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취미생활 때문에 독서를 좀 많이 소홀히 하긴 했어도, 2020년 읽은 책 중 좋안 던 걸 골라봤다. '2020년 출간일' 기준이 아닌 '2020년 읽은' 기준이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쾀멘

2020년은 가히 바이러스 팬더믹의 해였고, 이 책은 각종 병원체의 기원을 추적한 다큐형식의 책으로 굉장히 재미있다. 에볼라부터 에이즈에 이르기까지 병원체 별로 소개하면서 인수공통 전염병의 종간 전파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를 설파하고 있다. 2020년 딱 한권만 고르라면 이걸 선택하겠다.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 / 남종국

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배경지식을 쌓고자 읽은 책. 시오노 나나미를 읽는 것처럼 흥미로운데, 단순 이야기꾼인 그에 비해 훨씬 신뢰도가 높다. 중세 다른 나라에 비해 귀족이 직접 상인으로 참여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제노바 등 상업도시의 거상들의 활동을 각종 사료를 근거로 추적했다. 왜 절판되었는지 알 수 없다.






미술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 양정무

「이탈리아 상인의 위대한 도전」과 맥이 닿아 있는 책. 일반인에게 알려진 상식과 다르게 알프스 이북에서 이루어진 르네상스를 먼저 소개하고, 상업의 발달이 예술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그것이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연결되는 지점을 설명해 준다. 이 시리즈 중 가장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렛

트럼프를 까기 위해 그를 싫어하는 뉴욕타임즈의 칼럼을 모은 책이지만, 지금의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적용된다. 암울한 건 차기 대선주자로 수위를 다투는 인물이 여기에 딱 맞아떨어진다는 거다. 민주주의의 위협하는 건 헌법과 법률의 위반이 아니라 규범의 위반이다. 민주화 정부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험한 국민들이 다음에는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트럼프도 물러났으니까.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강양구 등

문재인을 지지하다 등을 돌린 5명의 대담집.「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가 문재인 정부를 돌려까기 위해  인용된다면, 이 책은 면전에서 '울트라 그레이트 빅엿'을 날린다. '조국흑서'로도 불리며 조국 일가의 입시비리, 금융 비위 문제등을 상세하게 다뤘고, 2020년 12월 23일에 이 책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이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이 대부분 진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친정부 언론들은 그것을 외면했다는 점과 지금도 지지자들이 그 판결은 법조카르텔이 날조한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직 갈길이 멀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묻는다. "유시민씨, 노무현재단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봤다는 은행 통지서는 언제 공개하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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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바람 2021-04-1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

흰둥이 2021-04-15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한권의 책 선택으로 나머지 책들에 대한 신뢰도도 바닥으로 가네. 조국사태애 대한 당신의 판단 근거가 이런 쓰레기같은 책이라니 당신 수준도 참 알만하네
 
[수입] [블루레이] 베르디 : 오델로
라도 아타넬리 외 / OPUS ARTE(오퍼스 아르떼)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빌리 데커의 미니멀리즘 연출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핏빛의 무대는 상당히 불편하게 한다. 여기에 포인트로 대형 십자가 하나가 있을 뿐이다. 무어인으로서의 열등감과 아내의 부정에 대한 의심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엄청난 불안감. 호세 쿠라는 그런 오텔로의 불안한 심리를 실감나게 연기한다. 크라시미라 스토야노바의 데스데모나도 좋다. 알바레스의 이아고만 보아와서 그런지 라도 아타넬리는 평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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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 : 제비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1
푸치니 (Giacomo Puccini) / 아울로스 (Aulos Media)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푸치니 후기 망작. 이로써 (베르디에 이어) 푸치니의 후기작품도 모두 보게 된 셈.


파리의 사교계, 코르티잔의 사랑을 다루면서도 무겁지는 않고 내용도 복잡하지 않으며, 주요 등장인물이 5명으로 정해져 있어 인물이나 배경을 파악하는 부담도 덜하다. 선율은 몇번만 들으면 굳이 말 안해도 푸치니스럽지만, 흥겨운 왈츠풍의 음악이 두드러지는게 기존의 그의 음악들과 다르다. 주변의 음악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자신의 작품으로 내놓는 작곡가이니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원작의 무대연출은 잘 모르겠으나, 그레이엄 비크의 이 연출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시대적 배경이 어색함이 없이 잘 어울린다. 화사하고 발랄하고 흥겹다. 


피오렌차 체돌린스와 페르난도 포르타리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애틋한 노래와 연기는 계속 몰입하게 한다. 명랑한 하녀 리제테 역의 산드라 파스타라나가 특별히 눈에 들어오고, 시인 프루니에 역의 에마누엘레 지아니노의 음색은 느끼하면서도 독특하다. 나에게는 이제 너무 익숙한(7개째) 카를로 리찌의 지휘는 밝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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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하반기, 오페라에 미쳐 있었다. 세어보니 56개 작품, 101개 프로덕션. 세계 공연 스탠다드라는 150개에는 한참 못 미치고, 마니아과 비교하면 많은 수가 아닐 수도 있다. 실 관림은 없이 모두 DVD, 유투브, 올레tv 등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독서 등 다른 모든 생활을 거의 포기하고 여기에 몰입하여 이룬 것이다.


가장 좋았던 공연물들은 지난번 포스팅을 한번 쓴 적 있고, 2020년을 마감하는 의미에서 기억에 남는 연출들을 정리해보고 싶다. 처음에는 평범하다고 생각했으나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프로덕션들, 이를테면 네이버스토어 1개월 리뷰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라 트라비아타 / 페터 콘비츠니

처음 봤을 때 예산을 너무 아꼈다고 생각했다. 2막을 상당히 잘라먹어서 이 부분은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등장인물 중 알프레도의 캐릭터 설정이 이 연출을 규정한다고 생각한다. 모솔로 의심되는 책벌레, 복수심에 불타서 타짜로 변신, 마지막에서는 순정남으로... 한번쯤은 꼭 봐야 하는 프로덕션이다.





토스카 / 필리프 히델라만

토스카의 현대적 연출은 이번에 처음으로 접했다. 나폴레옹 전쟁시기 교황파 대 보나파르트파의 대립을 개인에 대한 국가의 감시 문제로 치환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오폴라이스가 토스카에 딱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마도) 거대한 백스크린에 비치는 토스카의 아름다운 외모가 필요했던 이 연출에는 맞았던 것 같다.




베르테르 / 안드레이 세르반

마스네의 작품들은 솔직히 좀 지루한데, 이 연출은 가히 훌륭하다.아름드리 나무를 중심으로 계절의 변화를 묘사했고, TV 등 소품은 60-70년대임을 암시하는데, 음악과 기막히게 어울린다. 마치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니시리즈의 OST처럼.






리골레토 / 그레이엄 비크

처음 봤을 때는 낚은 여자들을 벽에 진열하고 웃통을 벗은 리골레토의 징그러운 몸을 보는 게 혐오스러웠다. 일부 장면은 무대가 기울어 있어 보기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거북함이야말로 비틀어진 인물들과 살아가는 비틀어진 세계를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한 연출자가 의도한 게 아닐까 한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의 고통을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처럼.



나열하고 보니까 넷 중 세 개가 마르첼로 알바레스 주연이네. 맞다. 알바레스의 미성이 나를 사로잡아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소프라노와 바리톤은 '이 사람이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을 아직 못 찾았다. 메조 소프라노는 '아이다'와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굉장히 강렬한 게 인상적이었다.


12월에는 베르디 후기 작품들을 차례로 보았고 엊그제 '팔스타프'로 마무리했다. 새해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몰입해서 보느라 지치기도 했다. 내가 오페라에 접근하는 방법이 맞는 것인지, 내가 정말 좋아해서 보는 건지, 얼마나 더 보게 될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아주 잘 된 연출에 내 돈과 시간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들이 장바구니와 유투브에서 폴더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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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Tutto Verdi 26 - 팔스타프 [한글자막]
베르디 (Giuseppe Verdi) 감독, 바실레바 (Svetla Vassileva) 외 / C Major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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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스타프‘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좋았다. 아리아가 거의 없는 베르디라니... 마에스트리는 말할 것도 없고, 스베틀라 바실리예바는 (외모에 비해) 내가 선호하지 않는 소프라노인데 이 배역은 아주 어울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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