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텃밭에서 찾은 보약 - 한의사 딸과 엄마가
권해진.김미옥 지음, 장순일 일러스트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평점 :
강원도 평창에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시간이 나는 대로 자주 내려가서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있다 보니 산나물, 들나물들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봄나물들이 삐쭉 고개를 내미는 노지 텃밭은 보약 세상이다. 이 봄에 챙겨 먹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더운 여름과 추운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보약이 봄 식물에 가득 들었으니 즐겨먹게 된다. 씀바귀,쑥, 달래, 냉이, 머위, 시금치, 봄동, 겨울을 이겨내고 나온 것이라 강인하다. 추위를 이겨낸 그 강인함을 취하기에 강인해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나에게 보약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작은 동네 한의원을 13년째 운영하고 있는 권해진(한의사 딸, 전 파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한의학적인 설명과 따뜻한 에피소드에 도시농부이자 텃밭 요리 연구가인 엄마 김미옥의 텃밭 지식과 요리 레시피를 더하여 사계절 동안 텃밭에서 키운 제철 채소가 우리 집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은 건강 에세이다. 도시농부로서 몸이 필요로 하는 작물을 텃밭에 심고, 요리하고, 먹어보는 삶을 살면서 얻은 실질적인 노하우와 15가지 보약에 대해 소개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제철 음식, 이것만 한 보약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먹는 음식이 어느 계절에 나오는 작물로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른다.”고 하면서 “그때부터 저는 농업기술의 발전과 풍요 속에 놓인 우리의 식생활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태양 아래 땅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고 있는 내 몸에 꼭 필요한 보약 같은 계절 음식을 생산하는 텃밭에서 그 해답을 찾기로 했다.”(pp.6~7)고 말했다.
사람은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피고 몸 상태에 맞는 작물을 먹어야 하는데. 그 작물을 텃밭에 직접 심고, 요리하고, 먹기까지 한다면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 없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신에게 맞는 작물을 스스로 처방하여 텃밭에서 지어 먹을 수 있도록 소개한다.
첫째, 체질에 맞는 작물을 지어 먹을 수 있게 설명되어 있다. 사람의 체온은 일정하더라도 태생적으로 다른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다. 몸이 찬 사람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들이 먹으면 좋은 것과 좋지 않은 음식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주는 작용을 하므로 평소 몸이 찬 사람이 생강을 지어 먹으면 좋다. 반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찬 성질의 민들레를 먹으면 좋지만, 오랫동안 많은 양을 복용하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에 적당하게 먹도록 권유한다.
둘째, 효능에 따른 작물을 지어 먹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동의보감’에 근거해서 작물의 효능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철에 나는 농작물이 들판의 바람과 햇빛, 가족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밥상에서 보약으로 탄생하는 이야기인데, 특히 한의사 딸과 엄마가 텃밭을 가꾸며 함께 쓴 책이라고 하니 무척이나 부럽고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나 역시 ‘텃밭’을 일구어 그곳에 머위, 시금치, 씀바귀, 봄동 등 보약들을 심고 가꾸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