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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원맨쇼 ㅣ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2
피터 러브시 지음, 하현길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피터 러브시가 만든 최고의 캐릭터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가 11권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그 첫권인 마지막 형사를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웃언니에게 선물받아 곧 읽을 예정으로 모셔두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2권인 다이아몬드 원맨쇼가 신간으로 나와 순서로는 역이 되었지만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런던 헤로즈 백화점이라면 여행서들을 보면 꽤 고급스럽고 부유한 느낌의 고풍스러운 백화점으로 알려져있다. 이 곳의 경비원으로 근무중이던 피터 다이아몬드(헉. 이 사람 주인공이라면서 갑자기 웬 경비원?)는 자기가 맡은 층에서 갑자기 신원 미상의 일본인 소녀가 발견됨으로써 해고를 당하고 만다. 보다 더 꼼꼼히 보안에 신경쓰지 못했다는 점에서였다. 전직 경정 출신인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해고 원인이긴 하나 소녀에게 반감을 품기는 커녕, 소녀의 부모, 혹은 보호자가 빨리 등장하지 않음에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게다가 소녀는 말도 거의 하지 않고 표정도 없는,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폐로 진단을 내린 상태였다. 런던 경찰도 속수무책인 소녀 앞에서 피터의 남다른 정의감과 소녀에 대한 동정심 비스무레한게 겹쳐져서 처음에는 순전히 전직 형사 출신의 호기심이었을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어 소녀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에 온 열성을 기울이게 되었다. 전직이 경찰 출신일뿐, 지금은 무직인 그가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전직"을 마음껏 활용해 소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소녀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방송국에 소녀의 사연과 모습을 보낸 이후에 소녀가 일본인 여성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리고 피터는 그 방송을 보고, 소녀 또래의 아이가 있어 소녀에게 관심이 많은 일본인 스모 스타에게서 전폭적인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고, 그의 지원 외에는 아무런 보장도 권한도 없는 자기 혼자만의 수사와 탐문을 시작하게 되었다. 소녀를 추적하며 미국에까지 날아가고, 다시 소녀를 찾아 일본에까지 가게 되는 일 등이었다. 다이아몬드 원맨쇼. 정말 그 혼자 모든 일을 다 해내었다. 런던, 뉴욕 등의 경찰등과 공조 수사 등을 하는 듯도 보이지만, 그는 사실상 실제 경찰도 아니었고 경찰서에서 자신의 권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형편은 더더욱 아니었기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기도 한다.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110kg이 넘는 거한의 몸이라 좀 운동신경이 둔할 수 밖에 없지만, 발로 뛰는 데는 빠지지 않으며 자신의 몸을 놀려 언제고 두려움 없이 사건에 빠져들기도 하였다.
한 전직 경찰의 부성애 비슷한 여린 감정에서 시작된 납치된 소녀를 찾으려는 온갖 열성에서 시작된 사건은 사실은 그 사건이 단순한 납치사건이 아니었다는 데서 또다른 사건과 맞물려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데 일조를 하게 되었다.
경위 중의 한 사람이 말하길 다이아몬드가 전직 형사이면서도 제임스 본드 영화 같은 상황 속에서 곰돌이 푸처럼 멍청하게 행동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328p
뜬금없이 등장한듯 했던 또다른 사건이었던 맨플렉스 제약회사의 회장의 자살과 부회장의 음모 등이 초반에 같이 노출이 되었다가, 잠시 나오미(다이아몬드가 구출하려는 소녀)의 이야기로만 집중이 되어 잊혀진듯 하다가 다시 등장을 하여 꿰맞춰지는 구성이었다.
맨플렉스 사는 가상의 제약회사였겠지만, 그와 비슷하게 등장하는 다른 제약회사들, 그리고 약품들은 실제로 꽤 알려진 회사여서, 사실감을 더해주는 듯 하였다. 잔탁이라고 소개된 약 또한 실제로 시판 중인 약이었는데, 책에서는 사장된 약으로 표현이 되고, 약 성분이나 약효 또한 전혀 다른 약이었기에 약 이름만 따온게 아니었을까. 아니면 그저 우연히 지어낸 약이름이 일치한걸까 하는 혼자만의 공상에 빠지기도 하였다.
실제 현직 경찰이라고 해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낸다는 것은 슈퍼맨이 아닌 이상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홈즈 못지않은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매사를 관찰해내고 (놀랍기까지 하다) 거대한 몸을 자유로이 놀려가면서 날렵함이 꼭 몸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생활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그의 몸이 (집안에 페인트칠을 하는데도 애를 먹는다던지 하는 부분들이 제법 위트있게 등장한다.) 그의 뛰어난 수사 과정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소개되는 것이었다. 사실 그동안 주인공이라고 하면 대부분 영화배우 못지않은 날렵한 몸에 뛰어난 외모 내지는 명석한 두뇌 등이 뒷받침되어 왔는데 피터 다이아몬드는 그에 비해 비범하기는 커녕 평범하기도 힘든 외모인지라 오히려 더 특별해보이는 설정이었다. 그의 이야기가 11부까지 재미나게 이어진다니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그는 경찰에 복귀하지 않고, 이대로 혼자 탐정처럼 수사해나갈것인가. 그가 어떻게 활약상을 펼쳐나갈지, 2권에서는 우연히 도움을 준 스모 선수가 있었지만 매 권마다 그런 특별한 조력자를 얻어낼 수도 없을 테니 그의 향후 거취가 사뭇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