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애벌레 기차 책 읽는 우리 집 10
니시하라 미노리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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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수수께끼 내기를 했어요. 우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은? 하고 물어보니 바로

꿈틀꿈틀 애벌레 기차! 하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겨울 동안 못 다녔던 여행을 봄이 되니 좀 다녀보자 하면서 4월말부터 해서 자주자주 여행을 다니려 하는 중이예요.

바로 어제도 아이와 친정부모님과 함께 시골과 바다를 훑고 오는 1박 2일 여행을 하고 왔네요.

차 안에서 심심할까봐, 또 숙소에서 심심할까봐 몇권의 동화책을 챙겨갔는데 그 중 대박중의 대박이 난 꿈틀꿈틀 애벌레 기차입니다.

 

워낙 차를 좋아하는 아이라 기차도 엄청 좋아해요. 남자아이들뿐 아니라 여자아이들도 기차라면 정말 좋아하지요.

그런데 애벌레 기차라니, 게다가 표지도 너무나 재미있어보이고 색감도 예쁘더라구요. 제목만 들어도 혹했던 책이었는데 제 6회 핀포인트 그림책 경연대회 우수상 수상작이라 하네요. 무슨 수상작 이런것보다도 사실 아이의 반응이 제일 중요한데 우리집에선? 단연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낸 단행본이었답니다.

 



첫장을 넘기면 스케치 형태로 된 지도 같은 것이 나와요. 바로 책 속 애벌레 기차가 다닌 길을 보여주는 것인데,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지도를 보면 아하! 여기선 어떤 내용이 있었지~ 하고 자연스레 아이와 책을 훑는 활동이 된답니다.

 

칙칙폭폭 꿈틀 칙칙폭폭 꿈틀.

엄마, 왜 기차가 꿈틀거려?

어~ 그건 이 기차가 그냥 기계가 아니라 애벌레이기때문에 꿈틀꿈틀한다는 말이 칙칙폭폭과 같이 쓰인거야~

 




애벌레 기차가 손님들을 태우고 갑니다.

애벌레 기차가 지나갈땐 메뚜기도 기다려야해요.

그런데 메뚜기가 어디 있을까요? 건널목 앞 작은 곤충들을 생각했던 독자들 앞에 어마어마하게 큰 메뚜기 얼굴이 딱 보일때~ 정말 웃음이 빵 터지지 않을 수 없어요.

아이도 못 찾았던 메뚜기. 저도 얼떨결에 찾았답니다. 집에서 책을 읽어준 아이 이모도 메뚜기를 미처 못 찾았었다네요~




 

애벌레 기차는 벽돌 아파트도 지나가고, 토마토 농장에 도착했어요.

풍뎅이 아저씨를 토마토 농장에서 내려주면서 애벌레 기차가 방송하는 내용이 웃음을 저절로 자아냅니다.

"농장앞, 농장앞 역입니다.

토마토를 가득 따면 저에게도 나눠주세요."

아이가 엄마 왜 기차한테 나눠달라는거야? 묻더라구요. 당연히 애벌레 기차가 먹으려고지~

 



화분으로 된 터널을 통과해 양파 등불을 비추는 땅속마을 역에 들어갔어요. 다음 장에는 두더지 지하상가가 나오는데..

이런 하나하나의 세부 장면들이 정말 재미나답니다. 전체적인 동화만 읽어주지 않고 하나하나의 그림에 나온 대사들을 읽어주면 더더욱 재미나요.

전 어릴 적에 이렇게 자잘한 그림들이 가득하고 설명도 가득한 "상상력을 무한대로 이끌어줄수있는" 그런 그림들을 너무나 좋아했어요.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네요.

두더지 지하상가에 들어가 지렁이 아이스크림, 지렁이 파스타를 즐기는 두더지들, 그 옆에 지나가려다 헉! 하고 놀란 지렁이 친구들.

그리고 집게벌레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르는 두더지, 선글라스를 파는 두더지

 

우리 아이는 지렁이 두 마리가 두더지마을에서 헉! 하고 놀란게 너무너무 재미나대요.

이 책 덕분에 지렁이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답니다. 마침 책을 읽으며 여행가던 곳이 제 외가(아이에게는 왕할머니댁)과 우리 부모님의 텃밭 등도 거치는 코스여서

외가에서 본 지렁이를 시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 텃밭에 들러 지렁이까지 직접 땅을 파서 발견하는 재미를 누리고 돌아왔어요.

장난인지 진짜인지 아이는 지렁이가 귀여워서 좋다네요.

엄마는 징그러워 죽겠구나.

만지지 못하게 하고, 지렁이는 우리 농작물에게 아주 이로운 벌레니 땅에서 살게 해주자~ 하고서 관찰만 하고 그대로 두고 왔어요.

정말 어릴적엔 비만 와도 인도에까지 나온 지렁이들을 숱하게 볼 수 있었는데 (제가 굳이 땅을 팔 필요가 없었지요.)

요즘은 정말 지렁이 볼 데가 거의 없었거든요. 아이와 책을 봐도 그 곤충, 동물들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버린 세상인데..

아주 오랜만에 이렇게 직접 지렁이의 모습까지 직접 보고 오니 아주 유익한 여행이 되었답니다.

 

자연관찰 책이 아닌데도 꽤 자세히 그려진 그림 덕분에 곤충에 대한 호기심까지 생겨나게 한 그림동화가 바로 이 책이었지요.

땅속마을을 지나 땅위로 나오니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는 나무길이 이어졌어요. 우와 이런 상상의 세계 너무너무 좋아요.

사실 엄마는 애벌레 몸에 구멍을 뚫어 기차로 만든다는 설정이 좀 잔인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내 이웃 토토로에 나오는 그 고양이 기차도 사실 살아있는 고양이로 기차 모양을 만든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징그럽다 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무한한 상상력이 참 재미나구나 생각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던 장면중 하나가 바로 이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랑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리고 깜깜한 밤에 잠이 든 애벌레 기차의 모습 등 세장면이 그림자체로는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어요. 아이도 내용뿐 아니라 정성스러운 하나하나의 그림이 마음에 드는지 보고보고 또 보고 읽고 읽고 또 읽고를 해주어 엄마까지 뿌듯한 마음이 들게 해주었답니다. 오죽하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하고 물어봤을때 바로 이 책을 대답했을까요.

 



어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림과 내용뿐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할 그런 스릴 넘치는 스토리의 요소까지도 갖추고 있었어요.

무난하게 코스를 잘 가고 있는 듯한 애벌레 기차가 그만, 거대한 거미에게 잡혀버리고 말았거든요. 이 장면에 아이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는데..

그 다음장면에서 너무너무 시원하게 일이 해결이 되었어요. 우와, 정말 최고였답니다.

얼마나 좋아하던지요.

거대하던 거미가 아래로 멀리 떨어지니 아이가 왜 거미가 아까보다 작아졌어? 하더라구요.

원근감에대한 개념이 아직 자리잡히지 않았구나 싶어서 마침 차를 타고 가던 중이라 창밖에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나무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었어요.

가까이 있는 나무와 아파트는 알다시피 엄청나게 크지만 저렇게 아주 멀리 있으니 네 손가락보다도 작지 않니.

아이가 손가락을 들어 정말 크기를 비교해보게 말입니다.

 

사실 전 아이와 책을 읽으며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아요. 다만 이 책은 정말 그만큼 며칠을 끼고 살며 많은 이야기가 저절로 나눠지게끔 아이도 많이 질문하고 또 필요한 적시적소의 상황들이 되더라구요. 자주 보니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응용하거나 도움이 될 그런 일들이 생기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무사히 할일을 다 마치고 돌아온 애벌레는 공벌레 정비사의 정비를 받으며 즐거운 수다를 풀어놓고 잠자리에 들었지요.

 

애벌레기차가 잠이 든 그곳에는 꽈리 가로등이 있었어요. 오랜만에 보는 꽈리가 무척이나 반가웠는데 아이는 끝까지 엄마 이건 뭐야 이건 뭐야? 하고 물어봐서 강아지풀도 설명해주고 꽈리도 설명해주고 그랬어요. 공벌레도 물론이구요. 그옆에 가끔 우산을 만들어 갖고 놀던 풀도 보였는데 이름을 몰라 설명을 못해주었네요.

 

아이와 어여쁜 그림이 가득한 재미난 이야기의 동화를 너무나 유익하게 읽어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단행본도 전집도 많이 읽히고 있지만 이런 아이의 반응이 저절로 나오고 엄마까지 마음에 드는 책 드문에, 이 책은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책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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