠던 회사 경영이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서 회사 분위기를 드높이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변화는 시작되었다. 마치 어릴 적에 의무적으로 쓸것만 같던 그런 감사 편지가, 어른이 되어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의 고마움을 생각하기 시작했을때 이미 자신 안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고, 편지를 받은 이의 마음까지 녹여내게 된 것이었다.

 

나 또한 짧은 글, 말이라 할지라도 진심이 담기고 고마움이 담긴 글을 접했을때 그 말이 주는 파장이 꽤 큼을 기억한다.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좋아지고, 나 또한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고마운 감사 편지를 쓸 그런 사람이 되어보면 좋을 텐데.. 그 짧은시간 내는 것이 무엇이 어렵다고 실행을 못하고 살았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시간, 나의 짧은 시간을 나눠 가지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고마움을 표현해냄으로써 서로가 기쁘고 행복한 추억이 쌓이는 그런 새해의 첫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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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거짓말 - 명화로 읽는 매혹의 그리스 신화 ㅣ 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2월
품절


그림그리기를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것과는 별도로 명화 감상은 어려운 과제처럼만 느껴질때가 많았다. 사실 이 책에 실린 작품에서부터 시작해, 꽤 여럿 작품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 웅장함에 깊이 빨려들어갈 것 같은 매혹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감흥을 뒤로 하고, 대부분은 어려운 작품 해설이나 의도 등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명화감상이 어려운 벽처럼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명화를 보다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책은 없을까? 그동안 많지는 않아도 몇권의 작품 해설서 같은 책을 읽었는데 사실 이 책처럼 재미있는 책은 처음이었다.



이 책의 저자 나카노 교코는 <무서운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라 한다. 난 처음 읽은 작가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말투도 참으로 적나라하고 통쾌하고 쉽고, 그리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품위 따위는 벗어던지고 (그렇다고 너무 저속하지만도 않다. 그냥 독자의 시선에서 편안하게 글을 전개해줄 따름이다.) 재미난 소설 읽듯이 편안하게 술술 읽어내려가도! 굳이 어려운 전문 용어들을 거들먹거리지 않아도! 명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음을 짚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루벤스, 클림트, 보티첼리 등의 당대 최고 화가들이 그려낸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 그 그림이 실제 그려진 상황과는 약간의 차이가 더 있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미처 이해못하고 있던 부분들까지도 세심히 짚어주어 정말 재미나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제우스의 바람기는 어려서부터 접한 그리스로마신화에서도 무척이나 이해안되던 부분이었다. 어른이 되어 읽어도 정말 이해가 안된다. 신이니 그런 것일까? 백조, 황소, 별의별 동물로 다 변신해 원하는 여인을 손에 넣고 마는 제우스, 그가 한줄기 황금빛이 되어 취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다나에였다. 렘브란트가 그린 다나에는 1985년 어느 청년의 테러로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가 12년에 걸친 필사적인 작업 끝에 간신히 복원되었으나 그 아름다운 빛나는 색채와 대가의 특유의 필치는 사라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작품은 매우 뛰어났다. 정말 살아움직이는 듯한 여인의 표정을 보고 있으려니 도저히 인간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는 솜씨였다. 양손이 묶여 몸부림치며 우는 큐피드 또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솜씨일까싶었다.




뒤에 렘브란트에 대한 소개글도 나왔다.

화가들 중 그만큼 평생에 걸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누리고 간 대가도 없을 거라는..그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천재였다. 거기에 장수까지 누렸다고 한다. 최고의 배우자들도 두명이나 두었다고 하고 말이다.



제우스, 아프로디테, 아폴론, 그외 신화로 크게 분류가 되고, (아무래도 그림이기에 아름다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많은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실제 신화에서 아프로디테의 비중이 저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다.) 그림이 등장하기 앞서서 미리 작가의 설명을 듣고 나서 그림이 뒤에 등장을 하기에 그림으로 미리 눈이 가지 않고, 일정량의 지식과 기대감이 쌓인 이후에 해당 작품을 만나게 되는 구조가 독특하였다. 그림부터 등장하면 아무래도 그림 보랴 글 보랴 정신없게 마련이었는데 이 책은 독특한 구조로 그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정말 그렇게 설명부터 접하고 그림을 보니 박장대소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루벤스의 작품이 당시 사람들에게 할리우드 영화 같은 구실을 했다면 틴토레토의 그림은 기상천외하고 SF적이고 코믹한, 다소 만화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은하수의 기원에도 만화의 말풍선을 넣으면 재미있을 것이다.

예컨대, 이런 왁자지껄한 화면이 될것이다.



제우스 여보, 미안하지만 이 아기에게 젖을 좀 주시오

아기 배고파, 꿀꺽꿀꺽

헤라 꺄, 뭐하는 짓이야! 얘는 당신 애인의 애잖아요!

큐피드들 잘되었군, 잘되었어.

효과음 (헤라의 젖꼭지에서) 퓻.

(별이 되어) 반짝반짝

27P





진지한 명화 중에 SF 만화 같은 작품이 있던가? 도대체 어떤 작품이란 말인가? 궁금증에 그림이 있는 페이지를 열어보고 정말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앞으론 이 작품을 볼때마다 위 지문이 그대로 떠오를 것 같았다.

명화를 통해 거꾸로 되짚어 읽는 그리스 신화는 참으로 재미가 났다. 아마 나가노 교코의 입담 덕분이겠지만 한편 한편의 이야기가 이렇게 귀에 쏙쏙 남는 명화 설명은 기필코 처음이었다.

유난히 풍만해보이는 미인들의 모습을 보며 당시 미의 기준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참으로 구체적이어서 그림이 있는 그대로 눈에 박히는 듯 했다. 자그마한 가슴, 임신부로 착각할 만큼 부푼 복부, 살집이 두터운 하반신이야말로 이상적인 누드였다18P고 한다. 워낙 말라깽이 예찬 문화에 사로잡혀있는 현대인의 시각이기에 예전의 미인의 기준이 그리 와닿지 않을거라는 설명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정말 알아서 착착 해결해주는 느낌이었다.



피그말리온 왕이 직접 조각한 미녀 조각상이 인간이 되어 그와 결혼을 하게 되는 장면은 장 레옹 제롬의 작품으로 표지에까지 실린 작품이었다. 여인의 몸이 참으로 유려하게 아름답다. 현대의 미의 기준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런데 잘 보면 희디 흰 상아로 된 그녀의 몸이 다리 아래부분은 아직 석고이고, 윗 부분이 인간의 부드러운 몸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사랑이 정말 완벽하게 아름다운 것이었어야 했는데 생명이 없던 석고가 살아난 (죽은자의 부활처럼) 갈라테아와 피그말리온의 후손은 그렇게 행복하고 평탄한 삶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는 아프로디테가 애초에 관여한 (갈라테아를 인간으로 만들어주었고) 사건이었고, 후에 또한 그들의 후손에게 천벌과도 같은 일을 내렸다가 다시 자신이 그 희생양이 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정말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명화감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정말 재미있다는 말이 딱 맞는 책이기에 말이다. 눈이 번쩍 뜨이는 명화감상은 정말 덤처럼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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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거꾸로 매달리면 잠이 올까요?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1
브리기테 라브 글, 마누엘라 올텐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절판


아이들은 밤늦도록 놀다가 자기를 무척이나 좋아하지요. 아니 사실은 엄마인 저도 늦게까지 놀다 자기를 좋아하는 야행성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는 늘 일찍 자라고 권유하지요. 아이가 자야 엄마의 자유가 시작되기도 하지만, 늦게 자면 다음날 아이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된다는 생각으로 밤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도록 권하는 편이예요. 아빠 퇴근후 한참 재미나게 놀다가 금새 잘 시간이 되면 아이는 자기 싫어서 버티기도 합니다. 그러다 정 피곤하면 잠이 들지만 더 놀고 싶다고 버틸때도 종종 있답니다. 오늘도 더 놀고 싶어했지만 자자고 하니 불도 직접 끄고 잠자리에 들더라구요.


책 속 주인공 여자아이도 엄청 밤잠이 없는 편인가봅니다. 엄마, 잠이 안와요 눈을 꼭 감고 오래오래 기다렸는데 눈이 번쩍 정신이 말똥말똥,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어요.

그러자 엄마는 아이에게 잠잘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아이의 표범인형을 보고 표범의 잠자는 습관으로 이야기가 빠져 나가지요. 음, 엄마도 약간 삼천포로 잘 빠지는 스타일인가봐요 그래도 덕분에 재미난 동물들의 잠자리 습성을 배울 수 있답니다.


아니면 엄마가 문제인게 아니라 엄마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라하려는 아이가 더 큰 문제인걸까요? 아이는 놀랍게도 표범이 잠자는 방식대로 도전해봅니다 나무위에 올라가 매달려 잠을 자보려는것이었지요 그래도 잠이 안온다 투덜대자 엄마는 또다른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하나같이 참으로 독특한 습관을 갖고 있는데 아이는 끈질기게 그 모든 방법을 따라합니다. 어쩌면 너무나 자고 싶어서 열심히 시도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사람과 그 동물들은 모두 습성이 다른데 말이예요.



나중에 강아지의 습성을 듣고서는 아, 이제서야 제대로 자겠구나 싶었는데 그 또한 아이는 다르게 해석을 하고 그대로 실천했다가 실패하고 맙니다. 아이를 잠자리에 들게 한 동물은 누구일까요? 엄마도 많이 졸렸을텐데도 아이에게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끝까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잠자리에 들도록 하지요. 아이도 결국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구요.


엄마와 아이의 잠자리가 편안하게 매일 지속되면 좋겠지만 아이가 너무 늦도록 잠을 자지 않아 고생인 엄마들이 참 많을 거예요. 아이 잠에 관한 거라면 저또한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았었구요. 오랫동안 밤중수유를 했던 터라 밤중수유 없이 아이를 어떻게 재울까 생각하기도 겁이 났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수월하게 수유를 끊었고 밤에도 아이가 잠을 더 잘 자게 되었어요 엄마만 옆에서 꼭 안아주면요. 이 동화를 읽으며 예전 생각도 많이 났고, 요즘에라도 밤늦게 놀다 자고 싶어하는 아들을 보며 이런 동화를 이럴때 더욱 자주 읽어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엄마와 아이의 마음 모두를 읽을 수 있고,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습성을 배우는 재미도 있었던 동화였지요.


황새처럼 한발서기로 잠자는 이야기가 나왔을때는 아들도 서서 따라해보면서 웃기도 했답니다. 졸려서 한건 아니고, 책에 나오니 해보고 싶었나봐요 그네에 매달리기나 나무에 매달리기는 무서워도 한발로 서기는 해볼만 한거겠지요. 욕조에 누운 장면에서는 엄마가 더 웃었구요. 기발한 꼬마들의 발상이 재미난 그림책, 그리고 이제 이 책을 읽은 아이들 모두 불면증에 그만 시달리고, 밤에 일찍 행복한 꿈나라로 가길 바라며 재미난 그림책을 내려놓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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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이모 나랑 놀자 ㅣ 콩깍지 문고 4
박효미 지음, 김정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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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우리 아들이 많이도 좋아하는 그림책이랍니다.

꼬리이모,나랑 놀자. 처음에는 글밥이 좀 많지 않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글도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자동차 등이 소재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도 흥이 나서 더 재미나게 읽어주고 했더니 아이 역시 좋아하는 책이 되었답니다. 나중에는 이 책 먼저 꼭꼭 읽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상황까지 되더라구요.

우리 아들에게는 이모가 한명 있지요. 꼬리이모처럼 아직 시집을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늘 조카와 잘 놀아주고, 맛있는 것, 좋은 선물도 많이 사 주고 이렇게 좋은 이모가 없는데, 아기 어릴 적에 이모가 장난을 좀 몇번 쳤더니 그걸 기억하는 건지 아니면 어른들 중 제일 나이가 어려보여 만만하게 보는 건지 이모에게는 늘 만만하게 대하곤 했답니다. 그래도 진심은 늘 사랑하는 마음이겠지요. 이 책을 읽고있을때 이모가 맛있는 것을 사들고 또 놀러왔어요. 이모가 꼬리이모처럼 결혼할까? 하니까 자기 심심해서 안된답니다. 음, 내년에는 울 동생도 꼭 결혼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글과 그림이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웠는데 딱 하나 아기여우 이름이 은별이인것이 몰입도를 약간 떨어뜨렸어요. 하지만 2% 만족스럽지 않은 점은 그 외에 훌륭한 점들때문에 금방 잊혀집니다. 아기 여우 이름이 꼭 몽몽이나 돌돌이 같은 이름일 필요는 없겠지요 은별이처럼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져도 되는 거겠지요.

표지만 보고는 아기 여우 두마리인줄 알았는데 친근한 막내이모 꼬리이모였나봅니다. 항상 은별이와 놀아주고, 곁에 있어주던 꼬리이모라 은별이도 늘 꼬리이모를 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못생긴 여우씨를 데려와 결혼한다고 하자 은별이는 웃었답니다. 여우들은 가끔 거짓말을 하기도 하니까요. 이건 옛 이야기에서 따온 모티브인가봅니다. 그랬는데? 아니, 이게 웬일이예요. 꼬리이모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연인에게 꼬리이모를 뺏겨버린 은별이는 여우씨를 몹시 질투하게 되지요.

이모가 더이상 놀아주지 않았거든요. 진짜 혼인까지 하게 되니 은별이의 질투가 하늘을 찌릅니다.

결혼식 장면도 너무너무 예뻐요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요 꼬리이모가 입은 웨딩드레스와 베일도 멋지구요. 신이 난 여우씨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하객으로 등장한 동물 손님들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나요. 기러기 부부는 등에 아기새 바구니를 업고 있구요. 아기 토끼는 귀마개를 했는데 그게 또 재미나네요. 은별이가 씩씩거리며 나뭇가지에 앉아있자 은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이 (정말 눈이 작습니다 잘 보지 않으면 안 보여요) 놀라서 동그래집니다. 엄마는 동생을 시집보내느라 그런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구요. 흐흐. 동물 가족들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어요 이 동화의 백미와도 같은 장면이었지만 그 외에도 하나하나 소중하고 근사한 장면들이 무척이나 많답니다. 그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따라그리고싶을 정도로 예쁜 그림들이었지요.



은별이의 외로움을 이해할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혼인한 꼬리이모를 그만 놓아주어야하는데 은별이는 놓아주질못합니다.

신혼여행 후 오자마자 짐을 싸는이모에게 " 꼬리 이모, 왜? 이모 거 왜?" 하는 대목은 정말 사실감있게 와닿았어요 아이들 하는 말투 그대로였거든요. 엄마까지 신이 나서 읽어주니 아이도 좋아했답니다. 아뭏든 이모의 부재를 인정하기 힘든 은별이는 그래서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지요 울고 소리지르고 심통 부리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어느날 은별이가 꼬리이모랑 낮잠자던 동굴에 가서 코를 만지작만지작 꼬리를 살래살래 꼬리이모가 아른아른 떠올랐지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글읽어주기 바빠서 그림까지 자세히는 보지 못했는데, 아이가 엄마 이게 뭐야? 하고 가리키는 부분을 보고 정말 폭소하고 말았어요. 동굴에서 혼자 이모를 그리워하고 울기도 하고 하던 은별이가 동굴 저 끝 컴컴한 구석에서 램프로 턱 위를 비춰들고 홀로 귀신놀이를 하는 장면을 가리키고 있었거든요.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이해못하는 장면이었지만 조금만 더 큰 아이들도 이 장난 많이 해봐서 정말 공감할 것 같았어요.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꼬리이모와 여우씨, 은별이는 이제 이모네 집에 수시로 찾아가 놀아달라 뗑깡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은별이가 화가 나 우는 장면은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에게도 책을 보여주니 "와~ 진짜 귀엽다" 하고 웃더라구요. 저도 은별이 떼쓰고 우는 모습 보니 딱 우리 아들 같았거든요. 물론 책 속 은별이보다는 좀 어린 느낌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아 은별이의 뗑깡마저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답니다.



꼬리이모는 은별이가 자꾸 찾아와 아침잠까지 방해하자 곰곰 생각하다 해결방안을 생각해냅니다.

이모와 놀기를 너무 좋아하는 아기 여우 은별이와 결혼하고서 분가를 한 꼬리이모, 여우씨의 에피소드. 정말 사람 가족보다도 더욱 인간답고 아름답게 잘 그려진 동화였어요. 보는 내내 행복가득이었지요. 같이 읽은 아이도 너무 재미있어해 두고두고 또 보여주는 그런 따스한 동화가 되었답니다. 같은 작가님의 비슷한 그림체의 동화가 또 나온다면 꼭 그 다음권도 읽어보게 될것 같아요. 정말 마음에 드는 내용과 그림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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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리토모와 마법 지팡이 ㅣ 토토리토모 시리즈 1
조상미 글.그림 / 책나무 / 2011년 11월
절판


읽으면서 엄청 뜨끔했던 그림동화였다.



오늘도 엄마는

괴물로

변신했어.



우유를 흘렸을 뿐인데....

장난감을 조금 있다가 정리하려고 했을 뿐인데....

오늘도 사실 난 괴물로 변신했다.

식탁에 놓은 빈 유리컵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치웠어야했는데 아이가 유리컵 앞에 장난감을 만지려고 하다가 그만 유리잔을 깨뜨리고 말았다. 유리잔이 깨져서 속상하지는 않았다. 아이가 다칠새라 얼른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며 화를 냈다. 아이는 모를 것이다. 아마도, 엄마는 엄마 귀찮게 해서, 혹은 비싼 유리잔을 깨트려서 내가 미운 것일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텐데..



사실 아이가 (방에서, 유리잔을 깬 거실로) 나올까봐 꽥꽥 소리지르면서 마음 속으로도 나도 참 복잡한 심정이었다. 나도, 신랑도 어른이 되어서도 유리잔을 곧잘 깨뜨렸건만 왜 아이에게 그렇게 화를 내고 무섭게 다그쳤을까. 아직 세돌 지난 아이가 손이 좀 서툴렀을수도 있고, 어른도 하기 쉬운 실수를 다만 아이가 했을뿐인데 말이었다.



예전엔 아이에게 화내는 일이 참 드물었는데 요즘에는 조금만 언성이 높아져도 아이가 "엄마 화났어?" 를 묻곤했다. 어떤날은 하루에도 몇번씩 그 말을 들었다. 오늘은 내가 하도 무섭게 다그치니 화났냐고도 차마 못 물어 봤다.

그림책을 볼때마다 드는 죄책감이었지만 오늘의 내모습은 아마 최근중 최강이었을 것이다.

내가 봐도 무섭게 보인다.



아직 나보다 한참 체구도 작고 어린 아기인 우리 아들에게 엄마의 꽥꽥거리는 모습은 얼마나 무섭게 비춰졌을까

그래도 아이는 내가 좋다며 달려들고 안겨든다. 아직 어리고, 엄마뿐이니까..

아이가 좀더 자라면 엄마가 화나는 모습을 괴물로 느끼게 될까?

가슴아프게 느끼며 읽고 또 읽었다.



그림은 어린 아이가 그린 것 같으면서도 원색의 화려한 느낌이 아주 인상적이다. 우리 아이도 신기한듯 바라봤지만 다른 좀더 큰 아이들이 봐도 무척 좋아할것같다. 또 무척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아직 우리 아이는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것 같다거나 돼지로 변하라거나 하는 주문을 외우지는 않는다. 아들 머릿속에 들어가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책속 아이는 엄마를 다양한 괴물로 변신시켜봤지만 그 괴물들도 하나같이 사실 귀여운 괴물들이 대부분이다.

통실통실 오동통한 돼지, 초롱초롱 기다란 기린, 퐁퐁퐁 알 낳는 여왕개미 등등, 아이들이 금새 따라하고 재미있어 하는의성어, 의태어가 한가득이란 점도 좋았다.

아이 생각이라 그런걸까? 엄마라 차마 더한 괴물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걸까?나름대로 최대한 무서운 괴물인 것 같기는 한데 그럼에도 따스하다. 아이도 그걸 느낀다.

나 또한 어릴적에 엄마한테 혼나면 속상하고 억울하기도 했던 그런 때가 왜 없었던가. 아직 아이의 마음이 남아있다 생각했는데 때때로 나는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아이에게 어른의 시선에서 자꾸 꾸짖게 되곤 한다. 다시 아이를 공감하는 입장으로 돌아가야지 싶었던 동화였다.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글을 따라 내용을이해하는 것도 재미났지만..아이들의 심정이 되어 그들의 스토리셀링을 들어보는 방식도 새로운 이 책 읽는 방법이 될 거라 하였다. 정말 그럴수도 있겠구나 항상 수동식으로 주어진대로만 이해를 했는데..사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곤 한다. 옆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이야기가 되건 안되건 뭐든 지어내서 이야길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엄마 바쁘다고 중간에 자르기도 했는데 이젠 좀 그러지 말고 아이의 상상력, 기억력이 증진되도록 한마디 한마디 다 받아주고 공감해주는 엄마가 되도록 조금 더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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