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박사의 우주선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3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서애경 옮김 / 현북스 / 2012년 4월
절판


존 버닝햄의 그림동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존 버닝햄, 찰스 키핑과 함께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는 영국 현대 그림책의 3대 작가로 손꼽히는 분이라 하네요.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고 있고, 그의 예전 작품들이 현북스에서 많이 출간되었는데 그 중 파랑새라는 작품을 무척 인상깊게 만나본 적 있답니다. 또 작가의 첫 작품인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abc로는 엄마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작가분이시지요.



이번 책은 고전을 살짝 패러디한 창작 동화였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게 하는 노아 박사의 우주선이 등장을 하지요. 딱 들어도 노아방주를 패러디한 내용이겠다 싶었는데, 다섯살 아들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 멋진 우주선과 정교하면서도 색감 배합이 뛰어난 동물들의 등장으로 아이의 눈길을 그대로 사로잡아 버렸답니다.



인간들의 환경오염, 환경 파괴 등으로 갈수록 동식물들이 살 곳을 잃어버리고 있어요. 사실 인간 스스로조차 살아가기 힘든 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요. 그런데도 그 사실을 자꾸 잊고서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유한하면서도 동물과 나눠 써야할 자연들을 마구마구 훼손시키다보니 더이상 동물들은 살아갈 터전이 없어지고 맙니다.

숲이 이상하게 변해갔어요. 동물들은 그 기운을 느끼고 왕인 사자를 중심으로 모두 모여들었지요.

우리 아들은 이 대목을 읽어주니 사자는 어디 있냐 묻더라구요.

음..맞아요 책에는 분명 등장하는데 그림에는 안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상황이 있으면 그게 어디 있냐고 꼭 묻곤 한답니다.

동물들이 모두 앞을 보고 있지? 바로 울 아들이 있는 위치에 사자가 있는 거야. 그래서 책에는 사자 그림은 안 나온거야. 하고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수많은 동물들 중 호랑이, 얼룩말등이 특히 인상깊었네요.



긴코 너구리, 치타, 원숭이, 코끼리, 모두모두 불만을 털어놓았는데 펠리컨의 이야기가 귓가에 유난히 남네요.

알을 품으려 해도 알이 깨져 버려요.

실제 그런 일이 있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었거든요.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요.

사자가 현명한 올빼미에게 대책을 물어보자, 숲 위를 날다보니 거대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보았다며 그 사람에게 가서 물어보자고 합니다.

그 커다란 물건은 우주선이었고 우주선을 짓고 있던 사람은 노아 박사였어요.

노아 박사는 동물들의 고충을 듣더니, 자신 또한 같은 이유로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다른 행성으로 떠나려 우주선을 짓고 있었노라 대답합니다. 동물들은 노아박사와 함께 살기 좋은 행성으로 이사가기로 결정했어요.



그 옛날 하나님의 명을 따라 노아가 커다란 배인 방주를 만들고 그 안에 동물들을 데리고 탔던 그 이야기를 그대로 우주선과 환경 오염 등으로 내용을 바꾸어 만들었네요. 사실 앞으로 지구도 그렇게 바뀔런지도 몰라요 실제로 지구 멸망 등에 대비해 방공호 혹은 우주선 등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들도 가끔 영화나 책을 통해 들리기도 하네요. 미국에서는 그런 곳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말이지요. 그냥 책 속 이야기였으면 좋겠는데 그만큼 위험한 일들이 많겠단 뜻이겠지만 지금의 속도로는 지구가 감당할 자원이 넘 부족해서 조만간 고갈되거나 오염의 심각도가 더욱 진행될 수도 있겠단 말이겠지요. 생각만 해도 두려워지는 미래지요.

동물들은 노아박사와 함께 머나먼 행성으로 잘 떠났을까요?

우주선을 타고 출발하다가 그만 우주선에 이상 신호가 잡히고, 날개를 조정하기 위해 우주복을 입고 나선 것은 바로 코끼리였어요.

우와~ 코끼리가 우주복을 입다니.. 우리 아들 눈이 더욱 커졌답니다.

이런 상상, 이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사람들이 망쳐놓은 자연 환경 속에선 더이상 동물들이 살아갈 수 없어요.

이 책을 읽고 어른들먼저 많이 반성해야 할 것 같았어요. 책 표지에 나온 우주선을 타러 가기전 우리를 되돌아보는 라마를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졌답니다.

바로 당신들 때문이예요. 우리가 지구를 떠나는건~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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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3 - 불멸회의 비밀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3월
절판


책을 워낙 급하게 읽는 편이긴 한데 이 책은 진짜 재미있었음에도 사정이 생겨 자꾸만 책읽기가 지연되다보니, 본의 아니게 며칠에 걸려 차근차근 읽은 책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전의 오스카 필 1,2 권도 재미났지만 이번 편은 더욱 인상 깊었다고 해야할까?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는 이야기가 3권에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성을 소재로 한 문학을 별로 재미없게 느끼는 터라 살짝 걱정도 되었는데, 이 책 속에서는 참으로 아름답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거부감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였다. 청소년들에게 자극적이고 이상한 내용만 강조되는 문제의 서적들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라 할 수 있었다. 부모님들이 읽어도 전혀 걱정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오스카필의 저자는 실제 의학을 전공하고, 소아과 전공으로 소아암을 연구해 병이 아동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쓴 사람이다. 앨리 앤더슨은 저자의 필명이고 본명은 티에르 세르파티이다. 프랑스에서 현재 청소년 판타지 분야 종합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4권까지 출간되어 있다고 한다. (3권을 읽고 나니 4권에 대한 기대가 정말 높이 샘솟아버렸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3권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전의 오스카필의 이야기를 짧게 간추려보자면, 그는 저명한 메디쿠스 비탈리 필의 아들인 오스카 필이다. 현재 수습 메디쿠스로 수련을 받고 있는 중이고, 메디쿠스란 간단히 말해 마법과 같은 힘으로 사람의 몸 속에 직접 들어가 (물론 초소형 사이즈로)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치료하는 능력자를 말한다. 그에 반해 그의 적수가 되는 질병의 근원들은 파톨로구스라 불리는 사람들로 메디쿠스와 천적과도 같은 관계에 놓여 있었다. 오스카 필은 수련을 받기 위해 쿠미데스 서클에 가서 최고 위원회 소속의 선배 메디쿠스들에게 다른 수습 메디쿠스 친구들과 함께 빠른 교육을 받고 있었다. 바로 파톨로구스가 그들에게 가하는 압박 때문이었다. 이상이 그 이전의 이야기들이라고 한다면, 오스카 필의 아버지 비탈리 필은 죽음인지 혹은 그에 해당할 행방불명인지는 몰라도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불명예스러운 오명을 뒤집어쓰고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오스카는 아버지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자랐기에 그에게는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하겠다.

오스카와 함께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학교 생활 중에서도 그와 천적 관계라 할 수 있는 로넌이라는 아이가 하필 수습 메디쿠스로 발탁이 되는 바람에 파톨로구스만 대적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메디쿠스 수련 과정도 험난하기 그지 없었다.

엘리트 선발 대회라는 것이 초반에 등장하는데 사실 미국 전체를 대표할 엘리트가 그저 특정 주를 선택해 그 안에서 뽑는다는 것과 규정 자체가 왜 엘리트로 분류가 되어야하는지 다소 의문스러운 점도 존재하였으나 (매력 또한 엘리트의 요소가 된다고 하면서 틸라를 선발요원으로 뽑았다는게 참 거부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처음에는 틸라가 뽑히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대회는 대회일뿐 그들의 활동무대를 파리로 넓히고, 또 그 곳에서 전혀 새로운 경험들, 루이즈와의 만남에서부터 아버지의 흔적을 찾게 될 중요한 단서가 될 알프레드와의 잠깐의 조우 등이 일어남을 생각해보면 살짝 어색한 설정 또한 금새 잊혀질 내용이 될 수 있었다.



어릴적 읽었던 학습 만화 같은 것에서 초소형 캡슐 로봇을 만들어 인체내를 치료한다는 이야기는 읽어보았어도 사람 자체를 펜던트의 힘으로 축소시켜서 사람 몸 속 어디든 들어가 활약을 하게 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새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인체내 구조가 실제 그 어떤 과학보다도 더욱 과학적이라는 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신체내 세포 하나하나를 살아있는 사람 혹은 동물(동물 몸속에서는 동물도 존재한다.)로 표현해내었다는 것, 또한 오스카를 따라 밖으로 나온 그 세포 인간들이 새로이 인간생활에 적응해 살게 된다는 이야기들이 정말 놀랍기만 하였다. 전혀 새로운 판타지라는 느낌이 정말 강렬한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여성의 몸에는 아름다운 신전이 존재하고, 님프와 여사제들이 그 곳의 아름다운 기운을 지켜낸다.

또 남성의 몸에는 최첨단 우주기지와 같은 곳이 존재하고 자동차를 타고 슝슝 지나가는 그런 세포인간들이 존재한다.

비유적인 표현이라기엔 참으로 재치있는 부분들이 많아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 책인데도 이리 재미나게 쓸 수가 있다니..

3권에서는 확실히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스카의 괴짜 누나 비올레트의 이야기서부터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오스카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한 파리의 루이즈, 항상 애매하게 나왔던 틸라의 진심을 알 기회, 그리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지 짐작하기 힘든 아버지에 대한 진실 등이 말이다.

4권이 프랑스에서는 이미 나왔다니 얼른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메디쿠스 오스카필의 이야기는 확실히 특별한 그 무언가를 담아내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끝을 분명히 보고 싶은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 바로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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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드로잉 노트 ㅣ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4월
구판절판


그동안 우리 아이를 위해 주로 만났던 김충원 선생님의 그림그리기 놀이책이 어른을 위한 스케치 버전으로 새로 나왔다.
이지 드로잉 노트.
김충원 선생님의 책은 아니지만, 예전에 타 출판사에서 따라 그리다보면 쉽게 잘 그리게 된다는 내용의 책들을 본적이 있었는데, 이지 드로잉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쉬운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서, (안의 내용도 교과서처럼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마치 김충원 선생님의 노트를 들여다보듯, 친근감 있는 글씨체로 조곤조곤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나만의 그림 솜씨를 좀더 자신있게 향상시켜 나갈 수 있는 재미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드로잉 노트와 인터넷 블로그는 목적이 같다.
첫째는 자신의 삶을 찬미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이것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거나 액자에 넣어 걸어두거나 혹은 드로잉 테크닉을 연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는 생각 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만의 여유를 찾기 위한 명상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54p

예전에 나의 블로그는 그저 웹에서 얻은 정보를 스크랩하기 위한 파일 저장고였을뿐이었는데, 책을 즐겨 읽으며 기록을 남기다보니 블로그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샘솟고 있는 중이다. 드로잉 노트에 대한 김충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잘 그리고 싶은 욕망이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스트레스로 뭔가의 결과물, 완성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할 생각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즐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든 간단한 터치의 드로잉이든 짧은 시각에 스스슥 그려내도 뭔가 남다르게 그려내는 것, 그렇게 그려보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면 이지 드로잉 노트를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무조건 따라그리라는 임화의 수준이라기 보다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 혹은 묻혀있던 숨겨진 창의력을 발견해내는 과정을 드로잉을 위한 관찰을 통해 발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연필을 잡아본게 얼마만이었던가.
사실 요즘에는 웬만한 문서 작업도 다 컴퓨터로 하는 세상이기에 간단한 메모를 제외하곤 필기구 자체를 손에 잡을 일이 많지가 않다. 게다가 샤프도 아닌 연필이라니.. 오랜만에 학창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사각사각 서걱서걱 그 느낌이 참 정겨웠다.
이지 드로잉 신공- 가장 빠른 시간내에 가장 효과적으로 드로잉 실력을 높이는 방법이 바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고 마음껏 선을 그려내는 것이라 한다. 순수윤곽 드로잉, 스트로크, 오른쪽 뇌로 그리기 등의 방법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는 왼쪽 뇌의 간섭을 차단하고, 순수한 선을 찾아가는 연습이 된다고 하였다. 하루에 10분씩 세번, 열흘만 계속 연습한다면 이 방법으로 놀라울만한 발전을 이룰수도 있을 거라 하였다.

그렇게 실제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림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선 그리기였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물론 그 음악이 경쾌한 댄스음악이냐 잔잔한 클래식이냐에 따라 또 그림의 선이 달라질 것 같다.) 눈을 감고 빙판위를 스케이트 타고 미끄러지듯, 연필 잡은 손을 마음껏 놀렸다. 노래 한곡이 끝난 후 눈을 뜨고 바라보니 이렇게 빼곡히 한 페이지가 채워져 있었다. 지금은 이게 무얼까? 싶은 과정일테지만 정말 하루 세번씩 열흘을 연습하고 나면 드로잉에 대한 놀라운 발전이 있다고 하니 기대되는 과정이었다.

몇 페이지는 성인을 위한 페이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이들이 따라 해도 좋을 그런 쉬운 드로잉이 많았다.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아 그렇지 그림그리기 좋아하는 다섯살바기 우리 아들이 이 책을 보았으면 자기 꺼라고 뺏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을 완전히 바꾸는 것.
모나리자의 그림을 거꾸로 해서 따라 그린다거나 (원래대로 그리는 것은 쉬워도 거꾸로 따라그리려니 정말 빼어난 관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세개의 공이라도 겹쳐진 순서에 따라 충분히 다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것 등등 따라 그리는 그림이라도 뭔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역시 김충원 선생님다웠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그 기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만의 드로잉 노트를 갖고 (무지 노트가 같이 들어있었는데 흰색과 부드러운 재생지 느낌의 종이가 반복적으로 들어있어서 더욱 멋진 노트가 되었다.) 연필 하나를 놀려가며 서걱서걱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하니 아직 책 한권을 다 끝낸것도 아닌데 시작만 해도 괜히 뿌듯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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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 2 ㅣ 줄리애나 배곳 디스토피아 3부작
줄리애나 배곳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돔 안의 퓨어 소년, 그리고 돔 밖의 융합체가 되어버린 소녀와의 만남.

그들의 만남이 어떤 이야기로 진행이 될까.

사실 초반부에는 약간 긴장감이 떨어졌던 이야기가 퓨어 1권 중반부터 빠른 속도로 몰입을 시켰고 퓨어 2권에서는 거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느낌으로 매료되어 빠져들어버렸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어머니가 돔 밖에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된 소년 패트리지가 돔 밖으로의 탈출을 감행하고, 우연히 프레시아를 만나 그녀와 함께 어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죽은자로 등록이 되어 있는 브래드웰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 프레시아가 혁명군에게 잡혀가고, 브래드웰은 패트리지와 함께 프레시아를 찾기 위해 강한 힘을 가진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인 선한 어머니를 찾아가기로 하였다.

 

패트리지는 그저 돔 안의 평범한 퓨어 인이 아니었다. 가장 권력이 높다고 할 수 있는 과학자의 아들이었고, 최우수 엘리트 코스를 밟은 형 세지와 달리 패트리지는 코딩 작업 중에 거부반응이 생겨 다른 퓨어인들과는 뭔가 다른, 그런 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냉정한 아버지보다도 감성적이었던 어머니, 유년의 추억만 남은 어머니를 늘 그리워했다. 그에게 백조동화를 들려준 그 어머니를 말이다.

 

프레시아가 끌려온 혁명군에서 그는 신병 훈련없이 바로 장교로 승급한다는 특전을 부여 받았다. 특별한 힘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어떤 비밀을 간직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녀에게 내려진 특혜는 아주 남달라 보였다. 그리고 왜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먹을 것 하나 없이 변변찮게 살아온 바깥 사람들이었기에 그녀 또한 예전의 행복했던 추억들은 잊혀진채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급급했던 나날들이었을뿐인데.. 그녀가 그곳에서 받은 대접은 지나치게 융숭할 정도였다. 먹어본 적 조차 없는 차가운 굴, 그리고 너무나 맛있던 배부른 식사. 이런걸 감히 누려도 될까 싶은 불안한 마음이 들 정도의 그런 대접 말이었다.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이야기.

세상이 그들에게 알려주는 이야기는 아주 한정적이었다. 어릴적 기억했던 폭발 전의 행복한 세상에 대한 추억은 갈수록 환상과 섞여 버려 어느 것이 진정한 기억인지 되새기기조차 힘들었다. 다만, 돔 속 어른들이나 바깥 세상 어른들 또한 그들에게 진실을 들려줄 사람은 드물었다. 뭔가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가르쳐주는 것만큼만 배울 수 있었던 돔 안 세상이었다.

그들이 만나 새로운 세상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

 

스완송도 엄청난 페이지 수를 자랑하는 두권의 소설이었는데 퓨어는 그보다 얇은 300페이지 정도의 책으로 두권 정도가 나와 있어서, 벌써 끝나는 거야? 싶었지만, 놀랍게도 이는 시작일뿐이었다. 앞으로 퓨즈와 번이 퓨어의 뒤를 이을 예정이라니,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1권을 다 읽고 2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1권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하였지만,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앞으로 진행될 새로운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높아만 갔다. 1년에 한부씩 시리즈가 소개될 예정이라니 1년 동안은 궁금증을 간직하며 기다려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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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 1 ㅣ 줄리애나 배곳 디스토피아 3부작
줄리애나 배곳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형제 자매여, 우리는 여러분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압니다.

언젠가 우리는 '돔'에서 나와 여러분과 평화롭게 공존할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멀리서 사랑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11p

 

지구의 멸망이나 다름없던 대폭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근처에 있던 모든 것과 융합을 해버렸다. 주인공 소녀 프레시아는 인형머리가 손을 대신하게 되었고, 사물 뿐 아니라 다른 동물이나 대지, 심지어 자신의 가족과 몸이 융합되어 버린 예도 많았다.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들도 융합된 돌연변이만 남아 먹을 거리도 부족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은 더욱 피폐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퓨어라 불리는 순수한? 이들이 남아 있었다. 인간의 형상 그대로 살아가는 그들, 그들은 돔 안에 살면서 폭탄의 피해를 입지 않은 무결점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바깥 세상의 생존자들을 천민이라 부르며, 허울뿐인 말로 그들을 현혹했을뿐 꿋꿋이 자신들만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갔다.

 

버려진 바깥의 사람들. 그렇게 살아남은 생존자들 중에서는 16세 이상의 아이들을 뽑아 혁명군으로 교육시키며 돔의 퓨어인들에게 반기를 드는 세력도 존재했다. 혁명군으로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레시아는 열여섯 생일이 되어 명단에 오르는 것이 두려웠다. 자신의 가족인 할아버지와 헤어져야하는 길이었고, 어찌 될지 모를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난 네가 본 걸 모조리 봐야겠어. 네가 아는 것도 모조리 알아야겠고 말이야. 네 머릿속에 든 것까지 몽땅. 네 존재 가치는 내게 딱 그뿐이야. 알겠어?" 275p

 

세기 말,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지구 대재앙의 순간 그 이후에 있는 생존자들의 이야기.

그동안 봐온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비교적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긍정적인 희망의 메세지를 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읽었던, 쓰이기는 수십년전에 쓰인 세기말을 다룬 이야기 스완송(로버트 매캐먼 저)이라는 소설을 접하고는 핵폭발 이후의 처참한 인류의 실상 앞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때가 있었다. 퓨어를 읽으며 그때를 다시 떠올렸다.

스완송에서도 순수한 사람들보다 대부분 얼굴에 가면처럼 덧 씌워진 추한 흔적이 남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퓨어와 비슷한 설정과 느낌을 받았는지 모른다. 다만 스완송에서는 좀더 환상적이고 비과학적인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에 비해 퓨어는 그보다 좀더 현실적이고 좀더 잔인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프레시아의 이야기만 들어봤을적에는 그저 끔찍할 수는 있겠지만, 하는 정도였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등장하는 아이와 한몸이 되어버린 엄마들,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리게 만드는 그런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두권의 책을 밤새워 읽고 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입을 다물어야 함이 아쉬울 정도였다. 

끔찍한 설정을 상상하며 불편함을 감출 수 없더라는 이야기도 많이 접했는데 나또한 그런 기분이기는 했으나 정말 간만에 명작을 만났다는 기분이 들었다. 출간전 시놉시스만으로도 폭스사와 영화계약을 맺을 정도였다는데 수긍은 갔지만 영화로는 도저히 보지 못할 것 같았다. 책으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 도저히 영화를 보며 컬쳐 쇼크를 감당해낼 자신이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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