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우는 아침 - 굴렁쇠동화 1
이오덕 지음, 김환영 그림 / 도서출판 굴렁쇠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모든 동화는 선생님들의 필독서여야 하지 않을까?

그 어느 자기 계발서보다 충분히 훌륭할 수 있을 이런 동화책을 쓰신 분이

이오덕선생님이시구나. 

 

그는 어쩜 아이들의 마음을 그렇게도 잘 헤아릴 수 있었던 것일까?

 

여러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하나같이 마음을 흔들지 않는 것이 없다.

 

내가 만약 그를 나의 선생님으로 만났더라면 분명 내 인생 길은 달라졌을 것 같다.

 

유유상종이라면 권정생, 이오덕은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유유상종이셨겠다!

감옥에 있는 수인들,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들, 교원연수 현장, 예비엄마 아빠들..

아니, 이렇게 국한 지을 것이 아니라, 이런 동화책 읽기를 범국민적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일렁인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선생님들을 위한 동화로써 손색이 없다. 어린이 자료실에만 

꽂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동화책들은 글씨가 커서 노인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좋은데

어린이 자료실엔 당연한 듯 어린이들만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학창시절, 선생님들께 가졌던 욱하던 내 감정들이 떠올랐다.

칠판엔 절대 낙서하면 안되었던 엄한 규칙, 일기장에 동시를 적으면 왜 안된다는 건지,

 

교실에선 왜 항상 조용해야만 하는건지, 복도에선 또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야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해도 상관 없으나 학생들은 반드시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인사해야만 하는 일방적인 예절, 친절한 설명도 없이 내려지는 명령조의 지시들, 그리고 청소, 

 

이것엔 늘 의문이 있었다. 

 

교실은 우리들의 것이기도 하지만 선생님들 것이기도 하지 않나 말이지. 자신들의 

 

교실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청소하거나, 오늘은 사랑스런 너희들을 위해 내가 다 할테니, 

 

너희들은 일찍 집에 가거라, 나의 사랑, 느껴지지? 라며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미소를 

 

날려주는 선생님 한 분 없었으니, 애재라~ 

또한 교무실 청소는 왜 학생들이 해야 하는건지 모를일이었다. 교무실을 학생들이 청소해야 

한다면 교장실은 선생님들 몫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나? 자신들이 거처하는 곳 조차 스스로 

청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눈에 비친 선생님들이었다.

교직원 화장실조차 따로 있어서 그것도 학생들이 청소하는 것을 보고 혀를 찼던 것이

 

10년 전이었던가?

비단 선생님들 뿐이 아니더라, 지금은 학생들도 화장실 청소를 안하더라.

아들 고등학교 도서 도우미 봉사 갔던 어느날, 도서실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었다. 

손을 씻다가 문득 얼룩한 세면대를 보니 화장실 청소를 해주고 싶더라. 

투철한 주부정신으로 세면대를 반들하게 씻고, 각 화장실 모두 호스로 물 뿌리고, 

솔로 문지르고, 휴지통 정리까지 하고 나서 쳐다보니, 귀여운 내 새끼같은 녀석들의 

수고를 오늘 하루는 내가 덜어 준 것이 얼마나 흐뭇하고, 내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던지!

그날 저녁 아들에게 내가 그 화장실 깨끗하게 청소하고 왔노라, 깨끗해서 청소할 것 없어

좋았지? 했더니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 따로 계신다고, 자기들은 화장실 청소 안한다는

거다! 뜨악하더라. 요즘 학생들은 본인들의 화장실도 청소 안하는구나 라는 걸 슬프게도

이때 알아 버렸다.

이처럼, 어린시절, 나는 선생님들로 향한 분노가 더러 있었지만 한번도 항변해 볼 수가

없었다. 용기가 부족했던 걸까? 단념했던 걸까? 예의를 지켰던 걸까?

학부모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항변하는 대신 촌지를 넣었다. 그땐 몰랐다. 촌지, 그건 

정말이지 쓰잘데없는 짓거리라는 걸! 

학교가, 교실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이 책에서의 구절이 사실인 것 같아 섬찟했고, 

그것에 나 또한 일조한 것 같아 부끄럽기 그지없다.


자연보다 더 훌륭한 스승은 없다는 마지막 구절은 진실로 진리이리라!

훌륭한 자기계발서는 곧 동화책이기도 하구나 라는 걸 알게 해 준

 

이오덕 선생님, 존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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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4-22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삽화를 그리는 사람은 책을 정말 정독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잘못된 삽화가 있다.
치마를 입고 있어야 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에선 바지를 입고 있으니...

파란놀 2016-04-2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들이 한쪽으로만 쏠린 채 휩쓸리니
그 물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없는 터라
아뭇소리도 못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느껴요.

학교와 교실, 여기에 적잖은 교사가 아이들을
죽이는 짓을 하고 만 대목을 슬기롭게 깨달아서
이제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길로
거듭날 수 있어야지 싶어요..

Grace 2016-04-27 21:23   좋아요 0 | URL
숲노래님 책을 읽고 나니 댓글이 더 진지하게 닿습니다.
한구절 한구절이 온전히 숲노래님 마음임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매번 댓글 주셔서.. 그 귀하실 짬을 제게 주셔서..^^

시집올 때 가져 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보고 펼쳐보고 둘러만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