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하루 곰돌이 푸 자연환경 그림책 2
K. 에밀리 후타 지음, 배소라 옮김 / 예림당 / 2010년 1월
절판


요즘 아이들은 만화를 봐서 그런지 뽀로로를 참 좋아하는데, 어려서부터 접한 캐릭터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바로 곰돌이 푸다. 그래서, 난 우리 아기도 곰돌이 푸를 좋아했으면 하고 바래보곤 하였다. 아기 놀이방 매트를 두개를 구입하게 되었을때도, 아직 아기는 선택권이 없었기에 가장 인기 많다는 뽀로로를 하나 사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엄마, 아빠의 취향대로 곰돌이 푸를 골랐다. 곰돌이 푸 놀이방 매트가 더 예쁘기도 하다. 내가 어릴 적에 본, 기억나는 그림책이 몇개 안되는데 그중 하나가 곰돌이 푸였기에 더욱 마음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기억나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곰돌이 푸가 나무 등걸인가 어디 창고인가에 가득한 꿀단지를 발견하고서 눈이 휘둥그레지게 좋아했던 페이지가 있었다. 어른들도 좋아하는 곰돌이 푸, 그 새로운 그림책이 나와서 그 동화 속 세상으로 아이와 함께 떠나보았다.

어느 참 조용한 날, 꼬마 캥거루 루가 너무너무 따분해서 엄마를 달달 볶다가 밖에 나가 놀기로 하였다. 그때 호랑이 티거를 만나 냇가로 같이 놀러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래빗, 이요르, 아울, 푸를 만나 모두 같이 냇가에 간다. 꼬마 돼지 피글렛도 이들 놀이에 동참을 한다.

냇가에서 뭘 하고 놀까? 따분할줄 알았는데..
조약돌을 발견하면서, 물수제비 뜨기, 나뭇잎배 띄우기, 조약돌 모으기, 폭포 만들기 등등 너무너무 재미있는 놀이들이 많았다. 엄마 캥거루 캉가가 데리러 올때까지도 루는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 가기 싫다고 할 정도였다.

게임기와 컴퓨터에 심취한 요즘 아이들에게 문명의 이기 없이 놀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작은 숲속이나 냇가에 가서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많고, 친구들과 노는 것은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얼마든지 재미난 사건들, 놀이감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 사실 집앞 놀이터에서 모래장난만 해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학원다니고, 읽을 책 쌓여있고, 짬나면 게임이나 티브이에 몰입하는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밖에서 친구들과 놀기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참 놀고 싶은 아이들, 꿈이 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정말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에 잠깐 읽어보고, 크면서는 주로 캐릭터 인형이나 상품 등으로 만난 곰돌이 푸.
오랜만에 그림 동화책으로 다시 만나니, 그동안 소식이 궁금했던 친구들이 그림 세상에서 살아움직이는게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우리 아기도 평소에 집에서 인형으로 만나고, 장판에서 많이 봤던 캐릭터가 책에 나오니 신기한지..책 한번 보고 인형 가져 오고를 하며 같은 그림이라고 재미있어 하였다.

아직 어린 아기지만, 좀더 자라면 아기가 책을 읽을때 보다 더 신기해하면서 이야기의 세계에 빠져들리라.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신나는 하루를 선물해주고 싶다.
다른 놀이는 아니더라도 우선 냇가나 하천 등에 가서 물수제비 뜨기 (사실 엄마도 거의 못 한다.)나 돌멩이 등을 만지게 해주면 아이는 무척 새로워할 것 같다.
책을 통해 만나는 또 하나의 세상.
우리 곰돌이 푸 친구들과 함께 엄마 아빠가 놀았던 그 세상으로 아이들을 다시 초대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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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요새의 아이들
로버트 웨스톨 지음, 고정아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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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때의 일이다. 집 근처에 큰 공터에 벽돌 공장이 있어서, 벽돌을 구울때 쓰는건지 뭔지 몰라도 웬 나무 판자 같은게 잔뜩 쌓여있었다. 어린 마음에 그 근처에 몇번 가봤다가 친구들과 장난삼아 그 판지로 집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방 한칸 정도를 만들고 집에 갔는데.. 며칠 후에 가보니, 남자애들이 모여서 방이 몇칸이나 되는 아늑한(?) 집을 만들어논 것이다. 사실 비밀 기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럽고 지저분하긴 해도 그 곳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그 공장 사장님인듯한 어른에게 혼나서 집을 허물기 전까지 친구들과 참 자주 찾아가 놀았던 것 같다. 그 안에 있으면 많은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 있었고, 가장 좋았던 건..우리 힘으로 만든 우리만의 집이라는 것이었다. 어린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그 놀라운 믿음의 결과가 어설프지만 판자 집의 형태를 갖춰서 제법 웅장하게 우리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때 뛰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른 놀이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 짧았던 며칠의 기억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사실 집의 구조나 외양 같은 사실적인 면보다도 그때 느꼈던 벅찬 설렘과 감동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영국과 독일이 접전을 벌이던 제 2차 세계대전의 영국의 한 작은 마을 가머스에서 일어난 이야기 <작은 요새의 아이들>
우리나라 나이로 중3정도에 해당되는 채스는 또래 친구들보다 제법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친구다. 다른 남자애들처럼 전쟁 수집품 취미가 있었는데, 매일 독일군 전투기의 폭격과 공습에 시달려야 했던 아이들에게는 그런 작은 취미가 유일한 돌파구였으리라. 매일 아침 옆집이 폭격에 날아가고, 시체가 널부러진 모습을 보고 살아야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낙이 있겠는가?

그러던 어느날 채스가 아주 우연히 추락한 독일군 비행기에서 기관총을 발견하고 그것을 숨긴다.
그리고, 정말 친한 친구들과 함께 기관총을 사수하기 위해 그들만의 요새를 만들기 시작한다. 요새에 필요한 사람과 장소, 그리고 기관총 사용법 등등 채스와 그의 친구들이 방법과 기술들을 터득하는 데에는 어른인 나도 놀랄 만큼 영리한 그들의 모습이 엿보인다. 그래서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한 동네 어른들의 눈길을 피해 그들만의 아지트가 완성된다. 가머스 전체에서 가장 안전한, 비스마르크 호가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면 어떤 공격도 견디어낼 "카파레토 요새"가 완성된 것이다.
요새 내무 규칙 13조항 중 10 번째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에게 고자질하는 자는 죽음을 면할 수 없다 라는 조항이 있었다. 이 얼마나 아이다운 생각인가? 어른들을 속이고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감에도 아이임에 드러나는 귀여운 면들이 많아 나도 모르게 키득거리게 되었다.


그들은 기관총 포장을 벗기고 그 위에 할아버지의 유니언 잭을 덮은 뒤 모두 기관총에
손을 대고 니키를 돌볼 것을 맹세했다. 그 맹세를 통해 카파레토 요새는
놀이터 이상이 되었다. 그것은 하나의 나라가 되었다.
이제 적은 독일만이 아니었다. 존을 뺀 모든 어른도 일종의 적처럼 되었다. 141p



어른들이 보기에는 위험천만한 아이들의 모험이었겠지만, 그들은 진정한 우정으로 똘똘 뭉쳤다.
요새를 만들며 다져진 우정은 친구를 지키고, 그리고 서로를 지켜내려는 마음으로 뭉쳐지게 되었다.
정말 독일군이 쳐들어올거라는 공습령이 내려지자 어른들도 방공호에 숨고, 혹은 도망가기 위해 차로 이동하고 하는 순간에도 아이들은 뭉친다. 스스로를 지키고,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가장 최선이고 안전하다 믿어지는 그들만의 카파레토에 모여든 것이다.

그들의 요새가 전쟁과 어른들의 눈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인가?
나중에 추락한 비행기의 독일군 조종사와 아이들이 요새에서 맞닥뜨리는 일이 발생하였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렸을적의 실제 전쟁 경험을 자신의 어린 12살 난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 이야기를 만들었던 로버트 웨스톨은 이 데뷔작으로 바로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그 이후에도 <허수아비>라는 새로운 작품으로 또 카네기 메달을 수상해 카네기 메달을 두번 수상한 유일한 작가가 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영국 BBC에서 1983년에 드라마로 방영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002년에는 BBC라디오 4에서 라디오용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끝까지 용기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 우정이 너무나 반짝여 아름다운 아이들
너무나 재미있는 작품이었고, 그리고 정말 카네기 메달 심사위원단의 말처럼 "지난 70년동안 가장 뛰어난 청소년 소설"이라 할만큼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화려한 수식어구가 많이 붙은 작품이라 기대가 컸는데, 책을 다 덮고 난 이후에도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는 걸 보면 그들은 정말 내게 있어 작은 영웅이 아닌가 싶다.

"닐 카르보룬 둠, 나쁜 놈들한테 기죽지 말라는 뜻이야." 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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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쉬워지는 냉동 보관법 - 반찬 걱정 없애주는 냉동 비법
이와사키 게이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절판


아기가 있어도 아직 많이 먹지는 못하기에 신랑과 나, 두식구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장을 보고, 요리를 하다 보면 재료도 많이 남고, 먹고 남은 음식도 많이 생겨서 냉장칸에서 며칠 묵었다가, 혹은 그 이상 묵었다가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가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워낙 알뜰한 신랑은 음식 낭비하고, 버리는 것을 몹시 아까워하고 싫어했지만, 둘이서 먹는양이란게 한계가 있고, 가끔 외식을 하거나 친정, 시댁에 가서 밥을 먹게라도 되면 그나마 해놓았던 요리를 더 잊게 되어 버리는 음식들이 꽤 자주 나오는 편이었다. 신랑 눈치보며 버리기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조금씩..먹을 만큼만 요리한다는건 그러면서도 남기지 않는다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요즘은 국도 뚝배기에 조금만 끓이고, 잘 안먹는 반찬은 되도록 안하려고 하는 편인데도 아직도 버리는 밥이나 반찬이 나온다.



마트에서 할인한다고 몇팩씩 사온 바지락 살, 생선, 해물등은 사오자마자 잊지 않게 바로 얼리곤 했는데, 고기류와 해물 등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먹고 남은 밥 등을 제외하고는 무엇을 어떻게 얼려야 할지 몰라서 냉장칸에서 배회하다가 쓰레기통으로 가는 음식과 재료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요즘에 참 다양한 책들이 나온다 생각했는데, 나같은고민 많은 주부들을 위해 "냉동보관법"이라는 책이 다 나왔다.




일주일치 맛국물이나 소스를 보관하려면?

요리하고 재료가 남았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장봤을땐?

미리 사둔 제철 식품이 있다면?

시간있을때 요리를 잔뜩 만들어뒀다면?


모두 얼린다.





신랑이 아침엔 유난히 조금 먹더라도 꼭 먹어야 하는 밥이기에 되도록 밥을 조금만 해놓는데도 꼭 찬밥이 남았다. 냉장칸에 넣었다가 버리는일이 허다해서, 내 딴엔 먹기 편하게 한다고 밥그릇에 1인분이나 2인분 분량씩 넣어서 랩을 씌워서 얼렸다. 다음번에 렌지에 바로 돌려먹을 수 있게 말이다.

그런데, 데워 먹을때마다 윗부분이 말라붙어서 넘 딱딱해서 그냥은 도저히 못 먹겠고, 뜨거운 국을 말아도 말라비틀어진 밥이 영 거슬렸다. 데운 냉동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그나마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수밖에 없었다.



<케이스별 잘못된 냉동방식>에 나의 잘못이 지적되어 있었다.

'랩으로 싸면 그대로 보관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랩이나 비닐봉지는 공기나 냄새가 통과하기 쉬워서 식품이 건조해져 맛이 떨어진다. 밥을 냉동할때도 뜨거울때 랩으로 싸서 얇고 평평하게 모양을 잡아준 후 식으면 급속 냉동하여 냉동용 지퍼백에 넣어 냉동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176p



한권의 책에 냉동 노하우가 얼마나 다양하게 실려 있는지 모른다. 이런건 어떻게 얼려야 하나 싶은 것들도 다시 사용하기 쉬운 방법들로 설명이 잘 나와 있는 책이었다.

재료별 다양한 냉동법과 냉동해둔 식재료로 요리하는 방법, 언제든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냉동 요리 만들기, 냉동 달인이 될 수 있는 냉동실 사용 설명서까지..



그러고보니, 채소 중에서는 다진 마늘, 잘게 썬 파, 고추 등만 얼렸던 것 같은데 그리고 다른 채소들은 어떻게 얼릴지 몰라 버리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 책을 보니 어떤 채소는 생으로 썰어 얼리고, 어떤 채소는 삶거나 데쳐서 얼리고, 조리해서 얼리는 채소도 있고 채소별로 다양한 냉동법이 잘 나와 있었다. 고기도 다진고기, 얇게 썬 고기, 덩어리 고기등을 어떻게 얼릴지 냉동 노하우가 잘 나와 있었고 말이다.



이른바 주부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고급 정보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일본인 이와사키 게이코님이 지은 책이라 요리 레시피가 일본 요리법이 많은게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익숙한 요리말고, 이렇게 새로운 요리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냉동 보관법에 쓰인대로 100%는 못 쫓아가더라도 어느 정도 노력하여서 실속있게 냉동하는 주부가 되어야겠다.그러면 정말 우리집 식비가 정말 많이 줄어들것같다. 버려지는 양도 거의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장보고 귀찮다고 여기저기 던져놓지 말고, 다음에 꺼내 쓰기 쉽게 냉동하여 편리하게 요리하고, 낭비 없는 알뜰 주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요리책 못지않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책이라 부엌에 꽂아두고 수시로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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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절판


"졸지에 난 팬티를 갖고 다니는 여자애가 됐고 그걸 받아든 상대는 팬티로 얼굴을 닦은 남학생이 됐어요."

도서 판촉물로 나온 손수건이 남아서 갖고 다니다가 축제때 대학 남학생에게 건네고 보니 팬티였던 것이다. 우리의 귀염둥이 여주인공 다에는 이렇게 엉뚱한 실수를 연발하고, 손재주라고는 정말 초등학생보다도 모자란 정도지만?! 그녀의 추리 솜씨는 정말 수준급이다.



덜렁덜렁한 성격을 보면 그 꼼꼼하고 치밀한 추리가 어디서 나오나 의심스러울 지경이지만 그녀의 추리는 참 근사하고 멋지다. 세후도 서점에서 나중에는 다에를 전적으로 의지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각종 이상한 암호며 실마리들을 갖고서 척척 풀어내는 다에를 보니 나 또한 입이 쩍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서점에 관한 일만 취급해요" 라며 싱글거리는 다에는 발랄한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다. 그런 그녀가 경찰청 같은데 근무해도 좋을텐데..딱 잘라 거절하는 듯한 그녀의 마지막 말~ 하지만, 서점에 있기에 그녀의 재치발랄함이 더 눈에 띄는게 아닐까?

그녀가 일하는 세후도 서점에는 많은 직원들이 있지만, 특히나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가는 교코가 핵심인물이다. 다에처럼 뛰어난 추리를 하지는 못하지만 꼼꼼이 일을 처리하고 마무리하는 솜씨는 정말 베테랑답게 수준급이다. 그래서 다에의 뭔가 허술한 점들을 상호보완적으로 착착 채워주는 역할이랄까?



실제 서점에서 다년간 근무한 작가가 쓴 글이다 보니 서점의 일상들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다.

월초와 월말에 잡지가 들어오면 서점 직원들이 어떻게 무엇을 하느라 바쁜지..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대 작가의 사인회를 유치하며 일어나는 일들까지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 기술이 되어 있다.

정말 근무해본 사람이 쓴 글이기에 이렇게 실감나리라.



1권과 3권은 모두 단편의 이야기들로 나뉘어 있다. 3권에서도 5개의 사건이 나오는데, 그 중에 <사인회는 어떠세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중간 중간 볼일이 생겨 책의 흐름이 끊기면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정말 궁금해졌다. 가게히라라는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가 세후도에서 사인회를 열게 되었다.

조건은 자신을 괴롭히는 "레드 리프"를 찾으라는 것, 사인회에서 그가 누군지를 알고 작가 이름이 아닌 "레드 리프"를 쓰면 게임 끝. 그러나 찾지 못하면 레드리프의 조롱은 더욱 심해질것이다. '그냥끝날거라고생각마' ' 죽어' 등의 메시지로 가게히라를 고문해오는 레드 리프.

가게히라도 그가 고용했던 전문가도 해결하지 못했던 이 게임을 해결해낼 사람은 누구? 바로 다름아닌 우리의 다에양~!

사인회 순간까지 모두가 긴박감을 늦추지 않는 가운데 다에의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는 교코만큼이나 내 가슴도 콩닥콩닥했다. 다에의 근사한 해결을 보고 나서야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말이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책을 사고 결제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예전에 줄기차게 다니던 서점의 모습들이 생각났다. 사실 1권부터 3권까지의 책 중에 이 책이 3권의 마무리책이었고, 1권을 읽을적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지만. 마침글인 3권까지 읽어가면서 서점에 대한 정감과 호감도는 더욱 상승한것 같다.

딱딱하게만 보였던 서점 직원들의 일상이 눈에 보이는 듯 했고, 마치 내가 근무한 곳인것처럼..그들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고, 정말 세후도 서점처럼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지 물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이런걸 친밀감이라고 하나?

세후도라는 작은 서점에서 일어나는 유쾌 발랄한 사건들. 그 사건을 경찰보다도 멋지게 해결해내는 우리의 다에양과 교코양이 있어 오늘도 서점은 활기차다. 서점은 계속 열려 있고, 손님들은 계속 드나들것이다. 그러기에 사건은 끝이 나지 않을것이다. 끝은 끝이되,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끝이로구나.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은 쭉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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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 단 하루의 만남을 위한 4년간의 노래
이채윤 지음, 윤제균.이승연 각본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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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만 18개월된 아들이 하나 있다.

영화 속, 그리고 소설 속 여주인공인 서른살 정혜에게도 18개월된 아들 민우가 있었다.



아기가 어려서 극장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는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아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아기 엄마로써 꼭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영화 내용을 나중에 책으로 만든 소설이 나와서 다행히 이 책으로 먼저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기와 같은 또래인 아기 이야기라니..그건 미처 몰랐다.



한참 예쁠때다. 얼마나 예쁜 짓을 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에게 완전히 애착이 생겨서 엄마랑 떨어지려고 하지 않을때다.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엄마 곁을 맴돌고, 엄마한테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고.. 영화를 보았어도 그 아기의 사랑스러움이 마구 묻어나왔을텐데.. 장소가 배경이.. 교도소라..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자극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발적이거나 불가항력적인 상황 속에 짓게 된 죄 앞에

그들의 눈시울은 점점 붉어져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혜가 민우 손을 잡고 서서 자기 소개를 했다.

"저는 30살 홍정혜입니다. 살인죄로 10년형 선고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 민우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하지만 민우는 조만간 저와 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그때까지...만이라도 우리 민우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세요."

눈물짓는 엄마를 보자 민우는 엄마의 눈에 대고 입김을 불어주었다. 117p





눈물이 주책맞게 계속 흘러내렸다. 눈물에 콧물에..휴지로 닦아내고 또 닦아내도 자꾸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내 아들이 계속 내 주위를 맴돌며 놀고 있었는데..엄마가 자꾸 책을 보며 우니까..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을 치워내며..내 얼굴에 자기 볼을 부비댄다. 마치 울지 말라는 양..

그리고 관심을 돌리려는 양 자기 장난감을 들고 와.."붕..붕.."하며 놀아달라고 하였다.



아기 앞에서 눈물 보이는게 참 안 좋은 일 같아서 자꾸 닦아 내는데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아기는 자꾸 놀아달라는데, 주책맞은 엄마는 책을 끝까지 읽겠다고 용을 쓰고 있었다. 슬프지만 너무 궁금한 책이었기에..

감옥에서는 아기를 낳아도 18개월이상은 기를 수 없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밖의 가족에게 맡기거나 입양을 보내야하는데, 주인공 정혜는 고아 출신이었고, 피치못한 사정으로 남편을 살해한죄로 들어왔기 때문에 아기를 맡길 가족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입양을 보내게 된것이다.



하모니..

청주 여자 교도소의 재소자 합창단 이름이 하모니였다. 정혜의 간절한 바램을 담아 만들어진 자발적인 합창단. 하모니의 창단과 그리고 4년 후, 또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 소설에서도 영화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혜의 이야기가 주축이지만, 지휘를 맡은 문옥과 소프라노를 맡은 유미의 이야기도 주된 줄거리 중 하나였다. 살인범, 사형수.. 연약해보이고, 그리고 심약한 그들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그 단어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내몰았을까? 아프고 또 아픈 소설을 보았다.



소설만으로도 이렇게 아팠는데 영화를 봤으면 아마 더욱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아기를 생으로 떼어놓고, 정신을 놓을 듯 힘겨웠던 정혜를 내가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푸른 수의를 입은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하지만, 정말 나쁜 마음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혜나 유미 같은 사람들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 중엔 특히나 성범죄와 관련되어서 자기 방어를 하다보니 그렇게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다. 소설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슬프고도 감동적으로 다뤄내었다. 나 또한 앞으로 그들을 바라볼때 조금은 누그러진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혜와 민우를 떠올리면서.. 그들의 슬픔을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아프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를 쉽게 내뱉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 어느 교도소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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