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한 오후 : 리안 모리아티 소설 .


누군가의 생각이나 모습을 , 일상을 의미를 두고 보면서 잘게 잘게 (마치 마늘을) 다지는 심정을 견딜 수 없이 바라봤다 . 도저히 이건 싫다 느껴지면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 매 단락 그러니까 일상과 회상을 반복하는 그들을 나눠 보여주는 매 순간마다 거리가 필요했던 일이었다고 해야할까 . 그렇지 않은가 ...마늘은 맵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져야하고 , 환기도 더러 해줘야 눈이 맵지 않으니까 ... 몸엔 좋지만 삼키려면 어느정도 각오가 필요한 그런 일 .

클레멘타인 (첼리스트) 은 중요한 오디션을 앞두곤 그 일은 뒤로한 채 사람들 앞에 자신이 경험한 일을 얘기하기 위해 강단에 선다 . 대체 목적이 뭐야 ? 하며 따라가보니 그 날의 일을 공개적으로 괜찮다 (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있는 일이고 그걸 겪었고 빠져나오려 하고있는 ) 는 이야길 듣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그건 마치 딸은 , 딸이란 어쩌면 자라면서도 내내 딸일 수 밖에 없고 엄마의 영향 (그게 멀었건 가까웠건 ) 은 해가 비치면 그늘이 지듯 숙명같이 따라 붙는 것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

미묘한 감정의 친구 에리카 , 친구 엄마에게 경쟁하듯 사랑 받기위해 나누던 친밀감이라니 , 참 힘든 친구들이지 뭔가 ?! 외롭고 쓸쓸하고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의 우정은 .
가족만 놓고도 사실 벅찬 일을 친구와도 공유하고 나눠야한다면 , 그런게 사회와 삶이 가진 무늬인 거라는 듯 , 관계라는 것이라는 듯 .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란 국내영화가 생각났다 . 다 같이 잘 나눈 줄로만 안 우정이 나중에 보니 힘든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잘 포장 된 우정이었다는 사실 . 그 영화에서 건들거리는 친구 역의 주지훈 (인철)이 마지막에 지성 (현태) 에게 하는 말 ˝ 너 참 힘들었겠다 .˝ 가 내내 이 책을 읽는 동안 따라다녔다 . 매운 마늘향 처럼 .

그들이 정말 지독한 오후라고 부르는 그날을 기점으로 일상이 균열을 받는 모습이 유리판 위에 놓인 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듯 촛점을 맞추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압력을 가한 유리판처럼 가정의 위기를 모두들 겪는다 . 그건 굴곡이나 왜곡을 판판하게 펴는 일과도 같아서 어떤 부분은 부서지고 이상하며 정상이 아닌 것처럼도 보여지는데 그 과정을 우리에게도 함께 보자며 현미경을 볼 기회를 주는 소설이지 싶었다 .

상을 맺은 진실이란 세포를 들여다 보게되니 말이다 . 그렇지 않나 ? 왜 그렇게 에리카가 그날 일을 기억해 내려고 애쓰며 해리는 대체 왜 그렇게 언급되는지 알게된다면 , 그 부분이 바로 이 소설의 모든 비밀이랄 수 있는 거니까 !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겨 배율을 맞추고 보자 숙련된 행동들 덕에 잊 ,힌 , 사소하고 중요한 일은 , 해리가 떠나고도 (?) 알려지지 않으니까 더 중요한 거였다고 .

지루하던 비가 멎고 해를 보는 시민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날씨가 참 좋다고 인사를 건낸다 . 세 쌍의 부부들에겐 그야말로 해가 드는 일였고 무른 땅이 마침내 단단해지는 시간였다고 해야겠다 . 읽지 안았다면 몰랐을 모리아티의 세계였다 . 이젠 현미경에서 눈을 들고 , 집중하느라 좁아지고 확대된 시선을 먼 곳을 보기위해 든다 . 아~정말 후련하고 멋진 , 다채로운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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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2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뷰로 올린건데 ..북플에서 책을 선택해 쓰기로 들어가도 역시 페이퍼로 작성되는군요!
이건 수정이 안될까요? 피곤한 서재와 북플 시스템 ...나뉨 ..
서재에서 리뷰로 옮길려면 이중등록밖에 없는지.. 이런 고민 싫다는 !!

보슬비 2016-12-28 23:17   좋아요 1 | URL
테스트 해보았는데, 저는 오히려 페이퍼에 써도 리뷰처럼 되네요..^^;;
아마도 북플쓰기로 바로 들어가서 책을 선택하기보다, 책에서 ˝읽었어요˝옆에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야 리뷰평으로 써지는것 같아요.^^

[그장소] 2016-12-29 01:58   좋아요 1 | URL
그 책에서 읽었어요. 바로 옆 글쓰기 버튼으로 넣은 건데 ..ㅎㅎ맨 마지막 줄에 있는 리스트 목록도 페이퍼아닌 리뷰ㅡ칸으로 설정까지 해가면서요. ㅎㅎ 정말 신기한 북플이네요. 제가 뭔가 설정해둔걸까요? ( 어디서!)
제 리뷰 리스트 자체의문제일까요? ㅠㅠ

그래도 애써 테스트 까지 헤주시고!! 정말 고마워요! 보슬비님~^^♡

오거서 2016-12-29 20:18   좋아요 1 | URL
북플에서 책을 선택하고 별점을 달아야만 리뷰로 등록되더군요. 제가 테스트 해본 바에 따르면요. 100 자 이내면 100자평이 되고 초과하면 리뷰가 되더군요. 참고하세요.

[그장소] 2016-12-29 21:26   좋아요 0 | URL
이게 ..저만 뭘 잘못하나봐요 . ㅎㅎ 그렇게 한거 같은데.. ^^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어느날 제가 막 테스트 페이지를 만들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