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여신
박윤영 지음 / 다독다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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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잡지 에디터로 활동하던 사람이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되면서 요리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라면 물조차 못 맞추던 초짜 주부가 결혼 8년차만에 베테랑 요리블로거가 되어, "동글이의 자연 식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이 책을 내게 되었다. 확실히 패션 에디터 출신이라 그런지 요리를 담아내는 그릇과 스타일링까지도 보통 솜씨가 아니다.

그러고보니 결혼 8년차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다. 나 역시도 결혼 8년차임에도 그녀처럼 요리의 여신 경지에 이른게 아니라, 여전히 초보 신세를 못 면하고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신혼 1년차만 해도 웬만한 요리책이며 인터넷에 나오는 요리를 다 시연해볼 정도로 요리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다. 친구 하나는 내가 요리 블로거로 나서는 줄 알았단다. 그때는 네이버가 아니라 메뉴판, 싸이월드 등의 활동을 할때라 네이버에 요리 포스팅할 일은 더더욱 없었다. 초보지만 나름 정성들여 요리하고 맛있게 먹어주는 신랑이 너무나 고맙고 행복했다.

 



그러다 입덧을 핑계로 주방과 서서히 멀어지면서 한번 잃었던 요리에대한 흥미는 쉽사리 예전처럼 불붙질 못하고 있다. 맛있는 요리와 즐거운 식탁, 가족의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잘 알면서도 실천을 게을리하는 주부. 그러기에 한명은 요리의 여신이 되어있고 한명은 그저 그런 평범한 신세를 못 면하고 있는게 아닐런지.

암튼 작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책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요리들이 무척 다양하고 무엇보다 요즘 들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그릇 세팅 등의 스타일링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책에 함께 들어있던  테이블 매트 역시 너무 예뻐서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제품이었다. 이런 안목이 평범한 요리라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지.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다양한 그릇이나 소품,그리고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정보 등도 맨 뒤에 소개되어 있다.

 



초보 주부에게 주방은 무척 두려운 곳이 될 수도 있지만 경험상 괜찮은 요리책 한권만 잘 마스터해도 일년을 수월히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신혼 기간 이후에도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레시피대로 따라 만들어봐서 내 입맛에 잘 맞는 요리를 하게 만드는 요리책 한권의 발견은, 비싸게 끊을 요리학원 수강증 값을 대신할 반가운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초보 주부들이 식재료를 고르고 밥을 앉히고 하는 기본 정보에서부터 각종 육수 집에서 직접 만들기 등의 베테랑도 하기 힘들 그런 정보들이 쏠쏠하게 담겨 있었다.

 



요즘 요리책들은 참 감각적으로 재미나게 씌여있기때문에 잠깐 훑어본다고 읽어봐도 마치 에세이 읽듯 재미나게 볼 수 있어 좋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었다. 오늘 뭘 해볼까? 하고 재미나게 들여다보다가 고기를 좀 사다가 마파두부를 오랜만에 해봤더니 정말 대성공.

저자 또한 신혼초에 이것저것 실패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마파두부는 인기가 좋아서 줄곧 하게 되는 메뉴가 되었다 한다. 난 신혼 초에만 해보고 최근에는 두부 두루치기만 하느라 못해봤는데 오랜만에 해본 중국식 마파두부. 신랑의 입맛을 사로잡아서 정말 커다란 한접시에 가득한 마파두부를 신랑 혼자 다 먹을 정도의 인기여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물론 레시피는 이 책에 나온대로 따라했고 말이다. 우선 달지 않게 만들어서 그게 좋았다. 요즘 요리들이 대부분 달게 만드는게 너무 많아서 싫었는데 말이다.

 

사실 요리책을 찾는 주부들이 생각하는 요리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을 수밖에 없다. 의외로 평범한 요리를 더 선호하기도 하고 말이다. 나의 경우는 그랬다. 가장 즐겨 찾는것이 즐겨 먹는 한식 기본 반찬과 국들, 이 책에도 그런 평범한 메뉴들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황태해장국, 맑은 콩나물국, 참치김치볶음, 돼지고기김치찌개, 차돌박이 된장찌개, 맑은 소고기 뭇국, 이런 기본 메뉴에서부터 나조차도 아직 못 담가본 배추김치, 깍두기 등의 베테랑 메뉴, 그리고 간식을 좋아할 젊은 주부들을 위한 국물떡볶이, 매콤한 순대볶음, 떠먹는 피자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읽어보면서 색다르게 와닿았던 것이 진미채 튀김이었다. 마른 오징어를 살짝 물에 불려 튀긴다는 이야긴 들어봤어도 진미채를 튀긴다라니.

이런 대발상의 전환이 다 있나. 한번도 안해본 메뉴여서 꼭 한번 해먹어보고 싶어졌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남편 친구들의 술안주를 위해 냉동 치킨을 꺼내 손쉽게 고급요리를 만들어냈다는 유림치킨. 나도 유린기를 좋아해서 엄청 기대가 되었다.

어버이날이 코앞이라 어버이날 카네이션 쿠키도 정말 색다르게 와닿았는데, 인터넷에 얼마전에 떴던 쿠키를 생각하며 정말 이 책에는 핫한 정보들이 많이 들어있다는 생각 뿐이었다. 간단히 쿠키를 구워 그 위에 스텐실로 장식만 잘해도 부모님, 또 아이 선생님들이 감탄할 카네이션 쿠키가 뚝딱 완성되니 이런 아이디어가 얼마나 반가운지.

미처 생각지 못했던 한사람으로써 정말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된 레시피들이었다.

 

두툼한 한권의 책에 가득한 정보들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나도 요리의 여신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라도 가게 좀 열심히 따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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