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성장 심리백과 - 미국아동청소년심리협회의
미국아동청소년정신과협회 지음, 권상미 옮김, 노경선 감수 / 예담Friend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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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0명의 미국 아동 청소년 정신과 의사들 및 기타 관련 의료인들로 구성된 AACAP(미국아동청소년정신과협회)의 60여년간의 귀중한 성과물로 만들어진 공식 육아서, 아이 성장 심리백과. 이 책은 예전에 나온 "당신의 아이"의 개정 증보판이라 되어있었다.

 

아이의 출산후 영아기서부터 11세인 초등학교 학령기에 이르기까지의 연령대를 두루 아우르는 책이라, 지금 7세인 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읽어볼만한 육아서였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고 권위의 AACAP에서 집필한 단 한권의 공식 육아서라는 타이틀이 내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았고말이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아이의 성장과 발달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초보 엄마아빠들의 아이 성장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2부에서는 아이의 일상적인 문제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서,가정과 학교에서의 문제, 만성질환이 있는 아이에대한 문제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각 가정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혹은 고민이 되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겠지만, 우리 아이를 키우면서 돌 전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모유 수유와 아이 취침에 대한 문제였다. 아기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만 하면 된다 라는 어른들 말씀이 있으셨는데 그 당연한 것들이 어찌나 힘들던지. 모유는 잘 나오지 않지. 아이는 모유 외에 분유는 입에도 대지 않으려 하지. 그러다보니 늘상 배고픈 아기여서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해서 수시로 깨기에 거의 밤새 수직으로 앉아서 아이를 안고 젖을 물리고 있어야만했다.

당시에 아이 수면, 취침법에 대한 아주 다양한 책들을 다 찾아보고, 베이비 위스퍼 시리즈는 아예 세트를 전부 다 구입하고 돌전에는 육아서 외에는 읽지도 못했었는데 아주 정독까지 해봤지만 모유 수유량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책에 나온대로 하는게 쉽지 않았다. 이 책에도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취침 교육 등에 대해서만 전문적으로 쓰인 책은 아니기에 기대할만한 정도의 정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 키우면서 참고하고 궁금한점들 읽어보기에는 괜찮은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나의 경우는 워낙 특이했으니. 분유 수유를 한다거나 모유 수유량이 충분하다면 수면 교육도 참고할만한 가치가 있어보였다.

 

떼 쓰고 우는 아이에 대한 보상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얼른 위기를 모면하고자 보상했던 일들이 많이 주어지다보니 사실 요즘도 우리 아이는 자기가 뭔가를 하면 보상이 있을거라 (대개는 레고라거나 아이스크림이라거나)기대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이가 떼를 쓰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등에 대해 수많은 육아서 등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이 종합적으로 다뤄져 있다고 보면 좋을 그런 책이었다.

 

건강에 대해서 다룬 책들도 많지만 주로 정신과 의사들의 책이다보니, 아이들의 심리 발달, 정신적 문제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에 더 수월한 책이 되기도 하였다.

아이가 하는 말이 사실 말 그자체로는 끔찍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을 알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들은대로 내뱉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아이의 뜻이 어른이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일이 아닐수 있는데, 어른들은 자신의 기준과 안목에서 일을 크게 부풀려 착각하거나 오해하여 아이를 지나치게 혼을 내고 주눅이 들게 만들수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제가 있는 경우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싫어하거나 미워할때 부모가 대처하기 좋은 그런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두께도 그렇고 전문 백과사전같은 책이라 성장과 심리에 관한한 필요한 부분을 바로바로 찾아서 보기 좋은 책이었다.

 

주로 어린 아이일때 나타나는 말더듬증이 청소년기에도 나타날수도 있는데 그럴때 자꾸 그런 부분을 지적하고 걱정하면 오히려 아이가 더 의식을 해서 고치기 힘들 수도 있다하니, 그런 부분을 미리 조심해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알면 쉽게 해결될수있는 문제들도 몰라서, 혹은 지나친 반응으로 화가 되게 할 수도 있기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할때 찾아보기 좋은 책이기에 눈에 잘 띄는곳에 꽂아두고 아이의 심리 상태에 대해 고민이 되거나 궁금증이 생겼을때 펼쳐보기 좋을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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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6
유다정 글, 민경미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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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시끄러운 매미 소리에 잠을 깬 적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8층이라 이렇게 가깝게 들린다는게 무척이나 이상한 일이었죠. 놀랍게도 우리집 창문에 매미 한마리가 매달려 울고 있더라구요. 맴맴~ 그 소리가 더운 여름을 청량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 달디단 늦잠을 자고 있던 아이엄마에게는 소음처럼 들리기도 하였답니다. 게다가 나무 높이 매달려있을 법한, 그래서 소리만 듣고 실제 매미 모습을 보지 못했던 우리 아이에게 아파트에 매달려 울고 있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매미의 존재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답니다.  

 

어릴적에는 개미, 지렁이도 자주 볼 수 있었고, 잠자리, 나비 등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도심에 살다보니 집근처에 공원 등이 있다고는 해도 다양한 곤충들을 아이에게 보여줄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었다고 볼 수가 없어 아쉽습니다. 아이들은 어릴적엔 마구 뛰어놀게 해야한다는데, 말로만 그렇고 집안에 틀어박혀 혼자 레고나 조립하게 만드니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또 땅을 헤집고 놀게는 못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랄까요.

 

푸른 숲, 우리 어릴 적에 마음껏 뛰놀던 바로 그 곳. 우리 아이와도 공유하고 싶은 그런 싱그러운 공간입니다.

이 책에서는 표지의 두 아이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아이들이 손짓으로 가리키는 매미가 주인공이랍니다. 여름에 우리 귀를 아주 따갑게 해주는 그 존재, 매미는 성충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아주 짧고, 유충으로 땅 속에서 아주 긴세월, 6~17년 가량을 살아난다고 하네요. 곤충의 삶이, 성충이 아닌, 유충의 삶이 그토록 길수가 있다는게 참으로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어릴적 철없을 무렵, 학교 숙제를 한다고 혹은 단순한 흥미로 곤충채집의 명목으로 살아있는 곤충들을 잡으러 다녀야했던 시절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마침 매미 애벌레가 태어나자마자, 숲이 불에 타는 비운을 겪는 것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서둘러 땅을 파고 들어간 애벌레는 충격적이었던 화마의 기억에서 쉽게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물론 아주 어릴 적에야 기억하고 볼 수 있는게 극히 제한적이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입혀 만든 의인화된 동화이기에 마치 어린이들의 마음이 담긴듯 생생한 묘사 속에 아이들은 산불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연적인 산불보다 최근에는 등산객들의 담배꽁초나 사람들의 부주의한 실수로 인한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숲 하나의 자연을 일구어낼때까지의 시간은 엄청난 시간이 걸리지만, 산불로 단번에 모든 숲의 생명과 나무, 수풀을 없애는데는 아주 짧은 몇시간, 며칠밖에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끔찍한 대비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매미의 유충으로써의 길고 길었던 그 시간동안, 매미가 땅 속에서 걱정하고 또 걱정하는 동안, 자연은 고맙게도 자생의 힘으로, 곤충과 식물의 자연의 생태계의 힘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스스로 살아납니다. 사람의 도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좀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겠지마 ) 이 책에서는 자연 스스로의 힘으로 푸른 숲이 완성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매미 유충이 걱정을 하고, 땅 속에서 스스로 커 나가는 그 과정동안 땅위의 모두 타버렸던 그 속에서 살아있는 생명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그 과정들이 그래서, 다시 숲을 이루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조성하는 그 과정들이 그려집니다. 그림으로 아름답게 말이지요.

 

자연이란 정말 우리가 아끼고 보존해야할 소중한 것들입니다. 우리만 잠깐 누리고 말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그 아이의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과학 지식이나 그 산물 못지않게 생태계의 자연 또한 아니 그 이상으로 중시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길고 긴 세월을 견디며 땅 밖으로 나온 매미에게 폐허처럼 다 타버린 숲만 남아있었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었을까요. 정말 다행히도 숲은 살아남았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이 땅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공유해야할 소중한 동식물들이 함께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그런 소중한 동화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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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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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를 유지하고 지속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되었던 유학, 중국에서 온 이 학문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종속적인 관계가 더욱 깊어진 것은 아닌가 싶었고, 남존여비라거나 나중에 서구 문물등을 받아들이는데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이 유학이라는 생각이 들어, 사실 고려시대처럼, 유학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어진 우리의 자존감이 더욱 높은 문화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사실 공자, 맹자로 이어지는 유교의 영향, 유교의 전파가 우리나라에 좋은 영향만 준 것인가. 꼭 필요한 것이었는가에 대해서 조금은 의심이 드는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유학, 유교의 도리에 대해 운운하는 중국 교수의 이 책이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게 읽혀졌다.

 

마음을 다스리고, 평안하게 하고, 다양한 동양의 도와 선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 바이지만, 그것이 꼭 유교를 통해서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참 내 마음에 편견이라는게 자리잡아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적어도 중화사상이 뿌리깊이 박히지만 않았어도 우리나라는 좀더 큰 나래를 펼칠수 있지 않았을까. 당쟁에서도 자유롭고, 스스로의 왕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더욱 높았더라면 하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현대인들의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심신의 수양, 특히나 마음의 수양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공감하지만, 옛 중국 성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다는 그런 편견이 뿌리박혔었나보다. 그런 약간은 매의 눈으로 불편한 시선으로 읽던 와중에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사실 그 옛날 그렇게 중원을 호령했느니 타 민족들은 다 오랑캐니 하고 무시했던 중국 민족들이 오늘날의 모습은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너무나 많았다.

당대에는 선진국인양 발전된 문화를 간직한양 다른 민족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던 그들이었는데 오늘날의 그들의 모습은 다른 나라의 관광객으로써 전혀 예의라곤 갖추지 못한, 시끄럽고, 무례하고, 그런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기때문이었다. 관광객이 아니더라도, 중국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은 사실 끔찍한 일들이 무척 많다.복수심에 어린 아이의 눈을 그냥 파가는가 하면, 버스건 길거리에서건 사람이 죽어나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무시하고 지나간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물론 그런 일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난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옛 선진국이라 자신했던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건네들은 책속, 뉴스속, 그리고 여러 매체를 통한 이야기속에서건 입모아 하는 이야기들이 이해하기 힘든 그런 극도의 이기주의 인명 경시주의 등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현대 실상을 아주 제대로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정글만리라는 책에서도 나온 부분이고 말이다.

 

스스로 이렇게 하라~ 하고 말을 하고자 하는 현대 유학자로써의, 중국 최고 교수로써의 시선에서는 도대체 어떤 변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외면하지 않고 그 부끄러운 현실에 대해서도 고백하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중국 또한 일본을 싫어하는 것이 못지 않을텐데도 불구하고, 영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럽의 15000명 호텔업계 인사들을 인터뷰하여 각 여행자들의 행동을 조사하였더니 일본 여행객이 가장 깔끔하고 예의가 바르기로 1등으로 꼽히고, 중국은 최악 중 끝에서 세번째에 꼽혔다 하였다.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아무데나 침을 뱉고, 멋대로 쓰레기를 버리며, 자리를 차지하려 다투고, 웃통을 벗고 다니며, 말다툼하는 것 등등이 지적되었다는것.

 

매일 큰 소리로 5000년 문명 중국, 예의지국이라 떠들면서 예의지수로는 뒤에서 세번째를 차지한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221p

진실로 내가 궁금한 부분이었다. 그것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 궁금하였기에 갑자기 호기심지수가 급 상승을 한 부분이었다.

중국 욕할 것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도 냄비 근성이니 하는 말들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처럼 스스로 자만하거나 잘난척을 하지는 않지 않았던가. 자신들의 그런 모습을 경제의 영향을, 근현대에 잘 못 살았기에 그래왔다고 말을 한다지만, 사실 공자 맹자 시대에는 지금보다도 더 열악한 물질 생활 수준을 갖지 않았던가. 저자 역시도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그 문제의 정답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버렸기때문이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이다.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중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너무나 많이 몰리는 사람들에게 자신들도 미리 데이는 모습을 보이는듯하다.

그러니 런타이둬, 많아도 너무 많아 나말고는 몇억쯤 사라져도 돼 (정글만리 중에서) 그런 무시무시한 말들이 양심의 거리낌 없이 마구 나오고 있지 말이다.

 

아, 사실 이런 책을 읽는 목적이 나를 반성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해야하는데 아무래도 중국 유학을 다루는 교수의 글이다보니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나만의 방식으로 읽어내려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는 너는 청명하게 잘 살고 있느냐? 말을 한다면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다. 다만, 궁금했을뿐.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았던 유학자가 바라보는 중국의 현 모습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 것이었는지 난 그 이야기에 대한 대답을 들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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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 - 정신과 의사 하지현의 부모 심리 카운슬링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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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욕심만큼 아이를 아직까지 구속해? 다잡아? 본 적이 없어서, 완벽주의 엄마 등의 말이 내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역시나 찔리는 말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부모가 바라는 것은 에베레스트 산이고 아이들은 실제 수준이 설악산 등에 이른다거나, 가장 가정의 약자인 아이에게 내 안에 쌓인 화를 나도 모르게 분출하는 수채구멍 식으로 아이를 훈육한다거나. 물론 표현이 참 그렇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그렇게 화를 내는 일이 분명 있었다. 진짜 되돌아 반성해보면 화의 대상이 되어야할 사람은 아이가 아니었다. 사실 아이 아빠한테 화가 나거나 할 적에 나는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는 반면, 아이 아빠는 인내심을 발휘해서 내게만 화를 내고 말았으니 그것 참 현명하다고 해야할지, 나를 만만하게 봐줘서 고맙다고 해야할지. 부부싸움이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아 내가 참고 넘어간다 생각했는데 그게 내 아이에게 화를 내는 분출구가 되어서는, 되어서도 절대 안될 일이었다. 나의 화를 다른 방향으로 푸는 방향으로 바꿔봐야겠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 책은 정신과 의사 하지현의 부모 심리 카운슬링에 관한 책이다.

자신의 두 아이를 키워낸 경험과 수많은 부모들, 특히나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데 익숙해진 현대 한국인 부모들의 실제 사례들을 상담하고 그 이야기가 담겨진 책이기에, 마치 나 자신의 이야기인것같은 대화를 많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우리 아이는 어린 나이라서, 반항이 크게 시작되지 않았는데, 사춘기 부모들이 읽으면 정말, 아, 내 이야기가 맞아요 할 대목들이 미리부터 눈에 많이 띄는 책이기도 하였다. 말 잘 듣는 아들이라는 것도 사실 위험한 일이 될 테고,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들은 사춘기를 넘길 것이며, 그 정도가 심하건 약하건 분명 아이와 부모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다. 나는 비교적 원만하게 그 시기를 넘겼다 생각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다른 과거로? 기억하고 계실 수도 있는 일이었고, 내가 이랬으니 너도 이래야돼 하고 기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인격체이자 제 3자인 아이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일이 될 것이다.

 

머리로는 그래그래, 하고 수긍이 되면서 그게 "내 아이와 나의 문제"가 되면 별개의 문제가 되고, 평범한 일도 심각한 일처럼 비약을 한다는게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다소 좀 거리를 두고, 지켜볼 줄 알아야하는데 그런 현명함을 유지한다는게 쉽지가 않다.

제목의 말만큼이나 아이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엄마가, 완벽주의를 잊고 아이에게 빈틈을 보이고 좀더 많은 자유를 주고, 아이 스스로 해내게 믿고 기다린다는 것이 사실 너무나 힘들다. 잘 자란 아이들의 예를 보면 많은 부분 엄마들이 참고 기다리고, 아이에게 재량권을 많이 주고, 혹은 엄마가 너무 바빠서 일일이 간섭을 못했는데 그게 전화위복(?)이 되어서 아이 스스로 자립심이 길러졌다거나 하는 일들이 많은데..그런 사례들을 보면서도 내 아이 스스로 혼자서 알아서 잘 해내기를 기다려주고, 아이에게 재량권을 마음껏 준다는게 오늘날의 부모들에게는 참 두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어른들이 보기에 걱정스러운 사회 문제들도 너무 많고 아이들이 하는 말, 어울리는 친구들이 걱정스러운 일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10대의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최고이고, 엄마는 아무리 옳은말을 해도, 하늘이 파랗다고 해도 빨갛다고 반항해보고 싶은게 10대인데.

전부라 믿었던 부모기에 이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싶은게 자꾸 부모로부터 떠나기, 독립하기를 준비하는 아이들이건만, 품안의 자식으로 오랫동안을 살아온 엄마들, 게다가 예전 우리 세대와 달리 정말 별것인양 아이 하나하나에 최고의 정성을 기울이는 요즘 젊은 엄마들 가운데 한사람으로써는 내 아이에게 관대하고, 성적이 떨어지고, 반항하고 그러는데 그냥 마음을 비우고 네가 다 잘알아서 하겠지 하고 기다리는게 얼마나 힘들고 하기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되는 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빈틈을 보이라고 책은 조언한다.

아이가 10대에 접어들어 고민스러운 엄마들, 그리고 지금도 아이에게 지나친 애정을 쏟느라 마음이 벌어지고 있는줄 모르고 있는 우리들, 조금씩 책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워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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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영어 헛고생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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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 전문가 26인이 밝혀낸 잘못된 영어 사교육 정보 12가지

 

 

아이가 일곱살이 되고 나니 사실 갑자기 조급증이 몰려오기 시작하였다. 한글도 완벽히 떼야할 것 같고, 수학도 신경써줘야 할 것 같고..무엇보다도 영어를 제대로 공부시켜야 할 것 같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학교에서는 1학년부터는 아니고 (사립은 예외일지 모르지만) 3학년부터 제대로 영어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는데, 다른 엄마들은 아이들 태교 단계에서부터 영어 cd 노출은 물론, 유아기서부터 꾸준히 엄마표 내지는 홈스쿨 등 다양한 루트로 관리해주고, 6~7세에는 영어유치원에 다니면서 초등 영어 학원으로의 연계를 꾀하는 집들이 있다 하니 (그냥 단순히 남 일이 아니라, 나의 경우에는 가까운 친구들이 그런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영어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있는게 너무나 걱정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는 단계였다. 미리 선행 테스트를 본다는 것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5~6세에 원어민 얼굴만 봐도 경악을 했던 아이였던 지라, 5세에 첫 기관 입학은 포기를 했고, 6세부터 보내기 시작한 기관에서는 그냥 공부보다는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단체 생활 적응 훈련 정도로 마음을 비우기로 했는데.. 같은 원에 다녔던 아이들 중 꽤 많은 수 (그래도 다행인지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남았다.)가 영어유치원으로 7세반부터 옮겼다 하니 나로써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다. 1년동안 원어민에 대한 적응은 되었겠지만 하루종일 원어민과 영어로만 대화하고, 유치원이 아닌 영어 학원(영어유치원은 읽고 쓰기 훈련위주의 학원이라는 것을, 이 책이 아닌 이미 다니고 있는 친구를 통해 들어 알고 있었다.)에 아직 다른 아이들에 비해 기관 생활이 짧은 우리 아이를 보낸다는게 영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자기 아이는 엄마가 가장 잘 아는 법이라고, 아예 영어는 물론이고 유치원 자체에 정을 떼어버릴것 같아서 아빠와 의논해서 영유는 보내지 말자 하고 다니던 기관에 보내고 있는 중인데, 아무래도 2년씩 보내고 있는 친구에 비해 계속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계속 불안하였다.

 




아이 아빠는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어릴 적부터 아이를 다그쳐서 영어 공부를 시킨다고 해도 초등학교때 영어 적기에 배운 아이들이 더 단기간내에 따라잡을 수 있고, 금새 실력차가 좁혀진다는 것이었다.

말은 그렇게 들어도 사실 기계적이라고 해도, 주입식 학습법이라고 해도,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배운 아이들이랑, 뒤늦게 하나하나 알아가야하는 우리 아이랑 출발선상이 달라진게 아닌가 싶어 조급증이 들었다. 우선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지금의 선택이 최선이라 여겼는데, 영어의 갭은 어떻게 메꿔야할지, 난 그 해답을 잠수네 같은 책에서 얻고자 했었다. 그런데 잠수네에서도 사실 엄청나게 엄마들이 노력을 하는 예가 나온다. 시작도 제대로 해보지 않았는데도, 엄마들이 하도 엄격하게들 하니 미리부터 엄마인 내가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길게 가는 레이스"에서 미리 엄마와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함을 중시하고 있었다.

그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이 유아기때부터 미친듯이 영어 공부 등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퍼트를 올려야 할 아이 초등 저학년기에 이미 엄마는 몇년을 영어며 각종 뒷바라지를 해온터라 지쳐서 정말 중요한때에 손을 놓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엄마가 지치지 않더라도 아이가 지칠수도 있고 말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발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엄마에 의해 공부를 해오는 경우는 초중.. 길게는 고등학교까지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다가 정말 중요한 시험이라 생각할 대입이나 취업, 혹은 고시에서 기존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냥 맥을 못 추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보아왔다. 신랑과 하는 이야기가, 길게 보는 레이스니.. 아이가 지치지 않게 해주자. 하는 것인데.. 사실 우리 아이는 열성 엄마들은 물론 보통 엄마들에 비해서도 내가 넘 방임식으로 키워서, 노는데 더 열을 올린 경우다. 책도 나는 무척 좋아하지만 아이는 뭐 하루 몇권 정도 읽는 정도고, 다른 집처럼 북트리를 쌓을 정도로 읽어주지도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건 유치원 다녀와서 하루종일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 조립을 하고, 레고 동영상을 보고 하는 것들이었다. 여섯살때까지는 그래도 그냥 괜찮아 하고 넘겼는데.. 일곱살이 되니, 너무 이렇게 노는 습관에 방치하는 것도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작한다고 빠른것도,( 사실 느리다 하는 엄마들도 있지만),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을 좀 편안히 먹고 아이가 영어에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해주는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 불안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기는 하는데, 그래도 사교육의 공포 마케팅 (네 아이만 안 하고 있다. 지금 그러는 동안 네 아이만 떨어지고 있다.)을 완벽히 무시하고 나 혼자 달관하며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비슷비슷한 영어 교육 책들을 읽어가며 정말 그 안에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가를 얻는데 치중하려 하고 있다.

 

이 책도, 아이의 유아 영어 교육을 지지하는 <아이의 영어 두뇌>라는 책에서도 가장 강조하고 있는 핵심은 같았다.

영어 다독, 그 전의 한글 다독이 선행된 영어책 다독이 정답이라 하였다. 많은 시간의 노출과 많은 시간의 독서. 그것만이 아이들이 영어에 지치지 않으면서 완벽하게 영어를 습득할 가장 쉽고도 정도의 길이었는데, 충분한 시간 안배가 필요하고, 아이가 지치거나 질려버리지 않게 재촉하고 엄마 식으로 몰아붙이지 않아야한다는 점이었다.

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더 신경을 써서 영어 노출을 자연스럽게 해주고 영어 다독으로 이끌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독, 영어 다독, 사교육을 시키는 것도 그 양을 정하는 것도 엄마의 몫이지만, 아이가 영어를 지옥이라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 또한, 엄마의 몫이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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