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여행 백서 - 일상이 즐거워지는 여자들의 주말 여행
김정원 지음 / 시공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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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터넷 서점에서 신간 소개란을 읽어보고 읽고 싶은 책을 고르다가, 여자 여행 백서가 눈에 쏙 들어왔다.

워낙에 여행을 좋아하는 데다가 나와 잘 맞는 그런 여행서일 것 같았다. 읽어보니 역시나 내 예감이 옳았스!



바로 일주일전에 아주 오랜만의 해외여행을 다녀왔음에도 벌써 또 여행이 고프다.

황금연휴랄 수 있는 이번 금요일부터도 대천에 내려가 2박 3일 여행을 하고 올 예정이다.

예전엔 여행 하면 꼭 해외로 나가는 거창한 여행만을 꿈꾸었는데 결혼하고, 남편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거나 혹은 남편과 같이가 아닌 따로 움직이더라도 가까운 곳 위주로 알아보다보니 우리나라를 돌아보는 여러 여행에도 두루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는 여자들이 주말에 다녀오기 좋을 그런 여행지 10곳이 수록되어 있다.

부산, 경주, 전주, 통영, 제주, 여수, 강릉, 안동, 강화도, 서울이다.

정말 이중에 전주, 통영, 강화도, 안동 등을 제외하곤 두루 여행을 다녀온 곳들이었다. 특히 제주와 부산, 경주 등은 우리 가족이 무척 좋아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여자들의 여행지라고 해서, 친구와 같이 떠나는 여행 등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혼자 하는 여행도 나쁘지 않다 추천해준다. 그래서 식당조차도 혼자서도 회를 먹을 수 있는 곳 이런 곳들을 소개해주고 있고, 여자들의 특성에 잘 맞추어 (아, 정말 난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맛집과 카페 등이 허술하면 속상해진다.) 맛집과 카페 정보를 촘촘히 실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와닿았달까?




아기 엄마라 아이를 두고 나 혼자 여행하기는 좀 그렇지만, 사실 아이와 함께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도 즐거운 관심거리가 한가득인 책이라 가족여행에 참고해도 좋을 내용이 많았다. 우선 제일 짜기 어려운 여행 일정과 코스 짜는 법부터 잊지 않고 대신 짜준다.

교통 수단의 소요 시간 등도 수록이 되어있고, 각 시간대별로 방문하는 일정이 수록된터라 다소 빡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어디를 어떻게 돌까? 막막한 사람들이 참고해서 가감하기 좋은 일정이었다. (버스나 전철의 경우 어디에서 몇번을 타는지까지 나와있다.)








또 그 지역에서 꼭 해봐야할 것, must do it이 있다. 부산의 경우 38번 버스 타고 산복도로 달리기, 기찻길옆 바나나 롱 갤러리에서 찰칵, 달맞이 언덕 프리마켓 고고씽, 광안리 야경 바라보며 스파 즐기기, 남포동 구제 시장 뒤직, 범어사 템플 스테이, 돼지 국밥 뚝딱, 밀면 맛보기, 부산 소주 챙기기 등이 있었는데.. 허걱, 이중 내가 지난 부산여행에서 한게 단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

대신 해운대와 해동용궁사, 광안리, 태종대, 남포동, 금수복국등은 다녀왔다.

카페를 무척 가고 싶었는데 카페에 대한 정보를 따로 찾지 않고 가서 프랜차이즈가 아닌 멋스러운 카페에 못 다녀온게 제일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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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대학 동기 친구 셋과 함께 30을 맞이하기전 마지막 20대를 보내기 위한 여행으로 다녀온 곳이었다.

결혼 후에도 신랑과 아이와 종종 가보게 되었지만 정작 유명한 유물, 유적 등은 제대로 잘 안보고 그냥 쉬었다 오기 일쑤였는데 야경이 멋지다는 안압지는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또 경주에 갈적마다 늘 아쉬운게 맛있는 맛집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 꽤 많이 수록된 맛집들을 보니 다음 경주 여행은 안심하고 찾아가도 되겠다 싶어졌다.




통영은 정말 몇번이나 여행을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여태 한 번도 못 가본 곳이었다.

해저터널, 통영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인 미륵도 산양 일주도로, 신랑 지인이 달력 사진마냥 멋지다고 (표현이 참 거시기하지만) 칭찬한 한려수도의 풍경 등, 가보고 싶은 곳이 그저 한아름인 곳, 멀다는 핑계로 못가봤는데 책을 보니 다시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여자들의 여행이다보니, 숙소도 깔끔하고 예쁜 곳들을 찾아 정성껏 소개해주었다. 혼자 하는 여행에 대비해, 호텔뿐 아니라 게스트하우스가 더 주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는데 한번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어본 적은 없지만 요즘은 정말 젊은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찾는구나 싶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예쁜 곳들이 많이 보였다.




전주의 경우 놀러 가보고 싶은 마음을 늘 갖고 있었는데, 숙박을 어디에서 해야할지 몰라 아이와 떠나질 못하던 곳이었다.

한옥마을에서 숙박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책에 나온 교동살래를 보니 참 예쁘다란 생각이 들었다.

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중에서 가장 화려하고 우아한멋을 지닌 마치 한옥호텔같은 곳이란다.

또 한옥으로는 드물게 복층 구조를 지닌 금원당도 눈에 띄었다. 교사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추인환 선생이 나무와 흑 등의 친환경 소재만으로 지어올린 집으로 나무 냄새 물씬 풍기는 방이 인상적이라 한다.






제주도 좋은 거야 한권의 책에 다 담아내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곳들이 쏟아져내릴테고.

그럼에도 제주의 다양한 카페, 맛집 등이 여전히 새로이 눈에 띄었다.



엑스포로 유명해진 여수, 엑스포땐 가보지 않았지만 이젠 열기가 식었을테니 그냥 아이와 셋이 한번 다녀오자 했는데 그 여수의 여행지도 여러 곳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예전에 결혼 전 식구들과 함께 다녀왔던 오동도, 돌산대교 등도 보였고, 그땐 지나가는 길이라 제대로 훑어보지 못했었는데 전주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난 전라도 지역이라 맛집들 역시 평범하지 않을 것 같아 기대되는 곳이기도하였다.




그외에도 강릉, 안동, 강화도, 서울 등의 여러 여행지와 맛집 등이 소개가 되었는데, 사실 사진 정보도 그렇고 하나하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이라 여행서 치고 무척 잘 만들어진 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실제 여행객들이 어려움 없이 책만으로도 쉽게 여행을 떠날 수있게 말이다.

혼자 떠나기엔 좀 겁이 나지만, 친구와, 혹은 가족들과 떠날 적에도 주변 맛집이나 관련 여행지 들을 쉽게 찾아보는데 도움을 줄 유익한 여행서가 될 것 같아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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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포토샵 - 생활 디자이너 7명이 들려주는 일상, 작업, 포토샵 이야기
김효정(밤삼킨별)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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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블로그, 아이 돌잔치 등을 해낸 주부들은 대부분 포토샵을 어느 수준 이상은 잘해내는 경우가 많다.

나야 블로그에 사진을 그냥 원본째 올리기 일쑤고, 글로 내용을 채우기 마련인데다가 아이 돌잔치도 가족들과 조촐하게 치룬다는 핑계로 엄마표 돌보드 액자, 등을 포토샵으로 배워서 작업하질 않고, 포토샵 없이 그냥 야외촬영, 스튜디오 촬영 등을 기사님께 부탁해서 내가 인터넷 사진 앨범 사이트에서 편집하는 정도로만 끝내고 말았다. 어쩔수 없는 뭔가의 계기가 있으면 확 솜씨가 늘어날텐데 게을러 그런지 그냥 있는 그대로 고수하다보니 내 블로그가 커가는데도 사실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엄마들 전집 리뷰도 그렇고, 다양한 맛집 포스팅도 그렇고, 멋드러진 포토샵 기술이 있으면 사진을 좀 잘 찍지 못해도 얼마든지 근사하게 올려볼 수 있을텐데 늘상 사진기 핑계만 대가면서 포토샵 배워볼 엄두는 내질 못했었다. 글에 치중한다고 생각을 해도, 내가 작가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쓸만한 글을 쓰는 데다가 특색을 갖추질 못하기에 사진이나 포토샵, 그림 등으로 주목을 끌수 있는 다른 블로거들이 늘상 부러웠다.

 

이 책에는 생활 디자이너라는 7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생활 디자이너라 그게 뭘까?

블로거와 친숙한 느낌으로 먼저 이해할 수가 있다.

캘리그라피와 같은 예쁜 손글씨와 감각적인 사진, 그림 등을 포토샵으로 예쁘게 작업해 블로그에 올리고 인기를 끌고

또 자신의 직업이 되어버린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

어제 읽었던 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 라는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었다.

 

블로그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욕심이 나기도 한다.

파워블로거가 된 사람들도 부럽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글 한 줄, 사진 한 장을 올리더라도 참 감각적으로 "프로"답게 올리는 사람들에 비해 나는 사진도 아마추어 느낌이 팍팍 들고, 포토샵으로 꾸미는 재주마저 없으니 사진이 글을 업그레이드해주기는 커녕 도리어 깎아먹을때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그 재주가 부럽고 탐이 날 때가 많았다.

 

이 책에서는 포토샵이 거의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들.

인생의 작은 실수를 한단계전으로 Ctrl+ Z 해버리고, 포토샵을 저장하지 않고 종료되었을때 억울함을 빨리 잊고 Ctrl+ N 해버리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대학때 몇년을 과외를 가르쳤던 제자가 유난히 손재주가 많았다. 작고 예쁜 것들을 잘 만들고 꾸미고.

동생과 동갑이었던 그 아이의 재주를 보면서 의류학과에 진학해 캐릭터 디자이너 같은거 하면 참 잘할 것 같다고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었고 그 친구는 그렇게 의류학과에 진학해, 캐릭터는 아니고, 의상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다. 블로그 미니홈피 등도 감각적으로 참 예쁘게 가꾸면서 말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이들을 보며 다시 그 손재주 많던 아이가 생각이 났다.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감을 예술적으로 승화해, 하나하나의 블로그와 같은 글들을 자신의 직업으로 만들 수 있는 놀라운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 그 하나하나가 커지고 단단해져서 자신의 중요한 일이 되어버리는 세상 속에 그녀는 마치 물만난 물고기마냥 펄떡거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마음만 앞설뿐. 예쁘고 감각적인건 좋아해도 포토샵 배우기 귀찮아하고 SNS에 익숙해지지 않으려하는 무사안일한 나같은 사람은 어쩌면 갈수록 도태되어버릴지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느 직업으로 명명짓기 힘들고 생활 디자이너라 이름 붙이면 적당할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

출장 여행이라 이름붙인 여행을 다니며 수많은 스토리가 담긴 사진을 찍고, 카페를 경영하며 캘리그라피가 유행하기도 전부터 어려서부터의 손글씨를 고수해 자신의 디자인으로 만들어낸 밤삼킨별이라는 독창적인 닉네임의 여성.

보라색같이 우울한 색보다 노랑, 핑크와 같은 밝고 너무나 귀여운 인형과 캐릭터를 무궁무진하게 쏟아내고 있는 나렘 공방의 나렘, 내 아이의 어여쁜 모습을 담기 시작하다가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 들어 돌스냅 전문 사진가가 될 정도로 자신의 재능을 살려낸 수진맘, 교보생명 외벽에 실린 광화문 글판을 캘리그라피로 적어낸 다자란 소년, 새벽 세시에 가장 청명한 기운을 받아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하폴,

사실 그들의 수많은 작품과 인생을 들여다보면 여고생 시절의 어여쁘게 만지작 만지작을 잘하던 친구들, 혹은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는사람들이 있을테고, 아직까지도 그 순수한 감수성을 잊지 않고 멋진 블로그를 완성해나가는 우리 이웃들이 생각날 지도 모른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사람들은 그들이 이상적인 모습으로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었다.

 

각자의 인생 이야기와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에세이처럼 들려주고, 포토샵 기술을 쉽게 배워볼수있는 과정들을 한두개씩 소개를 해준다.

밤삼킨 별님은 포토샵으로 원하는 그림만 오려내어 열 전사지를 이용해서 천 주머니 등에 새겨내는 법 등을 차분히 소개해주어, 이세상 단 하나뿐인 나만의 가방, 옷 등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다. 나렘님은 실제 페브릭을 아이콘으로 만드는 포토샵 기술을 소개해주어 너무나 예쁜 사진 느낌의 아이콘을 완성하게 도와준다. 그림그리는 선진님의 포토샵 코너에서는 일러스트에 채색을 하고 엽서로 완성하는 기술을 배우게 한다.

 

그저 딱딱하고 재미없는 포토샵 책일줄 알았는데 블로그를 하며 제일 부러운 예쁘고 감각적인 기술을 가득 익힌 이들의 일상 이야기도 들어보고, 포토샵으로 한층 블로그를 어여쁘게 꾸밀 여러 방법들을 배워볼 수 있는 시간이라 나와 더욱 잘 맞는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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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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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혼자  전철을 타게 되었는데, 전철을 타고 오가는 그 시간 속에 처음 펼쳐들었던 이 책을 어느덧 2/3 가량 읽어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서서 가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법도 했지만 재미난 소설이 손에 들려있으니 같은 시간이 정말 눈깜짝할 새로 바뀌어버렸다. 오히려 집이 아닌 밖에서 오랜만에 읽은 책이 더욱 몰입도가 높다 느껴질 정도로 재미난 시간이었다. 

 

여러 일본 작가들의 다양한 책이 사실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의 작가의 책에 비해 훨씬 재미나게 느껴지고 쉽게 몰입하게 될때가 많다.

미스터리 등의 소설을 특히 재미나게 읽고 있지만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미스터리나 스릴러가 아니라도 충분히 재미나다. 특히 요즘 들어 요시모토 바나나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

 

이 책은 내가 더욱 재미있어 할 첫사랑의 재회에 대한 이야기였다. 점심 약속 때 만난 친구가 표지만 보고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야? 할 정도로 느낌이 확 살아나는 그런 책.

 

시작은 다소 자극적이다.

가족의 야반도주로 시작을 한다. 테트라라는 이름에 일본 작가의 책이지만, 혹시 외국인의 이야기를 다룬건가 오해를 하기도 했다.

읽다보니 그녀는 엄마도 아빠도 일본 사람이고, 일본에서 나고 자란 토종 일본인이었는데 일본인 이름으론 처음 만나는 이름이라 그런지 낯설게 느껴졌다. 엄마와의 야반도주. 아빠도 만나기로 하긴 했지만 사업 실패 이후 대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엄마는 아빠를 철저히 내쳐 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더이상 부잣집 사모님은 아니었지만 하는 일이 나름 트렌드에 잘 맞는 일이라서, 사업도 그럭저럭 잘 되는 편이었고 미모도 남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쿨해보이는 그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하나뿐인 딸보다도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딸이 많이 외로웠을 수도 있었을텐데. 보호받고 싶었던 어린 시절에서 갑자기 소녀로 성숙해버린 자신의 딸을 지켜줄 생각도 못한채 싱거우면서도 철저히 이기적인 그런 엄마로 남아있었다.

 

테트라가 야반도주를 하며 그 마을에 유일하게 기억하고 싶었던 친구 다마히코에게 쪽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냥은 떠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테트라와 너무나 친했다는 그 친구. 이름이 ~코 자로 끝나서 또 여자라고 내 마음대로 착각을 하고 말았다. 읽다보니 테트라의 첫사랑이 되는 남자아이였는데 말이다.

 

테트라의 성장, 그리고 가족의 슬픔 등이 그려지는 틈틈이 다마히코와의 이야기가 조금씩 전개가 되기 시작한다.

성별은 달랐지만 철저하게 공감이 가는 친구. 그리고 데이트라 말을 꺼낸 적도, 데이트다운 행동을 해본 적도 없지만 늘 함께 하였고, 자연스레 둘의 사이를 묻는 이들 앞에서 데이트가 맞다고 대답하는 다마히코를 보며 테트라도 달콤한 기분을 느낀다. 공감하며 빠져들며 그렇게 우정에서 사랑으로 둘의 예쁜 사랑이 키워져나갔다. 가정 환경이 그리 건전 아니 평범(?)해보이진 않았지만 아이들은 맑은 편이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자리를(?) 마련해준건 의외로 부모님이었다. 헉.

 

어찌됐건 소중했던 다마히코가 하와이로 떠나버렸고, 테트라는 자신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다마히코를 잃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퀼트 전문가가 되었다. 독학으로 익힌 퀼트였는데 꽤 솜씨가 좋았던 그녀는 의뢰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내는 주술적 의미의 퀼트 작품을 만들고 인기를 끌게 되었다. 비슷한 이야기를 퀼트 책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diy책 중에 일본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책이 많은데, 어느 퀼트 전문가의 퀼트 작품 소개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이었는데 자신이 다닌 세계 여러곳의 여행지를 하나하나의 퀼트로 만들어 커다란 작품을 완성해낸 이야기를 하나하나 퀼트 제작법과 함께 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퀼트에 인생을 담아낸다는 테트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레 그 책이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작품들이 있을까? 일본에서는 전혀 생뚱맞지만은 않은 일 같은데 말이다.

책처럼, 그림처럼 이야기를, 인생을 담아내는 퀼트 작품의 이야기.

 

테트라는 어느날 집 근처 슈퍼에 갔다가 그만 가슴을 울리는 노랫말과 우쿨렐레 연주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펑펑 쏟아지는 눈물을 발견하고 말았다. 부끄러웠지만 그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영어 가사였지만 그 가사내용이 바로 어릴적 자신이 다마히코에게 쪽지로 급히 휘갈겨 썼던 자기 자신의 이야기였기때문이었다. 하와이. 다마히코가 떠난 그곳. 음반 속 가수는 유키히코라는 다른 이름의 남자였는데 자신의 내용을 너무나 똑같이 알고 있는 그는 분명 다마히코와 관련이 있는 누군가일 터였다. 문제는 왜 다마히코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런 사적인 내용을 노래로 불렀는지.. 테트라는 불안해졌다.

 

하와이 사우스 포인트

다마히코의 엄마와 아빠는 바로 그곳에서 우연히 재회를 하고, 정말 필연과도 같은 다마히코를 낳았다.

다마히코와 테트라의 이야기였지만 사우스 포인트의 연인이 혹시 다마히코의 엄마를 이야기하는건가? 잠시 헷갈릴 정도로 엄마와 아빠의 사랑 이야기도 간간히 비중있게 다뤄졌다. 놀랍게도 15년전 꽤 유명했던 사랑이야기.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두 주인공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은 그 후속편이라 되어있었는데 바로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주인공이 사랑을 해서 낳은 아이가 자라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되는 그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사랑 그 다음 세대의 이야기 말이다.

 

화가 치밀어 오를 수 있는 상황임에도 상황이 꼬이도록 오해하고, 뱅뱅 돌리지 않아 너무나 감사한 이야기였다.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부러 엇갈리게 만들고, 더 비극으로 만들고.. 그런 통속적인 삼류 드라마 같은 내용이 아니라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읽고 싶어 읽었지만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는게 못내 아쉬울 정도로 재미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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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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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쓰리를 인상깊게 읽었던 것이 3년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쓰리와 자매와도 같은 소설,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왕국을 읽게 되었다.

 

쓰리(내 서평 http://melaney.blog.me/50092982252)라는 제목만을 보고, 처음에 숫자 쓰리나 이런 것들을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표지 그림과 같이 소매치기를 일컫는 말이었다. 비록 소매치기일 망정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주인공이 악의 화신의 재미삼아 벌이는 인생 게임같은데 휘말려 세가지 난제를 해결해야하는 이야기, 사실 쓰리는 그래서 중의적인 의미였는지 모르겠다. 그때 그는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진 않았으나 아이에 대한 아련한 마음으로 모성이 부족한 엄마로 인해 도둑질을 해야했던 어느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위험한 일을 해내야 했다.

 

그리고 3년후 내가 읽은 소설 왕국

이 책은 표지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면사포를 들어올리는듯한 아름다운 여인.

쓰리의 남자주인공이 어쩌면 밑바닥 인생이라 할 수 있을 소매치기였다면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전설의 창녀라는 운명 앞에 선 유리카.

그녀는 사실 몸을 파는 창녀 역할보다도 의뢰인이 부탁한 일을 수행하는 마타하리 같은 역할이었다. 몸으로 상대방을 유혹하는 것은 같으나, 그 전에 기지를 발휘해 약을 쓰거나 해서 필요한 정보나 사진 등만 취하고 자신은 쏙 몸을 빼내는 그런 역할. 유리카는 그런 재능을 발휘하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

 

영화나 소설 등을 보면 각자 자기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쓰리의 니시무라 역시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지만 어쩐지 손을 뗄수 없었던 어린 아이가 그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반면 왕국의 여주인공 유리카에게는 그런 약점마저도 없다. 그녀는 철저하게 빈틈이 없었다. 사실 자신의 아이는 아니었지만 친하게 지냈던 여성의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엄마가 죽고 나서, 큰 병에 걸린 아이를 혼자서 구해내고자 거금이 필요했고, 그래서 그녀는 평범하게 일하던(?) 호스티스에서 거금을 벌어들이기 위한 비밀

 첩보원 같은 역할을 맡게 되었다. 상당히 위험한 그런 일을 말이다. 그마저도 그 아이를 잃고 나자, 세상을 살아갈 힘, 버텨낼 힘을 잃고 만다.

 

그리고 쓰리의 주역들이 다시 등장을 한다.

니시무라도 언뜻 지나가고, 니시무라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기자키가 등장을 한다.

그녀는 심지어 기자키와 야다, 두 세력 사이에 끼인 존재가 되어 어느 쪽에서고 안정적이지 못한, 위협받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그녀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위태위태 불안하였던 소설.

기지를 발휘한다곤 하지만 그녀 혼자 힘으로 버텨내기엔 너무나 냉혹한 현실이었다.

철저하게 행복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한석규, 고소영 주연의 영화 이중간첩이 생각났다면?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

흥행엔 성공하지 못한 영화였지만 그런대로 재미나게 봤던 영화였는데 결말이 내게는 너무나 충격이었다.

그래서인지 자꾸 유리카가 못내 걱정이 되었다.

 

쓰리의 자매편이라는 이 소설. 정말 자매편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품을 같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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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 - 놀이하듯 일하는 여성 멘토 13인의 드림 시크릿
김희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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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직장생활이라.

게다가 놀이하듯 일을 한다라. 나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왕 해야하는 일이라면 놀이하듯 즐기는 일, 나만의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는 것.

 

예전 직장 생활을 할적에 직업 특성상 비슷한  여러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위계질서가 확실했던 어느 직장은 내가 몇년간 몸담은 곳이자, 매일 아침이 참 고역으로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다. 나와 같은 신입들은 선배들에게, 특히 마치 군대 고참같은 (여성뿐인 직장인데도 꼭 그런 사람이 한 둘 있었다.) 질서를 강요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고, 일을 시키고 하는 것을 아주 당연시 하는 곳이었다. 하루 온종일 서서 일하고 나면 거의 얼이 빠질 정도로 피곤했는데, 나와 동기면서 한 두살 많은 언니들은 집에 가자마자 바로 쓰러져 잤다는데, 한살 어리다는게 힘이 되었는지 아니면 원래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랬는지 퇴근 후에 약속을 잡아 한참 놀다 들어가곤 하는 나를 보며 동기들이 정말 대단하다~ 하곤 했었다. 하지만 내 나름으론 그렇게라도 삶의 원동력을 찾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정말 학교 가는 것보다 심하게 가기 싫은 직장에 목줄 매여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더 최악인 것은 가장 위에 있는 헤드가 어찌나 고압적인지 마음대로 퇴사할 분위기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싫으면 그만일텐데, 겁이많아서 정말 이민을 가야만 그만 둘 수 있는줄로만 알았다. 어찌 됐건 하나 둘, 그 상황을 견뎌내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혹은, 잘 버텨왔던 사람들조차 어느 순간에 우르르 그 곳을 떠나고 있었다. 나도 그 중의 하나가 되었고 말이다.

 

이후에 만난 직장들도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보다는 훨씬 더 편안한 기분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니, 그때의 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하는 일에 어느 정도 만족도 하고 책임감도 있었지만, 사실 좋아서, 정말 즐겨서 하는 그런 일들은 아니었다.

 

정말 내 관심 분야는 다른 데 있었다. 여행, 요리, 책 등등.

요즘은 그렇게 자신의 관심분야를 살려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많다. 우리 신랑은 놀이도 취미도 일이 되면 다시 고달파지는 거라 하는데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더 의욕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그게 좀 힘들더라도 내가 하고 싶던 일이기에 더욱 몰두할 수 있고 참아낼 수 있다는 것, 어느 정도 성공한 위치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라, 희망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사실 그 자리에 서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참 힘든 시기 아닌가. 취업이든 창업이든. 어쨌거나 밝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난 에세이 읽듯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나 여행을 좋아하는 조은정님의 이야기는 이미 그분의 전작인 "일하는 짬짬이 떠나는 세계여행" 이라는 책을 읽고 단단히 반했던 터라 눈을 반짝이며 읽을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여행 분야라 막연한 동경심도 갖고 있었다. 아이가 있는 주부로 여행 작가가 된다는게 사실 우리 신랑이나 아이, 또 나의 상황이 뒷받침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애초에 접어버리고 말았지만 정말 즐기는 일이라면 여행 작가나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그런 직업이 나와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요즘이다.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님의 경우에도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책에서 환상적인 그림으로 만나 인상깊은 작가분이었다. 사실 그분의 작품은 예전에 페이퍼에서도 짬짬이 만나본 적이 있었고 말이다. 요리책을 좋아해 여러 요리책을 두루 접하다보니, <희동이네 떡 방앗간>이라는 책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는데, 본인의 이름인 희동이를 따 쓴 떡 카페 <희동아 엄마다>의  오너이자 우리떡 연구가인 김희동님의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이른 나이에 생활의 달인에도 나오고 (나도 좋아하는 프로였는데 김희동님 편은 미처 못 보았었다.) 일본의 예쁜 화과자에 밀려 한인 타운의 돌덩이 같은 차가운 인절미에 실망했던 뉴욕 시절을 떠올리며 뉴욕에 너무나 멋진 떡 카페를 오픈하겠다는 꿈을 세웠다 한다. 아직 뉴욕까지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삼청동에서 꽤 입소문이 난, 떡 같아 보이지만 맛은 놀랍게도 베이커리 맛이 나면서 너무나 예쁜 그런 자신만의 떡을 개발해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현재 직업에 정착하기까지의 여러 사연들을 만나다보면, 아, 이렇게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겠구나. 쉽지 않더라도 자신의 꿈을 펼친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스토리가 있는 그 과정들이 더욱 빛나보인다. 어느 길에나 스토리는 있겠지만 그녀들이 성공을 해서 그런지 각자의 독특한 사연들이 더욱 빛이 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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