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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재미, 가족, 관계, 행복, 품격, 지식이 높아지는
이호선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4월
평점 :
책제목: 오십의 기술(五十技術)
지은이: 이호선
제 목: 인생 2막의 주인공이 되려면
논어 (위정 편) 에서 공자(孔子 : B.C 551~479)는 "오십이지천명 五十而知天命: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안다" 라고 했다.
유학의 시조이며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님이 한 말이니 틀림없는 말씀이겠지만 지천명이란 내가 감히 헤아려 볼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지천명은 고사하고 내 자신의 운명이나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오십을 맞이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야야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게 된 <오십의 기술>이란 책이 있다.
이 책은 나 같이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이호선님이 말하는 오십은 엑티브 시니어 (Active Senior)가 되기 위한 나이이다.
오늘날엔 오십이 ‘지천명’ 이라는 공자의 말 보다는 ‘활동적인 중년의 삶’ 을 살기 위한 시기라고 보는 저자의 견해에 훨씬 공감이 간다.
사실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50대는 치열하고 처절한 면이 있다.
50즈음이 되면 육체적으로는 늙어가고, 삶에 대한 정신적인 압박감, 그리고 외부의 순탄치 않은 상황에 치여 내 삶의 의미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채 살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가운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추구해야 할 재미와 가족, 관계, 행복, 품격 그리고 지식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구제적으로 제시한다.
한 예로 중년의 시기는 인생 2막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행동 강령으로 ‘나.만.주.인.공’을 소개 했다.
먼저 ‘나’, 나가라. 이 뜻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쉽게 옹졸해 지는데 자기 안에 갇히지 말고 자신의 경계 밖으로 나가라는 뜻이다.
‘만’, 만나라. 누군가를 만나는 것, 누군가가 나에게 온다는 것은 그 누군가의 과거 현재 미래 즉 그의 일생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남을 소중히 하라는 뜻이다.
‘주’, 주인공처럼 웃어라. 인색하기 쉬운 내 표정을 밝게 표현 하라는 뜻이다.
‘인’, 인사를 하라. 솔선수범으로 누구에게나 인사를 잘해야 된다는 뜻이다.
‘공’, 공부 하라. 중년에도 끊임없이 쉬지 말고 공부를 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내 삶의 의미를 물어보는 시기가 오십이며 막춤을 추어도 내 춤을 출 수 있는 오십의 기쁨과 의미를 발견하라고 조언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행복한 중년의 삶을 위한 설계와 지침은 참고 할 만하고 무척 공감이 갔다.
특히 불행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저자의 노하우는 새겨 들을만 하다.
저자는 우선 자기 몸을 위로 하고,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힘든 자아를 위로할 수 있는 공간에서 쉬도록 하고, '기분 전환 속옷' 을 입어 보라는 저자의 제안은 신선했다.
하지만 저자는 ‘중년예찬’ 이라고 할 만큼 50이 갖는 의미를 지나치게 강한 긍정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 같지 않아서 중년이란 시기가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다.
마치 공자가 말한 지천명이 누구에게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듯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참조하여 중년의 시기에 스스로 위안하고 행복해 지려고 노력하는 시도는 반드시 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행복한 부부 생활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좋은 친구 사귐 그리고 서로 다른 세대 간의 관계속에서 중년의 내가 가져야 할 마음 가짐과 행동들에 대해서는 곱씹어 볼 만 하다.
한(漢)나 라 무제 (武帝B.C 141~87) 시절 '소무(蘇武: B.C 140~60)' 라는 사람이 흉노의 포로가 되어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19년간 양을 치며 살았다고 한다.
중국에서 소무는 충절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오랑캐 땅에서 변절하지 않고 19년간 자신의 절개를 지키다가 결국 자신의 나라인 한나라로 돌아 왔기 때문이다.
그 동시대에 소무와 더불어 이릉(李陵: B.C ? ~74) 이란 사람도 있다.
이릉 역시 흉노의 포로가 된 한나라 장수 였지만 그는 소무와는 달리 한나라에 돌아가지 못하고 평생을 흉노의 땅에 살다가 죽었다.
흉노에게 사로 잡힌 이릉을 변호하다가 사마천(司馬遷: B.C 145~86)이 한무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결국 궁형을 받게 되었다는 그의 일화는 사기에 남아있다.
소무는 양을 돌보며 살아야 했고, 이릉은 흉노선우의 사위가 되어 살아야만 했었다.
내가 타지에서 25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보니 시대를 넘어선 그들에게서 막연한 동병상련(同病相憐)이 느껴진다.
물론 나를 그들과 비교 한다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일이지만 이국 땅에서 머물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나 역시도 어쩌면 그들처럼 삶의 포로가 된 게 아닌가 싶다.
운명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나의 의지는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미래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 평균 기대 수명이 남성은 86세라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인생 중 전반 25년은 한국에서 살았고, 후반 25년은 외국에서 살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내게 36년의 기대 수명이 남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물론 그 사이 사고사나 병이 없이 무탈하게 살게 됨을 바래야 겠다.)
남은 생애를 다시 반으로 나눠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50대와 60대를 보내고 싶다.
내면을 성찰하여 지혜로운 중년이 되고 싶고 슬기로운 노인으로 늙고 싶다.
나는 소무처럼 결국엔 내 나라로 돌아가게 될 것인가?
아니면 이릉처럼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나도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어쨌든 50대는 내 인생의 마지막 희망을 주는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누구도 물어 보지 않고 불러주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찾고 존재의 숨을 불어 넣기 딱 좋은 때를 맞았습니다. - P11
여행도 마음 떨릴 때 가야지, 다리 떨릴 때는 못 갑니다. 아이들이 독립하는 그 시기가 정확하게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독립은, 건강한 분리의 과정입니다. - P80
자녀가 부모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잘 커줘서 고맙다", "잘 살아 주어서 고맙다" 같은 말을 원했습니다. 더불어 ‘자랑스럽다‘는 말도 듣기를 원했습니다. - P84
나이 든 사람들이 가진 콘텐츠의 특징은 굉장히 다채롭다는 것입니다. 지식이든 연애든 건강이든 인생에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듯 나이 듦에도 다채롭고 다양한 영역이 필요합니다. - P143
중년이 되면 의무 속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영미 시인이 ‘서른, 잔치는 끝났다‘ 했지요. 하지만 저는 중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잔치가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변화를 꿈꾸고 실행하면서 중년의 진정한 자유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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