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힘이 되는 말의 선물
후지와라 히로시 지음, 강성욱 옮김 / 함께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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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힘이 되는 선물같은 말이라면 어떤 말들일까 싶어 상당히 진지하게
이 책을 펼쳤다. 정말 그런 선물을 이 책 속에서 발견하고 싶었다.

아~~~~그러나 아쉽게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보이는 건 여백뿐이었네.
너무 많은 여백만이 무언의 말로 나를 위로할 뿐, 정작 몇 안되는 검은 글씨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불행은 불행끼리 위로가 된다던 <신영복> 의 한마디가 차라리 더 힘이 되는
말의 선물에 가깝겠다는 생각을 하며, 온통 글씨로 빽빽하던 그의  책,
<담론>과 <강의>를 떠올려 본다.






*아무리 곤란한 상황이라고 해도 굴하지 않는 열정을 잃지 않고 
냉정한 태도로 대처하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온정을 줄 수 있는 강인함이 남아 있다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것들은 언젠가 반드시 전부 돌아온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이렇게 되면 이렇게 하자, 이런 실패를 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공포심은 무의식으로부터의 경고이다.
공포심이라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이 가르쳐 주는 어드바이스로 
그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예상되는 실패의 패턴을 상정하고, 
그렇게 됐을 때를 위해 예방책이나 대응책을 생각하면 
실수나 실패를 피하거나 안전한 길을 사전에 만들어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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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어렵지 않아요 - 한 번 읽고 한 채 마련하는
박수진 지음 / 알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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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상세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의 세세함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부동산 분야의 책을 여럿 읽다보니 저자의 성별에 따른 패턴이 보인다.
남자 저자들의 책은 아무래도 큰 그림 위주로 미래지향적이라면,
여자 저자들의 책은 세부적인 사항들에 굉장히 강한 듯 하다.

여러가지 용어들에 대한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 경매 물건 보는 방법부터 해서
임장, 입찰, 권리분석, 명도, 내용증명 보내는 문구, 심지어 입찰보증금 봉투까지,
모든 경매 절차를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상세히 짚어 나가는 것은 이 책의 백미인 듯 싶다.
경매에 대해 문외한인 나조차도 이 책 따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책에서 일러주는 대로 법원 경매 싸이트에도 접속해 봤구만. 정말 경매 물건들이
올라와 있는 걸 보고 어찌나 신기하던지, 이런 세계에 속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거라!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문구만큼 섬찟한 것이 있을까!
이 문구의 대표적인 예가 경매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선 이런 섬찟한 문구를 좀은 배제하고 경매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형편이 어려운 예비 부부가 경매 공부를 해서 자신들의 
신혼 집을 낙찰 받는다는 스토리텔링 형식이 아마도 그렇게 만든 것 같다.

<큰 선물은 불행의 모습으로 온다는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만
그 선물은 미치도록 찾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다. p7>는 저자의
말이 나의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심어 보며, 부동산 경매 어렵지
않아요라는 책의 제목처럼 나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섣부른 생각까지도 해본다.
그러나 과연 내 인생의 가치관에 반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분야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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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의 정석 -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김원철 지음 / 알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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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세를 끼고 집 한 채를 3천만 원에 매입하고, 
매입한 부동산의 전세 보증금을 2년마다 2천만 원씩 올려받아 
다시 재투자 하는 식으로 10년을 가정해 보니 집이 무려 23채나 된다.(p51)

이런 기발하고 어마어마한 논리에 먼저 감탄해야지 싶은데,
나는 2년마다 2천만 원의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세입자의 상황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이거야 원 ㅉㅉ...이 책을 읽지 말란 말인지... 싶다가,
재테크를 대하는 태도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그것이 나와 다르다 하여 외면할 일은 아니지 싶다는 쪽으로 몰아가 본다.

5장 대상별 투자의 정석,
아파트, 재건축, 분양권, 오피스텔, 단독주택, 상가주택, 상가에 대한 저자의 정석이,
이 책의 제목,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부동산 투자의 정석>과 잘맞아 보인다.
세세한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정석이니 두고두고 참고하면 좋을테다.
수도권에 국한 된 예시들이 좀 아쉬웠다.

이 책의 백미, <맺는 말>에서 나는 또 하나의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부동산 투자의 
정석을 찾았다.

< 그저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지는 말라.>
<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악착같이 절약하는 정성으로, 더 많이 공부하라.>
< 필요한 지식을 쌓는 것과 동시에 그 '때'라는 것이 와야 한다. 경험을 토대로 보건대,
'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러니 굳이 인생을 지친 상태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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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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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시가 아니라 하나의 영상물이었다.
한 줄 한 줄마다 선명하게 그려지는 그림은 그야말로 영화, 그 자체였다.

살구꽃이 환하게 핀 그 여자의 집이 
어느새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이는가 싶더니,
하얀 눈이 장독대로, 열린 김칫독 안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여자"는 나였다, 내가 "그 여자"가 되었다.
참 아름다웠다. 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싶어 좋아라했다.

그런 김용택의 꼭 한 번 필사하고 싶은 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별들이 나의 슬픔을 가져가줄 수 있다면 어찌 슬픔 뿐이겠는가, 
해답을 모른다는 것이 유일한 해답인 이 인생도 던져주고 싶다. 

 



-해답   
                                거트루드 스타인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이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빈 여백 많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이 책에서 친절하게도 필사해보라고 남겨 둔 여백들이 썩 반갑지 않다. 
아름다운 시들로 그 여백을 모두 채웠더라면,
수록된 시의 두 배가 되는 시들을 접할 수 있었을텐데.


안도현의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에서 였던가? 
누군가 백석 시집을 빌리기 위해 고개를 넘었고, 
필사한 후 다시 고개를 넘어 책을 돌려주러 갔다는 이야기가.

필사의 마음을 내는 것은 책 속에 있는 여백이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흔들어대는 감동이지 싶다. 
더 많은 시들로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보는 것이, 
필사의 여백을 주는 출판사보다 더 친절한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잎이 필 때 사랑했네

바람 불 때 사랑했네

물들 때 사랑했네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올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

 

이 책의 백미는 각 장을 1장, 2장 3장, 4장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장의 머리맡에는 위의 글들이 대신한다.

무척 근사하다.

역시 내가 좋아하게 되는 시는 쉬운 말로 된 것들이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쉬운 말로 된 것들이라 음미하기 어렵지 않아 좋다.

아쉽게도 <고은>의 시가 한 편도 없네. 뜻밖이다. 
김용텍시인은 <고은>의 그 수 수 수많은 시들 중에서 본인의 가슴을 떨리게 

한 것은 없었던 걸까?




-용기
                              요한 괴테
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다면 낙심하지 마라.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든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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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1-2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은의 시 좋아하시나봐요 그레이스님.

Grace 2018-03-01 15:21   좋아요 1 | URL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자주 울컥울컥해지는 걸 보면
아마 아주 많이 좋아하나 봐요^^

...............................................

지금의 고은 을...
추한 그를...
어쩌나...
그(he)보다 그의 시를 한가득 필사했던 나를 어쩌나...

김용택 시인은 추한 그를 알고 있어서
이 책에선 그의 시가 하나도 없었던 것인가...
 
글렌 굴드 - 피아니즘의 황홀경 현대 예술의 거장
피터 F.오스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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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죽을 때 듣고 싶은 음악이라는, 
<책은 도끼다-박웅현>의 언급으로 들었던 것이 Aaron Rosand의 연주였다.
무심히 듣던 때와는 다르게, 누군가의 추천은 절정 부분에서의 감동을 한층 더
깊게 했다. 그러나 그 절정 부분 외에는 다소 지루함마저 들어 전곡을 다 듣는
일은 아주 드물었는데.

어느날, David Oistrakh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는데,
아! 다른거라. 지루할 새가 없이 전곡을 다 듣게 되고 또 듣게 되더라.

<Fabio Biondi의 비발디 사계>를 법정스님 선호하시었 듯, 
연주자와 지휘자에 따라서 내가 더 선호하게 되는 곡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곡 위주였던 나의 취향이 연주자에게 쏠리게 되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대부분 Glenn Gould의 피아노 연주로 듣다가,
한 날, 유튜브에서 그의 연주 모습을 보는 순간, 온 마음이 그에게로 꼽혀버렸다.
독특한 자세, 입으로 따라 부르는 흥얼거림, 심지어는 음악에 맞춰 지휘하는 동작은,

베토벤과 굴드와 내가 하나가 된 듯 한 착각마저 일으켰다.

그의 피아노,  스타인웨이 CD318에 대한 이야길 인터넷에서 읽은터라,
그의 일대기가 무척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빌리고는 기대에 차있었는데,
결론은 겨우겨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는...

내가 궁금했던 것은 그의 대략적인 일대기와 그의 음악이었는데,
이 책에선 그가 전화 통화한 내용, 심지어 그가 복용한 약들과 그 횟수까지 상세히 
언급하고 있어, 내가 한 사람의 사생활을 이렇듯 알아야 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들더니 급기야 끝까지 지루했네.

마지막 장엔 굴드의 사인까지 의학적 용어들과 함께 상세히 나열되어 있어,
과연 저자가 의사임을 실감하기엔 충분했지만...많이 아쉬웠다.

<병리학자는 오른쪽 공동 안에 있는 경동맥 역시 피가 엉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동맥에 피가 엉김으로써 글렌의 오른쪽 뇌는 금방 순환성 손상을 입고...
동맥혈관 벽에 미약하게 동맥경화 증상이 있었지만...
오른쪽 뇌가 부풀어 올라 왼쪽보다 컸고, 뇌피질이 파괴되어 피를 흘리는 부분도...>

그의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의 사인만 알아도 마음이 안타깝고 슬픈데,
이렇듯 상세한 의학적 설명은 그를 추도하는데 하등의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피아노의 천재인 그가 라디오 제작자와 영상물 제작자로 일한 시간들이 많았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였으며, <항상 자신의 건강을 염려했지만 그 걱정때문에 오히려
건강하게 살지 못했>던 그의 짧은 일생이 여간 애도스러운게 아니다.

<기묘한 것은 진공청소기 없이 연주할 때보다 갑자기 소리가 더 훌륭하게 들릴 뿐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휩싸여 실제 소리를 듣지 못했던 연주 부분이 가장 훌륭했다는
점이다> 

바로 옆에서 청소하는 진공청소기 소리 때문에 자신의 연주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황
에서, 내면의 소리에 따라 연주했더니 더 훌륭하더라는 그의 이 이야기에서 베토벤이 
생각났다. 소리를 필요로 하는 일에 소리없이 그 일을 더 훌륭히 해낸다는 것,

천재들이란 이러한가 보다. 그래서 천재인가 보다.

인터넷 어느 블로거에서 읽은, 그의 피아노, 스타인웨이 CD318에 얽힌 이야기는 
이 책에는 없네. 엄청 드라마틱 하더라만, 그저 떠도는 이야기일 뿐인가 보다.

그 길고 긴 손가락과 비정상적으로 큰 엄지 손가락으로 연주했을 
그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의 흥얼거림과 함께 수 번 들었다.

옷장이 자신을 너무 빤히 쳐다봐서 다른 방으로 그 옷장을 옮겼다는 글렌 굴드.
그 글렌 굴드의 우수에 찬 매력적인 눈이 책 표지에서 나를 너무 빤히 보고 있어, 
나도 책을 엎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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