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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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박신양 주연의 tv드라마로 제작된 <바람의 화원>, 한석규, 장혁, 신세경이 출연한 <뿌리깊은 나무> 그리고 최근의 <별을 스치는 바람>까지.. 이정명님의 깊이있는 지적 탐구가 돋보이는 소설들은 책으로도 드라마로도 깊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탈북 천재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천국의 소년이 세상에 새로이 선보였다.



사실 난 이정명님의 이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드라마와 책을 이전에 본적이 없었다. 드라마는 한때 심취해있기도 했지만 아이 낳은 후로는 꾸준히 본 드라마가 거의 없을 정도로 티브이를 안틀고 살고 있고,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인데 이상하게 아직 이정명님의 그 유명한 책들을 읽어보질 못했다. 그리고 나로써는 처음 만난 이 작품.



표지부터가 무척이나 새롭다.



간결한 하얀 표지.

천국의 소년이라는 제목과 이정명이라는 이름, 그리고 아주 작은 장미꽃과 파리 하나.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이런 그림들이 그려져있고, 띠지를 떼어내면 그냥 그대로 백지 상태인..표지.

표지에 다양한 그림과 사진, 추천사 등을 넣어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려 하지 않고, 그저 이정명의 신작이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독자의 신뢰를 얻었다라는 굳은 신념같은게 엿보였달까?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건 책의 내용이다.

이정명님의 이 책. 내용만으로도 나를 충분히 사로잡았다.





어떤 내용인지도 자세히 모른채 펼쳐들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연이어 읽을 시간이 참 부족한 편인데 어제 짬짬이 1권 앞부분을 읽다가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이 출근, 등원을 하고 난 후에 다른 모든일을 밀어두고 이 책부터 읽어내려갔다. 그랬더니 연달아 어느새 2권의 끝부분을 다 읽고 덮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50대 한국계 남자가 살해되었고, 그 남자 옆에는 20대 같은 한국인 청년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상쩍은 암호들. 20대 청년이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었고, 청년을 심문하려는데 일상적인 심문과 고문이 통하지 않는다. 간호사 안젤라는 그 20대 초반의 청년이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이자 놀라운 숫자 천재라는 것을 알아내고 (천재이며 동시에 다른 이들에게는 바보처럼 보일 수 있었다.) 청년과 매일 수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청년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그에 붙어 있는 수많은 딱지들, 여러 나라에서 범죄자로 취급받은 그의 정체들을 하나씩 벗겨나가게 되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꽤 알려진 유명한 의사였다. 그가 담당한 고위 관리의 죽음으로 그는 의사에서 장의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소년은 수에 관한한 탁월한 천부적인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길 완강히 거부하고, 제대로 의사표현하기도 힘든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였다. 자기만의 세계에 극도록 갇혀있는 천재 자폐 소년이랄까.




제대로 인민학교에도 다니지 않았던 소년은 어느날 국가 최고 중학교인 평양 제1 중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국제 올림피아드 경시대회에 소년을 내보내려는 국가 차원의 조치였다. 세상 모든 것들을 숫자로 환원해낼수 있고, 숫자로 새로운 언어도 창조해낼수 있는 그, 자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천재적인 소년이었다. 그런 소년이 민주국가가 아닌 공산국가에서 태어났다는 자체가 불운이라면 불운이었을까.

사실 소년은 이후에 수많은 나라들을 전전하게 된다.




더이상 추락할 데가 없을 것 같았던 아버지는 성경을 숨겨놨다는 것이 발각되어 아들과 함께 강제 노역을 해야하는 교화소로 보내졌다. 아들과 아버지 모두 극한 상황까지 내몰리며 고생을 해야했다. 소년은 그 곳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영애.

소년이 여러 나라를 전전하게 만든 그 원동력이 되는 영애를 말이다.



소년의 이야기는 그렇게 안젤라에게 풀어내어졌다. 그 어떤 고문에도 입을 열지 않는 그는 자신의 마음이 열리는 상대에게만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한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또 그에게 소중한 도움이 된 친구 날치 등이 없었더라면 그가 어떻게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잔인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그가 살아남는 이야기들에 나까지 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그리고 연달아 2권을 펼쳐들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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