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
나하고 나 사이에 늙고 엉뚱한 종족들이 있지 내 별로
놀로 오는 나들 나들 때문에 그 종족들은 불편하다고 불평
하며 불안했어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사랑했지 난
정드는 게 특기니까 하루가 영원 같고 영원이 하루 같은
무협 판타지 같은 날들이었어 난 그날들을 CD로 구웠지
구워진 CD 속에서 난 무릎이 아팠어 너무 많은 감정을 과
소비하고 게다가 너무 많은 눈물을 삭제했으니까 수만년
전부터 이 별은 아팠어 늙고 엉뚱한 종족들은 이 별의 종
말을 전지구적으로 살포하면서 우리 종족의 언어를 모두
쓰레기통에 넣고 서둘러 이별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우리
종족의 위대함은 휴지통이라는 아이콘에 있지 '복원' 이란
단추를 내장하고 있는 그러니까 이별을 이 별로 굽거나 이
별을 이별로 굽는 따위의 일은 우리 종족에겐 식은 죽 먹
기보다 쉬운 일이란 거지 고통을 선택할 수는 없다 , 그러
나 고통을 받는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 ,빅토르 프랑클, 멋
지지 ? 이게 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이란 엉터
리 판타지 같은 이 시에 대한 키워드야 , 친절하지 ?
ㅡ 본문 63 쪽에서 ㅡ
안현미시인의 시집 [ 이별의 재구성 ] 중에 .
별이 그저 성운의 많은 먼지와 가스로 만들어지고 폭발하고 반짝이는
동안
어떤 별에선 정말로 종족과 종족간의 이별을 재구성한다
.
하얀 조문을 검게 칠한 옷들위에 띠로 두르고 , 누구에게 보내는
정성들인
선물인지 모르면서 이 별의 영영을 그렇게 인사하게 한다
.
오늘의 눈물을 아껴두면서 내일의 눈물을 준비하는 지금의 나는 괜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