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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엄마밥 - 참 쉽고, 맛있고, 건강한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먹는 음식을 참 좋아하는 (철없는)나였지만 대학4년과 직장생활 6년, 10여년간의 객지생활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엄마가 해주시는 따뜻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각종 국과 반찬들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었다. 엄마가 요리를 무척 잘하심에도 서양요리를 좋아하다보니 파는 음식을 좋아했던 나였는데, 정말 사먹는 음식에 물리고 물리니 엄마 밥이 그리워 눈물 날때도 많았다. 주말마다 기차타고, 버스 타고 대전에 내려와 엄마밥을 잔뜩 먹고 올라가도 퇴근 후 축 늘어진 몸으로 집에 오면 그렇게 그리울 수 없었던 엄마의 따뜻한 밥상.
이 책은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내가 엄마가 되어 밥상을 차리고 있어도 친정엄마의 따뜻한 손맛이 여전히 그리워지는 (다행히 지금은 가까이 살아서 먹고 싶으면 가서 먹기도 한다.) 매 순간순간들. 이 책에는 여느 엄마의 밥상이라기보다 시골 엄마 밥상이기에 사실 할머니 밥상이 더 맞을 것 같기도 하였다.
시골 밥상이라고들 하는 건강식들, 각종 이름낯선 나물류들과 반찬들이 가득하다.
다른 요리책에 비해 비슷비슷한 반찬이 아닌, 전혀 생소한 그런 메뉴들이 무척 많았다
각종 장류를 직접 담가 판매도 하는 분이시기에 직접 담근 장류를 기본으로 요리를 하였다. 된장, 간장, 고추장, 초피액젓(멸치액젓)설탕 대신에 쓰는 여러가지 청, 쌀조청 등이 주요 양념이었고 우리가 사서 먹는 특이한 외국 양념이나 조미료등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맛국물로 보통 다른 책에서는 무, 양파, 대파 등의 채소를 넣어 끓이는데 저자분의 맛국물은 멸치, 다시마, 마른 표고버섯만 들어간다.
채소를 넣어끓이면 쉽게 상할 수 있고 무나 양파의 단맛이 안어울리는 음식에는 맛국물을 응용할수 없어서 기본 맛국물을 우려낸후에 양파, 무가 필요한음식엔 그때그때 첨가해 넣는게 더 맛도 좋다고 하니, 새로 얻은 팁이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집에서 담그는방법은 물론이고 쌀조청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경상도 팔공산 자락 와촌에 살고있는 저자분이 대구의 여러 시장, 포항의 시장, 제주도 시장 외에 찾는 시장이 내고향 서천도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서천 특화시장은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 볼수없는 어종과 해산물이 많고 꽃게, 광어, 쭈꾸미 등을 사오게 되는 곳이란다. 자연산 광어 축제로 유명하기에 직접 잡은 자연산 광어 맛을 보라는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꽃게, 쭈꾸미 등은 많이 사다먹었는데 자연산 광어 이야기는 몰랐다. 언제 부모님과 같이 자연산 광어 맛을 보러 가봐야겠다.
장을 보러 가면 야채를 사야지 하면서도 막상 장바구니에 담아오는건 콩나물, 시금치, 애호박, 뭐 거기에 오이나 가지 등이 가끔 추가되는 정도다. 그런데 친정에 가거나 하면 정말 다양한 나물 반찬이 밥상에 올라온다. 어느 책에서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알고 있는 , 사는 채소들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면서 (내가 언급한것들이 거의 주류) 우리땅에서 나고자란 산나물 등을 좀더 섭취해야하는데 하며 아쉬움을 표한 내용을 읽었었다. 이 책에 나온 나물들만 따라 만들어봐도 웬만한 새로운 반찬들은 두루 섭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초피 장아찌. 초피라 어디서 들어봤는데? 싶었는데 추어탕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초피나무의 열매를 가루낸 것이라 한다. 다만 초피는 쉽게 구할수 없고 장아찌:를 파는 곳도 거의 없어 귀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단다. 나도 여기서 처음 봤다.
11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라는 꼬막.
우리 신랑은 요 꼬막 무침을 참 좋아한다. 어른들처럼 일일이 껍질을 까서 보기좋게 양념장을 얹어놓는것은 할 엄두도 안나고, 꼬막살만 사다가 데쳐서 무쳐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도 그 꼬막 살 요리들이 나와있었다. 꼬막으로 굴처럼 전도 부치고, 무,오이, 쪽파등과 버무려 꼬막무침도 만들고.. 냉동실에 얼려둔 꼬막살이 있는데 이거나 한번 만들어줘볼까 싶어진다.
입맛없는 더운 여름에 원기를 보할 신토불이 음식들도 가득하다. 시골 엄마밥상을 따라하면 사실 엄마는 좀 힘들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건강한 밥상을 챙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도 토종 한식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데 그렇게 잘 못하고 있는 게으름뱅이 엄마.
친정엄마께서 텃밭농사로 자주 뜯어다주시는 상추로는 그동안은 그냥 쌈이나 비빔밥 등만 해먹었는데 친정에서 상추로 찌개에도 넣으시고 김치도 담그시는등 색다른 시도를 하시는데, 상추인줄 꿈에도 몰랐었다. 이 책에는 엄마도 미처 못 만들어보신 물김치 만드는 법도 나와있었다. 알려드리면 좋아하실것같다.
각종 채소와 나물류가 주 반찬을 이루고 있지만 생선이나 고기 반찬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말 건강한 재로로만 이뤄진 한상을 받으면 매일매일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것 같다.
보는내내 침이 꼴깍꼴깍 넘어갔달까?
젊은 새댁같은 우리 연배 말고도 어머님 연배 분들이 보셔도 아, 우리 엄마가 해주시는 밥상이었어 하고 반가움이 가득하실 그런 밥상.
시골 엄마밥을 따라 웰빙 밥상을 차려 가족의 건강을 챙겨봄이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