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까레니나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3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명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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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러시아문학 번역의 거목이긴 하지만 박형규 역은 집중하기 참 어려웠다. 열린책들 본은 현대소설인 양 몰입해서 읽는 중. 둘 다 여성스런 섬세한 심리묘사는 일품이긴 한데, 이 쪽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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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
조지 프리드먼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앤김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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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 조지 프리드먼. 2/3 정도 읽음. 2015년,2016년 두번 출간된 책으로서 시의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몰락에 대한 예리한 분석은 가까이는 브렉시트,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유럽의 자국중심주의적 봉쇄정책에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헝가리계 유대인으로서 본인의 가족들이 나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사례로 프롤로그를 장식한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에 도달하고, 스페인이 이탈리아인 콜럼버스를 섭외해서 반대방향으로 나아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점으로 유럽의 팽창을 설명하고, 저자가 31년 전쟁으로 부르는(1914-1945) 양차 세계대전에 따른 유럽세계의 전쟁을 언급 후, 소련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기 위한 미국의 마셜 플랜으로 독일이 부흥하고, 더불어 ‘평화와 번영’을 모토로 한, 1991년 마스리히트 조약을 통해 유럽연합이 구성되었다는 점을 먼저 소개한다(같은 해 소련이 몰락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매우 모호한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갖고 있다. 각국의 정체성도 사라지지 않았고, 프랑스와 독일은 각자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 하며, 영국은 유럽연합에 어중간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점에서 ‘완전한 연방제’를 표방하여 성립한 미국이라는 ‘국가’와 매우 다르고, 근본적으로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8년 러시아-그루지아 전쟁과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통해 이 취약점이 노출되었다. 푸틴의 등장과 함께 러시아는 서구로 세력을 확장해 나아갔지만 유럽연합과 NATO는 이에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을 사들인 유럽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자국 중심주의 금융정책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저자는 독일, 터키, 러시아,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유럽연합의 갈등과 분열을 설명한다(나는 그 각론의 일부만 읽는 중).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에는 미국과 한국의 지정학적 이해가 완전히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 위기에 즈음하여 중국, 대만, 싱가포르는 봉쇄전략을 취하고 우리는 봉쇄하지 않고도 내적으로 극복했다. 높은 시민 의식과 방역당국의 헌신, 일부는 개인정보보다 생명권을 중시하는 풍토가 결합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선진국’을 자처하는 유럽은 서로에 대한 봉쇄전략을 취하고 자유로운 왕래에 동의한 ‘솅겐조약’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식 코로나 대처법이 필요하지 않나 조심스레 국뽕에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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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게임 1권~17권 (완결, 묶음)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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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옹이 이제 70인가? 아니, 이 만화를 그릴 당시에는 60대였을 것이다. 평생 청소년 감성의 만화만 그려왔기에 감은 떨어지지 않았을게다. ‘카츠’를 보며 완전히 한물 갔구나 했지만, ‘’크로스게임’과 지금 연재 중인 ‘믹스’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래도 ‘터치’나 ‘러프’ 같은 그의 정점에 있을 때의 작품들에 비한다면 힘이 달리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은 좋았다. 끝도 좋았다. 그런데 중간에 계속 읽고 싶다는 매력은 떨어졌다. 특유의 개그들은 여전했고, 갑자원보다는 갑자원에 이르는 과정을 기나긴 과정을 중시하는 것도 전작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캐릭터들도 어중간했다. 특히 주변 캐릭터들, ‘H2’의 키네, 미호 등에 해당하는 인물들, 로맨스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이 나왔지만 별다른 발전도 없고 스토리도 없다. 그냥 그러다 끝났다. 왜 등장시켰는지 모르겠다. 와카바를 빼다 박은 아카네도 사실은 별다른 역할 없이 끝났다. 갈등이나 긴장감이 1도 없는 역할. 그래서 고민스럽다. 아다치를 계속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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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배트 20 -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글.그림, 나가사키 다카시 스토리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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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20.1.15) 다 읽었다. 몇년전 12권까지 사서 읽고 중단 후 지난 주말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해서 오늘 마쳤다.

작품이 뛰어난 건 두말할 필요 없고, 그 외에 느낀 점만 간단히 말하자면, 3권을 지나면서부터 든 생각이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를 강하게 의식했다는 거다. ‘불새’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희박하다. 오직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가득 채운 세계관이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빌리배트’의 시간관은 ‘불새’보다는 좁지만 그래도 현존하는 만화가 중에서는 가장 거대한 것 같다. 선사시대부터 21세기를 꿰뚫고 있으니. 그리고 이 점은 인터뷰집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린다’가 확인해 주었다.

둘째, 이 작품은 ‘만화가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20세기 소년’부터 일본만화와 만화가를 줄기차게 강조했는데, 이 작품은 그 정점이다. 처음부터 끝이 만화고, ‘20세기 소년’이 지구를 구한 것이 음악이라면 이 작품은 만화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인 케빈 야마가타와 케빈 굿맨은 마치 데즈카 오사무와 우라사와 나오키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작품의 공동제작자인 나가사키 타카시는 데즈카 오사무의 편집자를 한 경력이 있어 두 거장의 연결고리이다. 우라사와는 어린 시절부터 ‘아톰’을 탐독했고, 특히 ‘몬스터’부터는 작품 곳곳에 데즈카의 체취를 진하게 풍기는 등 그의 후계자를 자처한다. 케빈 야마가타라는 거장의 작품을 케빈 굿맨이 늙어서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욕망은 미완의 대작 ‘불새’를 자신이 마무리 하고 싶다는 우라사와의 소망과도 일치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것을 보고 싶다.)

셋째, 작가가 전자책을 전혀 출간하지 않는 이유를 말해준다. 나는 요즘 왠만하면 있던 책도 팔고 전자책으로 돌리는 중인데 우라사와 나오키,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전자책을 내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 펜과 종이에 대한 자부심, 60-70년대 옛것에 대한 진한 향수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 앞으로도 그는 전자책을 안 낼 것 같고, 나 역시 종이책과 책장을 늘려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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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Real 14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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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참...
그동안 접한 것과 다른 수준의 만화.
거의 20년 가까이 부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으며
‘슬램덩크처럼 우오오오~ 하는 분위기도 아닌데
묘한 매력이 있다.

휠체어농구를 주제로 한 만화라고 알고 있었지만
휠체어농구 얘기가 한 50%나 될까.
그나마도 해남전, 산왕전 처럼 경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준 적도 없다. 그나마도 제대로 경기를 하는 건 10권 언저리에서...

천천히 느리게 느리게 진행되는 것.
주인공’들’이 뭘 하려고 해도 마음먹은 대로 안되는 것.

몸을 쓸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재활’의 과정과 같다.
휠체어농구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고
재활이라는 길고 긴 과정이라는 것을 20년 가까이 느리게 느리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 골절로 몇달째 안 낫고 있는데,
물리치료사 말로는 재활은 깁스를 풀고 나서부터라고 했다.
그만큼 힘들고 지루한 과정이다.

그 지루함을 20년째 스토리로 만들어 엮어내다니
작가가 새삼 대단한 사람인 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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