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331

오늘의정진: 有二比丘犯淫殺/유이비구범음살/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을 범하니


- 100일 정진, 96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백 열 아홉번째와 백 스무번째 구절은

<獅子吼無畏說/사자후무외설/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深嗟懞憧頑皮靼/심차몽동완피달/어리석은 완피달은 몹시 슬퍼하는 도다

只知犯重障菩提/지지범중장보리/중한 죄를 범하면 보리를 막는 줄만 알 뿐

不見如來開秘訣/불견여래개비결/여래께서 비결을 열어 두심은 보지 못하도다> 였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듯이 깨달음은 번뇌 속에서 피어난다.  수행을 통해 번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번뇌를 지닌 채 깨달음에 이른다. 무거운 죄 때문에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지었다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이 깨달음이다. 영가스님은 여래가 알려주신 이러한 오묘한 비결을 증도가를 통해 일깨워 주고 있다.

오늘은 백 스물 한 번째와 백 스물 두 번째 구절

有二比丘犯淫殺/유이비구범음살/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을 범하니

波離螢光增罪結/바리형광증죄결/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維摩大士頓除疑/유마대사돈제의/유마대사 단박에 의심을 없애 줌이여

還同赫日消霜雪/환동혁일소상설/빛나는 해가 서리, 눈 녹음과 같았다

  

영가스님이 태어나고 수행했던 절강성 지역은 천태산(天台山)을 중심으로 천태종(天台宗)이 크게 번창한 곳이었다. 천태종은 수나라 시대 4대 조사(祖師) 지의(智顗 538~597)대사에 이르러 개창되었다. 이는 조계산(曹溪山)에 머물며 선종(禪宗)을 일으킨 육조혜능(六祖慧能638~713)에 비견될 수 있다. 지의대사는 <법화경(法華經)> 을 보다가 크게 깨우쳤다고 한다. 법화경은 수많은 불교 경전들 중에서 '경전의 왕' 이라고 불리는데 이렇게 된 배경에는 지의대사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된다. 지의대사는 천태산에 머물며 법화경 강설과 더불어 <유마경(維摩經)> 경전도 연구했다.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거사는 부처님 당시 재가수행자로서 큰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의 10대 제자들도 몹시 어려워했다. 오늘 증도가의 구절은 유마경에 나오는 일화를 알면 이해하기 쉽다.

  부처님의 10대 제자중 지계제일(持戒第一) 이라 하여 계율을 가장 잘 지키는 우바리 존자가 있었다. 우바리 존자는 원래 인도의 카스트 계급중 가장 낮은 수드라 출신으로 부처님의 사촌들, 즉 당시 카필라 성의 왕자들의 머리를 깎는 이발사였다. 우바리는 자신이 모신던 왕자들이 부처님에게 귀의하여 비구가 된다고 하니 자신도 왕자들을 따라 부처님 제자가 되었다. 제자가 된 이후 부처님은 우바리를 오히려 왕자들의 사형(師兄)으로 삼아 자존심 강한 왕자들을 하심(下心) 시켰다. 이후 우바리는 부처님 교단에서 가장 계율을 잘 지키는 수행자로 이름을 높였다. 그랬던 그에게 어느날 음행과 살인을 저지를 두 비구가 찾아왔다. 이 비구들은 본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어느 한 여인을 음행하고 살인까지 저지른 죄를 범했던 것이다. 이에 우바리 존자는 두 비구의 죄가 무거워 지옥을 벗어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때마침 그들 곁에서 상황을 지켜본 유마거사는 죄에다 죄를 더하는 우바리 존자의 말이 마치 죄의 매듭을 더하는 것이라 여겼다. 반딧불의 약한 불빛과 같은 계율로는 죄를 없애 주지 못한다. 결국 유마거사는 여래의 빛나는 해 같은 지혜로 두 비구가 가졌던 얼음 같은 죄의식을 전부 녹여 주었다.  


<일일 소견>

<나는 내가 빛 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한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나는 반딧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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