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3월6일
오늘의정진: 雪山肥膩更無雜/ 설산비니갱무잡 / 설산의 비니초 다시 잡됨이 없어
- 100일 정진, 71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일흔 번 째 구절은
<龍象蹴踏潤無邊용상축답윤무변 / 용상이 차고 밝음에 윤택함이
그지없으니
三乘五性皆惺悟삼승오성개성오 / 삼승과 오성이 모두 깨치는
구나> 였다.
깨달음에 이르는 수레가 작은 것이 소승, 큰 것을 대승이라고 부른다.
남방 불교를 대표하는 소승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고, 북방 불교를 대표하는 대승은 보살의 경지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소승은 대승 보다 못하다는 생각, 대승이 소승보다 우월하다는 차별적인 관념이 부지불식간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승, 소승, 그리고 삼승에 이르기까지 모두 깨달음의 세계로 가는 하나의 방편에 불과하다.
법화경(法華經)에서 부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삼승(三乘)은 결국 일승(一乘)으로 이끌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오직 걸림없이 자유자재한 참 성품, 본래 마음자리를 얻기 위한 과정이었다.
오늘은 일흔 한 번 째와 두 번째 구절
雪山肥膩更無雜/ 설산비니갱무잡 / 설산의 비니초 다시 잡됨이 없어
純出醍醐我常納 / 순출제호아상납 / 순수한 제호를 내니 나 항상 받는도다.
一性圓通一切性/ 일성원통일체성/ 한 성품이 뚜렷하게 모든 성품에 통하고
一法徧含一切法 /
일법편함일체법/ 한 법이 두루하여 모든 법을 포함하나니
만년설이 쌓인 설산은 희말라야
산을 뜻한다. 희말라야가 어떤 산인가? 신들이 사는 곳이라고
부를 만큼 신성한 산이다. 세속과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눈덮인 산봉우리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하다. 비니초라는 식물은 희말라야에서 자라는데 비니초가 자라는 지역은 다른 잡풀들은 자라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설산의 비니초는 순수하며 신비롭다. 그런 비니초를 먹은 소가
젖을 짜서 만들어 낸 유제품(乳製品)을 제호(醍醐)라고 한다. 제호는 쉽사리 얻어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희말라야 같은 높은
산과 그리고 그곳에서 자라는 비니초라는 식물, 또 그 풀을 먹는 젖소까지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젖소의 젖을 짜내야만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유제품이라 보통 사람이 얻기는 참으로 어렵다. 마치 깨달음을 얻기가 순수한 제호를 얻는 것만큼 어렵다는 비유라고 본다.
그런데 증도가를 노래하는 영가현각(永嘉玄覺665~713) 스님은 항상 받는다고 했다. 스님이 받는다면 누구가 에게 공양(供養)을 받는 것 이리라. 스님은 얻기 어려운 순수한 제호를 늘 항상 공양 받는다고 했다. 도달키 어려웠던 깨달음의 경지를 이제는 마음대로 오고 간다는
뜻이다.
하나의 성품이 뚜렷해지니 모든 성품에 두루하게 통한다. 그리고 하나의 법에 일체의 모든 법을 포함한다. 법성계에 나오는 <일중일체다중일,일즉일체다즉일(一中一切多中一,一卽一切多卽一) 하나 안에 일체가 있고, 일체
안에 하나가 있으니,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인
경지가 바로 이 아닌가?
<일일 소견>
이제 100일 정진도 70일을 넘겼다. 오늘부터
남은 30일은 4구절씩 의미를 살펴봐도 무방할 것 같다.
숙능생교(熟能生巧shú néng shēng qiǎo), 단련이 될 수록 익어지고, 기교가 생겨난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