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창비시선 313
이정록 지음 / 창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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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너무 추상적이고 은유와 비유가 특히 심하다면

더욱 읽기가 힘들어지는, 재미가 없어지는 나로서는 몇개의 상징적인 시들은 역시나...

내겐 너무 어렵다.

그러나 그 옛날 당신 가족들과의 추억을 헤아릴 수 있는 시들에선 얼마나 가슴이 뭉클해지는지...

참 글을 잘쓰는 사람인가 보다라는 ...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정말'보다는 차라리 '가족'이 더 어울릴 듯하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들 추억을 먹고 그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가 모르겠다.

특히 가족에 대한, 그것이 자연과 어우러질때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추억이 누구에게나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젠 확신이 설 정도가 되었다.

나도 그러한 추억을 내 후세에게 물려주는 것이 가장 큰 유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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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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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500개라도 클릭하고 싶다.

고인이 되지 않았다면 당장 그녀의 손이라도 잡고 싶어서 상경하고 있을 나를 충분히 그릴 수

있다. 내가 그렇게 얕은, 허접한 시간들을 보낸 20대, 그것이 그냥 그대로 최선인양 보냈던,

그 청춘의 대학4년을 그녀처럼 보낼 수 없었던 나의 지능이 한스러울 뿐이다.

은근히 나는 지능이 높은 이들을 동경한다. 그들은 흔들리지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수 있었던

사람들이고 그래서 다량의 책들 속에 거룩하게 늘 존재하고, 나는 그저 읽어내려가면서 감탄만

연발할 뿐이다. 장영희교수도 아이큐가 153이랜다. 아인쉬타인은 180, 괴테가 210 이라나...

나의 아이큐는 두자리일텐데...말이다.

흡사 오쿠다 히데오의 아리부시리즈를 읽고 있는 듯한,

가슴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내가 평소 마음속에서 늘 불같이 끓어오르는, 동경해마지않는

그런 인생이 그녀의 인생이었던 것이다.

'데미안'이, '모비딕'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변신','갈매기의 꿈'이, '어린왕자'가 무엇때문에

그렇게 유명한지를 나는 알지 못했다. 글로 쓰여진 주제만이 와 닿아서 겨우 '아, 그런거였구나!'

하고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내겐 그저 그런....

내가 이럴때, 이리 멍청할때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고,  그 깊이를 측정하고도 남음이 있으며 세계의 존재를 벌써 가슴속에 넣어 두고 있었던

것이다.

첫 몇페이지를 읽고는 비약이 너무 심해서 책을 잘못 선택했다 싶은 마음에 그만 책을 덮었었다.

장영희 교수의 책들을 먼저 후딱 읽어버렸다.

딱히 잡고 있을 책이 마땅하지 않아서 다시 들었는데, 이건 뭐... 빠지고도 남아서 흠뻑 적셔진 채

허둥대고 있는 나를 본다.

나의 지능이 이들과 비슷했더라면 나도 과연 그녀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내 마음껏?

누구는 '성격'이라고 말하겠지..... 나는 '지능'이라고 말한다.....

 

-밀가루와 기름만 있어도

밀가루와 기름만 있어도 멀마나 좋을까. 내 동생한테 맛있는 요리를 해줄 텐데. 아프가니스탄, 가뭄과 전쟁으로 초토화된 회색빛 먼지 벌판을 두 어린이가 걷는다. 손을 잡고 걷는다. 아무런 문명의 잔재가 남아 있지 않다. 들판에 듬성듬성 풀들이 작라고 그걸 뜯는 양떼조차 없다. 양이 먹을 만큼의 양도 되지 않게 자라는 풀들을 그 어린이들이 먹는다. 어린 여자아이는 입주변이 초록색이다. 풀물이 들어서 그렇다. 조금 큰 오빠는 그조차도 없다. 풀조차도 동생을 먹이느라고 조금 덜 먹었나 보다. 여자아이는 여섯 살쯤이고 오빠라는 소년은 한 열 살 돼 보인다. 전쟁으로 고아가 되어 벌판을 떠돌고 있다. 그래도 슬퍼하지 않는다.

오빠는 열심히 풀을 뜯어 모은다. 찌그러진 코펠 같은 걸 줍는다. 어디선가 물을 구하고 마른 풀들을 쓸어 모은다. 두 개의 돌로 부싯돌을 만들어 부딪친다. 마른 풀이 타면서 물이 끓는다. 풀을 데쳐서 동생을 준다. 동생은 늠름하게 받아 먹는다. 그들에게 취재 중인 기자가 묻는다. 뭐라고 뭐라고 묻는다. 오빠가 대답한다. 기름하고 밀가루만 있어도 동생에게 더 맛있는 요리를 해서 먹일텐데....... 남자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

몇년이 흘렀는데도 TV에서 본 다큐멘터리가 생생히 기억난다. 그 소년의 절박한 얼굴과 그 동생의 편안한 태평이...... 그들은 그래서 거기거 버티고 사는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 의존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다른 한 사람에게는 바로 그 의존이 생명을 버티게 해주는 철심이 되어 강한 인간으로 변신한다. 모성이 그렇다. 전혀 무방비의 생명체가 그냥 놔두면 죽어버리는 생명체가 주어지면, 그 완벽한 의존이 주어지면 인간은 거의 신이 된듯이 변화한다. 불가능이란 없다는 듯이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못할 게 없지. 그럴 때 그들에게는 허무도 무의미도 권태도 없다. 맹목적인 사랑과 철두철미한 헌신만 있을 뿐이다.

나는 왜 밀가루와 기름이 주방에 즐비한데도 행복하지 않은가?

절대적인 의존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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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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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보다 내용이 훨씬 알찬 느낌이 들어서  

전자의 책은 별을 하나 제하고, 이 책에는 별 다섯을 딸깍딸깍~. 

티브시청소감이나, 하나의 책에 대한 독후감등등이 나의 생각과 견주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심은 가히 나의 부러움을 사기엔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으니, 

부모복이라고, 나는 과연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일까, 어떤 부모의 모습이어야 할까가

늘 숙제이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참 꽉찬 책이란 생각에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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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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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영어로 된 시만 골라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하나씩 외우게 된다.

간단하면서도 짧은 시들은 자꾸만 음미해보고도 싶게 만든다.

파스텔톤의 그림을 보면서 나도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제일 좋아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붓으로 그림그리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김점선의 그림들은 마음을 움직이게도 하는가 보다.

나도 충분히 따라 그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니 그녀 역시 비범한 화가였을지도...

참 좋은 책을 구입한 것 같아 즐겁고 기쁘다.

과연 난 이 책에서 몇개의 시를 외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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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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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때 피천득의 수필을 처음 접하면서(아마도?) 수필이란 것은 여러문학분야의 한 쟝르라고

만 단지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 수필집이란 것을 대하면서 수필이란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며 나는 수필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이제사 제대로 알게된다.

저자 장영희가 고인이라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우며, 가끔 조선일보에서 영미시산책이란 코너를

훑어 보며 장영희라는 사람은 영어를 도대체 얼마나 잘할까라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여자일줄은 몰랐었고, 더구나 장애인인줄은 더욱더 헤아리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다 어느날 그 코너가 사라졌다. 난 아무런 의심도 없었다.

그런데 그 장영희란 사람이 이제사 내게 와 닿는다.

법정스님도, 장영희교수도 하물며 김점선도 지금은 다 고인이 되고 난 뒤다.

소재거리를 찾기위해 부단히 애쓴 모습을 읽을 수 있었고, 누구나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는 그녀도 역시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여인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영문학 박사이면서도 수필가라는 것은 더욱 그녀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서강대는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놓치지 않았고, 그녀 또한 자신을 받아준

학교에서 다시 교편을 잡고 있었다는 것은 무척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아이가 능력이 된다면 무턱대고 서강대로 보내고 싶을 지경이다.

수필...

이 말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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