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보다 걸어가기 - 반야심경 강의
덕일 (권영택) 지음 / 더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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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가 보기엔 다소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항상 몸에 지니고 읽는 반야심경'이란 제목으로 소책자 부록이 있다.

반야심경 원본 독송본, 우리말 독송본, 해설 등등이 있는데

내 경우에는 '반야심경 해설'이 아주 유익해 필사해 둔다.






*라이프니츠의 말처럼 '어제를 등에 지고, 내일을 잉태한 것이 오늘'인 것입니다.

*-도대체 불법은 어디에 있소?
-(가슴을 내보이며)이 안에 있지.
-내 눈엔 보이지 않으니 그대의 가슴을 잘라 확인해도 되겠오?
-해마다 피어나는 요시노의 벚꽃
 꽃나무를 쪼개어 본들 꽃이 있겠는가? (...) 공의 상태를 잘 설명해 줍니다.

*<금강경>에서 '정한 법이 없다'라고 설한 뜻이 중도의 개념입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것이나 서쪽에서 온 것이나 같은 말입니다.

*땡감의 떫음이야말로 단맛의 근원일진대, 땡감을 떠나서 어디에서 단감을 찾겠습니까?

*노인들은 어제를 말하고 싶어합니다. 청년들은 내일을 말하고 싶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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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1
최종규 지음,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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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님 서재에 "겹말 손질"이 있는데 무심히 지나치다 어느날 꼼꼼하게 읽어 보니

참 재밌더라. 아, 그렇구나를 연발하게 되는 것이, 무심히 사용하는 말들에서 정말

그 뜻이 겹치는 말들이 많았구나를 알게 되니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빌려 본 책,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사전이면 사전인데 비슷한 말 사전이라면 어떤 것이란 말이지? 호기심이 일었다. 

과연 사전은 사전인데 또 사전은 아닌 듯 하다.

 

예를 하나 들면,

거저, 그냥, 공짜 가 있고 큰 틀로 이 세 단어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 아래로 각 단어에 대한 설명과 예문이 나오는데, 일반 사전처럼 단어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사전 아닌 일반 책의 글자 크기로 보기 쉽게 편집해 두어서 사전인 듯,

아닌 듯... 하니, 작가의 맺음말에서처럼 이 책은 '책상맡 사전'이 아니라 '읽는 사전'이겠다.

'읽는 사전', 무척 재치있는 말이다. 정말 이 책과 딱 맞아떨어진다.

역시 "겹말 손질"처럼 아, 그렇구나, 그렇지...를 연발하게 된다. 

서울 표준말만 말이 아니라 사투리도 '한국말'로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부분에선 크게

공감했다. 

육아에, 집안일까지 다 하시두만 언제 자료를 모아서 이런 책까지 만드시는 건지!

온통 영어가 난무하는 지금, 그래서 그의 한글에 대한 애정이 더욱 돋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삶과 문학이 일치했던 작가 권정생"이란 문구를 본 적 있다. 숲노래님도 그러한 분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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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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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강의> 와 <담론> 이 주는 감동이 무척 크고 깊었다. 


"테러는 파괴와 살인이고 전쟁은 평화와 정의라는 논리가 바로 강자의 위선입니다. 
테러가 약자의 전쟁이라면, 전쟁은 강자의 테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모순된 조어가 버젓이 통용되고 
있습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이 '끝'입니다. 
절망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 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 이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최고의 인문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담론>에 나오는 위의 두 문장은 지금도 가끔 새겨보곤 한다. 이후 그의 책을 더 읽어

보고자 했지만 어쩐일인지 선택에서 밀려났고, 그러다 고인이 되신 그를 애닯아 했다.

몇일 전, 올드보이님 서재에서 <신영복>의 책을 보니 문득 그의 책이 다시 보고 싶어

지더라. 그래서 빌린 책이 노란 색의 <처음처럼>.

 

문사철시서화(文史哲詩書畵), 어쩌면 이 모든 방면으로 다재다능할 수 있는지 천재란 이런 

 

사람들이지 싶다.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 20년 20일을 감옥에서 보내다니, 청춘을 그렇게 

 

보내다니...

글은 벌써 <강의>와 <담론>에서 반해버렸고, 서예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다. 

"삶"이란 글자를 어찌 적으니 "사람"으로도 읽을 수 있었고 덧붙인 글에서, 사람의 준말이

삶이며, 우리의 삶은 사람과의 만남이라 한 부분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두 사람이 손 잡고 있는 글자가 "나란할 병(竝)"이 되더라. 

다양한 서체들까지, 이런 걸 보니 서예가 참말로 매력적인 것으로 둔갑해 버린다.

붓은 힘이 없어 연필처럼 내 마음대로 사용하기가 어렵더라. 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붓은

나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물건이었고 그러니 미술이 재미없었다. 그러하니 서예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 

그.런.데. 이 책에서 보는 붓글씨는 하나같이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그의 그림은 또 어떻고! 그림까지 잘 그리다니 시샘이 날 지경이다. 

이오덕 선생님 글처럼 순수 한글 위주의 글들은 읽기가 쉽고, 이해하기도 쉽다는 것을,

한자 한글이 많은 책은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또한 알게 된다.

어찌하든, 사람을 향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참 좋은 것만은, 사람을 향한 내 가슴까지

 

뭉클하게 하는 것은 책이 무게감과는 상관없는 것 같다.

읽을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까지 풍만해서 빌려 읽기보단 사야하는 책일 것 같은데

ㅉㅉ, 안타깝지만 나는 빌려 읽기로 그친다.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 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한 그루 나무가 되라고 한다면 나는 산봉우리의 낙랑장송보다 수 많은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 속에 서고 싶습니다. 한 알의 물방울이 되라고 한다면 나는 바다를 선택
하고 싶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지막한 동네에서 비슷한 말투, 비슷한
욕심,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위로는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평화(平和)는 밥(禾)을 고르게 나누어(平) 먹는(口) 것에서 시작됩니다. 쌀을 고루 나누어 

먹는 것이 평화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모든 시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큰 물입니다. 바다가 물을 모으는 비결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데 있습니다. 

*컵으로 바닷물을 뜨면 그것이 바닷물이긴 하지만 이미 바다가 아닙니다.

*공부의 옛글자는 사람이 도구를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일이 공부입니다.
공부란 삶을 통하여 터득하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리고 세계와 인간의 변화입니다.
공부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존재형식입니다.
그리고 생명의 존재형식은 부단한 변화입니다.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과 마음 좋은 사람의 차이,
머리 아픈 사람과 마음 아픈 사람의 거리가 
그만큼 멀기 때문입니다.

*독서삼독(讀書三讀)입니다. 

텍스트를 읽고 필자를 읽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을 읽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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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시
권정생 지음 / 지식산업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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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프다. 너무너무 슬프다. 애잔하고, 가슴 아려서, 슬픔이 목구멍을 컥컥 막고 있는 듯
싶어서, 아! 무엇이라 이 아린 가슴을 표현해야 다 나타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여러 시들 중에서 유독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과 <결핵>은 본인의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애달파서 가슴 미어졌다. 슬픔이 너무 깊이 들어오니 명치가 아프다.

작가가 초등학교 때 쓴 시  <강냉이>, 초등학교 때 쓴 시라는 언급이 없었다면 모를 뻔 했다.
그 어릴 적 마음이나, 이후 어른의 마음이 다르지 않으니, 그것이 그가 훌륭한 동화작가인
이유이지 싶다.





*이상하게도 <권정생> 책은 오타 많고, 잘못 된 삽화 많고!
아! 왜 처음 보는 '파본' 이란 책이 하필 <권정생>의 책이란 말이냐! 흑흑...
이 책은 p177~p192는 인쇄가 거꾸로 되어 있어 책을 뒤집어서 봐야 한다.
같은 오타가 두 군데나 있기도 하고.

'권정생'이란 이름만으로도 밤하늘의 모든 별을 따다가 별 클릭에 넣고 싶지만,
이 책은 안되겠어, 안되겠어. 출판사는 반성해야겠기에 작가와 전혀, 결코, NEVER
상관없는 별, 하나를 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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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베리 2016-10-23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권정생 선생님께서 쓰신 책에 오타가 많더라도,
책은 멋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며 읽은 것이기 때문에,
인쇄를 한 출판사가 실수를 했어도,
이해해 줍시다~

Grace 2016-10-23 20:45   좋아요 0 | URL
꼬장꼬장한 마음이 누그러지네요.ㅎㅎ
앞으로는 이해하고 넘길 수 있도록 해 볼께요.^^
감사합니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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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지붕 위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달들이 반짝이고
벽 뒤에는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이 숨어 있다!

알라신이여, 그러한 아름다움을 인간의 사악한 눈으로부터 보호해주소서!


<연을 쫓는 아이>의 감동은 지금도 선명선명하다. 아~ 아프가니스탄!

그들은 모두가 때 맞춰 기도하고 알라신을 찾는데, 그 알라신도 '인간의 사악한 눈'은 어쩌지 

못하여 전쟁은 끊이질 않는 것인가?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간 남성들 이야기라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간의 여성들, 

악날한 전쟁과 남성들 속에서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비극적인 아프간 여성들 이야기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것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눈물겨운 법.....>

옮긴이, 왕은철의 말이다. 눈물겹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눈물겨운 그녀들의 삶이 나를

더없이 겸손하게 한다. 나는 이대로도 되었다고, 더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말라고!


라일라 그리고 마리암... 

여자는 남자를 대동하지 않고는 집 밖을 나갈 수 없고, 부르카로 온 몸과 얼굴까지 가려야 하며,

그 어떤 남자의 부당함에도 맞서지 못하는... 아, 숨이 막힌다. 흑인이 노예여야 했던 역사에 

대한 분개심 만큼이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태도에도 분개심이 인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이 나라에서 동등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싶다.

작가 후기에 언급한 작가의 말에는 난민국을 도와야 하는 중요성과 돕는 방법만 나와 있고,

이 책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얼마나 그 일이 절실한지 알 것 같다.

아주 훌륭한 책이다. 작가는 위대하다. 






*라일라, 나는 이 세상 끝까지 당신을 따라갈 거야. (타리크의 말이다. 사랑은 이런 마음으로 
해야는거지, 암!)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는 때가 되어서야 뭔가를 깨닫는 사람들을 위한 벌인지 모르겠다.
(나도 꼭 그런 것 같다. 아무것도 되돌릴 수 없는 때가 되어서야 뭔가를 깨닫는 사람, 이건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인 듯 싶어 자꾸 곱씹어 보게 된다. 안타깝다.)

*마리암은 대부분 라일라의 마음 속에 있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 천 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다. 

살람(salaam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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