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10 과학영웅 9 - 은하계 추격전 벤 10 과학영웅 시리즈 9
김강민 지음, 신영미 그림, 정효해 감수 / 중앙M&B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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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가 재미나게 잘 나오는 지는 최근에 읽은 책들로 인해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 책은 마치 TV 만화를 보는 듯한 생생함까지 갖추고 있었다. 내가 어릴적에 보던 만화는 아니었던지라 검색해보니 역시나 TV 만화로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시리즈를 학습만화로 만들어내어 아이들의 보다 높은 관심사를 받게 되었던 시리즈였다. 그 중 9편인 과학영웅, 은하계 추격전을 읽게 되었는데, 여름방학때 캠핑장에서 옴니트릭스를 얻은 벤이라는 열살 소년이 외계인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어 슈퍼 히어로로 활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편이 우주에서의 사건인지라, 여태까지의 시리즈 모두가 우주에서의 활약만을 그린 것일까? 1권에서부터 찾아보니, 공룡, 곤충, 해저 등등 우주 뿐 아니라 지구 내에서도 그가 슈퍼 히어로로 변신해 활약할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도 만화를 곧잘 보는 엄마 아빠의 영향인지, 다섯살 우리 아이도 이 만화 그림을 보더니 눈을 빛내며 읽어달라 하였다. 특히 맨 처음 등장하는 테라의 황금색 우주선을 보더니, 외관이 딱 여객기처럼 보였는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괴물들이 나와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남아라 그런지 오히려 이런 내용에는 거부감 없이 좋아하는 듯 하다.

 

지구 폭발까지 4일밖에 안 남아있고, 빌객스 등의 우주 악당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슈퍼 영웅 벤이 손발이 묶여 꼼짝 못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하였다. 벤의 사촌동생 그웬과 할아버지, 그리고 은하연방 패트롤 요원 테라가 벤을 구하기 위해 잠입하였는데, 벤이 풀려나는 과정에서 지구 폭발을 막을 수 있는 암호를 발에 숨긴 닥터 둠까지 풀려나고 말았다. 닥터 둠을 잡아 발바닥을 확인해 암호를 찾아내야 지구를 구할 수 있고, 그 시간은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었다!

 

벤과 우리의 머리로는 도저히 감도 안 오는 우주의 어마어마한 데이터들, 우리의 태양계만도 거대하게 느껴지는데, 은하계, 우주의 크기는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수치의 규모였다. 우주의 역사의 시작인 빅뱅이 일어난건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년전 일이고, 그 사이에 우주는 크게 팽창했는데. 그동안 무려 100억x100억x 100억배 이상 커졌다고 한다. 142.143p우주의 역사 중

 

벤은 그때그때 유용한 외계인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동력이 떨어져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기 직전이 되었을땐 파이어로 변신하고, 바위괴물로 변신한 닥터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힘도, 덩치도 센 웨이빅으로 변신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하나하나의 유머러스한 장치도 재미났지만, 우주에 대한 신비로운 사실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멋진 과학영웅 벤, 과연 아이들이 열광할만한 과학만화인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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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아리 장편소설
전아리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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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하면, 좀더 어릴적에는 빨강머리 앤이 생각났고, 지금은 애인의 준말인 앤이 생각이 난다. 한국 이름답지 않은 앤이라는 이름.

책 속 주인공들을 엮게 만드는 과거의 한 친구의 이름이었다.

 

본명은 달랐지만 몇몇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앤이라 불렸던 한 소녀, 그녀는 바닷가 마을에서 보기 드문 빼어난 미모로 많은 남학생들의 환심을 사고 있는 퀸카였다. 그런 그녀에게 기완이 구애를 했다 너무나 잔인한 모욕을 당하며 거절당하자, 기완의 친구들이었던 재문, 해영(나), 진철, 유성 등은 앤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로 결심하였다. 바로 그녀의 추종자인 쌍라이트 자매 중 한명을 그녀의 옛 애인과 만나게 하여 그녀를 괴롭게 만들려는 장난이었다. 장난에서 시작된 모략은 우발적인 살인사건(앤의 죽음)으로 이어져버렸다. 그리고 그 책임을 기완이 몽땅 떠안으면서, 과거의 사건은 깨끗하게 종결된 것처럼 보였다. 

 

내가 널 지켜줄게.그러니까.

"그만 울어."

39p

 

똑똑한 게임 프로그래머인 해영, 상당한 재력을 뒷받침으로 사업가로 성공한 재문, 유명한 탤런트가 된 주홍, 강력계 형사가 된 진철, 그리고 계속 구치소를 들락거리게 된 전과자 기완, 빼어난 외모에도 오토바이 배달 업무만 하고 있는 유성 등

그들은 앤의 죽음에 있어서 공모자 아닌 공모자가 되어버렸고, 그들 중 누군가는 살인자였고, 다른 이들은 목격자가 되어버렸다. 누가 살인을 했는지 기억할 새도 없이 그렇게 빨리 진행되어버린 일이었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기완이 책임을 졌으나 그는 이후 자신의 빨간 줄 신세를 친구들에게 철저히 의지하려 들었다.

 

"서운하게 생각하지들 마라. 내가 돈만 바라고 이러겠냐. 난 니들이 우리가 하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이러는 거야. 한 명이라도 손을 떼면 그대로 가라앉아버리는 배란 것. 그 뭐냐...그래. 운명 공동체."50p

 

친구들과의 행복했던 과거는 이제 서로가 얽혀버리면 불편한 그런 현실이 되어버렸다. 돈을 잘 버는 친구들도 있었고, 인기를 끌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경찰로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도 있었다. 기완은 처음 친구들의 재정적 도움을 받고 나서는 아예 거액의 돈을 스스럼없이 요구하고,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파묻는 일에 친구들을 악용하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게 누군가를 죽인 일에 대한 속죄가 될 순 없어."

"우린 앤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나쁜 놈들이 못되었던 거야." 158p

 

첫 시작은 살해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들 너무나 대범해지고,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지키려 하는 것에 대한 집착 또한 무서울 정도에 이르렀다. 나중에는 앤을 죽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은 더이상 중요한 사실이 아닌것처럼 느껴졌다. 다만 양파 껍질 벗기듯 벗겨지는 이야기들이 참 낯설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전아리님의 책을 많이는 아니었지만 몇권 읽어보고 그 빠른 흡입력을 갖춘 글 솜씨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번 <앤> 역시 짧지만, 재미나게 읽히는 그런 책이었다. 워낙 자극이 강한 스릴러를 많이 읽다보니 스릴러의 느낌이 강렬하진 않았지만, 스릴러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받아들여질 그런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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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필 2 - 두 개의 왕국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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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개발과 성장도 놀라울 정도지만, 알면 알수록 놀라게 되는 것이 바로 인체의 신비라 한다. 인공의 힘으로는 이렇게 정교하고도 보다 더 과학적이라 할 수 없을 신비한 세계를 창조하기가 힘이 든다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 또 그리고 우리가 알 수 없는 공간인 새로운 환상적인 공간이나 4차원 세계 등을 그려냈던 다른 환타지와 달리, 이 책 속의 신비한 새로운 세상은 바로 인체내의 놀라운 공간을 탐험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1권에서 사람의 몸에 직접 들어가 의술을 펼치는 메디쿠스들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처음 만났다면, 2권에서는 1부 마지막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휩싸여 집으로 도망치듯 와버린 오스카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때이후로 다시 돌아갈수도 없고, 메디쿠스의 능력도 다시 나타나지 않아 이대로 잊혀져버리는게 아닌게 불안해 하는 오스카의 이야기로 말이다. 친구가 된 에이든 역시 메디쿠스의 능력이 사라졌다며 같이 불안한 마음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떠나있으려니 이대로 도태되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어린 메디쿠스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잠시의 휴지기 같은 시간이었다. 다시 쿠미데스 서클로 복귀하게 된 오스카 앞에는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늘 그를 괴롭히는 로넌 모스가 같은 메디쿠스가 되어 나타난 것.

 

메디쿠스로 타고 나지도 않은 가문 사람이 어떻게 메디쿠스가 될 수 있을까.

웜의 알력이 작용했다고는 하나 부모의 피가 흐르지 않는 이상 그런게 가능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지만 굳이 로넌 모스를 바깥 세상뿐 아니라, 인체 내에서까지 경쟁하는 구도로 만든 것은 좀 억지스럽기도 했다. 아니, 웜의 의도가 좀더 파헤쳐진다면 이해가 될런지 몰라도 아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었다. 어쨌거나 불쌍하게 된건 안팎으로 로넌에게 시달리게 된 오스카일뿐.

사실 가장 걱정이 된 부분은 인체 내 세상에서 그들이 그렇게 치고받고 싸우게 되면 그 환경이 된 대상은 몸에 다른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물론 오스카처럼 그의 건강을 염려해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오스카 또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신체잠입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염려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건드려서는 안될 기관들을 마구 건드리게 되면 어떡하지? 그것을 치유의 과정이라 보기엔 좀 위험하지 않을까?인체의 신비를 너무 내가 약소평가한 것일까?

 

이제 아빠 얼굴은 기억 안 나. 하지만 나는 아빠가 오즈의 마법사랑 닮았다고 생각해. 가끔 꿈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해줘. 나한테 뭔가가 부족하다면 그걸 내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그래서 난 될 수 있는 대로 내 안의 세상에서 지내는 거야. 그것뿐이야. 143p

4차원이라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늘 괴상한 망상에 휩싸여있는 비올레트. 남편과 같은 메디쿠스의 길을 걸어가는 아들 오스카와 늘 남들과 다른 생각 속에 빠진 비올레트를 바라보는 엄마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누나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에 힘들어하는 것은 오스카도 마찬가지였다. 어느날, 아빠에 대한 기억을 묻자 누나는 위와 같은 대답을 하였다. 자신의 새롭고 이상해보이는 생각에 대한 대답이었다.

해답을 늘 내 안에서 찾고자했던 누나의 모습을 그제서야 동생은 이해하게 되었다. 비올레트 또한 아빠를 잃은 충격이 컸을 테고, 그 그리움이 결국 자기 자신 안으로 꽁꽁 웅크리게 된 모습을 만들어낸게 아닌가도 싶었다.

 

1부에서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앨리스테어의 이야기도 그의 아픔과 더불어 비중있게 다뤄진다. 훌륭한 아빠를 두었지만 아빠 얼굴도 못 보고 자란 오스카에게 늘 마음이 쓰이고, 친형과도 같은 따스함을 보이는데, 가끔씩은 정말 그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죽은 이를 살려낼 수 있다는 에메랄드 서판에 대한 이야기를 흘려놓고도 기억을 못하기도 하는 등, 오스카를 심란하게 하고, 그것을 계기로 오스카는 죽은 아버지를 살려내고자 에메랄드 서판을 찾는데 집착하게 되었다.

 

트로피를 찾기 위해서는 앨리스테어와 다른 어린 메디쿠스들과 함께 해야했음에도 그래서는 에메랄드 서판을 찾을 수 없다 생각한 오스카가 1부에서 만난 로렌스와 발랑틴의 도움으로 셋이 함께 인체내 모험에 도전하게 되었다. 인체 탐험을 해야하는 대상이 이미 늙어서 신체 활동이 많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술과 담배를 달고 살며 스스로 몸의 건강을 해치고 살아가는 노인이었기에 그들의 모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말이다.  

 

"가득 채워드릴까요?"

발랑틴도 잠수정 내의 마이크를 통해 대답을 했다.

"네, 그렇게 해 주세요. 보통 글루코오스로요. 고맙습니다."

오스카는 놀란 눈으로 그 현장을 지켜보았다.

"돈은 어떻게 내려고?"

"아, 그래. 너희 인간들은 매사에 돈, 돈, 돈 하지! 여기서는 모든 게 공동소유야. 있으면 모두가 누리고, 없으면 아무도 못 누리고, 그게 다야! 그게 훨씬 더 간단하잖아?"465p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괴물로 만나고, 로렌스와 발랑틴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해오는 마크로파지 군인들도 등장한다.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이름도 등장하지만, 낯선 이름도 종종 등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그런게 곧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체 내에 이런 세상이 있단 말이야? 인체 내에서도 주유를 하지만 돈을 내지도 않는다. 늘 우리 위주로 생각을 해서 환타지를 그리면서도 돈이든 뭐든 댓가를 항상 생각해낸것을 떠올리며 제한된 우리 생각에 오스카와 함께 따끔한 지적을 받은 느낌이었다. 

이미 1부에서 한번 만난 그들이었음에도 체내에 살고 있는 의인화된 세포 조직이나 구성원들이 실제 바깥세상에서 사람들처럼 살 수 있다는게 상상이라곤 해도 참 놀랍단 생각이들었다. 게다가 그들 개개인 역시 뛰어난 생각을 하고 있고, 오스카와 비올레트에게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어준다는 것이 참으로 든든하였다.

 

그리고 어린 메디쿠스들, 로넌 뿐 아니라 1부의 에이든, 그리고 2부에서 새롭게 만난 샐리와 아이리스까지.

새롭게 만난 친구들로 인해 오스카의 앞으로의 여정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겨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행복해보이는 모습, 태풍의 눈처럼 곧 불어닥칠 파톨로구스와의  전쟁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런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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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잘 먹는 채소반찬
채남수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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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할때만 해도 이런 저런 채소와 고기를 같이 섞어서 만들어 먹이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잘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유식이 특별히 맛이 있어 보이진 않았으니 ) 유아식을 시작하면서 이유식보다도 더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어른들 먹는 것과는 또 다르면서 이유식 이후의 레시피에 대해서는 당시만 해도 눈에 띄는 책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유아식뿐 아니라 어린이 밥상까지 포함해 범위를 넓혀가다보니 어린 유아들을 위한 밥상은 몇가지 실려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아이가 커가면서 근래들어 괜찮은 유아식 레시피북들이 많이 나와 눈길이 가고 있다.

이 책은 6,7세 두 딸을 둔 저자의 육아를 하며 얻은 산 지식과도 같은 노하우가 담긴 레시피북이다. 우리 아이도 유아식을 하면서 고기와 생선 등에는 익숙해졌는데, 자꾸만 푸른잎 채소 등을 나뭇잎이라 부르며 먹지않겠다 거부해 난감한 경우가 많았다. 다양한 채소는 물론이고, 콩류, 견과류, 당근 등의 대부분의 채소에 눈길을 주지 않아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채소를 먹여야 하는가가 늘 밥상머리에서 벌어지는 작은 전쟁과 같았다.



대부분은 양파, 당근, 배추 등의 채소를 잘게 다져 볶음밥, 주먹밥 등을 해주는 것으로 타협을 보곤 했는데, 볶음밥만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어떻게 하면 채소에 대한 아이의 거부반응 없이 두루두루 먹일 수 있는지 갑갑한 마음에 아이 편식에 대한 요리책을 따로 사서 읽은 적도 있었다. 그 책도 역시 유아에서부터 어린이에 이르는 밥상을 두루 다르고 있어서, 고추장, 김치 등의 매운 양념을 한 요리가 제법 많아 당장 우리 아이에게 해줄 반찬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6~7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요리책이다보니 다섯살 우리 아이 밥상을 차려주기에도 간이 세보이지 않는 요리가 많아 해줄만한 요리가 많아 보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채소 먹이기 전쟁을 끝내기 위한 책이었으므로 모든 요리가 채소를 숨겨 먹이거나 맛있게 즐기게 하는 다양한 탈바꿈 요리들이 선보인다. 채소 하나의 주제만으로도 아이밥상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 딸처럼 생 파프리카를 우걱우걱 씹어먹고, 데친 브로콜리를 송이째 아삭아삭 먹는 것까지는 아직 바라지도 않는다. 밥 밑에 살짝 깔아둔 채소를 발견하고 아이가 먹기를 거부하는 일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인 것이다.



사실 모든 채소를 다 안 먹는 것은 아니다. 콩나물, 시금치, 무, 버섯, 오이 등도 종류와 조리법에 따라 조금씩은 먹는다. 그럼에도 그 "나뭇잎"이라는 말에는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인지라 아이가 잘 먹는 채소반찬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메뉴가 바로 무치킨 커틀렛이었다. 돼지고기를 대신 써도 좋을 것 같았고, 퍽퍽한 닭가슴살 밑에 촉촉히 숨어 있는 무는 아이에게 무를 먹이기 위해 몰래몰래 밥밑에 깔아둘 필요없이 치킨 커틀렛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아이 입속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져 그 발상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소화시키기 부담스러운 튀김요리에 소화효소가 풍부한 무를 넣어 안심이에요.26p 라는 설명까지 덧붙여져서 말이다.

또 쇠고기 무국에 넣어서 부드러워진 무도 조금씩은 먹지만, 무로 잼을 만들거나 블루베리 푸딩을 만들 생각까지는 누가 했겠는가.

무잼은 말 그대로 궁금한 그 맛이 될 터였다.

시금치 또한 돈까스 속에 숨기기도 하고, 만두 속에 숨기기도 한다. 가장 놀라운 변신은 시금치 초코볼이었다.

찹쌀떡과 함께 들어있는 시금치는 초컬릿으로 가려져서 "유난히 초록색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맛있게 먹이는 좋은 방법이예요"38p 라는 말이 더욱 와닿았다. 요즘은 그래도 시금치 나물 조금씩은 먹지만 한때는 초록색 채소라면 모조리 나뭇잎 취급을 했던 우리 아들아니었던가. 시금치 뿐 아니라 다양한 채소를 응용해봄직한 좋은 메뉴였다. 아직 우리 아이는 초컬릿을 먹지 않아 당장은 실행 못해보는게 아쉬웠지만 말이다.



메뉴가 참으로 다양하다.

밥, 반찬 뿐 아니라 간식으로 쓰일 여러메뉴들이 다양하게 채소가 들어간 메뉴로 변신해 있었다.

저자는 단계적으로 아이의 채소를 숨기라고 조언한다.

1단계로 보이지 않게 꽁꽁 숨겨 조리하고, 2단계에서는 재료를 좀더 큼직하게 손질해서 눈에 익게 만드는 것이다. 1,2단계에 익숙해진 아이는 3단계로 가능한 최대한 영양소를 지킬 수 있는 데치기 요리로 마무리된다. 나물이나 샐러드로 먹을 수 있는 단계인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물이라고 무조건 안먹는 것은 아니고,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등은 먹어주는 아이에게 채소를 무조건 싫어한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잘 안먹는 다른 종류의 채소들을 생각해보면 천천히 따라배우면 좋을 레시피들이 많았다

딱딱해서인지 아이들이 잘 안먹는 당근도 곱게 색깔을 내어 당근설기와 당근 양갱을 만들어 먹일수 있고, 웬일인지 아이가 절대로 안 먹는 콩의 경우에도 잘게 다져서 요리하면 눈에 안띄게 먹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었다. 콩을 안 먹어요 하면서 걱정을 하니, 어머님께서 그럼 잘게 다져서 먹여보렴 이라고 하셨으나 다진 콩을 어떻게 응용해야할지 난감했는데 주먹밥, 콩떡꼬치, 콩핫도그,토마토 콩국수 등의 메뉴로 활용하면 고소한 느낌으로 아이도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외 시중에서 접하기 쉬운 여러 채소들이 등장하는데 절대 먹일 수 없을 것 같았던 미나리, 쑥갓,달래 등의 변신도 새로운 요리가 되었다.

가열해도 성분에 큰 차이가 없는 미나리는 즙을 내어 반죽에 섞어 미나리까르보나라를 만들고, 살짝 매운 맛이 있는 달래는 짜장면에 넣어 그 맛을 희석시키면서 아이들의 거부감도 없앨 수 있다. 아이아빠도 좋아하지 않는 쑥갓은 책 표지의 쑥갓 삼치 어묵볼로 새로이 탄생을 하여,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어묵, 엄마표 어묵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좀 귀찮기는 해도 홈메이드 어묵은 해볼만 할 것 같다. 워낙 아이가 어묵을 좋아하고 편히 즐겨서 가끔씩 해주는 편인데, 아무리 좋은 재료로 된 어묵을 고른다고 해도 여전히 남아있는 합성첨가물들이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말해놓고서도 막상 부엌에 서면 해줄 요리가 떠오르지 않아 머릿속이 하얘지기 일쑤지만..

이번만큼은 이 책을 가장 손 가까이 닿는 곳에 두고 아이에게 채소로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먹이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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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세계맛집 - 2천만이 검색한 세계음식 맛집 여행
이창용 지음 / 상상출판 / 2011년 12월
품절


서울에서 자취하며 직장생활을 할때, 심심하면 주로 검색해보는 것이 바로 맛집이었다. 지금처럼 블로그에 서평이든 뭐든 나만의 글을 쓰는 것도 아니었고, 블로그란 다만 검색후 필요한 정보를 비공개 등으로 스크랩해놓는 저장 창고와 같은 역할만 했다. 많지는 않았지만, 내 눈높이 선에서 찾아가기 쉬운 동선 (직장이나 집에서 대중교통 타고 갈만한 곳들) 위주로 해서 맛집을 찾아다녔던 경험이 있다. 워낙 맛집(식당, 레스토랑, 카페 등 다양하게 포함)에 관심이 많다보니 친구들 뿐 아니라 직장 동료들 사이에도 소문이 나서, 결혼 후 지방으로 내려와야했을 적에 "맛집을 모두 두고 어찌 내려가시냐"는 이야기까지 (진담 반 농담반으로) 듣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관심만 많았을뿐 많은 곳, 특별한 곳에 도전을 못해봤는데, 찾아갈만한 가까운 거리에 태국요리전문점이 있대서 똠양꿍과 파인애플 볶음밥을 시켜먹었던 기억이 난다. 확실히 낯선 맛이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똠양꿍의 깊은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니 베트남 쌀국수처럼 몇번 더 먹어봐야 적응될 것 같기도 하였다. 베트남 쌀국수도 처음 먹었을땐, 이게 뭐지? 하고 낯설어 했으나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팬이 되어서 쌀국수, 월남쌈 등도 선호하는 식당이 따로 생길 정도였다.



지방에 내려와 보니, 사람이 많아 맛집이 많이 몰린 서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맛집에 솔직히 좀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파스타 잘하는 곳만 해도 파는 곳은 많아도 정작 맛있게 하는곳은 많지 않아 결혼 후에는 직접 해먹는게 낫겠다 싶어 해먹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가끔 외식으로 먹는 맛있는 파스타가 몹시 그리워, 맛집을 찾아서라도 서울에 가고 싶은데 아이를 낳고, 아이가 어리니 교통지옥을 끔찍히 싫어하는 신랑을 두고 혼자서 서울에 갈 엄두가 도저히 나질 않아 못 가고 있는 신세였다. 그러면서 늘상 서울의 우후죽순 늘어나는 맛집들을 눈으로만 동경해왔는데, 거기에 마침표를 찍어줄 책을 한권 읽게 되었다.



서울속 세계맛집.

가끔 티브이에서도 서울 속 세계 맛집 탐방이라는 주제로 이태원, 동대문 거리 등을 소개해주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마린블루스>,< 마조앤 새디>로 유명한 정철연님도 아내분과 함께 이태원 맛집 탐방에 나서질 않았던가!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세계여행이라면서 말이다.

서울 살면서 이태원에 가보지 못한게 (웬지 무서운 느낌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맛집 경험의 세계를 너무나 많이 축소시킨 것 같아 아쉬웠다. 이 책은 네이버 파워블로거 잠든자유님이 출판사의 도움을 사양하고, 식당에 직접 내 돈내고 사먹은 솔직한 후기와 맛 품평 등을 담아낸 책이다. 작가라 했으면 홍보가 될 수 있으니 좀더 신경을 썼을테고, 그랬으면 다른 사람들이 가서 먹을때와 다른 퀄리티의 음식이 제공될 수 있으니 객관성이 떨어질텐데, 작가분의 세심한 배려로 보다 객관적인 후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치즈를 잔뜩 넣은 요리를 무척이나 즐기기에 대학로 근방 스페인전문 요리점 알바이신에서 작가분이 먹은 마르미 타코를 보고는 정말 군침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모양만 봐도 맛이 그려지는 듯 하다. 닭가슴살, 치즈, 토마토 등의 재료를 끓여낸 스튜 같은 음식이다. 치즈가 적당히 굳으면 잘 구워진 또띠아에 싸서 먹는다. 부드럽고 따뜻한 치즈와 고소한 또띠아의 궁합은 정말 끝내주는 맛이었다. 아, 스페인 사람들이 그렇게 정열적으로 춤을 추는 건 이러헤 맛있는 술과 음식 때문이었구나! 263p



물론 맛이란 개개인에 따라 무척이나 다른 것이다. 또한 기호도 다르다. 나만 해도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을 무척 즐기지만, 작가분이 책에서 너무나 칭찬한 양고기와 고수, 앤초비 등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못했다. 뭔가 이분은 진정한 맛의 세계를 터득한 고수 같은 느낌이 가득하다. 글 솜씨도 재미나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블로그를 검색해 들어가 이웃을 맺고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해외여행을 할때도 그 곳의 맛집을 (관광객 위주의 맛집이라고 해도 말이다.) 반드시 경험하고 오겠다는 일념으로 다녀오고, 국내 여행을 가서도 꼭 미리 맛집을 검색하고 가는 나로써는 서울의 수많은 세계 맛집만 찾아다녀도 항공권 굳히며 재미난 해외맛집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되겠구나 하며 기대감이 샘솟았다. 아이가 크고 나서라면, 자주 비행기를 타지는 못하더라도 기차 타고 서울에 올라가 세계맛집을 일부러 찾아갈 경험 정도는 그렇게 비싼 값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맛집만 이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못보고 지낸 친구들 만나는 자리에서 매번 가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말고, 기왕이면 근처 맛집을 따로 찾아 간다면 누이좋고 매부 좋고가 아닐런지)

깊은 밤 홀로 책 속 음식 사진이 뚫어질새라 바라보다, 결국 너무 배가 고파져, 애꿎은 초코파이만 두봉 뜯어먹고 말았다.

이태원, 홍대, 동대문, 강남, 다문화거리, 그리고 기타로 분류된 지역까지 (전국구까지 언제 나서주심 안될까요? 그래도 세계맛집은 아무래도 서울에 다 몰려있는 것일까? ) 각각의 나라 이름이 따로 붙은 레스토랑들이 소개가 되었다. 허름해도 맛이 좋아 친구들과 편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즐기고 올만한 곳부터 데이트하기 좋게 분위기까지 적당한 곳 등등, 읽다보면 데이트와 관련된 이야기가 꽤 많이 흘러나온다. 작가분의 여자친구분이 부러워지기도 하였다. 이 특이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모두 다 맛보았단 말인가. 데이트를 해도 영화 보고 밥 먹고 차마시고, 매번 비슷한 패턴에 비슷한 레스토랑이 지겨워질 많은 연인들이 부러워졌을, 아니 싱글들은 더 배아팠을지 모를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다. 처음 만난 그녀와의 에베레스트에서의 네팔 요리, 여자친구의 동대문 쇼핑을 아무 말 없이 따라다녔더니 메뉴판에도 없는 놀라운 요리를 대접받았던 동화반점의 팔보환자(싯가) 등등 말이다.

처음에는 식당에 들어간 사연이나 식당 명칭 혹은 메뉴 등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이후 직접 맛본 요리의 사진과 더불어 품평이 세밀히 소개가 되었다. 맨 끝에는 식당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메뉴 가격등이 언급되어 맛집 책이 바로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는데 확실히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두루두루 작가분이 언급한 곳들을 모두 다 탐방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이제는 서울 시민도 아니니 그렇겐 힘들것 같고, 그래도 여긴 꼭 가보고 싶다 라는 곳들을 작가분의 추천 메뉴 등을 기억하며 인덱스를 붙이다보니,책에 거의 다 붙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 단 한곳 뿐이라는 오스트리아 전문 음식점인 쉐프 마일리. 저자분이 최고로 맛있는 안심 스테이크를 먹어본 곳이라니, 기회가 닿는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우선 점찍어두었다. (이후로 점찍은 곳이 상당히 많아 다 소개하기도 어려울 판이다.)



책 속에 양고기 이야기가 꽤 많이 등장하는데, 초보자가 즐기기에는 알라딘이라는 곳이 좋고, 양꼬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조선족이 운영하는 동대문 양꼬치가 가히 가격대비로도 맛만으로도 최고로 느껴질 곳이라 하였다. 양고기를 거의 먹어보지 못했으나 처음에는 그 냄새에 적응하기가 힘들다는데 맛을 보면 다른 고기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하니, 언제 맛있는 양고기에 한번 입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재미나고 눈으로도 즐거운 미식 여행이었다. 너무나 꼼꼼히 읽으면서도 재미있어서 다 읽어버린게 아쉬울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울 맛집들이니 당장 찾아갈 상황이 되는 서울 독자분들이 한층 부러워졌다.

항공권을 사지 않아도 되니 우선 가격 저항은 크게 떨어지면서도, 맛있는 세계 맛집을 서울에서 두루두루 접할 수 있어 여행서 못지 않게 실용적인 책이 될 듯 하다. 지방사람으로썬 여행가서나 먹어보게 될 맛이지만, 서울시민들은 데이트코스로, 혹은 새로운 외식 메뉴가 땡길때 챙겨보면 유익할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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