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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괜찮아 1 : 천둥 도깨비 편 - 배꼽 할아버지의 유쾌한 이야기 ㅣ 괜찮아요 괜찮아 1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양윤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2월
절판
그림이 참 낯익다 싶었는데, '하세가와 요시후미'라는 작가분의 또다른 그림책이 우리집에 있었어요. <오줌싸개 될래요>라는 책이랍니다. 그 책에서도 일상을 살짝 희화화한 그림체와 내용이 너무나 재미난 작품이었는데 아이 어릴적에 보여줘서 글밥도 많고 이해 못할 듯 싶어도 너무 재미있어 한 책이었답니다. 지금 다시 읽어주면 더욱 딱 맞게 좋아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괜찮아가 3권 시리즈로 나왔던데 1권 읽고 나니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됩니다.
1권은 천둥 도깨비편이예요.
일본 그림책을 몇권 읽어보다 보니 몰랐던 일본문화 등을 알게 되네요. <천둥 도깨비가 쿵>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만나서, 이 책에서 또 만나니 반가운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또 얼마전 읽은 <열한마리 개구리>라는 그림책에서도 개구리가 배꼽이 없으니 같은 식구라는 내용이 계속 등장하더라구요. 배꼽이 없으면 개구리라는것이 그렇게 강조되는 것인지 몰랐거든요. 신기하게 이 책에서도 바로 그 내용이 나온답니다. 한권의 그림책을 보며 관련된 여러권의 그림책이 연상되니 참 즐겁네요 이 책 읽어주면서 다른 책들도 찾아서 다 꺼내놓고 같이 읽어줄까봐요. 어제는 열한마리 개구리를 동시에 찾아가면서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었어요." 여기봐봐, 배꼽이 없으면 개구리라는 내용이 바로 여기에도 나왔잖아." 하면서 말이죠.
어느날 갑자기 집안에 천둥도깨비가 들어온다면 너무 무섭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도 항상 공룡이 찾아올까봐 두려워하곤 합니다. 예전 은사님 아드님이 고양이를 무서워한다고 해서 학생이었던 그때는 유아들의 그런 심리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특정 동물이나 특정 대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아요. 아뭏든 도깨비라고만 생각해도 무서운데 두명이 집안에 들어왔으니 놀랄만 합니다. 아이는 겁에 질렸지만 할아버지가 있어 안심하는 눈치네요.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이구요. 게다가 할아버지는 늘상 "괜찮아요 괜찮아."를 입에 달고 사십니다.
표지를 보고 할아버지가 왜 이마에 손을 짚고 계신가 싶었어요.
책을 끝까지 다 읽으면 그 사연을 알게 됩니다. 에구구 할아버지..그건 괜찮은 문제가 아니예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어넘깁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너무 재미나요 크크크 웃게 되네요.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요.
할아버지는 사양하는 도깨비 부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괜찮다며 허허 웃고 저녁 밥도 같이 먹자 하고 목욕도 하자 합니다.
도깨비들이 사양하자, 할아버지부터 팬티를 벗으시네요. 정말 아이들이 우하하 웃을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어요. 41개월 우리 아들도 무섭지 않은 천둥도깨비들과 할아버지의 "괜찮아요 괜찮아"하는 호탕한 말투 - 억양 넣어서 말해주면 더욱 좋아해요.-를 너무나 좋아하네요.
거기에 스스럼없이 등까지 밀어주어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첫 손님에게 다정한 사람이 없을진대, 천둥도깨비를 상대로 할아버지는 정말 아무 겁 없이 편안하게 대해주시네요. 손자 또한 할아버지처럼 스스럼없이 도깨비 아이에게 대하게 되구요.
목욕을 마치고 할아버지 팬티까지 내어주겠다했는데 쏜살같이 도망가버리는 도깨비들.
다음날 일어나보니 이런! 배꼽이 없어진거예요.
이게 무슨 내용일까? 일본의 풍습과 문화를 이해 못하면 갑자기 어리둥절해질 부분이었어요.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내리면 기온이 뚝 떨어집니다. 얇은 여름옷을 입고 있던 아이들은 이런때에 배탈이 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천둥이 치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서 옷입어라. 천둥 도깨비가 배꼽 떼어갈라." - 역자후기
우리도 이불 잘 안덮는 아이들에게 배는 꼭 덮어야 한다고 강조하잖아요. 그게 천둥 도깨비라는 설화와 연관되어 이렇게 이야기되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아뭏든 배꼽없는 개구리 신세가 될뻔 했던 아이 앞에서도 할아버지는 괜찮아요 괜찮아를 외쳤어요.
천둥도깨비들이 버릇처럼 떼어간 배꼽을 되돌려주었는데, 배꼽, 따로 떼어놓고 보니 좀 징그러울 것도 같았네요.
우리 아들 배꼽은 어디있지? 배꼽이 있다 없다 그러니, 아이 배꼽이 어디있는지 물어보기에도 재미나네요. 아들이 옷을 들추고 어디있나 알려줍니다. 밤에 이불 잘 덮고 자야~ 천둥 도깨비가 못 가져가겠네~ 하고 말해주었어요. 이불을 마구 차내고 자서 자다 깨면 늘 다시 덮어주어서 수면조끼 입혀 재울때도 많거든요.
참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였어요.
맨 마지막장 그림을 보니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더라구요.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며 누구냐 물었는데 아마 2부의 내용이 아닐까 싶어요. 띠지에 적힌 말들을 보니 일본에서도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인가봅니다. 그런데 그런 말 다 필요없이 직접 읽어보면 그 재미를 제대로 느낄 그런 책이었어요
괜찮아요 괜찮아. 세상 모든일이 다 괜찮을 수 없겠지만 아무리 무섭고 견디기 힘든 일이 생겨도 할아버지처럼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간다면 세상살이가 좀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미리 걱정하고, 작은 일도 늘 걱정하는 저로썬 걱정을 좀 덜고 살면서 "괜찮아 괜찮아"를 외쳐봄직하다 싶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