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이모 나랑 놀자 콩깍지 문고 4
박효미 지음, 김정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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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우리 아들이 많이도 좋아하는 그림책이랍니다.

꼬리이모,나랑 놀자. 처음에는 글밥이 좀 많지 않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글도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자동차 등이 소재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도 흥이 나서 더 재미나게 읽어주고 했더니 아이 역시 좋아하는 책이 되었답니다. 나중에는 이 책 먼저 꼭꼭 읽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상황까지 되더라구요.

우리 아들에게는 이모가 한명 있지요. 꼬리이모처럼 아직 시집을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늘 조카와 잘 놀아주고, 맛있는 것, 좋은 선물도 많이 사 주고 이렇게 좋은 이모가 없는데, 아기 어릴 적에 이모가 장난을 좀 몇번 쳤더니 그걸 기억하는 건지 아니면 어른들 중 제일 나이가 어려보여 만만하게 보는 건지 이모에게는 늘 만만하게 대하곤 했답니다. 그래도 진심은 늘 사랑하는 마음이겠지요. 이 책을 읽고있을때 이모가 맛있는 것을 사들고 또 놀러왔어요. 이모가 꼬리이모처럼 결혼할까? 하니까 자기 심심해서 안된답니다. 음, 내년에는 울 동생도 꼭 결혼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글과 그림이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웠는데 딱 하나 아기여우 이름이 은별이인것이 몰입도를 약간 떨어뜨렸어요. 하지만 2% 만족스럽지 않은 점은 그 외에 훌륭한 점들때문에 금방 잊혀집니다. 아기 여우 이름이 꼭 몽몽이나 돌돌이 같은 이름일 필요는 없겠지요 은별이처럼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져도 되는 거겠지요.

표지만 보고는 아기 여우 두마리인줄 알았는데 친근한 막내이모 꼬리이모였나봅니다. 항상 은별이와 놀아주고, 곁에 있어주던 꼬리이모라 은별이도 늘 꼬리이모를 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못생긴 여우씨를 데려와 결혼한다고 하자 은별이는 웃었답니다. 여우들은 가끔 거짓말을 하기도 하니까요. 이건 옛 이야기에서 따온 모티브인가봅니다. 그랬는데? 아니, 이게 웬일이예요. 꼬리이모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연인에게 꼬리이모를 뺏겨버린 은별이는 여우씨를 몹시 질투하게 되지요.

이모가 더이상 놀아주지 않았거든요. 진짜 혼인까지 하게 되니 은별이의 질투가 하늘을 찌릅니다.

결혼식 장면도 너무너무 예뻐요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요 꼬리이모가 입은 웨딩드레스와 베일도 멋지구요. 신이 난 여우씨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게다가 하객으로 등장한 동물 손님들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나요. 기러기 부부는 등에 아기새 바구니를 업고 있구요. 아기 토끼는 귀마개를 했는데 그게 또 재미나네요. 은별이가 씩씩거리며 나뭇가지에 앉아있자 은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이 (정말 눈이 작습니다 잘 보지 않으면 안 보여요) 놀라서 동그래집니다. 엄마는 동생을 시집보내느라 그런지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구요. 흐흐. 동물 가족들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어요 이 동화의 백미와도 같은 장면이었지만 그 외에도 하나하나 소중하고 근사한 장면들이 무척이나 많답니다. 그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분명 따라그리고싶을 정도로 예쁜 그림들이었지요.



은별이의 외로움을 이해할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혼인한 꼬리이모를 그만 놓아주어야하는데 은별이는 놓아주질못합니다.

신혼여행 후 오자마자 짐을 싸는이모에게 " 꼬리 이모, 왜? 이모 거 왜?" 하는 대목은 정말 사실감있게 와닿았어요 아이들 하는 말투 그대로였거든요. 엄마까지 신이 나서 읽어주니 아이도 좋아했답니다. 아뭏든 이모의 부재를 인정하기 힘든 은별이는 그래서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지요 울고 소리지르고 심통 부리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지요.



어느날 은별이가 꼬리이모랑 낮잠자던 동굴에 가서 코를 만지작만지작 꼬리를 살래살래 꼬리이모가 아른아른 떠올랐지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글읽어주기 바빠서 그림까지 자세히는 보지 못했는데, 아이가 엄마 이게 뭐야? 하고 가리키는 부분을 보고 정말 폭소하고 말았어요. 동굴에서 혼자 이모를 그리워하고 울기도 하고 하던 은별이가 동굴 저 끝 컴컴한 구석에서 램프로 턱 위를 비춰들고 홀로 귀신놀이를 하는 장면을 가리키고 있었거든요. 아직 어린 우리 아들은 이해못하는 장면이었지만 조금만 더 큰 아이들도 이 장난 많이 해봐서 정말 공감할 것 같았어요.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는 꼬리이모와 여우씨, 은별이는 이제 이모네 집에 수시로 찾아가 놀아달라 뗑깡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은별이가 화가 나 우는 장면은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에게도 책을 보여주니 "와~ 진짜 귀엽다" 하고 웃더라구요. 저도 은별이 떼쓰고 우는 모습 보니 딱 우리 아들 같았거든요. 물론 책 속 은별이보다는 좀 어린 느낌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아 은별이의 뗑깡마저도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답니다.



꼬리이모는 은별이가 자꾸 찾아와 아침잠까지 방해하자 곰곰 생각하다 해결방안을 생각해냅니다.

이모와 놀기를 너무 좋아하는 아기 여우 은별이와 결혼하고서 분가를 한 꼬리이모, 여우씨의 에피소드. 정말 사람 가족보다도 더욱 인간답고 아름답게 잘 그려진 동화였어요. 보는 내내 행복가득이었지요. 같이 읽은 아이도 너무 재미있어해 두고두고 또 보여주는 그런 따스한 동화가 되었답니다. 같은 작가님의 비슷한 그림체의 동화가 또 나온다면 꼭 그 다음권도 읽어보게 될것 같아요. 정말 마음에 드는 내용과 그림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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