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득이네 창비아동문고 118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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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에게 택배를 보낼 수 있다면 이 책을 보내고 싶다.

전쟁이 주는 상처가 이렇게도 아프고 슬프고 고단하며 잔혹하단 걸 그는 알아야지 싶다.

실로 전쟁이란 건 어쩌면 이 책보다 더 더 더 잔혹하고 공포스러울지 모른단 생각을 하게

한다. 단지 책을 읽었을 뿐인데 이렇게 두렵고 무섭고 끔찍한 생각이 드는걸 보면 그 실제는

가히 공포, 그 외에 달리 무엇이겠는가! 아니, 나는 감히 추측도 할 수 없으리라!

권정생의 책들은 모두 참 좋다. 한번 들면 놓을 수 없다. 아~ 황선미! 했었는데, 이젠 

 

아~ 권정생!!!, 아~ 이오덕!!!이러고도 모자란다. 더 훌륭하고 멋진 표현이 떠오르면 좋겠다.

초등학생때 이런 동화책을 읽었다면 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전쟁이 무서웠을까? 점득이때문에

너무너무 마음 아파 밤새 울었을까? 나라의 반공방첩 교육에 의심을 품어보았을까? 적대적이던 

'인민'이란 단어에 호의적이 되었을까?...

미국행을 선택하지 않던 점득이의 강단있는 모습은 훌륭했으나 여간 안타깝지 않았다. 내가 막 

설득하고 싶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보내야했던 게 아니었을까? 점득이의 성향이

 

라면 분명 훌륭한 성악가가 되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그는 꼭 본국으로 돌아 와 더 큰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그리되길 바랬는데 중년의 나이에도 가난한 거리의 악사여야

 

만 했으니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왠지 나도 어디선가는 본 적 있는 장면 같더라. 짙은 안경을 쓰고 노래하는 장님 남자 옆에 

 

허약하게 서 있는 가녀린 여자... 나도 본 적 있었을 그 장면이 전쟁의 상흔이었더란 말인가!


이 책도 이철수 판화가 삽화로 들어 가 있다. 나는 구판을 읽었나 보다. 그런데 여러군데의 

 

삽화가 문제가 많다. 6살 점득이는 무려 10대의 덩치로 나오고, 어느곳은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그림이다.

이 책 초판이 1990년이니 그때는 이철수의 판화 실력이 많이 모자랐던 때문일까? 그건 실력이라

치더라도 그럼 내용과 맞지 않는 그림은 뭐란 말인가? 그는 왜 책을 매번 정독하지 않고 삽화를 

그리는 거지? <몽실언니>에서도 그랬는데...

최근, 이철수의 닭 판화를 인터넷서 본 적 있는데, 닭이 몸을 움츠렸다 빼었다 하는 것 같은 

사실감에 판화로도 이렇게 표현 가능하구나 싶어 무척 대단하다 싶었건만, 그래도 어쩐지 

 

두 번째 이런 실수를 동화책에서 거듭 보게 되니, 비록 이철수의 오랜 과거의 일들이겠지만

 

이만저만 실망스런 것이 아니다.

책을 만들 때 이런 실수는 왜 교정을 못하는건지 모를 일이다.  작가 자신은 마지막 본을 

 

체크하지 않는건가?

개정판은 삽화가 모두 바뀐 것 같은데 책의 내용과 혹여 다른 것은 없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을 지경이다. 순전히 삽화때문에 별 2개는 제하고 싶지만 권정생인지라 그리할 수는 없겠다.

권정생작가는 그러한 분이다!






*어젯밤에만 해도 추위와 두려움 때문에 서러워할 여유가 없었다. 사람은 모두가 그렇다. 
슬픈 일도 지나치면 슬퍼할 수가 없다. 어느 만큼 고통이 가시고 짬이 생겨야만 슬퍼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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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대장 높은 학년 동화 1
이원수 지음, 원혜영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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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동화가 몇 편 있다니, 그렇다면 내 초등학교 때 읽었을 수도 

 

있었겠건만...

그때는 오직 반공방첩 교육 밖에 생각나는게 없다. 이승복 어린이 이야기 들으면서 얼마나 

 

그 아이가 안됐던지, 불쌍해하던 그 맘이 클수록 반공방첩은 더 튼실해져 가기만 했었다.

울진삼척 무장공비는 늘 한 셋트여서 울진은 삼척없이는, 울진삼척은 무장공비 없이는 안되는 

 

고유명사인 줄 알 뻔 했다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은 제목의 도끼 단어때문에 얼마나 무서워 했는지 모른다. 두려움에 

 

울었었지!

겨울나무, 고향의 봄 동요가 이원수작사였는데 왜 그의 동화들은 내게 생소한지 모르겠네.

<장미101호>를 읽으니 이오덕 동화와 비교 되더라. 분명 이오덕 선생님이라면 인조 장미를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화 장미는 나비와 벌들을 설득하고 타일러서

인조장미에게도 우정을 베풀 줄 알게 할 것이고, 그로인해 결국 서로의 존재에 대해 기뻐할 줄 

알며 화합해가면서 더 큰 즐거움을 알도록 가르쳤을 것 같다. 생화만이 가치있고 귀한 것이며

인조라는 것은 결국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마무리가 좀 많이 아쉽더라.

우리는 생화만 쫓아 살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조화를 더 예뻐하는 사람도 반드시 있으니 말이다.

<장미101호>는 1974년에 쓴 동화이니 그때는 인조가 이리 판을 치게 될 줄은 짐작도 못하셨던 

때문일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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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4-2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노래님의 이 책 독후감을 읽어 보았다.
그의 글들은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지도록 만든다.
여지껏 살아 온 나의 가치관들이 흔들리니,
아~ 어쩌란 말이냐! 정녕 이 나이에 어쩌란 말이냐!
 
책 홀림길에서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10
최종규 지음 / 텍스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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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에 작가의 이야기 하나, 이렇게 해서 91개의 책당 91개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란 것이 <책은 도끼다>처럼 제시한 책들에 대한 설명들이리라 예상했으나 

온전히 작가의 말들이다. 그의 삶과 생활, 가치관 등이, 제시하는 책과 살짝 얽혀있다.

1995년 작, 멜 깁슨 주연의 "Brave Heart"를 몇일 전 다시 보고 한참을 곰곰 생각해지더라.

영화의 주인공같은 훌륭하고 대단한 용기는 아니더라도 나에게 있어 brave heart란 

어떤 것일까, 나는 brave heart를 가진 적이나 있었던가?...

이 책을 읽고 나니 작가와 brave heart가 겹친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 나는 기가 죽지 않는다. 
 내가 기가 죽을 때는, 내 자신이 가난함을 느낄 때는, 나보다 훨씬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여전히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이다."
 
법정스님의 이 말씀 속에 있는 사람, 나보다 훨씬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여전히 당당함을 잃지 않을 것 같은 숲노래님이야말로 이 시대의 Brave Heart일 

것 같다.

제시 된 91개의 책 중에 정태춘 노래모음집 '시인의 마을'이 있어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고는

감회에 젖기도 했네. '양단 몇 마름'과 '저 들에 불을 놓아'는 처음 듣는 곡이었다. 특히 '양단 

몇마름'은 단어 자체가 무지하게 오래된 느낌이여서 웃음이 났다. 2016년에 양단 몇 마름

이란 노래라니! ㅎㅎ

사진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을 보고나니 그가 제시해 준 사진집도 몇 권 보고

싶고, 만화책도, 헌책방도 찾아 보고 싶어진다. 헌책방에 들리면 항상 나는 냄새, 그 퀴퀴한

곰팡내가 싫었는데 이 책이 그런 냄새쯤이야! 하고 날려 버릴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오타는 한 군데 밖에 없었고, 대부분 우리말로만 되어 있어 읽기 편하기도 

했으나, 신문배달을 신문딸배로, 컴퓨터를 셈틀등으로 쓴 부분에선 오히려 우리말임에도 

불구하고 살짝 어색했다. 마일리지는 그대로 마일리지로 해 놓았는데 이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없는가 보다.

어린이 책이니 모두가 사 볼 수 있도록 싸게 책을 만들어 달라던 권정생작가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이 책의 겉모습이 좋다. 책장이 두꺼워 잘 넘겨져있지 않는 요즘의 책에 비하면 이 책은

읽기에 아주 용이하다.






*많이 배운 이들은 내가 가방끈이 짧아 같이 일할 수 없다 하고, 적게 배운 이들은 언제나
내 겉차림을 따지며 함께 일할 수 없다 했다. 대체 어떤 학교에서 어떻게 배웠기에 이렇게
생각이 굳어 버렸을까.

*남자만 제 꿈을 키우고 여자는 제 꿈을 갉아먹듯 얽매인 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두동지고
그릇된 노릇인가. 보람있는 집일이라면 함께할 노릇이고, 아름다운 꿈이라면 다 같이 키울
노릇 아닌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껴안으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도록 이끄는 법이 아니라
한다면 어느 법도 지키고 싶지 않다.

*'낮은 자리, 가난하고 수수한 사람들 집터'가 재개발에 묶이지 않고 언제까지나 '적은 살림으
로도 이웃하고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누릴 권리는 어느 만큼 지켜질 수 있을까요.

*재미없는 책은 (...) 거짓말을 하면서 돈 냄새를 피우는 책..

*우리는 살림을 옮기는 데에 돈과 시간과 품을 들이지 말고, 우리 삶을 가꾸는 데에 돈과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합니다.

*제가 살고자 하는 집이라면, 햇볕에 빨래를 말릴 수 있어야 하고, 차 소리하고는 많이 
떨어져야 합니다.

*제대로 철이 안 든 어르신들은 혼인을 해야 사람 된다고 하지만 혼인은 안 해도 되고(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좋으니) 아이는 낳아야 어른이 된다고 깨달았어요. 아이를 낳는 나이도 그다지 
따질 일이 못 됩니다. 어려서 낳을 수도 있고 나이가 한참 들어서 낳을 수도 있어요. 정 몸이
받쳐 주지 않는다면 다른 아이를 받을 수도 있고,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하여도 내 둘레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으면 되며, 아이들이 없다면 둘레에 있는 여느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됩니다.

*저마다 스스로 좋아하는 대로 살면 되잖아요.(...) 언제까지나 좋아하고 아낄 수 있는 길을 
걸어가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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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 우는 아침 - 굴렁쇠동화 1
이오덕 지음, 김환영 그림 / 도서출판 굴렁쇠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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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 동화는 선생님들의 필독서여야 하지 않을까?

그 어느 자기 계발서보다 충분히 훌륭할 수 있을 이런 동화책을 쓰신 분이

이오덕선생님이시구나. 

 

그는 어쩜 아이들의 마음을 그렇게도 잘 헤아릴 수 있었던 것일까?

 

여러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하나같이 마음을 흔들지 않는 것이 없다.

 

내가 만약 그를 나의 선생님으로 만났더라면 분명 내 인생 길은 달라졌을 것 같다.

 

유유상종이라면 권정생, 이오덕은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유유상종이셨겠다!

감옥에 있는 수인들,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들, 교원연수 현장, 예비엄마 아빠들..

아니, 이렇게 국한 지을 것이 아니라, 이런 동화책 읽기를 범국민적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일렁인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선생님들을 위한 동화로써 손색이 없다. 어린이 자료실에만 

꽂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동화책들은 글씨가 커서 노인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좋은데

어린이 자료실엔 당연한 듯 어린이들만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학창시절, 선생님들께 가졌던 욱하던 내 감정들이 떠올랐다.

칠판엔 절대 낙서하면 안되었던 엄한 규칙, 일기장에 동시를 적으면 왜 안된다는 건지,

 

교실에선 왜 항상 조용해야만 하는건지, 복도에선 또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야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해도 상관 없으나 학생들은 반드시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인사해야만 하는 일방적인 예절, 친절한 설명도 없이 내려지는 명령조의 지시들, 그리고 청소, 

 

이것엔 늘 의문이 있었다. 

 

교실은 우리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선생님들 것이기도 하지 않나 말이지. 자신들의 

 

교실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청소하거나, 오늘은 사랑스런 너희들을 위해 내가 다 할테니, 

 

너희들은 일찍 집에 가거라, 나의 사랑, 느껴지지? 라며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미소를 

 

날려주는 선생님 한 분 없었으니, 애재라~ 

또한 교무실 청소는 왜 학생들이 해야 하는건지 모를일이었다. 교무실을 학생들이 청소해야 

한다면 교장실은 선생님들 몫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나? 자신들이 거처하는 곳 조차 스스로 

청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눈에 비친 선생님들이었다.

교직원 화장실조차 따로 있어서 그것도 학생들이 청소하는 것을 보고 혀를 찼던 것이

 

10년 전이었던가?

비단 선생님들 뿐이 아니더라, 지금은 학생들도 화장실 청소를 안하더라.

아들 고등학교 도서 도우미 봉사 갔던 어느날, 도서실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었다. 

손을 씻다가 문득 얼룩한 세면대를 보니 화장실 청소를 해주고 싶더라. 

투철한 주부정신으로 세면대를 반들하게 씻고, 각 화장실 모두 호스로 물 뿌리고, 

솔로 문지르고, 휴지통 정리까지 하고 나서 쳐다보니, 귀여운 내 새끼같은 녀석들의 

수고를 오늘 하루는 내가 덜어 준 것이 얼마나 흐뭇하고, 내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던지!

그날 저녁 아들에게 내가 그 화장실 깨끗하게 청소하고 왔노라, 깨끗해서 청소할 것 없어

좋았지? 했더니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 따로 계신다고, 자기들은 화장실 청소 안한다는

거다! 뜨악하더라. 요즘 학생들은 본인들의 화장실도 청소 안하는구나 라는 걸 슬프게도

이때 알아 버렸다.

이처럼, 어린시절, 나는 선생님들로 향한 분노가 더러 있었지만 한번도 항변해 볼 수가

없었다. 용기가 부족했던 걸까? 단념했던 걸까? 예의를 지켰던 걸까?

학부모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항변하는 대신 촌지를 넣었다. 그땐 몰랐다. 촌지, 그건 

정말이지 쓰잘데없는 짓거리라는 걸! 

학교가, 교실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이 책에서의 구절이 사실인 것 같아 섬찟했고, 

그것에 나 또한 일조한 것 같아 부끄럽기 그지없다.


자연보다 더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마지막 구절은 진실로 진리이리라!

훌륭한 자기계발서는 곧 동화책이기도 하구나 라는 걸 알게 해 준

 

이오덕 선생님, 존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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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4-2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화를 그리는 사람은 책을 정말 정독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잘못된 삽화가 있다.
치마를 입고 있어야 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에선 바지를 입고 있으니...

파란놀 2016-04-2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들이 한쪽으로만 쏠린 채 휩쓸리니
그 물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없는 터라
아뭇소리도 못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느껴요.

학교와 교실, 여기에 적잖은 교사가 아이들을
죽이는 짓을 하고 만 대목을 슬기롭게 깨달아서
이제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길로
거듭날 수 있어야지 싶어요..

Grace 2016-04-27 21:23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책을 읽고 나니 댓글이 더 진지하게 닿습니다.
한구절 한구절이 온전히 숲노래님 마음임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매번 댓글 주셔서.. 그 귀하실 짬을 제게 주셔서..^^

시집올 때 가져 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보고 펼쳐보고 둘러만 보고
 
단원 김홍도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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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문헌에 '김홍도'라 나오는 것이 있으면 어떠한 것이라도 찾아보았을, 아니 아니다!

'김홍도'라는 이름을 찾기 위해 온갖 기록이란 것은 죄다 훑어 보았을 오주석의 투철한

연구정신을 이 책에서 보았고 그걸 나는 위대하다 말하고 싶다.

과거 나의 역사 선생님들에 비하면 그는 정말로 위대하다!

영조 후반, 정조, 박지원, 정약용, 이덕무, 김정희, 강세황, 김홍도.. 이들이 동시대 인물들

이라는 것이 역사엔 너무나 젬병인 나라서 더욱 신기하게 보였다. 모짜르트후반, 베토벤

과도 시대가 겹친다. 동시대를 살았다라는 것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과거 우리의 역사 선생님이나 미술 선생님들은 왜 이야기로 풀어 주는 수업을 못한 걸까? 

난 정말 역사시간하면 중요하다고 밑줄 그으라던 선생님 말 외엔 생각나는 것이 없다. 

얼마나 재미없고 지루했는지.. 그 여파때문인지 사극 드라마는 아무리 재밌다고 난리법석 

부려도 안봐진다. 그래서 난 그 유명한 이영애 주연의 대장금도 안봤고, 아주 근사한 제목, 

해를 품은 달도 안봤다. 

그러나 책은 다르더라. 이덕일의 조선왕을 말하다는 참 재미있었고, 내가 읽은 오주석의 

책들은 역사를 포함한 그림들이라선가 더 재미있었다. 

생각컨데 과거 나의 선생님들도 이덕일, 오주석처럼 이야기로 풀어서 수업 했더라면 그들의

한 학생이 사극조차 꺼리는 일은 없었을텐데...  아니, 그들이 적어도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만 했어도, 그것도 아니라면 본인의 과목에 대한 애정만이라도 투철했더라면, 어떤 

사명감만이라도 있었더라면, 단지 무심히 교과서를 읽고 밑줄그으란 말만 했을텐가 말이다.

'역사'라는 말만 나오면 매번 이렇듯 분개하게 된다.ㅎㅎ

이 책은 김홍도의 그림들에 대한 설명보단 김홍도, 그 사람에 대한 책이다. 옛 문헌들 속에

나오는 김홍도의 이야기들을 모두 뽑아서 그가 어떤 정신의 화가였는지를, 그의 시대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오주석은 분석하고 해석한다. 근 5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나 약 1/3 

조금 안되는 분량이 각주에 해당하니 그의 노고를 감히 짐작함에 경의감마저 든다.

단지 조선의 풍속화가로만 알고 있을따름이었거늘, 시서악에도 능했으며, 정조의 성은으로 

김홍도, 그의 그림들은 더욱 걸출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니, 아~ 아는 것은 모르는 것 보다

훨씬 더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오늘도 이 한 권의 책을 마무리 함에 몹시 기분 좋다.



그의 그림<주상관매도>가 참 좋다.  이 그림을 보며 그의 자작 시조 두 수를 읊어 본다.

봄 물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놓았으니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가 물이 로다
이 중에 늙은 눈에 뵈는 꽃은 안개 속인가 하노라

먼 데 닭 울었느냐 품에 든 임 가려 하네
이제 보내고도 반 밤이나 남으리니
차라리 보내지 말고 남은 정을 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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