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필 2 - 두 개의 왕국
엘리 앤더슨 지음, 이세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과학기술의 개발과 성장도 놀라울 정도지만, 알면 알수록 놀라게 되는 것이 바로 인체의 신비라 한다. 인공의 힘으로는 이렇게 정교하고도 보다 더 과학적이라 할 수 없을 신비한 세계를 창조하기가 힘이 든다는 것이다. 지금의 세상, 또 그리고 우리가 알 수 없는 공간인 새로운 환상적인 공간이나 4차원 세계 등을 그려냈던 다른 환타지와 달리, 이 책 속의 신비한 새로운 세상은 바로 인체내의 놀라운 공간을 탐험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1권에서 사람의 몸에 직접 들어가 의술을 펼치는 메디쿠스들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처음 만났다면, 2권에서는 1부 마지막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휩싸여 집으로 도망치듯 와버린 오스카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때이후로 다시 돌아갈수도 없고, 메디쿠스의 능력도 다시 나타나지 않아 이대로 잊혀져버리는게 아닌게 불안해 하는 오스카의 이야기로 말이다. 친구가 된 에이든 역시 메디쿠스의 능력이 사라졌다며 같이 불안한 마음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떠나있으려니 이대로 도태되는 건 아닌지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사실 그것은 어린 메디쿠스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잠시의 휴지기 같은 시간이었다. 다시 쿠미데스 서클로 복귀하게 된 오스카 앞에는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늘 그를 괴롭히는 로넌 모스가 같은 메디쿠스가 되어 나타난 것.

 

메디쿠스로 타고 나지도 않은 가문 사람이 어떻게 메디쿠스가 될 수 있을까.

웜의 알력이 작용했다고는 하나 부모의 피가 흐르지 않는 이상 그런게 가능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지만 굳이 로넌 모스를 바깥 세상뿐 아니라, 인체 내에서까지 경쟁하는 구도로 만든 것은 좀 억지스럽기도 했다. 아니, 웜의 의도가 좀더 파헤쳐진다면 이해가 될런지 몰라도 아직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있었다. 어쨌거나 불쌍하게 된건 안팎으로 로넌에게 시달리게 된 오스카일뿐.

사실 가장 걱정이 된 부분은 인체 내 세상에서 그들이 그렇게 치고받고 싸우게 되면 그 환경이 된 대상은 몸에 다른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물론 오스카처럼 그의 건강을 염려해 행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오스카 또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신체잠입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염려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건드려서는 안될 기관들을 마구 건드리게 되면 어떡하지? 그것을 치유의 과정이라 보기엔 좀 위험하지 않을까?인체의 신비를 너무 내가 약소평가한 것일까?

 

이제 아빠 얼굴은 기억 안 나. 하지만 나는 아빠가 오즈의 마법사랑 닮았다고 생각해. 가끔 꿈에 나타나서 이렇게 말해줘. 나한테 뭔가가 부족하다면 그걸 내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그래서 난 될 수 있는 대로 내 안의 세상에서 지내는 거야. 그것뿐이야. 143p

4차원이라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늘 괴상한 망상에 휩싸여있는 비올레트. 남편과 같은 메디쿠스의 길을 걸어가는 아들 오스카와 늘 남들과 다른 생각 속에 빠진 비올레트를 바라보는 엄마는 마음이 편치가 않다. 누나의 평범하지 않은 모습에 힘들어하는 것은 오스카도 마찬가지였다. 어느날, 아빠에 대한 기억을 묻자 누나는 위와 같은 대답을 하였다. 자신의 새롭고 이상해보이는 생각에 대한 대답이었다.

해답을 늘 내 안에서 찾고자했던 누나의 모습을 그제서야 동생은 이해하게 되었다. 비올레트 또한 아빠를 잃은 충격이 컸을 테고, 그 그리움이 결국 자기 자신 안으로 꽁꽁 웅크리게 된 모습을 만들어낸게 아닌가도 싶었다.

 

1부에서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앨리스테어의 이야기도 그의 아픔과 더불어 비중있게 다뤄진다. 훌륭한 아빠를 두었지만 아빠 얼굴도 못 보고 자란 오스카에게 늘 마음이 쓰이고, 친형과도 같은 따스함을 보이는데, 가끔씩은 정말 그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갑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죽은 이를 살려낼 수 있다는 에메랄드 서판에 대한 이야기를 흘려놓고도 기억을 못하기도 하는 등, 오스카를 심란하게 하고, 그것을 계기로 오스카는 죽은 아버지를 살려내고자 에메랄드 서판을 찾는데 집착하게 되었다.

 

트로피를 찾기 위해서는 앨리스테어와 다른 어린 메디쿠스들과 함께 해야했음에도 그래서는 에메랄드 서판을 찾을 수 없다 생각한 오스카가 1부에서 만난 로렌스와 발랑틴의 도움으로 셋이 함께 인체내 모험에 도전하게 되었다. 인체 탐험을 해야하는 대상이 이미 늙어서 신체 활동이 많이 떨어진 상태임에도 술과 담배를 달고 살며 스스로 몸의 건강을 해치고 살아가는 노인이었기에 그들의 모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말이다.  

 

"가득 채워드릴까요?"

발랑틴도 잠수정 내의 마이크를 통해 대답을 했다.

"네, 그렇게 해 주세요. 보통 글루코오스로요. 고맙습니다."

오스카는 놀란 눈으로 그 현장을 지켜보았다.

"돈은 어떻게 내려고?"

"아, 그래. 너희 인간들은 매사에 돈, 돈, 돈 하지! 여기서는 모든 게 공동소유야. 있으면 모두가 누리고, 없으면 아무도 못 누리고, 그게 다야! 그게 훨씬 더 간단하잖아?"465p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괴물로 만나고, 로렌스와 발랑틴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해오는 마크로파지 군인들도 등장한다.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이름도 등장하지만, 낯선 이름도 종종 등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그런게 곧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체 내에 이런 세상이 있단 말이야? 인체 내에서도 주유를 하지만 돈을 내지도 않는다. 늘 우리 위주로 생각을 해서 환타지를 그리면서도 돈이든 뭐든 댓가를 항상 생각해낸것을 떠올리며 제한된 우리 생각에 오스카와 함께 따끔한 지적을 받은 느낌이었다. 

이미 1부에서 한번 만난 그들이었음에도 체내에 살고 있는 의인화된 세포 조직이나 구성원들이 실제 바깥세상에서 사람들처럼 살 수 있다는게 상상이라곤 해도 참 놀랍단 생각이들었다. 게다가 그들 개개인 역시 뛰어난 생각을 하고 있고, 오스카와 비올레트에게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어준다는 것이 참으로 든든하였다.

 

그리고 어린 메디쿠스들, 로넌 뿐 아니라 1부의 에이든, 그리고 2부에서 새롭게 만난 샐리와 아이리스까지.

새롭게 만난 친구들로 인해 오스카의 앞으로의 여정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겨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행복해보이는 모습, 태풍의 눈처럼 곧 불어닥칠 파톨로구스와의  전쟁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런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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