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윈스턴, 지구온난화에 맞서다!
진 데이비스 오키모토 글, 예레미야 트램멜 그림, 장미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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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는 좀 많은 글밥이었는데도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책이 바로 신기한 스쿨버스였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몇권 있는 그 책들을 무척 잘 보네요. 그 중에서 한국 어린이 준이 등장하는 <신기한 스쿨버스"지구 온난화를 막아라">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북극의 지구 온난화에 대해 처음 들었답니다. 프리즐 선생님이 갖고 계신 예전 책에서는 북극 대부분이 다 얼음으로 뒤덮여있는데, 최근의 북극에는 얼음이 너무 많이 녹아 그림상으로도 횅해보이는 대조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기억하는모습과 많이 달라진 북극, 그 이야기를 북극곰들과 함께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이 책 <북극곰 윈스턴, 지구 온난화>에 맞서다 랍니다.



다른 동화책에서는 한두마리 등장할까 말까하는 북극곰이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되어 정말 많이 등장합니다. 가족 북극곰, 그리고 아저씨 북극곰들 (아이가 아저씨 레고 인형을 좋아해서 아저씨는 어디있어요? 하고 물어봐서 말이지요.)이 윈스턴 북극곰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몰려듭니다. 윈스턴은 용감하고 똑똑한 북극곰이라 그의말에 모두 귀를 기울이거든요.

얼음이 녹고 있어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진 북극곰들, 대책을 강구합니다.

윈스턴은 바로 그 대책으로 사람들을 설득해야한다고 말하지요. 바로 내일, 관광객들이 오면 그들에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며 우리의 뜻을 보여주자가 윈스턴의 의견이었어요. 모두들 찬성을 외치는데, 단 한사람 반대를 말하네요.

바로 그의 아내였답니다.



윈스턴은 아내가 못마땅했으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어요.

처음엔 왜 북극곰이 굳이 입에 담배를 물고 등장하는지 엄마인 저도 살짝 못마땅했었는데, 여러 사연이 들어있음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윈스턴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그냥 똑똑한 곰 이름이라 그렇게 지었나? 생각했는데, 손에 브이자와 시거까지.. 어디선가 본듯한 모습이 아니실까요? 바로 윈스턴 처칠을 패러디한 북극곰이랍니다. 그의 이름만 따온 것이 아니라 평생 골초였던 윈스턴 처칠의 습관과 브이자 행동까지 따라 창조한 캐릭터였어요.

아내는 지구 온난화에 반대를 하려면 몸에 해로운 담배부터 스스로 끊어야 다른 북극곰과 사람들도 동조를 할거라며, 자신도 그래야만 시위에 참가하겠다 말을 합니다. 정말 그렇네요. 그래서 등장한 담배였던 거죠. 스스로 솔선수범을 보여야, 다른 이들도 그의 의견에 믿음을 보일 수 있듯 말입니다. 실제 윈스턴 처칠은 술과 담배를 끊지 않았지만, 북극곰 윈스턴은 과감히 결단을 내립니다.

우와 툰드라 관람차는이렇게 생겼나봐요. 얼음위, 눈위를 달려야해서 그런지 몰라도 바퀴에서 몸체가 꽤 높이 떠있네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가 신이 나서 구경합니다. 이게 무슨 차냐 물어보구요. 언제 실제 사진을 구해서 보여줘야겠어요.

관람객들은 북극곰을 구경할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어디에고 곰들이 보이지 않아 다들 실망하고, 불평도 나오기 시작했죠.

그때 북극곰들이 나뭇가지를 입에 문 한마리 용감한 북극곰을 따라 행진하는 것을 보고 다들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지켜야 할 것들도 하나하나 글로만 길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곰들을 그려가며 그들의 피켓에 담겨 있어서 일부러 눈길이 가게 만든 점도 눈에 띄네요.



과식하지 말기.

샤워시간을 줄이세요.

내복 입기.

스프레이 사용 줄이기.

등등..



얼음이 녹는 것을 막고, 자신들의 터전을 보호하기 위한 북극곰의 이야기.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못하는 그들의 사정을 인간 작가의 눈으로 생생하게 표현이 되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이 된 그런 책이었어요. 지구 온난화는 사람들에게도 결코 유익하지 않은 일이지요. 우선 당장 그 해악을 입게 되는 북극곰의 상황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구요. 다같이 나눠써야할 지구 환경, 자원을 너무 인간들이 독식한게 아니었나 싶어요.



지구 온난화라는 문제가 살짝 어렵겠지만 눈 똥그랗게 뜨고 책에 집중하더라구요. 예전 책보다는 도리어 쉬운 책이어서 아이도 북극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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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괜찮아 1 : 천둥 도깨비 편 - 배꼽 할아버지의 유쾌한 이야기 괜찮아요 괜찮아 1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양윤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2월
절판


그림이 참 낯익다 싶었는데, '하세가와 요시후미'라는 작가분의 또다른 그림책이 우리집에 있었어요. <오줌싸개 될래요>라는 책이랍니다. 그 책에서도 일상을 살짝 희화화한 그림체와 내용이 너무나 재미난 작품이었는데 아이 어릴적에 보여줘서 글밥도 많고 이해 못할 듯 싶어도 너무 재미있어 한 책이었답니다. 지금 다시 읽어주면 더욱 딱 맞게 좋아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괜찮아가 3권 시리즈로 나왔던데 1권 읽고 나니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됩니다.



1권은 천둥 도깨비편이예요.

일본 그림책을 몇권 읽어보다 보니 몰랐던 일본문화 등을 알게 되네요. <천둥 도깨비가 쿵>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만나서, 이 책에서 또 만나니 반가운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또 얼마전 읽은 <열한마리 개구리>라는 그림책에서도 개구리가 배꼽이 없으니 같은 식구라는 내용이 계속 등장하더라구요. 배꼽이 없으면 개구리라는것이 그렇게 강조되는 것인지 몰랐거든요. 신기하게 이 책에서도 바로 그 내용이 나온답니다. 한권의 그림책을 보며 관련된 여러권의 그림책이 연상되니 참 즐겁네요 이 책 읽어주면서 다른 책들도 찾아서 다 꺼내놓고 같이 읽어줄까봐요. 어제는 열한마리 개구리를 동시에 찾아가면서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여기봐봐, 배꼽이 없으면 개구리라는 내용이 바로 여기에도 나왔잖아." 하면서 말이죠.

어느날 갑자기 집안에 천둥도깨비가 들어온다면 너무 무섭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도 항상 공룡이 찾아올까봐 두려워하곤 합니다. 예전 은사님 아드님이 고양이를 무서워한다고 해서 학생이었던 그때는 유아들의 그런 심리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특정 동물이나 특정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아요. 아뭏든 도깨비라고만 생각해도 무서운데 두명이 집안에 들어왔으니 놀랄만 합니다. 아이는 겁에 질렸지만 할아버지가 있어 안심하는 눈치네요.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이구요. 게다가 할아버지는 늘상 "괜찮아요 괜찮아."를 입에 달고 사십니다.



표지를 보고 할아버지가 왜 이마에 손을 짚고 계신가 싶었어요.

책을 끝까지 다 읽으면 그 사연을 알게 됩니다. 에구구 할아버지..그건 괜찮은 문제가 아니예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어넘깁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너무 재미나요 크크크 웃게 되네요.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요.

할아버지는 사양하는 도깨비 부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괜찮다며 허허 웃고 저녁 밥도 같이 먹자 하고 목욕도 하자 합니다.

도깨비들이 사양하자, 할아버지부터 팬티를 벗으시네요. 정말 아이들이 우하하 웃을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41개월 우리 아들도 무섭지 않은 천둥도깨비들과 할아버지의 "괜찮아요 괜찮아"하는 호탕한 말투 - 억양 넣어서 말해주면 더욱 좋아해요.-를 너무나 좋아하네요.

거기에 스스럼없이 등까지 밀어주어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첫 손님에게 다정한 사람이 없을진대, 천둥도깨비를 상대로 할아버지는 정말 아무 겁 없이 편안하게 대해주시네요. 손자 또한 할아버지처럼 스스럼없이 도깨비 아이에게 대하게 되구요.

목욕을 마치고 할아버지 팬티까지 내어주겠다했는데 쏜살같이 도망가버리는 도깨비들.

다음날 일어나보니 이런! 배꼽이 없어진거예요.



이게 무슨 내용일까? 일본의 풍습과 문화를 이해 못하면 갑자기 어리둥절해질 부분이었어요.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리면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얇은 여름옷을 입고 있던 아이들은 이런때에 배탈이 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천둥이 치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서 옷입어라. 천둥 도깨비가 배꼽 떼어갈라." - 역자후기

우리도 이불 잘 안덮는 아이들에게 배는 꼭 덮어야 한다고 강조하잖아요. 그게 천둥 도깨비라는 설화와 연관되어 이렇게 이야기되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아뭏든 배꼽없는 개구리 신세가 될뻔 했던 아이 앞에서도 할아버지는 괜찮아요 괜찮아를 외쳤어요.

천둥도깨비들이 버릇처럼 떼어간 배꼽을 되돌려주었는데, 배꼽, 따로 떼어놓고 보니 좀 징그러울 것도 같았네요.



우리 아들 배꼽은 어디있지? 배꼽이 있다 없다 그러니, 아이 배꼽이 어디있는지 물어보기에도 재미나네요. 아들이 옷을 들추고 어디있나 알려줍니다. 밤에 이불 잘 덮고 자야~ 천둥 도깨비가 못 가져가겠네~ 하고 말해주었어요. 이불을 마구 차내고 자서 자다 깨면 늘 다시 덮어주어서 수면조끼 입혀 재울때도 많거든요.



참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였어요.

맨 마지막장 그림을 보니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더라구요.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며 누구냐 물었는데 아마 2부의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띠지에 적힌 말들을 보니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인가봅니다. 그런데 그런 말 다 필요없이 직접 읽어보면 그 재미를 제대로 느낄 그런 책이었어요



괜찮아요 괜찮아. 세상 모든일이 다 괜찮을 수 없겠지만 아무리 무섭고 견디기 힘든 일이 생겨도 할아버지처럼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간다면 세상살이가 좀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미리 걱정하고, 작은 일도 늘 걱정하는 저로썬 걱정을 좀 덜고 살면서 "괜찮아 괜찮아"를 외쳐봄직하다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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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도둑을 잡아라! - 위치와 방향 456 수학동화 7
최옥임 글, 민은정 그림, 강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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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가 레고 인형으로 아빠와 잘 하는 놀이가 있다.

"느림보 @@@ 날 잡아 봐라~ "하면서 아빠가 도둑인형으로 도망을 치면, 아들이 경찰차 등으로 쫓아가는 놀이를 하는 것이다.

매번 비슷한 것 같은데도 아이는 참 좋아한다. 아이의 다양한 자동차와 비행기 장난감 등을 블럭 인형과 더불어 같이 놀다보니,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경찰 등에 대해 재미나게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읽어준 책이 바로 <생선도둑을 잡아라>.

첫 장면에서 시끌벅적 가게들이 하나하나 살펴보면 참으로 재미난 상황이 잘 묘사되어 그려져 있었다. 다양한 동물들이 지금 뭐하고 있나 둘러보며 아이와 이야기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일례로 저 너머 횡단보도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뱃속이 아닌 유모차에 아기를 태운 캥거루가 아닌가.

 

검은 고양이 네옹이 흰곰 아주머니네 생선 가게의 생선을 도둑질해가고 말았다. 이후 부르독 형사가 나타나 가게 안과 밖을 꼼꼼히 살피며 조사하고 cctv를 보고 도둑의 인상착의를 알아내 벽보를 붙이고 신문에 광고를 내었다.

벽보를 보고, 염소아저씨가 네옹이인줄 알고 신고했던 고양이는 반대쪽 눈에 흉터가 있는 고양이었다. 

또 네옹이 또한 벽보를 보고 얼른 염색을 해서 흰 고양이로 변신한후 더욱 대담한 도둑질을 하고 다닌다.

 

재미난 동화에 몰두하다보면 안, 밖, 오른쪽, 왼쪽 등의 글씨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이 눈에 띈다. 수학 동화중 한권인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위치를 파악하게 하는 위, 아래, 앞, 뒤, 왼쪽, 오른 쪽 등 세가지 축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부르독 형사가 네옹을 추적하고 뒤쫒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 용어들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익히고, 나도 해볼래를 통해 아이가 직접 도둑을 찾아나서게도 만들어준다. 어른들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 모든 것들을 우리 아이들에게는 하나하나 다 가르쳐줘야하는데, 이렇게 동화의 재미난 내용과 연계하여 가르쳐주니 아이도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하고 자연스러울것 같았다.

 

생선도둑인 네옹이를 뒤쫓는 과정이 아이가 요즘 한참 재미나게 하고 있는 도둑잡기 내용이라 그런지 더욱 재미나하며 , 처음 읽어주자마자 " 또 읽어줘요."를 외쳐서 한동안 읽고 읽고 또 읽어줘야했던 그림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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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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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극장 흥행작으로 저예산 영화인 <부러진 화살>이 엄청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국민 배우 안성기 주연이라는데 눈길이 갔고, 어떤 내용이길래 흥행몰이를 하는지 궁금했다. 검색해보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리고 무엇보다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았던 김명호 교수를 이야기한 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판사를 향해 석궁을 쏜 교수가 있다는 뉴스를 접했던 것 같다. 자세히도 아니고, 제목으로 말이다. 시사와 뉴스에 문외한이었던지라 더이상 깊이있게 알아보지 못하고 넘어갔던 사건이었는데 소설 도가니가 영화 도가니로 개봉되면서 실화 사건이 다시 부각되었듯, 이 책도 김명호 교수와 석궁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정확히 짚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 아닌가 싶다.

 

책 <부러진 화살>은 소설이 아니다. 저자 서형님이 우리나라 3대 권력기관(청와대,국회, 대법원) 앞의 일인 시위자들을 인터뷰한 기록들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김명호교수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석궁사건과 그 자세한 재판 진행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객관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저자가 만난 김명호 교수는 주변 사람들을 편하지 않게 만드는 불편한 성격을 갖고 있다 하였다. 옳다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굽히지 않는 소신과 강직함을 지녔지만 주위와 타협하고 부드러운 언행을 구사하는 것은 결핍되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를 나오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후 성균관대 수학과 조교수로 부임받아, 부교수 발령을 코앞에 둔 그가 갑자기 왜 사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전사가 되어버린 것일까?

1995년 성균관대 본고사 입시에서 수학 문제의 오류를 발견한 김교수가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수학과 교수들의 눈밖에 나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하게까지 되었다. 이를 부당하다 여긴 김교수가 대한수학회의 검증을 받고,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받고자 소송을 냈으나 대한수학회는 답변을 거부하였고, 법원에서는 "승진 임용은 학교 자유 재량 행위"라는 이유 하나로 기각했다.

 

크게 실망한 김교수가 해외에 나가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수월하지않았다. 그의 사건이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와 수학저널에 실려 "정직한 답변에 대한 비싼 대가" 등의 제목으로 소개되니, 외국의 김교수 상급자들은 그를 약자로 인식해 그의 연구 실적을 마구 가로채기에 이르렀다. 10여년을 고생만하다 돌아온 그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었기에 이 문제를 다시 제기했으나 일은 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자꾸 꼬여갔다. 그러다 석궁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판사를 향해 석궁을 쏘았다는 사건의 진실, 부러진 화살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그 진실 말이다.

 

소설이 아닌 실화라 믿기에 그의 인생과 도전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 치기식으로 너무나 무모해보였다.

정정당당하게 법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재판 과정은 읽는 이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며칠 후 대법원 판결문 2008도2621이 도착했다. 4쪽에는 부러진 화살이 언급됐다. 박훈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불리할 결정적인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 또는 은닉할 이유가 없으므로 라고 읽다가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리쳤다.

"피고인에 불리한 부러진 화살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게 왜 피고인에게 불리하냐? 유리하지!" 161.162p

 그저 씁쓸하기만 했다.

교수노동조합 소속으로 김교수 석방을 촉구하며 여덟번째로 일인시위를 한 최갑수 교수의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내가 김명호 교수라면 다른 방식으로 싸웠을 것 같아요. ..김명호 교수는 한국 현실에 대해 약삭빠르지 못한 사람이거든요. 차라리 그랬으면 자기 살 길 찾았을지 몰라요. ..우리는 김명호 교수를 통해 현대사의 기막한 한 부분을 보고 있는 거예요.193p

 

현실과 철저하게 타협하며 살아왔던 내가 그저 부끄럽게만 느껴진 김교수의 투쟁이었다. 본고사 입시 문제 오류 지적에서 시작된 사건은 17년이 지나는 동안 그의 인생을 꼬이게 만들었고 결국 구속되게까지 만들었다. 최근 뉴스글에 보니 대한 수학회에서 이제야 당시의 입시문제 오류를 인정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너무나 늦은 발표와 인정이 아닐 수 없었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이 있고 나서 (2009년판이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온 것이다.)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법정실화극이라고는 해도 영화이기에 주인공의 이름도 살짝 바뀌었고, 내용도 완전히 같을 순 없다고 하였다. 사실에 더 가까운 기록은 그러니 책이 될 것이다. 실화의 기록이라기에는 너무나 처절했던 한 사람의 약하지만 강한 투쟁이야기. 부러진 화살에 그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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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네 레시피 - 콩나물무침부터 갈비찜까지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내는 요리 비법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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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부터 눈독을 들였었다. 신랑도 보더니, 와, 정말 책 이름 잘 지었다. 하며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외할머니, 엄마 모두 요리솜씨가 탁월하신 편이라 딸인 나도 요리를 잘하려니 하고들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요리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결혼 전에 열심히 해볼 생각도 안했고 자취할때도 몇번 실패를 거듭하고, 난 소질이 없나보다 하고 자책하며 지내기도 하였다. 상견례 자리에서도 아버지께서 제일 걱정하신게 "밥도 제대로 못하는 딸"을 시집보내 죄송하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막상 당사자인 나는 요리책 몇권 사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을뿐.

 

직장 생활할때 새내기 주부였던 선배님들이 추천해준 요리책이 있었다. 그 책만 따라하면 어떤 초보라도 맛을 낼수있다고 하여, 나 또한 요리백과 이런건 사오지 않더라도 그 책한권은 필수로 사왔다. 그리고 한 일년 그 책의 이런 저런 레시피들을 다 따라하며 밥상을 채워나갔던 것 같다. 신랑도 라면이나 얻어먹을까 했던 마음이었다가 요리책을 보고 시늉을 낸 것이긴 하지만, 꽤 먹을만한 메뉴여서 놀랐다고 하였다. 웃긴 것은 밑반찬부터 차근차근 차려진 다소곳한 한식보다 식당에서 사먹을 것 같은 일품요리를 더 자주 상에 올렸다는 것이다. 하나만 만들면 되니, 어려워보여도 그런 요리에 더 도전을 하였다.

 

벌써 아이도 태어나 네살이 되었고, 처음의 열정만 생각하면 지금쯤 요리 베테랑에 올라있을 법한데 (정작 나는 잊고 살았는데 요리포스팅을 본 친구들이 해준 말이다.) 임신하고 입덧 핑계로, 또 육아 핑계로 자꾸 부엌 살림을 등한시하다보니 요리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다만 요리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요리책만으로도 충분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요리책에 욕심을 내고 찾아보며 뭔가 다른 요리가 없을까 찾아보는 잔머리는 늘었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이 책. 친정엄마네 레시피. 사실 가장 닮고 싶은 건 나도 친정엄마의 손맛이건만. 엄마께 여쭤보면 친절하시긴 해도 뭐든 정확한 계량이 아닌 엄마의 짐작에 의한 계량이 많아 수치화하기가 힘들었다. 초보자다보니 그냥 내 입맛에 맞춰 간을 하면 신랑 입에는 좀 달게 되기도 하였고, 때로는 간을 맞추다가 정작 맛이 산으로 가기도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엄마의 솜씨를 닮고 싶으면서도 계량화된 수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바래오던 찰나 이 책을 만났으니 제목만큼의 값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요즘 요리책들이 주제도 참 다양하고 내용도 풍성하니 잘 나온 책들이 많지만, 문제는 요리책의 본질은 바로 누구나 따라해도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완성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겉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소설이 아닌 이상 결과물인 요리의 맛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요리책의 바른 효과를 보았다 할수가 없다. 예전 신혼때처럼 누군가가 그 책으로 요리를 해보니 정말 다 맛있더라 하고 입소문이 날 책은 사실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어떤 분의 글을 얼마전 읽었는데 이 책으로 요리를 하면 "우리 엄마도 아닌데, 우리 친정엄마가 내준 맛 그대로를 낼 수 있어서..너무 좋았다. 그래서 책 속 레시피를 자꾸만 더 따라하게 된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다. 바로 내가 바라던 대목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입맛을 사로잡을 맛이 될 수 있다면 나 또한 따라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었다.

 

책을 처음 읽으며 웃음을 터뜨렸던 대목이 바로 친정엄마 말씀처럼 ~~해라. 넣어라~ 하는 말투로 씌여있다는점이었다. 말투만 흉내내고 맛이 완성되지 않았으면 그저 유머로 끝날 문제였겠지만 엄마 말씀  따라 만든 요리처럼 맛이 나는 요리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메뉴는 우리가 만만하게 장 본 재료로 만드는 기본 반찬서부터 곰탕, 갈비찜 등 속 든든한 메뉴, 그리고 제철 반찬으로 즐길 수 있는 각종 무침류와 친정 김치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들이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다.

 

찜닭, 각종 파스타, 게살 스프 등의 메뉴는 만들어봤어도 내가 참 못만드는 것이 바로 달걀찜이었다. 할때마다 전자렌지로 해도 실패하고, 중탕을 해도 잘 안되고, 뚝배기를 태워먹을까봐 엄두도 나지 않았다. 가장 만만하게 만들 달걀찜의 문제는 바로 잘못 넣은 물 양이었다. 또 뚝배기 달걀찜을 할때 위는 덜 익고 아래를 태우는 문제에 대해서도 엄마는 차분하게 대답을 해준다. 엄마의 질문 코너에서는 멸치볶음이 딱딱할때, 장조림이 쉽게 상하거나 고기가 찢기지 않을때  등 궁금한 초보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의 답변이 실려있었다. 

 

항상 엄마가 손질해주셔서 삶기까지 한 냉이를 받아와서 요리를 하곤 했는데, 막상 내가 직접 사서 다듬기부터 시작하려니 손질하는데만 거의 반나절이 걸렸던 것 같다. 무얼 만들어볼까 하다가 냉이조개 된장국을 끓여봤는데, 한번도 안 써본 뜨물도 받아서 쓰고 (그동안은 농약 핑계를 대며 뜨물도 안썼지만, 첫 뜨물은 버리고 그 다음뜨물부터 해서 책에 나온 그대로 따라만들어봤다.) 조금 귀찮더라도 내맘대로 중간과정 생략하지 않고 책에서 하라는 대로 그대로 만들었다. 그랬더니 국물이 흥건해 짤줄 알았던 국이 짜지도 않고 입에 잘 맞으면서 향기로운 냉이 향이 가득한 구수한 된장국이 완성되었다. 집에 있던 된장이 색이 진한 편이 아니라, 좀 흐여멀건하게 사진에 나오긴 했지만 맛은 참 훌륭했다.

 

다음엔 또 무얼 만들어먹을까? 색다르지는 않으나 기본 요리도 충실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기에 더욱 소중한 요리책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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