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출근길은 행복한가요? - 놀이하듯 일하는 여성 멘토 13인의 드림 시크릿
김희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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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직장생활이라.

게다가 놀이하듯 일을 한다라. 나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왕 해야하는 일이라면 놀이하듯 즐기는 일, 나만의 일을 찾아서 하고 싶다는 것.

 

예전 직장 생활을 할적에 직업 특성상 비슷한  여러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위계질서가 확실했던 어느 직장은 내가 몇년간 몸담은 곳이자, 매일 아침이 참 고역으로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다. 나와 같은 신입들은 선배들에게, 특히 마치 군대 고참같은 (여성뿐인 직장인데도 꼭 그런 사람이 한 둘 있었다.) 질서를 강요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고, 일을 시키고 하는 것을 아주 당연시 하는 곳이었다. 하루 온종일 서서 일하고 나면 거의 얼이 빠질 정도로 피곤했는데, 나와 동기면서 한 두살 많은 언니들은 집에 가자마자 바로 쓰러져 잤다는데, 한살 어리다는게 힘이 되었는지 아니면 원래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랬는지 퇴근 후에 약속을 잡아 한참 놀다 들어가곤 하는 나를 보며 동기들이 정말 대단하다~ 하곤 했었다. 하지만 내 나름으론 그렇게라도 삶의 원동력을 찾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정말 학교 가는 것보다 심하게 가기 싫은 직장에 목줄 매여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더 최악인 것은 가장 위에 있는 헤드가 어찌나 고압적인지 마음대로 퇴사할 분위기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싫으면 그만일텐데, 겁이많아서 정말 이민을 가야만 그만 둘 수 있는줄로만 알았다. 어찌 됐건 하나 둘, 그 상황을 견뎌내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혹은, 잘 버텨왔던 사람들조차 어느 순간에 우르르 그 곳을 떠나고 있었다. 나도 그 중의 하나가 되었고 말이다.

 

이후에 만난 직장들도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보다는 훨씬 더 편안한 기분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니, 그때의 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내가 하는 일에 어느 정도 만족도 하고 책임감도 있었지만, 사실 좋아서, 정말 즐겨서 하는 그런 일들은 아니었다.

 

정말 내 관심 분야는 다른 데 있었다. 여행, 요리, 책 등등.

요즘은 그렇게 자신의 관심분야를 살려 직업으로 삼는 이들이 많다. 우리 신랑은 놀이도 취미도 일이 되면 다시 고달파지는 거라 하는데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더 의욕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 그게 좀 힘들더라도 내가 하고 싶던 일이기에 더욱 몰두할 수 있고 참아낼 수 있다는 것, 어느 정도 성공한 위치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라, 희망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사실 그 자리에 서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참 힘든 시기 아닌가. 취업이든 창업이든. 어쨌거나 밝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난 에세이 읽듯이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나 여행을 좋아하는 조은정님의 이야기는 이미 그분의 전작인 "일하는 짬짬이 떠나는 세계여행" 이라는 책을 읽고 단단히 반했던 터라 눈을 반짝이며 읽을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여행 분야라 막연한 동경심도 갖고 있었다. 아이가 있는 주부로 여행 작가가 된다는게 사실 우리 신랑이나 아이, 또 나의 상황이 뒷받침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에 애초에 접어버리고 말았지만 정말 즐기는 일이라면 여행 작가나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그런 직업이 나와 잘 맞지 않을까 싶은 요즘이다.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님의 경우에도 <함부로 애틋하게>라는 책에서 환상적인 그림으로 만나 인상깊은 작가분이었다. 사실 그분의 작품은 예전에 페이퍼에서도 짬짬이 만나본 적이 있었고 말이다. 요리책을 좋아해 여러 요리책을 두루 접하다보니, <희동이네 떡 방앗간>이라는 책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는데, 본인의 이름인 희동이를 따 쓴 떡 카페 <희동아 엄마다>의  오너이자 우리떡 연구가인 김희동님의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이른 나이에 생활의 달인에도 나오고 (나도 좋아하는 프로였는데 김희동님 편은 미처 못 보았었다.) 일본의 예쁜 화과자에 밀려 한인 타운의 돌덩이 같은 차가운 인절미에 실망했던 뉴욕 시절을 떠올리며 뉴욕에 너무나 멋진 떡 카페를 오픈하겠다는 꿈을 세웠다 한다. 아직 뉴욕까지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삼청동에서 꽤 입소문이 난, 떡 같아 보이지만 맛은 놀랍게도 베이커리 맛이 나면서 너무나 예쁜 그런 자신만의 떡을 개발해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현재 직업에 정착하기까지의 여러 사연들을 만나다보면, 아, 이렇게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겠구나. 쉽지 않더라도 자신의 꿈을 펼친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스토리가 있는 그 과정들이 더욱 빛나보인다. 어느 길에나 스토리는 있겠지만 그녀들이 성공을 해서 그런지 각자의 독특한 사연들이 더욱 빛이 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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