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필 3 - 불멸회의 비밀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3월
절판


책을 워낙 급하게 읽는 편이긴 한데 이 책은 진짜 재미있었음에도 사정이 생겨 자꾸만 책읽기가 지연되다보니, 본의 아니게 며칠에 걸려 차근차근 읽은 책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전의 오스카 필 1,2 권도 재미났지만 이번 편은 더욱 인상 깊었다고 해야할까?

청소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는 이야기가 3권에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성을 소재로 한 문학을 별로 재미없게 느끼는 터라 살짝 걱정도 되었는데, 이 책 속에서는 참으로 아름답게 묘사가 되어 있어서 거부감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였다. 청소년들에게 자극적이고 이상한 내용만 강조되는 문제의 서적들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라 할 수 있었다. 부모님들이 읽어도 전혀 걱정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오스카필의 저자는 실제 의학을 전공하고, 소아과 전공으로 소아암을 연구해 병이 아동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쓴 사람이다. 앨리 앤더슨은 저자의 필명이고 본명은 티에르 세르파티이다. 프랑스에서 현재 청소년 판타지 분야 종합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4권까지 출간되어 있다고 한다. (3권을 읽고 나니 4권에 대한 기대가 정말 높이 샘솟아버렸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3권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전의 오스카필의 이야기를 짧게 간추려보자면, 그는 저명한 메디쿠스 비탈리 필의 아들인 오스카 필이다. 현재 수습 메디쿠스로 수련을 받고 있는 중이고, 메디쿠스란 간단히 말해 마법과 같은 힘으로 사람의 몸 속에 직접 들어가 (물론 초소형 사이즈로) 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치료하는 능력자를 말한다. 그에 반해 그의 적수가 되는 질병의 근원들은 파톨로구스라 불리는 사람들로 메디쿠스와 천적과도 같은 관계에 놓여 있었다. 오스카 필은 수련을 받기 위해 쿠미데스 서클에 가서 최고 위원회 소속의 선배 메디쿠스들에게 다른 수습 메디쿠스 친구들과 함께 빠른 교육을 받고 있었다. 바로 파톨로구스가 그들에게 가하는 압박 때문이었다. 이상이 그 이전의 이야기들이라고 한다면, 오스카 필의 아버지 비탈리 필은 죽음인지 혹은 그에 해당할 행방불명인지는 몰라도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불명예스러운 오명을 뒤집어쓰고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오스카는 아버지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자랐기에 그에게는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하겠다.

오스카와 함께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학교 생활 중에서도 그와 천적 관계라 할 수 있는 로넌이라는 아이가 하필 수습 메디쿠스로 발탁이 되는 바람에 파톨로구스만 대적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메디쿠스 수련 과정도 험난하기 그지 없었다.

엘리트 선발 대회라는 것이 초반에 등장하는데 사실 미국 전체를 대표할 엘리트가 그저 특정 주를 선택해 그 안에서 뽑는다는 것과 규정 자체가 왜 엘리트로 분류가 되어야하는지 다소 의문스러운 점도 존재하였으나 (매력 또한 엘리트의 요소가 된다고 하면서 틸라를 선발요원으로 뽑았다는게 참 거부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처음에는 틸라가 뽑히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대회는 대회일뿐 그들의 활동무대를 파리로 넓히고, 또 그 곳에서 전혀 새로운 경험들, 루이즈와의 만남에서부터 아버지의 흔적을 찾게 될 중요한 단서가 될 알프레드와의 잠깐의 조우 등이 일어남을 생각해보면 살짝 어색한 설정 또한 금새 잊혀질 내용이 될 수 있었다.



어릴적 읽었던 학습 만화 같은 것에서 초소형 캡슐 로봇을 만들어 인체내를 치료한다는 이야기는 읽어보았어도 사람 자체를 펜던트의 힘으로 축소시켜서 사람 몸 속 어디든 들어가 활약을 하게 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새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인체내 구조가 실제 그 어떤 과학보다도 더욱 과학적이라는 것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신체내 세포 하나하나를 살아있는 사람 혹은 동물(동물 몸속에서는 동물도 존재한다.)로 표현해내었다는 것, 또한 오스카를 따라 밖으로 나온 그 세포 인간들이 새로이 인간생활에 적응해 살게 된다는 이야기들이 정말 놀랍기만 하였다. 전혀 새로운 판타지라는 느낌이 정말 강렬한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여성의 몸에는 아름다운 신전이 존재하고, 님프와 여사제들이 그 곳의 아름다운 기운을 지켜낸다.

또 남성의 몸에는 최첨단 우주기지와 같은 곳이 존재하고 자동차를 타고 슝슝 지나가는 그런 세포인간들이 존재한다.

비유적인 표현이라기엔 참으로 재치있는 부분들이 많아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 책인데도 이리 재미나게 쓸 수가 있다니..

3권에서는 확실히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스카의 괴짜 누나 비올레트의 이야기서부터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오스카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한 파리의 루이즈, 항상 애매하게 나왔던 틸라의 진심을 알 기회, 그리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지 짐작하기 힘든 아버지에 대한 진실 등이 말이다.

4권이 프랑스에서는 이미 나왔다니 얼른 우리나라에서도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메디쿠스 오스카필의 이야기는 확실히 특별한 그 무언가를 담아내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끝을 분명히 보고 싶은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 바로 그 자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