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아래 봄에 죽기를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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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부터가 무척이나 수수했지만, 무척이나 끌리는 소설이었다. 1999년에 일본추리 작가협회상에서 단편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집은 3년만의 단편 수상작이었고,(많은 추리소설들이 장편으로 돌려지거나, 단편의 경우 마감기한에 쫓겨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이후 단편연작집도 장편에 포함되기 시작했기에, 거의 마지막이나 다름없는 단편 수상작품집이 되었다 한다. 추리소설계에서는 꽤나 의미있는 작품집이 아닐 수 없었다. -해설 참조

 

하이쿠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얼핏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적이 있었다. 잘 모르는 하이쿠의 분위기였지만 동양적인 그 신비함 등을 분위기로도 충분히 추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첫 단편서부터 마음에 쏙 들기 시작했다.

책의 첫 단편은 나이든 하이쿠 시인의 외로운 죽음에서 시작된다. 하이쿠 동인들만이 그의 장례를 주관할 정도로, 가족도 아무런 연고도 알 수 없었던 가난한 노인 소교의 죽음, 가진 것은 없었어도 희미하게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었던 그였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와 하룻밤을 통하게 된 젊은 여자 나나오가 있었다. 그의 죽음 이후에 웬지 모를 의무감에 이끌려 그가 남긴 하이쿠 수첩 등을 통해 그의 족적과 미스터리한 삶을 추적하게 되었다. 절대로 알아낼수 없을 것 같던 그의 삶을 찾아가는데 전적으로 도움을 준건 가나리야라는 맥주바의 주인 구도였다. 소교로서는 도피할 수 밖에 없는 삶이었겠지만,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했음에 가슴아픔도 느끼게 되었다.

 

첫 단편에서는 주로 나나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구도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참 뛰어나다 정도로 인식이 되었는데, 그 다음, 또 그 다음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니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이미 모든 수를 다 헤아린 눈을 지닌 구도의 눈빛과 설명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러나는 탐정은 아니고, 그저 맛있는 요리를 솜씨있게 내어놓는 주인인 것 같지만, 어느새 맥주 바 안은 수수께끼를 내어놓는 자와 풀이하는 자 등으로 나뉘어 모두가 동참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리고 만다.

 

'단...'

손님에게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놀랄 정도의 박식함을 발휘해서 이렇게 기묘한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때의 구도는 조금 악동 같은 얼굴이 되어, '확실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같은 말을 하면서 자기 전용의 필스너 글라스로 맥주를 홀짝인다. 173p

 

구도가 입을 여는 순간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혹은 그 뒷 이야기에, 이런 의도가 숨어있었구나 함을 느끼게도 된다.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그런 미스터리는 아니다. 원하건대 꽃 아래 봄에 죽기를 그 추운 음력 이월의 보름에 62p라는 말처럼 아주 잔잔한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그저 모르고 넘어갈지 모를 그런 이야기들이 맥주 바 주인 구도의 남다른 눈썰미로 인해 (인생의 고민들을 이렇게 잘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집 나간 사람도 되찾아주고, 15년이 되어가는 남동생 살인범(?)의 비밀도 파헤쳐준다.) 가슴 속 갑갑한 응어리들을 모두 스르르 풀어낼 수 있는 느낌이었다.나또한 궁금한 점이나 인생의 고민이 있으면 구도를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구도의 이야기만 중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나오, 소교, 그리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인물들이 또다시 다음 단편에도 등장을 하기에 총 6편의 단편이 모두 연계된 느낌이었다.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쩐지 애잔함이 자꾸만 남는 미스터리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을 알 수 있어 개운하기도 한 그런 소설이었다.술술 정말 재미나게 읽히는 미스터리 단편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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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매미 같은 여름 푸른도서관 51
한결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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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을 애벌레로 살다가 하루 성충으로 살고, 하루 내 울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매미.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매미에 대해서 나만 그렇게 들은게 아니었나보다.

이 청소년 동화책 작가도 그런 말을 어디선가 들었나보다.

 

민희는 엄마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엄마라고 부르지도 않고 마음 속으로는 마녀라고 부른다. 엄마의 수족과도 같았던 그녀가 언니의 차가운 말 한 마디에 달라지기 시작하고, 지나치게 자신의 삶에 파고드는 엄마를 부담스러워하면서 엄마에 대한 거리감이 더욱 깊어졌달까. 심지어 밤마다 폭식증에 구토까지 해대는 엄마를 경멸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아침에는 고급 호텔 부럽지 않은 최고급 유럽식 식단을 내놓는 엄마의 음식조차 보기가 역겹다는 민희. 처음에는 그녀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춘기 소녀니까 엄마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마녀라니..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서일까. 아니면 사춘기때도 그다지 크게 반항해보지 않은 아이여서일까. 어쨌거나 민희의 작은 반항이, 마녀라는 표현만큼은 좀 지나치게 생각되었다.

 

민희의 친구 조앤. 처음에 조앤 이름만 듣고는 민희 이름을 몰랐다면 배경이 외국인가 했을 것이다. 성은 조 이름은 앤, 친구들은 조와 앤을 합쳐서 조앤이라고 불렀고 본인도 이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터였다. 마음씨도 착했지만 얼굴은 더욱 빼어나게 예쁜 민희의 단짝친구인 조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엄마는 가출을 했고, 아빠는 매일 술만 마셔댔다.

 

민희를 짝사랑하는 진동, 요리하는 래퍼임을 자처하는 진동이는 늘 민희를 요 마이 베이비라 부르며 따라다닌다. 죽은 엄마와 민희가 많이 닮았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민희는 그런 진동이가 처음에는 무척이나 싫었다. 자장면도 좋아하지 않았고, 예쁘지도 않고 공부도 잘 못 하는 자기가 진동이와 짝을 맺으면 2세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단 생각에서였다.

 

이렇게 세 청춘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엄마를 마녀라 부르는 민희, 자신을 버리고 가출한 엄마에 대해 원망조차 하기 힘든 조앤,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진동, 엄마로만 엮어보자면 각각 다른친구들을 이렇게 분류할 수 있겠다. 가정 형편은 사실 민희가 가장 좋아보이지만, 가장 행복해 보이는건 진동이었다. 아빠를 존경하고 아빠와의 관계도 행복한 아이, 결국 그 진솔한 모습에 평범하고 자신이 모자라게 생각되었던 민희도 점차 끌기기 시작한다.

 

얼굴이 예쁜 친구 조앤이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절친이었던 민희는 이를 참지 못하고 진동이와 상의를 한다. 그리고 민희가 그동안 무시해왔던 진동이는 너무나 용감한 방법으로 그에 대응을 하였다. 진동이와 민희의 대응으로 조앤은 선생님에게서는 사과를 받아내었지만, 아빠의 구박을 못 견디고 가출을 하겠다 결심한다. 진동이와의 교제를 사사건건 반대하는 부모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민희도 조앤과 함께 집을 떠나기로 했는데 때마침 진동이가 아버지와 여행을 간다길래 지리산 종주에 따라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들의 가출. 힘든 산행길이었지만 진동이와 진동이 아빠를 알게된 행복한 여정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과 화려하게 예쁜 외모의 조앤, 한순간에 위험한 길로 빠지기 쉬운 그런 악조건 중의 악조건이었다. 돌고 돌아 엄마와 결국 화해하게 되는 민희는 조앤보다는 빨리 다행히 자리를 되찾게 된 경우였다. 진동이가 있어서 쉽게 바로잡힐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가 참 맑고 예쁘게 들렸다.특히나 진동이의 이야기가 말이다. 노래하는 래퍼, 노래하는 요리사, 그의 시는 민희 말마따나 정말 닭살 돋게 하는 그런 내용이었지만 진지하게 여자친구를 지켜주려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기 이를데 없었다.

 

어른은 우리와 너무나 다를 것 같다 생각하는, 사춘기 소녀들에게 어른이란 그저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기만 했던데 반해 진동이네 가족은 가족간의 이해가 너무나 잘 이루어진 케이스였다. 나중에 나도 우리 아이와 이렇게 서로 가슴 속까지 제대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되면 좋겠는데... 절대 되기 싫은 어른의 표상으로 부모가 되기는 싫었다. 민희나 조앤의 가족처럼 말이다. 다행히 그들도 희망을 발견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너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 지금이라는 뜻. 돌이켜보면 청소년기는 매미의 한철처럼 굉장히 짧지만 선생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나이는 너희들 나이였어. 그런데 그걸 너희만 모르는 것 같아. 232p

 

정말 민희말마따나 당시엔 유난히 시간이 안가는 것 같았다. 민희처럼 좋아하는 남학생도 없었고 그저 공부만 해야했기에 시간이 더더욱 안가는 것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매미처럼 한철 살다 떠나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이라 생각하기보다, 정말 상담선생님의 이야기처럼 가장 아름다운 시기임을 다시 상기하는 시절로 그 시절을 되돌아봐도 좋을 것 같았다. 지나간 시절이라 지금의 학생들에게는 내 이야기 또한 고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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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원맨쇼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2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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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러브시가 만든 최고의 캐릭터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가 11권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그 첫권인 마지막 형사를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웃언니에게 선물받아 곧 읽을 예정으로 모셔두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2권인 다이아몬드 원맨쇼가 신간으로 나와 순서로는 역이 되었지만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런던 헤로즈 백화점이라면 여행서들을 보면 꽤 고급스럽고 부유한 느낌의 고풍스러운 백화점으로 알려져있다. 이 곳의 경비원으로 근무중이던 피터 다이아몬드(헉. 이 사람 주인공이라면서 갑자기 웬 경비원?)는 자기가 맡은 층에서 갑자기 신원 미상의 일본인 소녀가 발견됨으로써 해고를 당하고 만다. 보다 더 꼼꼼히 보안에 신경쓰지 못했다는 점에서였다. 전직 경정 출신인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해고 원인이긴 하나 소녀에게 반감을 품기는 커녕, 소녀의 부모, 혹은 보호자가 빨리 등장하지 않음에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게다가 소녀는 말도 거의 하지 않고 표정도 없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폐로 진단을 내린 상태였다. 런던 경찰도 속수무책인 소녀 앞에서 피터의 남다른 정의감과 소녀에 대한 동정심 비스무레한게 겹쳐져서 처음에는 순전히 전직 형사 출신의 호기심이었을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어 소녀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에 온 열성을 기울이게 되었다. 전직이 경찰 출신일뿐, 지금은 무직인 그가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전직"을 마음껏 활용해 소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소녀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방송국에 소녀의 사연과 모습을 보낸 이후에 소녀가 일본인 여성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리고 피터는 그 방송을 보고, 소녀 또래의 아이가 있어 소녀에게 관심이 많은 일본인 스모 스타에게서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고, 그의 지원 외에는 아무런 보장도 권한도 없는 자기 혼자만의 수사와 탐문을 시작하게 되었다. 소녀를 추적하며 미국에까지 날아가고, 다시 소녀를 찾아 일본에까지 가게 되는 일 등이었다. 다이아몬드 원맨쇼. 정말 그 혼자 모든 일을 다 해내었다. 런던, 뉴욕 등의 경찰등과 공조 수사 등을 하는 듯도 보이지만, 그는 사실상 실제 경찰도 아니었고 경찰서에서 자신의 권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형편은 더더욱 아니었기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기도 한다.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110kg이 넘는 거한의 몸이라 좀 운동신경이 둔할 수 밖에 없지만, 발로 뛰는 데는 빠지지 않으며 자신의 몸을 놀려 언제고 두려움 없이 사건에 빠져들기도 하였다.

 

한 전직 경찰의 부성애 비슷한 여린 감정에서 시작된 납치된 소녀를 찾으려는 온갖 열성에서 시작된 사건은 사실은 그 사건이 단순한 납치사건이 아니었다는 데서 또다른 사건과 맞물려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

 

경위 중의 한 사람이 말하길 다이아몬드가 전직 형사이면서도 제임스 본드 영화 같은 상황 속에서 곰돌이 푸처럼 멍청하게 행동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328p

 

뜬금없이 등장한듯 했던 또다른 사건이었던 맨플렉스 제약회사의 회장의 자살과 부회장의 음모 등이 초반에 같이 노출이 되었다가, 잠시 나오미(다이아몬드가 구출하려는 소녀)의 이야기로만 집중이 되어 잊혀진듯 하다가 다시 등장을 하여 꿰맞춰지는 구성이었다.

맨플렉스 사는 가상의 제약회사였겠지만, 그와 비슷하게 등장하는 다른 제약회사들, 그리고 약품들은 실제로 꽤 알려진 회사여서, 사실감을 더해주는 듯 하였다. 잔탁이라고 소개된 약 또한 실제로 시판 중인 약이었는데, 책에서는 사장된 약으로 표현이 되고, 약 성분이나 약효 또한 전혀 다른 약이었기에 약 이름만 따온게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저 우연히 지어낸 약이름이 일치한걸까 하는 혼자만의 공상에 빠지기도 하였다.

 

실제 현직 경찰이라고 해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낸다는 것은 슈퍼맨이 아닌 이상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홈즈 못지않은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매사를 관찰해내고 (놀랍기까지 하다) 거대한 몸을 자유로이 놀려가면서 날렵함이 꼭 몸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그의 몸이 (집안에 페인트칠을 하는데도 애를 먹는다던지 하는 부분들이 제법 위트있게 등장한다.) 그의 뛰어난 수사 과정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소개되는 것이었다. 사실 그동안 주인공이라고 하면 대부분 영화배우 못지않은 날렵한 몸에 뛰어난 외모 내지는 명석한 두뇌 등이 뒷받침되어 왔는데 피터 다이아몬드는 그에 비해 비범하기는 커녕 평범하기도 힘든 외모인지라 오히려 더 특별해보이는 설정이었다. 그의 이야기가 11부까지 재미나게 이어진다니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그는 경찰에 복귀하지 않고, 이대로 혼자 탐정처럼 수사해나갈것인가. 그가 어떻게 활약상을 펼쳐나갈지, 2권에서는 우연히 도움을 준 스모 선수가 있었지만 매 권마다 그런 특별한 조력자를 얻어낼 수도 없을 테니 그의 향후 거취가 사뭇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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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카페
카시와기 타마키 지음, 김성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5월
절판


무협지를 몇백, 몇천권 읽고 나면, 웬만큼 쓸 수 있을 경지에 이른다고들 하였다.

카페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사실 무엇이든 그정도 빠지면 안 그럴까만은.

카페 찾아다니기 좋아하고, 카페 음료와 요리, 분위기 등에 취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이런 멋진 카페 하나 차려보고 싶다는 구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직접 카페를 차리거나, 아니면 카페 순례 여행기, 혹은 집에서 카페요리 만들어먹기 등의 카페 관련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카페를 사랑하는 젊은 주부로써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때부터 카페는 더욱 내게 친근한 공간이었다. 밥 먹고 술마시러 가지 않고, 차마시러 가야했기에 더 맛있는 차가 있는 곳, 이야기하기 좋은 분위기가 있는 곳 등등 다양한 테마로 친구들과 여러 카페들을 섭렵하고 다녔다. 프랜차이즈 카페에도 다니고, 작게 개인이 차린 분위기 있는 카페에도 다녔다. 결혼 후 지방에 내려와 살다보니,잦아들법도 하건만 이곳에서도 나의 카페 순례는 멈출 수 없었다.

술 값은 안 아까워도 차 값은 아까워하는 많은 남자들 눈에는 카페에서 비싼 차, 커피를 마시는 행동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그 곳은 작은 소통의 공간, 작은 여행의 공간이 아닐까 싶다. 어제도 동생이 팥빙수를 포장해다 주었는데 가격은 매장에서 먹나 여기서 먹나 똑같았지만 어쩐지 맛은 덜한 느낌이었다. 편하기는 해도 역시 그 공간에서 먹는것이 더 기분이 좋았다. 집 밖에 잘 나서지 못하는 아기엄마라 그런지도 모른다. 아기와 함께 조금이라도 여행(?)한 기분이 들고 외출과 휴식의 이미지가 더해지는 공간이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카페를 다니고, 카페 관련 서적들을 재미나게 찾아 읽다보니 우리나라 카페에도 참 여러 테마로 예쁜 카페들이 많구나 싶었지만 일본의 카페들이 예쁘고 귀여운 것을 유독 좋아하는 그나라 여성들 특성상 따라하고 싶게 잘 갖춰진 곳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본 카페 여행기 관련 책들도 많이 읽어보았는데, 우리나라의 카페 창업에 관련된 책은 읽어봤어도 일본에서 작은 카페를 창업하고, 경영하기까지의 세세한 이야기를 다뤄낸 책은 처음 읽어보았다. 바로 그녀들의 카페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일본인이 직접 카페를 창업하기 위해 찾아다닌 카페들의 이야기를 책 한권에 오롯이 담아내었다.



서른이 되기 전에 뭐라도 해보자 의기투합해 뭉친 직장인 동료 둘이 만들어낸 카페, 자매들이 빵을 구워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 차린 카페 (그 중 한명은 약제사 출신이기도 했다! 전문직을 내던지고서도 카페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관심과 적성상 이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한데, 서비스 정신이 부족해서, 신랑이 나의 카페 창업 욕심에 불을 꺼뜨리기 일쑤였다. ), 6개월된 둘째 아이를 등에 업고 남편이 아닌 자신만의 카페를 개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어여쁜 카페, 퇴직한 남편이 쑥스러워해 대신 나가 배워 차린 카페 다양한 카페 창업 동기도 눈에 띄고 그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맛과 카페의 분위기까지 그대로 전해지는듯 따스함이 감돌았다.



인테리어 또한 제각각이었다. 물론 그래서 작가의 취재 대상이 되기도 했겠지만 말이다.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만들기도 하고, 오래된 약국의 인테리어 소품 등을 살려 카페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러 카페의 장단점을 샅샅이 조사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골라내어 카페 인테리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도 하고 피자 버스에 모든 장비를 싣고서 고객이 원하면 달려가기도 한다.



카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디어에 참고가 될 부분들이 많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와 가장 닮은 듯, 또 트렌드도 비슷한 일본의 이야기니까. 카페 문화가 제법 발달한 곳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곳들이라 참고할 것들이 많아 보였다.

나처럼 당장 카페 창업 의사가 없더라도 카페 순례를 즐기고 문화 자체를 즐기는 아이 엄마도 즐거운 느낌으로 카페에 찾아간듯 읽을 수 있었다. 주인장의 마음이 하나하나 녹아든 인테리어도 눈으로 살펴보고, 카페 창업 팁들도 소소히 살펴보면서, 아, 이렇게 해서 멋진 카페 한 곳이 탄생되었구나 하며 읽을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무척 좋아하기에 직접 맛 볼 수 없는 것 하나가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카페 스쿨이라는 이야기가 제법 많이 나왔다. 우리나라에도 커피 바리스타 학원 같은 곳이 있는 것은 알았는데 카페 스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의 카페 스쿨에서는 카페 경영에 관련된 전반적인 것들과 카페 요리 등도 다양하게 가르쳐준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카페를 개업중인 사람조차 카페 음식을 좀더 다양하게 개발하고, 지금이 잘해나가고 있는건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카페 스쿨에 등록해 다니기도 하였다고 본문에 나와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과정이 있다면 카페 창업을 앞두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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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닉스 동요 보들북 9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4월
구판절판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만 해도 거창하고 원대한 꿈을 품고 살았는데, 막상 아기를 낳고 나서는 영어 조기교육이니 한글 교육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잊고, 태평한 날들을 보내고 있네요. 아주 가끔 블로그 등을 통해 아이엄마들의 열성과 노력만으로 원어민에 가깝게 발음하고, 자유로이 의사소통하는 아이들을 보게 될때면 입이 떡 벌어지게 부럽지만 말입니다. 그냥 부러워만 하는 게으른 엄마였어요. 아이 교육이라곤 교사 수업에만 맡겨두려다보니 큰 효과가 없더라구요.



요즘 들어 정말 아이 머리가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한번 들은 것을 그자리에서 따라 말하고, 며칠후라도 기억해내고, (어른들이라면 절대 못 할) 그런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이럴때 영어, 노래 등도 자주 들려주고 그래야하는데..뭘 어떻게 들려줄까? 막막했답니다.



엄마들이 파닉스 파닉스 하는데, 어떻게 시작할까 따로 교재를 구입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림도 시원시원하고, 보들북 인기 동요로 이미 아이에게 귀가 트인 삼성에서 보들북 파닉스 동요가 나왔다길래 다른 책보다 친근한 마음이 들어서 손쉽게 선택했지요.

다행히 아이도 첫 시그널부터 익숙한 음악이 나오니 집중해서 듣기 시작하더라구요. 영어 노래라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듣는데, (때론 그 가사도 따라 부르기도 해요. 자기가 들은 대로요.) 이 책의 노래들은 더욱 신이나고 발랄한 노래들이 많더라구요. 다른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아이 역시 신나고 발랄한 노래들을 좋아해요. 어려서부터 엉덩이 지긋이 앉아있어 버릇해서.. 따로 춤추거나 하지는 않지만 신나는 노래들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더라구요.



귀에 익숙한 알파벳 송이 아닌 힙합 알파벳의 흥겨운 노래로 운을 떼고, A부터 Z까지 각 알파벳 자음의 노래들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다시 아에이오우 모음 노래가 나오고, 그 다음은 재미난 영어동요들이 나오네요. 끝은 파닉스 주로 끝나구요. 총 44곡의 노래가 수록되어 있어서 책과 함께 곁들이면, 귀여운 그림과 함께 기억하기 쉬운 파닉스들이 머릿속에 쏙쏙 남겠더라구요.



동물도 좋아하지만 차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 책 속에서도 차부터 찾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다 밴이 나오는 V를 유독 열심히 보고 있길래, 밴이 좋아? 하니 그렇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밴이 나오는 부분을 읽어주었어요. CD에 나온 노래가 살짝 기억이 안나는 엄마, (책을 거꾸로 봐서 그랬는데 제대로 놓고 나중에 보니 원곡 명이 밑에 적혀 있었네요. 징글벨에 맞춰 불러주면 됐을 것을.. 괜히 엄마 마음대로 불러줬네요)그냥 운율감 있게 리듬과 약간의 멜로디를 넣어 읽어주니 바로 그 자리에서 두세번 반복해 따라부르더라구요. 입에 잘 붙는 발음들이기도 했어요.

Vroom, vroom, van. Vroom, vroom, van.

vroom vroom, little van.

vases, violins,veggies are in the van.



브룸브룸이 입에 척척 감기네요.

v는 윗니로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휴대 전화진동이 울리듯 v 하세요 라고 씌여 있어요.

아이들에게 알파벳소리를 알려주는 파닉스는 익혀두면 말하기, 읽기, 듣기 능력까지 향상되는 기본 학습이라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듣고 반복해줘야겠어요. 엄마도 흥이 나고 아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재미난 책이었으니 말입니다.

책도 두껍지 않으면서도 재미난 그림과 함께 알차게 들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즐기기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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