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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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tv드라마로 제작된 <바람의 화원>, 한석규, 장혁, 신세경이 출연한 <뿌리깊은 나무> 그리고 최근의 <별을 스치는 바람>까지.. 이정명님의 깊이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책으로도 드라마로도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탈북 천재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천국의 소년이 세상에 새로이 선보였다.



사실 난 이정명님의 이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드라마와 책을 이전에 본적이 없었다. 드라마는 한때 심취해있기도 했지만 아이 낳은 후로는 꾸준히 본 드라마가 거의 없을 정도로 티브이를 안틀고 살고 있고,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인데 이상하게 아직 이정명님의 그 유명한 책들을 읽어보질 못했다. 그리고 나로써는 처음 만난 이 작품.



표지부터가 무척이나 새롭다.



간결한 하얀 표지.

천국의 소년이라는 제목과 이정명이라는 이름, 그리고 아주 작은 장미꽃과 파리 하나.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이런 그림들이 그려져있고, 띠지를 떼어내면 그냥 그대로 백지 상태인..표지.

표지에 다양한 그림과 사진, 추천사 등을 넣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려 하지 않고, 그저 이정명의 신작이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독자의 신뢰를 얻었다라는 굳은 신념같은게 엿보였달까?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건 책의 내용이다.

이정명님의 이 책. 내용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사로잡았다.





어떤 내용인지도 자세히 모른채 펼쳐들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연이어 읽을 시간이 참 부족한 편인데 어제 짬짬이 1권 앞부분을 읽다가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이 출근, 등원을 하고 난 후에 다른 모든일을 밀어두고 이 책부터 읽어내려갔다. 그랬더니 연달아 어느새 2권의 끝부분을 다 읽고 덮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50대 한국계 남자가 살해되었고, 그 남자 옆에는 20대 같은 한국인 청년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상쩍은 암호들. 20대 청년이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청년을 심문하려는데 일상적인 심문과 고문이 통하지 않는다. 간호사 안젤라는 그 20대 초반의 청년이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이자 놀라운 숫자 천재라는 것을 알아내고 (천재이며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는 바보처럼 보일 수 있었다.) 청년과 매일 수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청년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그에 붙어 있는 수많은 딱지들, 여러 나라에서 범죄자로 취급받은 그의 정체들을 하나씩 벗겨나가게 되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꽤 알려진 유명한 의사였다. 그가 담당한 고위 관리의 죽음으로 그는 의사에서 장의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년은 수에 관한한 탁월한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길 완강히 거부하고, 제대로 의사표현하기도 힘든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였다. 자기만의 세계에 극도록 갇혀있는 천재 자폐 소년이랄까.




제대로 인민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던 소년은 어느날 국가 최고 중학교인 평양 제1 중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국제 올림피아드 경시대회에 소년을 내보내려는 국가 차원의 조치였다. 세상 모든 것들을 숫자로 환원해낼수 있고, 숫자로 새로운 언어도 창조해낼수 있는 그, 자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천재적인 소년이었다. 그런 소년이 민주국가가 아닌 공산국가에서 태어났다는 자체가 불운이라면 불운이었을까.

사실 소년은 이후에 수많은 나라들을 전전하게 된다.




더이상 추락할 데가 없을 것 같았던 아버지는 성경을 숨겨놨다는 것이 발각되어 아들과 함께 강제 노역을 해야하는 교화소로 보내졌다. 아들과 아버지 모두 극한 상황까지 내몰리며 고생을 해야했다. 소년은 그 곳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영애.

소년이 여러 나라를 전전하게 만든 그 원동력이 되는 영애를 말이다.



소년의 이야기는 그렇게 안젤라에게 풀어내어졌다. 그 어떤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그는 자신의 마음이 열리는 상대에게만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한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또 그에게 소중한 도움이 된 친구 날치 등이 없었더라면 그가 어떻게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잔인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그가 살아남는 이야기들에 나까지 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그리고 연달아 2권을 펼쳐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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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야 서른이 온다 - 청춘의 오해와 착각을 깨는 질문과 답
윤성식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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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지옥같은 10대 아니, 고3을 보내고 나면 화려하게 꽃필 대학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했었다. 요즘 세대들은 그렇지만도 않다. 대학을 다닐때 취업때문에 더욱 치열한 삶을 보내야한다. 전문직이 아니라면 고시에 패스한다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라면 소위 스펙 쌓기라는 것들을 하기 위해 20대의 청춘은 시들시들해져 가고 있다.

사막같은 20대라. 띠지에 표현된 말이 참 와닿는다. 슬프게도..

몇살쯤 되면 사는게 좀 쉬워질까요?

행복해야할 푸르디푸른 청춘들에게 듣기엔 너무 아쉬운 말이 아닐수 없다.

이 책의 저자 윤성식 교수는 그런 안타까움을 담아내며 이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책 표지 뒷면의 추천사 중에 제자 중 한명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교수님은 제자들 사이에서 '모모 교수님'으로 통한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능력을 지닌 동화 속 모모처럼 고민이 있거나 좌절할때 교수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지혜로워지기 때문이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때 어미 닭이 함께 알을 쪼아주듯 모모 교수님은 나를 세상 밖으로 나아가게 해준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멘토이다.

 

교수님 자신의 솔직한 인생이야기서부터, 취업과 진로를 앞둔 학생들과의 솔직한 면담에 이르기까지.. 직접 면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럴때 어떤 도움을 받았으면 좋을까 싶은 청춘들에게 더욱 와닿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30대를 훌쩍 넘겼음에도 앞으로의 일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충분히 도움을 받을 그런 내용들이 꽤 많았다.

그냥 살아가고 있을뿐 내 인생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해보지 않았는데, 하루의 1/10만 삶을 성찰하는 시간으로 쓰라는것.

엄청나게 긴 시간 같아도 뭉텅이로 시간을 잘라내 쓰라는게 아니라 짜투리 시간들, 잠깐 잠깐 흘려 보내는 그 시간 시간들을 소중한 성찰의 시간으로 만들어보라는 것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은 일년에 딱 한번 2주의 시간을 내어 은둔의 시간을 갖는다 하였다. 이 시간을 think week라 부른다 한다. 저자인 윤성식 교수님 또한 군대에 있던 시간을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갖고, 지금 그 계획 하에 진지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운동 역시 그러하다. 워낙 체육 자체를 싫어해 즐기지 않았던 나이기에 사람들이 하루 한시간 이상씩 짬내어 운동하는 것을 참 이상하게 생각해왔는데, 건강을 생각하고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그 시간을 아까워해선 안된다 하였다. 서양 사람들이 한국 사람에 비해 끈기를 갖고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아주 어려서부터 학교에서부터 몸에 배어온 운동 시간들이 아이들을 튼튼하게, 건강하게 만들어주었다 한다. 한국 학생들이 조기 교육을 받으러갔다 건강해져서 왔다는 이야기도 의외의 부분이기도 하였다.

하루 한시간의 운동은 꼭 필수라는것, 우리 아들을 위해서도 명심할 부분이었다.

 

그외에도 내 이야기에 해당된다 싶을 부분들이 진로를 앞두고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무척이나 많게 느껴질 그런 책이었다.

힘들고,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인생에 도움이 될 그런 해답을 들려주길 기대하고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란 말을 해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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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엄마밥 - 참 쉽고, 맛있고, 건강한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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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음식을 참 좋아하는 (철없는)나였지만 대학4년과 직장생활 6년, 10여년간의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엄마가 해주시는 따뜻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각종 국과 반찬들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엄마가 요리를 무척 잘하심에도 서양요리를 좋아하다보니 파는 음식을 좋아했던 나였는데, 정말 사먹는 음식에 물리고 물리니 엄마 밥이 그리워 눈물 날때도 많았다. 주말마다 기차타고, 버스 타고 대전에 내려와 엄마밥을 잔뜩 먹고 올라가도 퇴근 후 축 늘어진 몸으로 집에 오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던 엄마의 따뜻한 밥상.




이 책은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내가 엄마가 되어 밥상을 차리고 있어도 친정엄마의 따뜻한 손맛이 여전히 그리워지는 (다행히 지금은 가까이 살아서 먹고 싶으면 가서 먹기도 한다.) 매 순간순간들. 이 책에는 여느 엄마의 밥상이라기보다 시골 엄마 밥상이기에 사실 할머니 밥상이 더 맞을 것 같기도 하였다.

시골 밥상이라고들 하는 건강식들, 각종 이름낯선 나물류들과 반찬들이 가득하다.

다른 요리책에 비해 비슷비슷한 반찬이 아닌, 전혀 생소한 그런 메뉴들이 무척 많았다



각종 장류를 직접 담가 판매도 하는 분이시기에 직접 담근 장류를 기본으로 요리를 하였다. 된장, 간장, 고추장, 초피액젓(멸치액젓)설탕 대신에 쓰는 여러가지 청, 쌀조청 등이 주요 양념이었고 우리가 사서 먹는 특이한 외국 양념이나 조미료등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맛국물로 보통 다른 책에서는 무, 양파, 대파 등의 채소를 넣어 끓이는데 저자분의 맛국물은 멸치,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만 들어간다.

채소를 넣어끓이면 쉽게 상할 수 있고 무나 양파의 단맛이 안어울리는 음식에는 맛국물을 응용할수 없어서 기본 맛국물을 우려낸후에 양파, 무가 필요한음식엔 그때그때 첨가해 넣는게 더 맛도 좋다고 하니, 새로 얻은 팁이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집에서 담그는방법은 물론이고 쌀조청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경상도 팔공산 자락 와촌에 살고있는 저자분이 대구의 여러 시장, 포항의 시장, 제주도 시장 외에 찾는 시장이 내고향 서천도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서천 특화시장은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볼수없는 어종과 해산물이 많고 꽃게, 광어, 쭈꾸미 등을 사오게 되는 곳이란다. 자연산 광어 축제로 유명하기에 직접 잡은 자연산 광어 맛을 보라는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꽃게, 쭈꾸미 등은 많이 사다먹었는데 자연산 광어 이야기는 몰랐다. 언제 부모님과 같이 자연산 광어 맛을 보러 가봐야겠다.




장을 보러 가면 야채를 사야지 하면서도 막상 장바구니에 담아오는건 콩나물, 시금치, 애호박, 뭐 거기에 오이나 가지 등이 가끔 추가되는 정도다. 그런데 친정에 가거나 하면 정말 다양한 나물 반찬이 밥상에 올라온다. 어느 책에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알고 있는 , 사는 채소들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면서 (내가 언급한것들이 거의 주류) 우리땅에서 나고자란 산나물 등을 좀더 섭취해야하는데 하며 아쉬움을 표한 내용을 읽었었다. 이 책에 나온 나물들만 따라 만들어봐도 웬만한 새로운 반찬들은 두루 섭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초피 장아찌. 초피라 어디서 들어봤는데? 싶었는데 추어탕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초피나무의 열매를 가루낸 것이라 한다. 다만 초피는 쉽게 구할수 없고 장아찌:를 파는 곳도 거의 없어 귀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단다. 나도 여기서 처음 봤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라는 꼬막.

우리 신랑은 요 꼬막 무침을 참 좋아한다. 어른들처럼 일일이 껍질을 까서 보기좋게 양념장을 얹어놓는것은 할 엄두도 안나고, 꼬막살만 사다가 데쳐서 무쳐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그 꼬막 살 요리들이 나와있었다. 꼬막으로 굴처럼 전도 부치고, 무,오이, 쪽파등과 버무려 꼬막무침도 만들고.. 냉동실에 얼려둔 꼬막살이 있는데 이거나 한번 만들어줘볼까 싶어진다.



입맛없는 더운 여름에 원기를 보할 신토불이 음식들도 가득하다. 시골 엄마밥상을 따라하면 사실 엄마는 좀 힘들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건강한 밥상을 챙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도 토종 한식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잘 못하고 있는 게으름뱅이 엄마.


친정엄마께서 텃밭농사로 자주 뜯어다주시는 상추로는 그동안은 그냥 쌈이나 비빔밥 등만 해먹었는데 친정에서 상추로 찌개에도 넣으시고 김치도 담그시는등 색다른 시도를 하시는데, 상추인줄 꿈에도 몰랐었다. 이 책에는 엄마도 미처 못 만들어보신 물김치 만드는 법도 나와있었다. 알려드리면 좋아하실것같다.






각종 채소와 나물류가 주 반찬을 이루고 있지만 생선이나 고기 반찬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말 건강한 재로로만 이뤄진 한상을 받으면 매일매일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것 같다.

보는내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달까?



젊은 새댁같은 우리 연배 말고도 어머님 연배 분들이 보셔도 아, 우리 엄마가 해주시는 밥상이었어 하고 반가움이 가득하실 그런 밥상.

시골 엄마밥을 따라 웰빙 밥상을 차려 가족의 건강을 챙겨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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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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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으랏차차 뚱보클럽 

보람초등학교 5학년 2반 고은찬의 별명은 10인분이다. 워낙 잘 먹고, 체격이 좋아 붙은 별명이지만 놀랍게도 줄다리기에서의 괴력으로 힘으로도 10인분에 맞먹는 능력을 가졌음이 밝혀졌다. 사실 뚱뚱하다고 힘까지 다 센 경우는 드문데, 은찬이는 아버지의 유전 덕분인지 힘까지 센 그런 아이였다.

 

 

 

 

 

 

격투기 선수로 근육질 몸에 엄청난 힘을 자랑한 아빠는 은찬이가 정말 좋아하는 분이었다. 아빠와의 목욕 후 냉면 먹으러 가는 일이 가장 행복한 일 중 하나였는데, 격투기 시합 도중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자 은찬이는 더이상 냉면을 먹지 않게 되었다. 유일하게 은찬이가 먹지 않는 음식이 바로 냉면이 되고 말았다.

 

가장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엄마가 가장이 되어야했다.

엄마는 살을 찌워서 비만 전문 모델, 그러니까 뱃살만 나오는 그런 홈쇼핑 광고 모델로 활동을 했다.

살이 많이 찔수록 물건이 잘 팔리기에 살이 빠지면 그만큼 효과가 더 줄어들었다. 그런데 그 살이라는거.

자연스럽게 찌는게 아니라 억지로 찌우려다보니 끔찍한 노력과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었다.

엄마는 아이스크림을 렌지에 돌려 주스로 만들어 마시고, 삼겹살을 구워 뜨거운 기름부터 마셔댄후 고기를 먹었다.

은찬이가 밖에서 놀림을 당할까봐 다이어트 하라고 운동시키고 비만스쿨에 보내려 하면서, 정작 자기는 돈을 벌기 위해 강제로 살을 찌워야만 했던 것이다.

 

은찬이와 은찬이네 가족 이야기를 읽으니 가슴이 저릿저릿해왔다.

먹을 것이 풍족한 세상이 되다보니, 더이상 건강미의 기준이 체격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한때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약간 통통한 몸집이 보기 좋다 평가된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에는 운동을 많이 하고 소식을 한다거나 해서 최대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더 아름답다 평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들에 비해 체격이 큰 사람들, 소위 뚱뚱한 사람들은 비호감을 넘어서서 놀림감이 되는 일이 다반사다.

 

 

 

 

 

 

은찬이네 반 준영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가시돋힌 말을 해대는 아이들이 요즘은 참 많다.

아이들 뿐 아니라 아이의 엄마까지도 날씬해야만 놀림감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점점 커가다보니 이제 곧 학부형이 될텐데.. 그전에 다이어트 해야지 하고 반 장난으로 생각했던 것이 점점 코앞으로 닥쳐오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지인들 말로도 정말로 엄마들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할때만 해도 제법 체격이 있다가도 2학기에 볼때면 살이 쭉쭉 빠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랑하는 엄마를 뚱땡이 어쩌고 놀려대면 아이들이 받을 상처도 꽤 크겠지. 안 그래도 불어난 몸집에 걱정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책 자체의 내용과는 좀 동떨어지지만 나도 다시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외모에 민감할 사춘기 소년인데 둥글둥글한 편이라 상처를 덜받는다고는 해도 사람에게 10인분이라니..

엄마와 함께 나서기만 해도 뚱뚱하다고 놀림받을 차에 외할머니는 아주 독특한 패션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족이 완성이 된다. 

 

은찬이 혼자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체력을 바탕으로 역도라는 희망에 도전하고, 엄마 또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살을 빼진 않았지만 지금의 모습을 더욱 사랑하고 만족하게 되는 이야기랄까.

현실 세계에선 대부분 이렇게 되기 힘든 이야기겠지만 어찌 됐건 결말은 훈훈하였다.

착한 은찬이가, 은찬이네 가족이 행복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해당서평은 알라딘 신간 평가단이 선정한 우수한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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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울음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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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타 마호카루의 책은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 전개에, 너무나 놀랐던 작품이었다.

'이야미스'의 선두주자라는 누마타 마호카루

이야미스는 '싫다'는 뜻의 일본어 '이야'와 미스터리를 합성한 신조어로 누마타 마호카루와 미나토 가나에를 그 대표 작가로 꼽고 있다. 다 읽고 난 뒤에 찜찜한 뒷맛이 남는다는 이상한 특징을 가진 장르로 가면을 쓰고 사는 현대인들 내면의 추악함을 그대로 드러내어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242p

 

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은, 이야미스 장르의 이름조차 몰랐지만 그런 장르가 있다면 정말 그야말로 딱 맞는 이야기겠다 싶었다. 바보 같은 사랑에 속이 터질뻔하였다. 그토록이나 이기적이고 못되먹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추악해보이고 지저분해 보인 그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의 역설이었던, 작가의 참신한 시도 자체로 정말 복잡 다단한 심경을 갖게 만들었던 묘한 필력이었다.

 

그런 작가의 두번째로 읽은 이 작품은 미스터리가 아닌 일반 장르, 거기에 주인공이 바로 고양이 몽이다. 몽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이야기는 총 세편으로 진행이 되었다.

몽이 아기이던 시절, 그리고 몽의 청년기쯤 되는 눈부신 시절,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 몽의 이야기, 이렇게 세편의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17년만에 어렵게 정말 어렵게 가졌던 아기를 잃게 된 노부에, 자신의 뱃속의 새생명을 잃고 그녀는 더이상 아기 아닌 다른 생명을 집안에 들일 생각을 못하게 되었다. 하필 이럴때 끈질기게 그녀의 집안에 들어오려 하는 새끼 고양이, 다치고 배고픈 그 작은 존재를 그녀는 정말 매정할정도로 끔찍하게 떼어내 다시 내다 버리고 또 내다 버리고를 반복한다. 읽는 독자들이 불편해질 정도로, 그녀는 이별을 맞이한다.

 

"어서 가!"

비틀비틀 일어선 고양이는 머리를 흔들고, 노부에에게 엉덩이를 보이고는 빼곡한 나무들 속을 멀거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가라니까!"

'나는 이렇게 배속에 있던 아이의 장례를 지내는 것이다.' 느닷없이 그런 생각이들었다. 하나의 생명을, 이번에야말로 스스로의 의지로 보낸다. 눈을 똑바로 뜬채 보내고, 떠나가는 모습을 분명히 기억에 담는다. 이것은 장례식. 비로 충만한 숲속의 수장이다.

형태를 갖지 못한 갓난아기, 빠져버린 기억, 그 전부를 저 새끼 고양이에게 의탁한다. 35.36p

 

노부에의 마음을 아는 남편 도지는 잃어버린 아기를 생각하며 고양이를 내다버리는 노부에를 말리지 못했다가, 어느 여자아이가 와서, 이집에서 고양이를 키워줄것같아 일부러 갖다놨다는 말에 노부에가 버리고 온 고양이를 찾아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이 집안의 식구로 받아들여진 몽이, 몽이를 데리고 온 여자아이도 뻔뻔스러울 정도로 희한했지만 한번 마음을 연 노부에와 도지는 아이가 없는 집에서 고양이 몽에게 온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게 되었다.

 

두번째 이야기는 몽이 성장하고 난 이후의 이야기였다.

사실 몽은 얼굴에 반점이 있어 그리 귀여운 얼굴은 아니었지만, 갈수록 덩치는 무척이나 커지고, 꽤나 용맹스럽게 커 갔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몽은 주로 등장하지는 않고, 유키오라는 남학생이 등장한다.

어머니는 안계시고 아버지와만 살고 있는 유키오.

아버지는 매일 돈 800엔만 준채, 제대로 된 유키오의 양육을 하지 않고, 유키오는 점점 절망이라는 블랙홀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간다.

첫편의 이야기에서 노부에가 아기를 잃고 난 후에 세상의 모든 사랑스러운 존재들, 특히나 어린 아이와 같은 그런 존재를 거부할 정도가 되었다한다면, 유키오 역시 그런 모습을 보인다. 사랑스러운 존재, 어린 아이건 어린 펭귄이건, 사랑스러운 그 존재 자체를 거부하고 싶고 부숴뜨리고픈 비뚫어진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살인자가 되고자 하는 유희와 쾌락을 느낀다.

 

아이 엄마로써 이런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놀랐다.

언젠가 인터넷 뉴스에도 나왔듯, 멀쩡한 대여섯살 남자아이를 심하게 넘어뜨리고서 깔깔대고 웃고 도망가는 여학생들의 cctv 장면을 보고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었다. 정신 나간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심하게 비뚫어져가는 유키오를 보자 덜컥 겁이 났다.

멀쩡한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구나, 정말 내 아이는 내가 조심시켜야겠다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유키오는 아주 우연한 일을 계기로, 펭귄은 아니고 펭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주 작은 새끼 고양이와 그리고 몽의 이야기를 계기로 나락에서 조금씩 구원이 된다.

 

 그리고 세번째 이야기가 바로 몽과 도지의 이별 이야기였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이미 가족처럼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이별의 순간, 그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었다. 놓아줄수 없는 도지와 그런 도지를 준비시키는 듯한 몽의 이야기.

말을 할 순 없지만 꼬리로 탁탁 바닥을 살짝 치면서 알아들었다는 의사표현은 정확히 했던 바로 그 몽의 이야기를 말이다.

 

 미스터리는 아니고 일반 소설이었는데, 한마리 고양이의 일생과 함께 그 고양이의 존재 자체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눈물이 철철 흐를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고, 가운데 이야기만 제외하고서는 참을성 있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스토리였다.

확실히 누마타 마호카루의 세상을 보는 시선은 독특한 것 같다.

그의 소설 중 거의 장르적 완성을 보였다 하는 유리 고코로도 얼른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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