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재구성 -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작 창비시선 306
안현미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

 

 

     나하고 나 사이에 늙고 엉뚱한 종족들이 있지 내 별로

놀로 오는 나들 나들 때문에 그 종족들은 불편하다고 불평

하며 불안했어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사랑했지 난

정드는 게 특기니까 하루가 영원 같고 영원이 하루 같은

무협 판타지 같은 날들이었어 난 그날들을 CD로 구웠지

구워진 CD 속에서 난 무릎이 아팠어 너무 많은 감정을 과

소비하고 게다가 너무 많은 눈물을 삭제했으니까 수만년

전부터 이 별은 아팠어 늙고 엉뚱한 종족들은 이 별의 종

말을 전지구적으로 살포하면서 우리 종족의 언어를 모두

쓰레기통에 넣고 서둘러 이별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우리

종족의 위대함은 휴지통이라는 아이콘에 있지 '복원' 이란

단추를 내장하고 있는 그러니까 이별을 이 별로 굽거나 이

별을 이별로 굽는 따위의 일은 우리 종족에겐 식은 죽 먹

기보다 쉬운 일이란 거지 고통을 선택할 수는 없다  , 그러

나 고통을 받는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 ,빅토르 프랑클, 멋

지지 ? 이게 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이란 엉터

리 판타지 같은 이 시에 대한 키워드야 , 친절하지 ?

 

 

ㅡ 본문 63 쪽에서 ㅡ

안현미시인의 시집 [ 이별의 재구성 ] 중에 .

 


 

별이 그저 성운의 많은 먼지와 가스로 만들어지고 폭발하고 반짝이는 동안

어떤 별에선 정말로 종족과 종족간의 이별을 재구성한다 .

하얀 조문을 검게 칠한 옷들위에 띠로 두르고 , 누구에게 보내는 정성들인

선물인지 모르면서 이 별의 영영을 그렇게 인사하게 한다 .

오늘의 눈물을 아껴두면서 내일의 눈물을 준비하는 지금의 나는 괜찮다 .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벤투의스케치북 2016-12-01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는 제가 읽어야 하는데 그장소님이 열심히 읽으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저도 그장소님 보면서 시읽기에 몰입하고 싶네요. 아니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장소] 2016-12-01 22:17   좋아요 1 | URL
아. 벤투님 도 참.. 제가 수박겉핥기하듯 하는 시읽기와 벤투님 시읽기가 어디 같나요? 늘 치열하게 보고계시면서요!

yureka01 2016-12-01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별을 재구성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ㅎㅎㅎㅎ 이 별에서의 이별...

[그장소] 2016-12-01 22:16   좋아요 1 | URL
좀 , 그렇죠. 요즘 같은 때엔 아무래도 더.. 그 맘알것같아요. 시간 끌기하는 푸른집은 얼른 정리를 좀 해얄텐데.. 뻔히 그럴 줄 알았으면서 속수무책이네요. 좋은 일이 있어얄텐데..

벤투의스케치북 2016-12-01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수박 겉핥기라뇨...
열심히 다양하게 그리고 정교하게 읽으신다고 생각합니다.

[그장소] 2016-12-02 08:40   좋아요 1 | URL
아하핫~ 감사해요! 벤투님의 ( 정색!) 하는 이 반응 , 반갑네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12-02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색이라기보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장소] 2016-12-02 08:56   좋아요 1 | URL
ㅎㅎㅎ네~ 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