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324

오늘의정진: 分別名相不知休/분별명상부지휴/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 100일 정진, 89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백 다섯 번째와 백 여섯 번째 구절은

<是卽龍女頓成佛/시즉용녀돈성불/옳은 즉 용녀가 단박에 성불함이여

非卽善星生陷墜/비즉선성생함추/그른 즉 선성 비구가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짐이다

吾早年來積學問/오조연래적학문/나는 어려서 부터 학문을 쌓았고

亦曾討疏尋經論/역중토소심경론/일찍 소를 더듬고 경론을 살폈다> 였다.


영가현각 (永嘉玄覺 665~713)스님은 내게 시퍼런 칼을 뽑아 겨었다. 곧장 목 밑에 대고 묻는다.

어서 답을 해라, 너의 대답이 옳다면 성불을 할 것이고, 틀리면 바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이 순간,

뭐라고 답을 해야 할까? 머리를 굴리면 내 목은 곧 바로 칼날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답해라. 어서!”

스님의 한 칼에 순간 번쩍이며 주위는 한 순간에 차원의 경계가 갈라져 버린다.


영가스님은 지금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온주(溫州) 지역 영가현(永嘉縣) 출신이다. 지금의 절강성은 우리나라 남한 크기의 면적에 인구도 우리나라 인구 수와 비슷하다. 옛부터 절강성은 우리나라 서해안과 맞닿아 있어 상인들의 배가 자주 오고 갔다. 우리나라 심청전에 나오는 중국쪽 뱃사람들이 바로 절강성 사람들이다. 온주는 절강성에서 항주(杭州), 영파(寧波) 다음 가는 도시로 상업이 발달하였다. 스님은 8살 때 동진출가(童眞出家)를 하였다. 또한 무척 총명하여 어릴 때부터 학문을 쌓고 쉽게 경전들을 읽을 줄 알았다.


오늘은 백 일곱 번째와 백 여덟 번째 구절

分別名相不知休/분별명상부지휴/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入海算沙徒自困/입해산사도자곤/바닷 속 모래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하였다

却被如來苦呵責/각피여래고가책/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 들으니

數他珍寶有何益/수타진보유하익/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 있을 건가


당시 스님은 천태종(天台宗)에 입문을 하였다. 천태종의 지관수행(止觀修行)은 선정과 지혜를 닦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지눌의 정혜쌍수(定慧雙修)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가스님도 쉽게 깨우침을 얻지 못한 것 같다. 오늘의 구절은 깨닫기 전에 영가스님 당신이 어떻게 수행을 했는지를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이름과 상() , 헛된 망상과 고정 관념의 세계에 빠져 늘 분별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별 망상을 쉬지 않고는 수행은 더 이상의 진전도 없다. 여래의 꾸지람이란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남의 보배를 세어서 무엇을 하겠느냐 는 말은 경전 속의 아무리 좋은 가르침도 결국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곧 경전의 글들이 경화수월(鏡花水月) 임을 알았다는 것이다.


<일일 소견>

경화수월(鏡花水月), 거울에 비춰진 꽃과 물에 비춰진 달은 눈으로 볼 수 있으나 잡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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