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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Thank You 땡큐 - 마음을 감동시키는 힘
존 크랠릭 지음, 차동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만을 두고 보면 선망의 직업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2007년 최악의 날을 앞두고 있었다.
자신있게 벌였던 로펌 회사는 수임료는 내지 않은 고객들로인해 직원들 보너스도 주지 못할 형편이었고, 두번째 아내와의 오랜 별거 끝에 이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딸 아이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었다. 게다가 꼬일대로 꼬여서 고객의 소송건이 역 고소가 들어와 변호사인 자신이 고소를 당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진정한 사랑으로 느껴진 그레이스와도 결별을 했고, 정말 되는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레이스와 걷기로 했던 에코산 둘레길 하이킹 약속을 거절당하고 혼자서 새해에 하이킹을 시작하였다. 그곳에서 어떤 음성을 들었다.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기까지는."
"너는 네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리라."
32p
이보다 더 최악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때였지만, 누구인지도 모를 그 음성을 불현듯 듣고서 어린 시절의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친필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자그마치 365장의 편지를 말이다. 더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없으니 어디 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을 꽤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숱하게 들어왔다. 그런데 이 책은 좀더 특별한 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더이상 나아질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저자의 삶이 1년만에 놀랍게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는 365통의 편지를 완료한 1년 6개월 후, 그렇게도 바라던 판사직을 얻게 되었고, 축 늘어진 뱃살을 정리하게 되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더 착해졌다?"라는 평판을 들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그레이스와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된 것은 물론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어떤 일도 귀에 들어오기가 힘들다. 그 상황을 현명하게 견디어 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고, 현실을 도피하려 하는데, 스스로의 힘만으로 우뚝 다시 선다는 것은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빠르게 일어선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장수를 채우기 위한 대충의 감사가 아닌, 그는 진심으로 자신이 감사해야할 대상들을 찾아 짧더라도 정말 진심이 담긴 그런 감사편지들을 쓰기 시작한다. 첫 편지, 둘째 편지는 바로 자신의 첫번째 결혼에서 얻은 장성한 아들들에게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말 예상을 뒤엎는 반응으로 돌아온다. 너무나 소원하게 지냈던 부자 관계가 믿음으로 회복되기 시작하고, 아들들 역시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또 꺼려지고 쑥스러울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업무에서 만난 이들에게도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편지를 보내다가 나중에는 잔소리가 너무 많았던 아파트 관리인, 그리고 자주 들르는 친절한 스타벅스 직원에게까지 감사 쪽지를 전한다.
그가 감사를 전한 이 중에는 그가 한때 싫어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그래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픈 사람도 있었는데, 그의 편지 이후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아파트 관리인의 장례식에서 너무나 많은 조문객들을 보고 놀라자, 저자가 알고 있던 관리인의 모습이 실제는 사람들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것까지 새로이 알게 되었다.
감사 편지는 그에게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감사 편지 한장으로 다른 변호사들에게서도 좋은 일들이 계속 들어오게 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어려웠던 회사 경영이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서 회사 분위기를 드높이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변화는 시작되었다. 마치 어릴 적에 의무적으로 쓸것만 같던 그런 감사 편지가, 어른이 되어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의 고마움을 생각하기 시작했을때 이미 자신 안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었고, 편지를 받은 이의 마음까지 녹여내게 된 것이었다.
나 또한 짧은 글, 말이라 할지라도 진심이 담기고 고마움이 담긴 글을 접했을때 그 말이 주는 파장이 꽤 큼을 기억한다.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좋아지고, 나 또한 더욱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고마운 감사 편지를 쓸 그런 사람이 되어보면 좋을 텐데.. 그 짧은시간 내는 것이 무엇이 어렵다고 실행을 못하고 살았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그런 시간, 나의 짧은 시간을 나눠 가지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고마움을 표현해냄으로써 서로가 기쁘고 행복한 추억이 쌓이는 그런 새해의 첫 시작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