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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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가 이쪽으로 배속된 지 얼마 안됐거든요. 그래서 이 동네에 대해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른바 신참이죠." 354p 

신참자라..우리나라에서는 신참이라는 표현은 써도 신참자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일본식 표현일까?

말 그대로 책의 제목은 니혼바시서의 신참 형사 가가형사를 일컫고 있다.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가가형사가 등장하는 신간 소설이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가가형사 시리즈,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등의 유명한 주인공을 등장시켜 세트로 묶어 읽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란 사실도 모르고 읽었던 첫 책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해서 다양한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유명한 형사나 탐정 등의 주인공에 따로 초점을 맞출 생각을 못했었기에 이번 신참자 역시 기존에 여러권의 가가형사 시리즈가 나왔음에도 신참자가 내가 읽은 최초의 가가형사가 되었다. 읽고 나니 이전 작들에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신참자는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일본 고단샤 문예지 <소설 현대>에서 2004년 8월호부터 5년에 걸쳐 연재된 아홉편의 단편들이 총 하나의 소설로 완성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 2010년에는 아베 히로시 주연의 티브이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방영당시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혼한 40대 여성이 목졸려 죽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가가형사 등이 그 주변을 탐색해가며 수사망을 좁혀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마치 이 사람이 범인이다 싶은 의심이 들게끔 몰아가다가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들에게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연들이 숨어 있었다. 그 비밀스러운 사연마저 가가형사는 은밀히 밝혀내고, 따뜻한 비밀들을 덮어주면서 또 그와 연관있는 사람들에게는 (미처 모르고 있던 사람들에게는-대개는 그 비밀에 관련된 사람들이 그 가족들이었다. 결국 이 작품의 귀결은 가족애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많았다. ) 살짝 귀뜸해주기도 한다.

 

 

"가가씨는 사건 수사를 하는게 아니었나요?"

"물론 하고 있죠. 하지만 형사가 하는 일이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278p

멋진 말이다. 그런데 이런 형사들이 정말 있을까? 너무 사회의 부정적인 면만 많이 보았나.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 그 자체에만 초점 맞추기도 힘든 판국에 그 주위 일들까지 하나하나 아울러간다는 것이 참으로 형사답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건을 파헤치는 눈썰미가 정말 보통이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분명 단편소설이면서 크게는 한 사건을 주축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라는게 놀라울 정도였다. 작은 사건들이 그 안에 소소하게 끼워져 있어서, 추리소설 뿐 아니라 추리 드라마로써의 재미도 채워질수 있었던 것이겠지만 말이다.

 

센베이 가게의 할머니와 손녀가 있을때 보험회사 직원이 다녀갔고, 형사들은 그 보험회사 직원이 다녀간 시간을 탐문수사하고 다녔다. 아무래도 그의 알리바이가 애매하게 성립하는 그 시간이 의심스러워서였다. 주인에게 늘 닌교야키를 비밀리에 사다나르는 심부름을 했던 요리집 견습생 소년의 이야기도 나온다. 죽은 사람의 집에서 바로 그 닌교야키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호스티스 출신의 사기그릇가게 며느리는 죽은 사람에게 가위를 부탁해 사다달라고 하기도 하였다. 그런가하면 늘 산책을 다니던 개가 갑자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산책코스가 바뀌기라도 했단 말인가? 케이크 가게 점원은 단편 결말이 약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후로도 의심스러운 일들은 쭉 이어졌다. 이렇게 쌓여가는 의심들을, 슬렁슬렁 다니는 듯한 가가형사가 재치있게 모두 풀어내었다.

물론 주위 형사들조차 그의 작품인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깔끔한 일처리, 그리고 범인을 찾아내고 그 살해 동기를 밝혀내는 것까지.

 

두껍다 생각했지만 어느새 금새 다 읽고,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다작이 많다보니 재미없는 책들도 간혹 있다는데 다행히 여태 내가 읽은 몇 안되는 책들은 대부분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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