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해지는 공감 연습
김환 지음 / 소울메이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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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내가 공감능력이 너무너무너무 없다고 해서 선택한 책이다.

 

사실 난 문학이나 음악 관련 서적에만 관심 있을 뿐 이런 실용서는 딱 질색이다.

읽기 쉽게만 만들어놨지, 깊이가 없어 생각할 여지를 거의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밀리언셀러를 기록함과 동시에

상당히 욕을 먹는데, 아마 '그닥 공감되지 않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리라.

 

이 책. 읽기 참 좋다. 출장 다녀오면서 차안에서 쓰윽 다 읽었다.

물론 100% 내 것으로 만들었는가는 별개 문제. 그러려면 두어번은 더 읽어야 하지 않을지.

 

물론 와이프가 요구하는 공감능력을 제고할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는 했다.

공감을 보여주는 대화의 기법 같은 것을 가르친다.

근데 이거, 쉽게 되는 게 아니라, 연습을 요구하는 거라고 한다.

더불어, TV에서 나오는 심리적 치료방식은 깊이 있는 치료가 아니라 간단한 컨설팅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이 책도 마찬가지로, 간단한 컨설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담을 하라는 것으로 들린다. 그렇다면 이 책은 우리가 돈 주고 사게 되는 광고물이라는 뜻인가?

 

동전의 양면이겠지만,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과도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다.

공감 해주는 것만큼 여성이 바라는 게 또 없을 테니까.

 

어쨌거나 짧은 이 책을 읽고 실천함으로써 와이프가 요구하는 모습에 한 걸음 다가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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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오페라, 이탈리아를 노래하다
전수연 지음 / 책세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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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베르디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출간되었을 때 처음 읽고, 거의 2년만에 다시 읽다.

 

2년 전 읽었을 때에는 참 어려웠다. 쉽게 쓴 책인데 왜 어렵냐고? 지금 다시 읽으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문장이 베르디 오페라를 본 사람을 가정한 것이어서 문맥을 짚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읽으니 새롭고 좀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베르디의 주요 작품과 통일 이탈리아의 역사를 따라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 통일 3걸'이라 불리는 마치니, 카보르, 가리발디의 이야기도 나오고 그의 여인들, 주변의 음악가들과의 관계도 조명하고 있다.

 

베르디의 일생을 오페라 4막과 결부시켜 나눈 점도 흥미롭다. 그의 초기작인 '나부코'나 '에르나니'는 다른 작품에 비해 '나중에 들을 작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두작품은 베르디라는 사람을 규정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고,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통일 이탈리아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상반기를 히트작이자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레퍼터리 3부작, '리골레토', '일트로바토레', '라트라비아타'는 그의 앞서 나가는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당대의 사회상을 비판했기 때문에 무수한 검열에 시달렸지만, 베르디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 걸작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자칫 통속극으로만 보일 수 있는 이 작품들은 새 시대를 알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의 원작인 보마르셰 3부작에 비견된다면 무리일까.

 

그 후 그의 작품 세계는 더 넓은 곳으로 확장된다. '돈 카를로'와 '아이다'가 그 절정을 이루는데, 전자는 교권주의에 대한 도전, 후자는 (의외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오리엔탈리즘'의 상징으로 보일 만한 '아이다'에 대하여 이런 해석은 참으로 신선하다.

 

70대의 노작곡가의 '최고의 비극과 최후의 비극'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그의 눈물겨운 노력을 그리고 있다. 베르디가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을 지지하여 그 완성을 보았다는 점에 머물렀다면 그는 단순히 이탈리아의 위대한 국민음악가였을 것이다. 그는 당대의 인습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에서 그는 혁신적이고 세계적인 음악가로서 존경을 받을 만하다. 역설적으로, 그런 점 때문인지, 내가 읽었던 오페라 관련 글들에서 그의 후기작품들은 바그너의 영향을 받아 이탈리아 오페라의 정체성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이 책은 '오텔로'의 작곡과정을 보여주면서, 그러한 평가는 부당하다고 본다. 그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최후의 수호자였으며, 초연에서 모든 이탈리아인들이 이에 열광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음악인들의 노후를 위해 사재를 털어복지시설인 '카사 베르디'를 건립한 베르디. 누구보다 자존심과 고집이 셌지만, 명예를 우습게 생각하여 자신에게 내린 '부세토 후작'의 작위를 거절한 베르디. 그의 작품들이 당대의 현실에 대하여 많은 것을 시사하든, 그의 유산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을 당대의 역사에 결부시켜 서술한 참 고마운 책을 읽이다. 내가 좋아하는 푸치니와 슈베르트에 대한 이런 책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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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1 : 476~1000 - 야만인, 그리스도교도, 이슬람교도의 시대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컬렉션 1
움베르토 에코 기획, 김효정 외 옮김, 차용구 외 감수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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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나왔다면 좀더 저렴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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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완전판 스페셜 박스세트 - 전15권 이타카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완 옮김, 미치하라 카츠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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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SF는 당분간 보지 못할 것 같다.

 

완독하는 데 약 한 달 걸렸다. 나의 출퇴근 시간과 짬나는 시간, 그리고 주말을 책임졌다. 읽는 내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몰입하기만 했다.

 

주지하다시피 은영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SF의 하나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처음 접했으나,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무려 20년만에 다시 만난 셈.

 

은영전은 엔터테인먼트로서 최고의 재미를 지닌 소설이다. 이렇게 몰입감을 주면서도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꽉 찬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는 은영전의 단면에 불과하다. SF의 외피를 입은 정치철학 소설이랄까. 그것도 쉽게 풀어쓴. 은영전은 현자가 다스리는 전제군주제와 중우정치에 가까운 민주주의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면서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때문에 이 작품은 정체(政體) 논쟁의 좋은 비유거리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연극으로도 상연된다고 하는데, 아마도 레이저포가 날라다니는 게 아니라, 전제군주제와 민주주의에 우월성에 대한 논쟁이 핵심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작가는 궁극적으로는 양웬리의 입을 빌려 "최악의 민주주의가 최선의 전제주의보다 낫다"라고 말한다. 전제주의에서는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그러나 민주주의 하에서는 좋은 지도자를 선택하면 그 혜택은 유권자가 누리고, 최악의 지도자를 선택하면 그 책임도 유권자에게 있음을 역설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는 것이다.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다스리는 은하제국은 아마도 제국민들이 꿈에 그리워 마지 않는 곳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국민들에게 골고루 결과가 돌아가는 전제군주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상 그런 예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욥 트뤼니히트 같은 보신주의자가 최고지도자인 민주주의 국가는 획기적인 발전이 없을지도 모른다. 양 웬리와 같은 걸출한 영웅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 시행착오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조금씩 전진한다'는 것이 역사에서 증명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이다.

 

은영전의 설정은 많은 면에서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가 마치 한국사를 심도있게 연구해서 모델로 삼은 듯 말이다. 아니면 그것이 역사의, 위정자들의 보편적인 행태일까. 정치권의 사주를 받은 듯한 우국기사단은 정권에 반하는 이들에게 린치를 가한다(서북청년단). 선거철만 되면 자유행성동맹은 요란하게 전쟁을 부르짖는다(한국의 보수정당). 위정자들은 전쟁영웅이 집권할 것을 두려워하여 사사건건 그의 행동에 태클을 건다(선조와 이순신). 몰살 위기의 위정자들은 다급히 항복하고 보신에만 급급해 한다(한말의 조정대신들).

 

책 상태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번역도, 인쇄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에서 주로 쓰이고,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추후 개정판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도帝都, 안광眼光, 존명尊命 등등... 나는 이런 한자를 그대로 두는 것은 번역하기 귀찮아서 그냥 그렇게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오타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간혹 계급을 잘못하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문장이 매끄러워 읽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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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테라피 - 심리학, 상처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다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 원장의 테라피 시리즈 2
최명기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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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8가지 유형별로 나누어 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읽으면 어느 정도 위안을 찾을 수도 있고,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

 

반대로,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해서는 무방비하다.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상처를 준 이의 후회와 용서를 비는 데 있다고 보면 상처를 준 이를 위한 테라피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할 듯하다. 아니, 저자는 상처를 주기만 하는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으므로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지금 시점에서 내가 필요한 것은 상처를 주는 사람을 위한 테라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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