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Fierrabras : Franz Welser-Most (2disc)
Laszlo Polgar 외 / EMI 뮤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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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슈베르트가 직접 등장하는 연출이라니.

 

처음 앨범 표지를 봤을 때 '왜 슈베르트 분장을 한 사람이 서 있지?'라고 의아해했는데,

실제로 슈베르트가 직접 등장한다. 그것도 주연으로.

 

즉, '피에라브라스'라는 오페라 기획을 구체화하면서, 배우들의 위치를 잡아주고 악보를 쥐어주고 부르게 한다든가, 인물간 관계를 설정해주고, 왕관과 같은 소품을 씌워주거나 메모를 하는 등 내내 바쁘게 뛰어다닌다. 그가 대사에 일부 관여하기도 한다. 의상도 그의 시대의 옷들이거나, 무어인 쪽은 극히 간소한 투르크 의상인데, 아마도 본 무대에 올려지기 전 배우들의 연습 단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한다.

 

이러한 연출들은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슈베르트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의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쿠엔틴 타란티노 식 대안 역사 같은.

 

최고의 연출이고,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들 때문에 내가 오페라를 본다. 한글자막은 아예 지원도 안되고, 영어자막도 줄거리만 추측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나오지만, 어차피 피에라브라스는 내용이 허접하지 않나. 재미난 연출과 슈베르트 특유의 아름다운 음악만으로도 즐기기에 충분하다. 젊은 날의 요나스 카우프만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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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조르다노 : 안드레아 세니에 [한글자막] [블루레이] 브렌겐츠 페스티벌 실황 2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Vienna Symphony Orchestra) 외 / C Major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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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는 수많은 오페라 작곡가들이 존재하고, 베르디나 푸치니처럼 십수개의 히트곡을 양산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한두개의 작품만으로도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게 그런 조르다노가 그런 부류가 아닌가 한다. 그래도 박종호의 '불멸의 오페라'에는 소개되어 있으니 세계적으로 많이 상연되는 축에는 들어갈 것 같고...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을 차용한 셋트장은 다분히 살인과 감정이 난무하는 프랑스 혁명 당시의 분위기를 잘 살리기에 최적의 이미지 같다. 무차별적으로 살해당하는 귀족들, 변변한 변론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가는 이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랑... 프랑스혁명은 세상을 바꾸었지만, 그 과정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오죽하면 사형수를 바꿔치기하는 소재가 디킨스와 위고에서 동시에 발견될까. 이 작품도 그런 모습이 보이는데, 다만 여기서는 '숭고한 희생'이라기보다는 '정사(情死)에 가깝다.

 

내용은 재미있었고, 세 주연 배우의 연기와 가창도 흠잡을 데가 없다.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세트야 뭐 말로 할 것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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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슈트라우스 : 엘렉트라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33
R. 슈트라우스 (Richard Strauss) 외 / BelAir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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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문이 출고되지마자 품절 뜸 ㅎㅎㅎ

 

슈트라우스의 작품은 '장미의 기사'와 '카프리치오' 이후 세번째. 개인적으로 다소 여유 있는 이 기간 중 '살로메'를 먼저 보고 싶었으나 마땅한 걸 찾지 못해 이걸로 먼저 보았다.

 

우선 관현악이 괜찮았고, 헤를리치우스의 신들린 열연이 돋보인다. 멍한 눈에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면서 110분 내내 고음을 질러대는게 괜찮나 걱정이 들 정도로, 약 한 첩 하고 무대에 오른 것 같다. (작품이 원래 그런지 연출이 그런 것인지는 다른 공연물을 봐야 알겠다.) 아무튼 이 때문에 엘렉트라-클뤼타임네스트라-크리소테미스 트리플의 오페라라고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분량에서건 역량에서건 엘렉트라의 원톱이다. 연출은 현대적이지만 어두침침한게 원작 희곡을 잘 살리고 있다. 한글자막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90% 이상은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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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바그너 : 트리스탄과 이졸데 [2DVD 한글자막]
바그너 (Wilhelm Richard Wagner) 외 / Arthaus Musi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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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작품으로는 반지 이외에는 처음

외적인 사건보다는 심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해서 아, 연출은 별거 없겠구나 했는데 그 생각이 맞다. 두 남녀 주인공의 대화가 70%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처음이니까 몇번 보다보면 나아지겠지.

 

그런데 디스크 자켓이 왜 이리 촌스러운지. 99년도 공연물로 꽤 오래되긴 했지만, 돌려보면 그 정도는 아니다. 완전 중세로 설정했으면 더 지루했을 것 같은데, 현대와 중세적인 연출이 복합되었다. 메타의 지휘와 두 주인공의 열창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한글자막. 거의 대사 한 줄도 안 빠뜨린 것 같다. 이 작품의 첫 공연물로 이걸 구할 수 있는 건 행운이었다. 꼭 구해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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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 : 루살카 [2DVD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26
드보르작 (Antonin Dvorak) 외 / Arthaus Musi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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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살카는 처음이라...

 

본의 아니게 로버트 카슨의 연출을 2연속으로 감상했다. 현대적인 연출이라 왕자, 공주, 도깨비 이러는게 좀 이질적이긴 한데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르네 플레밍의 가창과 연기는 부족함이 없다. 중반 부분은 '벙어리가 된 주인공' 역할이라 플레밍은 표정연기만으로 이끌어가게 되는데 매우 매력적이었다. 귀티나는 미모랄까. 무대는 호숫가, 좌우대칭형 침실, 물, 침실 등으로 꾸며지는데, 특히 데칼코마니형으로 구성된 침실이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라 곱씹으면서 다시 보고 싶어진다. 자막은 '박종호 감수, 완벽자막'이라는 카피가 무색하게 '반 이상 잘라먹었다'. '달에게 바치는 노래' 아리아까지. 리브레토가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되는 영어자막을 번역했나보다. 이 시리즈가 모든 자막을 완벽하게 번역했다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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