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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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가 이쪽으로 배속된 지 얼마 안됐거든요. 그래서 이 동네에 대해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른바 신참이죠." 354p 

신참자라..우리나라에서는 신참이라는 표현은 써도 신참자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일본식 표현일까?

말 그대로 책의 제목은 니혼바시서의 신참 형사 가가형사를 일컫고 있다.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가가형사가 등장하는 신간 소설이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가가형사 시리즈,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등의 유명한 주인공을 등장시켜 세트로 묶어 읽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란 사실도 모르고 읽었던 첫 책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해서 다양한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유명한 형사나 탐정 등의 주인공에 따로 초점을 맞출 생각을 못했었기에 이번 신참자 역시 기존에 여러권의 가가형사 시리즈가 나왔음에도 신참자가 내가 읽은 최초의 가가형사가 되었다. 읽고 나니 이전 작들에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신참자는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일본 고단샤 문예지 <소설 현대>에서 2004년 8월호부터 5년에 걸쳐 연재된 아홉편의 단편들이 총 하나의 소설로 완성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 2010년에는 아베 히로시 주연의 티브이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방영당시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혼한 40대 여성이 목졸려 죽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가가형사 등이 그 주변을 탐색해가며 수사망을 좁혀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마치 이 사람이 범인이다 싶은 의심이 들게끔 몰아가다가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들에게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연들이 숨어 있었다. 그 비밀스러운 사연마저 가가형사는 은밀히 밝혀내고, 따뜻한 비밀들을 덮어주면서 또 그와 연관있는 사람들에게는 (미처 모르고 있던 사람들에게는-대개는 그 비밀에 관련된 사람들이 그 가족들이었다. 결국 이 작품의 귀결은 가족애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 살짝 귀뜸해주기도 한다.

 

 

"가가씨는 사건 수사를 하는게 아니었나요?"

"물론 하고 있죠. 하지만 형사가 하는 일이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278p

멋진 말이다. 그런데 이런 형사들이 정말 있을까? 너무 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많이 보았나.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 그 자체에만 초점 맞추기도 힘든 판국에 그 주위 일들까지 하나하나 아울러간다는 것이 참으로 형사답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건을 파헤치는 눈썰미가 정말 보통이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분명 단편소설이면서 크게는 한 사건을 주축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라는게 놀라울 정도였다. 작은 사건들이 그 안에 소소하게 끼워져 있어서, 추리소설 뿐 아니라 추리 드라마로써의 재미도 채워질수 있었던 것이겠지만 말이다.

 

센베이 가게의 할머니와 손녀가 있을때 보험회사 직원이 다녀갔고, 형사들은 그 보험회사 직원이 다녀간 시간을 탐문수사하고 다녔다. 아무래도 그의 알리바이가 애매하게 성립하는 그 시간이 의심스러워서였다. 주인에게 늘 닌교야키를 비밀리에 사다나르는 심부름을 했던 요리집 견습생 소년의 이야기도 나온다. 죽은 사람의 집에서 바로 그 닌교야키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호스티스 출신의 사기그릇가게 며느리는 죽은 사람에게 가위를 부탁해 사다달라고 하기도 하였다. 그런가하면 늘 산책을 다니던 개가 갑자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산책코스가 바뀌기라도 했단 말인가? 케이크 가게 점원은 단편 결말이 약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후로도 의심스러운 일들은 쭉 이어졌다. 이렇게 쌓여가는 의심들을, 슬렁슬렁 다니는 듯한 가가형사가 재치있게 모두 풀어내었다.

물론 주위 형사들조차 그의 작품인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깔끔한 일처리, 그리고 범인을 찾아내고 그 살해 동기를 밝혀내는 것까지.

 

두껍다 생각했지만 어느새 금새 다 읽고,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다작이 많다보니 재미없는 책들도 간혹 있다는데 다행히 여태 내가 읽은 몇 안되는 책들은 대부분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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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만담 - 어느‘이야기’ 중독자의 기발한 도쿄 여행기
정숙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4월
품절


여행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이웃님이 추천해준 책, 도쿄 만담. 도쿄 여행기를 특히나 좋아하지만, 이 책에는 뭔가 특별함이 좀더 담겨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예감은 적중했다.



스스로를 이야기 중독자라 말하는 저자, 정숙영, 그녀의 글은 정말 거침없는 말투와 재미난 이야기로 그칠줄을 모른다. 도쿄 여행 체류기간을 모두 합쳐보면 140여일 정도 될거라는 그녀의 평가의 결론은 "재밌어. 단 그곳에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이었다.

나도 그걸 알기에 도쿄가 미치도록 가보고 싶은 곳이련만 아직 못 가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도쿄의 맛난 먹거리들, 사고 싶은 아이 물건들, 아기자기한 카페 등등등)



이야기를 사랑하는 그녀이기에 그녀의 여행과 목적지는 좀더 특별하였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영화, 만화, 드라마, 소설 등과 관련된 배경을 찾아가보고 연결지어서 이야기해주는것들이어서 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렇게 재미나게 글 쓰는 재주가 있다면 나도 여행다니고 글쓰며 살아가고프련만, 그런 재주는 없어서 그냥 작가님 책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

직장 시절 한때 나도 일드에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다. 선배님이 직접 추천해준 일드등을 집에서 보며 (혼자서는 한국드라마도 잘 안보던 내가) 제대로 일드에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요즘에도 재미난 일드가 많건만 요즘엔 그야말로 책을 제외한 모든 매체와는 거리를 두고 사니 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아쉽게도 느껴진다. 그때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 중 하나가 야마토 나데시코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김희선 주연의 드라마로 각색되어 나오기도 했지만 드라마 야마토나데시코의 된장스러움을 따라갈 수는 없지 않았나 싶다. 정말 해맑게 아름다우면서도 된장녀의 모든 것을 갖춘 주인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도 나고, 사람들이 열광하며 보는 이유를 알겠다 싶게 재미나게 잘 만든 드라마였다. 어느 정도는 그녀의 된장스러움을 비꼬는 이야기도 있었겠지만. 나도 기억이 난다. 그녀가 허름한 연립에 살면서 남자들과 헤어지던 곳은 아주 비싸보이는 그런 건물 앞이었음을. 저자도 그 곳을 찾아갔다. 다이칸야마 어드레스. 사실 좋아는 하나 일일이 찾아다니지는 못할 게으름을 갖고 있어서 우연히 그 옆을 지나칠 계획이 아니고서라면 잘 찾게 되지 않을 나였기에 저자의 드라마 촬영지와 배경 설명 등은 책으로 봐도 충분한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정말 시간이 된다면 가보고 싶게도 만들었고 말이다. 특히 에비스 시계탑. 저자를 당황하게 한 시계 없는 시계탑은 꽃보다 남자의 마니아들이 (저자의 동생 포함) 열광할 그런 장소가 아니었을까 싶다.



워낙 유명한 원작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보니 내가 보다 말았다거나 보지는 않고 이름만 익히 들었던 만화나 드라마 등도 꽤 많았다. 모든 것을 다 섭렵한 이들에게는 더욱 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몇편 보지 않았는데도, 아~ 정말 가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니 말이다. 도쿄는 가깝기도 하고, 여차저차 갈일이 곧 생기겠다 싶었는데, 방사능 사건으로 아이와 함께 당분간은 도저히 여행할 생각이 들질 않아 무기한 연장하고 나니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잠깐 봤던 만화 <홍차왕자>의 지유가오카<서양골동양과자점>의 안티크 탐정놀이, 입소문이 무성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네 학교, 보지 못하고 듣기만 한 영화 <쪼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끝까지 못봤지만 재미났던 드라마 <전차남> 등등..

특히 저자가 방문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네 학교는 도쿄 근교의 카나가와현에 있는 '센조쿠가쿠인 음악대학'이란다. 하지만, 그녀가 정문의 정돌 사진 촬영에 빠져있다가 수위들의 저지로 출입조차 거부되어 안타까운 심경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그러나 그녀, 그대로 포기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하기로 한다.

사진촬영도 안 되고 일반인 출입조차 안되는 까닭은 여중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란다. 그래서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막나보았다.노다메 칸타빌레 때문에 한국인들도 제법 출입을 한 모양이었는데 (후기가 주르륵이었다하니) 그녀만 유독 걸린 것을 보면 자신 또한 정문의 정돌 촬영이 너무 눈에 띄었던가보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그녀의 일반인 아닌 정면 돌파는?

학교로 전화를 걸어 사실대로 말을 하고 작가이기에 취재차 방문을 하고 싶다 이야기한 것이었다. 그녀의 바램대로 학교안을 짧게 (연세 지긋하신 윗사람의 동반 안내로) 둘러보게 되었고, 또 그 결과는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책 속에 담기게 되었다. 어려운 방문이었으니 열심히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으리라. 아뭏든 부러웠다. 20대 여대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그냥도 통과할 수 있을 거라니, 그렇지 않을 나는 아마 정문에서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나도 아직 20대 얼굴이야~ 라고 주장은 하고 싶다만)







아뭏든 도쿄 만담에는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재미나다고 강추해준 이웃님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깊은 밤 내 눈을 감기지 못하게 만든 도쿄만담, 정말 도쿄의 기발한 여행기가 한가득이었다.

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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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더스의 개 동화 보물창고 49
위더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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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더스의 개를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어릴적에 티브이 만화로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고, 이후로 틈틈히 책으로도 보게 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 아이 엄마가 되어 완역본으로 읽게 되니 아이 동화로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아 놀라울 정도였다. 번역한 최지현님도 아동문학으로만 분류되기엔 아쉬울 정도의 작품이라 평할 정도로 말이다. 원작은 1872년 벨기에에 머물던 영국 작가 위다에 의해 쓰여졌고, 만화는 1975년에 쿠로다 요시오 감독에 의해 TV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TBC, KBS, SBS, EBS 등 네 개 방송국에서 방영이 되었다. 위키백과참조

어릴적 플랜더스의 개에 대한 만화의 추억이 워낙 강해서, 네로와 아로와, 파트라슈 등의 생김새까지도 그대로 기억이 날 정도였다.

아이들 보기에 무척이나 슬픈 결말이어서 어릴 적에도 무척이나 가슴아파하며 보았는데 (사람이 어찌 이리 잔인할까 생각하며 말이다.)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완역본으로도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여전히 아니 그때보다도 더 가슴아픈 슬픔을 느꼈달까. 특히나 다섯살 어린 아들을 둔 엄마라 그런지 두살때 엄마를 여의고 여든 되신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밝게 자라난 넬로의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아프게 느껴졌다. 여섯살때부터 벌써 파트랏슈와 함께 우유배달을 나서야했던 넬로가 아니었던가. 우리 아들과 한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그 나이에 말이다. 또래 아이들, 혹은 그보다 어린 아이들만 봐도 다 내 아이 같아서 가슴이 아파오기에 엄마가 되어 읽은 플랜더스의 개는 그렇게 또다시 눈물을 떨구게 만들었다.



자신을 일으킨 것이 욕도 아니고 매질도 아니라는 사실에 파트라슈의 간절한 두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했고,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단 한번도 충성심이라는 것이 일어 본 적 없는 심장은 강한 사랑으로 깨어났습니다. 23P 파트라슈



하루종일 굶기고 가혹한 중노동에 매질까지 견뎌내기가 힘들었던 파트라슈가 쓰러져 죽어가고 있을때 서너살된 넬로와 할아버지만이 파트라슈를 돌아다보고 구해주었다. 그리고 이 가난한 두 식구에게 파트라슈는 최고의 친구이자 소중한 전부가 되어주었다. 우리나라에도 충견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오지만, 책 속의 파트라슈 또한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사랑으로 가득한 개가 되었던 것이다.



이 아르덴의 아이는 생김새가 아주 고왔습니다. 짙은 눈동자에 의젓하고도 부드러운 눈매, 발그레한 두 볼은 사랑스러웠고 금발 머리는 목덜미에서 찰랑거렸지요. 그래서 넬로가 옆을 지나가면 그 모습을 그리는 화가들도 많았어요. 테니르스씨, 미에리스씨, 반 탈 씨네 놋쇠 우유 통을 실은 초록색 손수레와 걸을 때마다 마구에 걸린 종이 딸랑딸랑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황갈색의 덩치 큰 개 그리고 그 옆에서 하얗고 조그만 발에 커다란 나막신을 신고 달려가는 꼬마. 특히 꼬마의 부드럽고도 의젓하고 순수하면서 행복한 얼굴은 루벤스의 그림에 나오는 아름다운 어린아이들 같았습니다. 29P 넬로

우유배달이 생계의 전부였기에 묽은 수프와 빵 정도만을 댓가로 받고 거의 돈 한푼 받아본적 없는 넬로는 찢어지게 가난하여 제대로된 교육을 받아본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루벤스와 같은 땅에 태어난 또다른 천재였다. 루벤스를 동경하고, 그의 그림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했으나 돈이 없는 그는 늘 장막이 드리워진 루벤스의 그림 앞에서 자신의 가난한 처지를 되돌아보며 가슴 아프게 슬퍼하곤 하였다. 사람으로썬 유일한 친구였던 마을의 가장 부잣집 딸 알로아와도 넬로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알로아 아버지의 반대로 못 만나게 되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그가 화재를 일으켰다는 누명까지 뒤집어 씌워 마을사람들의 냉대까지 받게 만들었다.



가난해도 화가의 대가로 우뚝 서고 싶었던 소년의 꿈, 알로아를 사랑하고 파트라슈를 사랑하였던 소년의 꿈은 너무나 슬프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스라져 버렸다. 한여름인데도 닭살이 돋을만큼 시려온다. 강아지를 키워봤지만 신랑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마음을 보면 그 깊이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천성적으로 정말 가족 못지 않을만큼, 마치 친구처럼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보통 사람들이라도 어느 정도는 하겠지만 파트라슈가 처음에는 가혹한 주인을 만나 너무나 고생을 하다가, 넬로와 제항 다스 할아버지의 가난하지만 마음 깊은 사랑에 감동하는 모습, 그러면서 사람보다 깊은 사랑과 우정으로 보답하는 모습은 너무나 뭉클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넬로와 파트라슈가 다시 보고 싶다.

그들이 행복하게 끝났으면,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간절히 그런 결말을 바랬건만 결말은 차가운 현실을 잔인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좀더 자라 이 동화를 읽게 된다면 엄마처럼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울게 될까? 아마 마음이 따뜻한 아이라 그럴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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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 - 온 국민 애착 프로그램 <1박 2일>을 따라 떠나는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절판


요즘은 거의 못 봤지만 한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나를 꼭 티브이 앞에 앉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1박 2일! 어쩔땐 작위적인 느낌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나를 크게 웃게 만들고, 안쓰러울 정도로 망가지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힘들지라도 삶에 저토록 충실한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고싶은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면서, 아, 저런 생고생 나같으면 정말 못할텐데 하는 심정으로 보면서 말이다. 그들은 거의 온몸을 내던지며 고생했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큰 재미와 감동을, 그리고 그들이 여행한 전국 곳곳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에 이토록 다양하게 둘러볼 곳들이 많구나. 내가 너무 주변만 다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친정에 갔다가 예전 방송분이 케이블 티브이에 나오는 것을 보았다. 봤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못 봤던 것이었는지, 다시 봐도 재미난 그런 부분이었다. 참가자들이 여러 시장을 각각 돌면서 장도 보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송이었는데 여기저기 열심히 먹느라 일찌감치 돈을 써버린 김종민 촬영분이 눈에 들어왔다. 아, 나도 모든 가격이 3000원인 메밀 전병, 메밀국 국수 등을 먹어보고 싶다. 이수근님이 시장에서 노점에서 사먹은 수구레 장터국밥(수구레는 못먹을 것 같지만 일반 고기가 들어간 거라면 장터국밥은 사먹어보고 싶다.), 설탕 듬뿍 넣은 장터표 팥죽을 먹던 이승기, 작가에게 돈을 빌려 묵을 콩국에 말아먹는 국(콩국수려나? 이름은 잘 못 봤다.)을 맛있게 먹던 나피디님 등등 정겨운 예전 1기 캐릭터 분들이 눈에 띄었다.



멀지 않은 곳이라도 여행을 가게 되면 1박 2일 촬영지, 내지는 1박 2일이 다녀간 곳 등의 플랭카드가 걸린 식당 등을 볼 수가 있다. 일부러 찾아다닌 적은 없더라도 꽤 많은 곳들에 1박 2일 타이틀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속초만 해도 워낙 예전에도 유명했겠지만 1박 2일에서 생선구이와 순대국밥 등을 너무 맛있게 먹고, 재미나게 여행을 한터라 관광객들이 더 몰린게 아닐까 싶다. 나만 해도 지난번 속초 여행때 맛집 등을 검색을 하니 1박 2일 관련한 관광지와 맛집 등이 우르르 떴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들이 다닌 곳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지 않고도 책 한권으로 후르르 훑어볼 수 있는 책이 나와 반가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다. 바로 <1박 2일 촬영지 절대 가이드>였다.

매 프로를 빠짐없이 본게 아니라 촬영분을 본 것도 있고 못 본 곳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다녀온 여행지라니 나도 찾아서라도 다녀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1위에 뽑혔다는 전라도 관매도는 1박 2일 촬영 이후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1박 2일이 다녀가는 촬영효과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매도를 오가는 연락선 항해사가 여름 성수기 20일동안 1년 먹고 살것을 모두 벌었다고 107p하니, 정말 말 다한게 아닐까 싶다.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절경이었다. 나도 그 많은 관광객들에 우리 가족을 추가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섬 중에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종종 가보게 되는데, 울릉도와 독도는 그 유명한 이름에도 불구하고 언제 여행가게 될지 자꾸 막막하게 느껴지는 섬이었다. 1박 2일에서 속속들이 그 내부를 보여주는데 (이전의 울릉도란, 거의 티브이 프로에서 겉핥기 식으로 살짝 훑어준 정도만 느껴봤기에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너무나 멋진 해안 산책로도 정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고, 1박2일 멤버들이 울릉도 2경으로 꼽은 곳이라는 해안산책을 마치고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목의해안도로는 천천히 드라이브하기에 그만인 곳이라 하였다. 173p 최근에 이웃님 중에 울릉도 여행을 다녀와서 사진을 올려주신 후기를 보고 1박 2일을 떠올리며 감탄을 하였는데, 그 분도 다녀오고 나니 제주도보다 멋진 곳이 울릉도임을 깨달았다 하셔서 더욱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인청, 울산, 부산, 서울, 제주도 등으로 크게 구분되어 소개된 관광지들, 가까운 곳에서부터 좀 먼 곳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여행하고픈 곳들이 속속 눈에 들어오는 책이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서울에서도 굳이 멀리 찾아가지 않고도 서울 속 1박 2일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들로 다섯 곳이 실려있었는데 북촌 한옥마을, 북악산 성곽길, 부암동 백사실 계곡, 이화마을과 낙산공원, 그리고 광장시장 등이 그 곳들이었다. 서울 사는 10여년동안 이 다섯 곳에 한번도 안 가봤다는게 속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바다와 닿아있어 여행하기 멋진 부산과 제주도 등은 사람들에게 워낙 인기있는 여행지라 그런지 초저가 여행 코스를 따로 실어서 관심있게 보게 만들었다. 특히 매년 가도 또 가고 싶은 제주도는 한번에 너무 많은 곳을 둘러보지 않고 그냥 편안히 휴양형으로 다녀와 그런지 아직도 못 가본 곳들이 많은데 태교여행으로 제주도에 첫 렌트카 여행을 다녀왔을때 드라이브했던 1118도로편을 읽어보니, 이번 여행때 또다시 1118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오고픈 마음이 들었다. 남해에서만 느낄 수있는 그 에메랄드빛 바다의 정취를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다시 느껴보고 말이다.



여름이라 그런지 자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1박 2일 촬영지 절대 가이드 읽고 있다 하니, 1박2일을 워낙 좋아하는 우리 식구들, 특히 친정 아버지 눈이 반짝 하시는걸 보았다. 언제 여기 나온 곳을 주제로 해서 한번 가족 여행을 다녀와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번 여름 제주도 가족여행부터, 즐거이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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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토끼와 채송화 꽃 신나는 책읽기 34
권정생 지음, 정호선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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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으로 돌아서서 행주치마로 얼굴을 포옥 쌌다가 내렸을때, 얼른 쳐다보면 으레 엄마의 두 눈을 빨갛습니다. 우셨기때문입니다. 몰래 돌아서서 우셨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가만히, 가만히 소리 안나게 울면 눈이 빨개진다고 명수는 생각합니다. 8p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보따리 장사를 하느라 집을 비우시니 명수는 하루종일 심심했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졸라 엄마의 빨간 눈을 닮은 눈이 빨간 아기 토끼를 한 마리 샀지요.

아기 토끼를 막상 데려오니 엄마와 형제들로부터 강제로 떼어온게 미안해 명수는 되돌려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이 십리도 넘게 멀겠다는 말에 포기하고 말았지만 대신 마음을 담아 토끼를 보살피게 되었지요. 맛있는 풀도 잔뜩 뜯어다주고 토끼와 재미나게 노는 것으로도 모자라, 낮에 학교가면 심심할까봐 채송화 모종도 사다가 토끼앞에 심어주었답니다.

어린 나이에 아빠를 떠나 보내고, 고생하시는 엄마를 이해하고 토끼의 아픔까지 끌어안으려는 명수의 마음이 너무나 가슴뭉클하게 느껴졌습니다. 아픔이 아이마저 성숙하게 한다지만, 착한 명수로 인해 엄마 또한 따뜻한 위로를 전해받을 수 있었겠지요.
권정생님의 동화에는 가슴뭉클한 감동이 있습니다. 늘 아이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셨던 동화작가셨기에 그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기토끼와 채송화꽃 외에 세편의 동화가 더 실려 있었어요. 까치골 다람쥐네는 겨울잠만 준비하는게 아니라 골프장으로 까치골이 바뀌는 것에 대비해 아빠가 더욱 열심히 도토리와 열매들을 모아야 했습니다. 이웃들도 모두 떠나가고 외로이 남았던 다람쥐네 가족에게 어느 날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꿈과 희망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엄마 아빠 다람쥐를 따라 그동안 모아둔 열매들을 숲의 재건을 위해 (사람들이 나무를 모조리 베어갔으므로) 하나하나 심으며 다람쥐들의 작지만 강한,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일화였답니다. 같이 쓰고 보존해야할 자연을 너무 인간 중심으로 남용하고, 환경 파괴는 고려하지 않은 어른들의 부주의한 행동에 다람쥐 가족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그런 동화였지요.

남은 두 동화는 귀여운 또야 너구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삯바느질 하시는 엄마가 1000원을 주시며 콩나물을 사오라 하셨고, 100원으로는 맛있는 걸 사먹으라 하셨어요.
엄마 어릴적에는 100원으로 과자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웬만한 군것질들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의 100원은 예전의 10원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물가가 많이 올랐지요. 또야네에게 100원은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요.

심부름값이 아니라 그냥 주시는 돈이라는 말씀에 또야는 기분이 더욱 좋아집니다. 아이에게 용돈을 주거나 할 적에도 심부름값이다 이런 말은 저도 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이의 착한 행동을 돈으로 값을 매긴다는 것이 참 불편하게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또야는 심부름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지만 어른들은 칭찬하기보다는 그냥 무뚝뚝 시큰둥 하네요. 또야는 엄마가 주신 돈으로 막대사탕 하나를 사와서 엄마 먼저 드시라 하는 정말 마음씨까지 착한 너구리였어요.

좀더 생각이 깊어보였던 또야와, 그 다음편인 밤 다섯개에서의 또야는 좀더 어린 느낌의 또야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어리거나 착하거나를 떠나서, 속상하기도 했겠지요.
엄마가 친구들과 나눠먹으라는 삶은 밤을 들고 놀러나가니 친구가 마침 다섯이 있어서 모두 다 나눠주고 또야만 못먹게 되었어요.
또야가 으앙 하고 우니 친구들도 따라 웁니다. 귀엽네요.
사실 엄마도 어릴적에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너무 많이 초대해서 그만 생일 당사자가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게 되어버린 적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와서 축하해주고 선물도 주고 한 것은 너무 좋았는데 케잌도 아니고 케잌에 달린 막대사탕 하나만 남고,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자 (정말 많이 차려주셨는데, 친구가 너무 많아서 제 입에 들어갈게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만 서러움에 또야처럼 으앙~ 하고 울어버리고 말았지요 . 이젠 어른이라고 또야 귀엽네. 이렇게 생각할 나이가 되었어요.
우리 귀여운 아들도 또야처럼 이렇게 귀엽게 자라나겠지요?

저학년을 위한 동화였지만 다섯살 아이가 읽어도 충분할만큼 재미난 내용이 돋보이는 동화였답니다. 그림도 간간히 들어가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 책에 몰두할 수 있었구요.(주로 엄마가 읽어주고 아이는 그림을 보는 편인지라) 창작동화는 많이 읽게 되는 요즘이지만, 권정생님 동화를 읽으니 그 특유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와서 푸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늘 평안하시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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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8 03: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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