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문학과지성 시인선 315
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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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선 들

우리는 완고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는 서로 통한다

전봇대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배선공이
어디론가 신호를 보낸다

고도 팔천 미터의 기류에 매인 구름처럼
우리는 멍하니
상공을 치어다본다

너와 단절되고 싶어
네가 그리워

텃새 한 마리가 전선 위에 앉아
무언가 결정적으로 제 몸의 내부를 통과할 때까지
관망하고 있다

p . 9
이장욱 시집 ㅡ
<정오의 희망곡>중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무언가 통할 때까지 ㅡ까짓거 얼마의 시간이 흐르던
새야 알게 뭐겠어
다만 , 온 종일 말이라곤 몇 음절 되지않는 걸 하면서
그마저도 매우 매우 귀찮아 하는 내가
통신이란 어떤 수단도 없이 ㅡ이를테면 인터넷이라든가 ㅡ
시간을 나라고 한다면 어땠을지 ,
아 ...그래도 잘 있었을 거라고...
헌데 '네가 그리워' 와 '너와 단절되고 싶어' 사이를
나는 어찌 이리도 몹시 이해하고 마는 걸까 ...

이제 펼치는 중이지만 매우 매우 기대가 되는 중이므로
몇날 며칠을 정오 속 희망으로 허밍곡을 부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시인의 말을 보다 말고 ㅡ몇자 ㅡ

정오의 희망곡 ㅡ
익숙하게 맴도는 시그널 음악이 들리면서 ㅡ
그런데 어.김.없.이. 어깃장 처럼 갈등하게
되곤하는 정오라는 시간을 생각한다 .
어김없는 어깃장 ㅡ하면 이장욱 만한 사람을
떠올릴 수가 있을까 ...
뭐 ,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이다만 시인의 시도
결국은 개인적 시선에서 확장된 이야기로 끌려
나오는 셈이니 부른다는 건 ㅡ이름이란는 건
ㅡ대체 무엇이라는 걸까요 ? ㅡ 하하핫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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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0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0-03 07:54   좋아요 2 | URL
완고하죠, 그러면서 허약할 뿐이고요. 고작 전신주가 쓰러지면 단절될 ...^^

yureka01 2016-10-03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연결은 완고하지만, 소통은 너무 느슨한 현실을 시인은 너와내가 완고한 연결을 단절하고 싶다고 표현했나 봅니다...시가 수작이네요^^..

[그장소] 2016-10-03 08:55   좋아요 2 | URL
시가 ,시인이 수작질이죠.^^ㅋㅋㅋ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3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완고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는 서로 통한다..”란 구절을 보고 용원화(溶原化)라는 생물 용어를 생각했다면 시인에게, 그리고 글을 올리신 그장소님께 실례일까요? 용원화는 바이러스의 DNA의 양끝이 숙주의 끊어진 DNA와 결합해 하나의 DNA가 되는 것을 말하지요. 저는 다시 과학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시간을 만들 생각입니다. ㅎㅎ...

[그장소] 2016-10-03 08:59   좋아요 0 | URL
시를 해석하시는 벤투님의 세계도 좋고
과학,인문,철학 ,다양하게 섭렵하시는 벤투님도 같은 분이란 걸 압니다.^^
어딘가 간절히 닿고자 하는 염원이 연구를 , 개발을 이루는 거죠!^^과학도
그 언어가 다를뿐 경이롭기는 시와같다고 ,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3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북플에서 글을 올렸는데 어쩐지 안 보이네요.
수작질이란 말씀이 궁금하니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그장소] 2016-10-03 09:07   좋아요 1 | URL
수작 ㅡ빼어난 시라고 유레카님이 하신 말씀을 제가 말장난을 받은 것입이다.
유희였는데, 제딴엔,, ㅎㅎㅎ 죄송해요.. 심각했나봅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3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각한 것은 아니고 수작질이라 하시니 (시집 전체를 못 보고 단 한 편의 시만을 대한 입장에서) 제가 알지 못하는 시인의 잘못이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문의한 것입니다. 저는 궁금증이 많지요. 근거와 설득력만 충분하면 어떤 비판도 다 의미 있고 또 수용할 만하다고 생각하기에 쓴 글이었습니다.

[그장소] 2016-10-03 09:15   좋아요 1 | URL
저는 가십에 느린 사람이라 , 그런걸 알아도 제가 제일 느리게 알텐데, ㅎㅎㅎ
순전히 시만 놓고 (감히) 단순한 장난을 했을뿐예요.. 시집 전체를 논할 주제도
못되고요..ㅎㅎㅎ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3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십에 느리지 않으실 것 같은데... 저는 그장소님의 직관적이고 빠른, 어떤 의미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문체가 좋던데요... 그런 역량으로 시집 한 권을 분석하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진연주란 소설가가 자신의 코케인이란 작품집을 주제어 없이 흘러가는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이란 취지로 평한 것처럼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이어 붙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매끄럽지 않은 숙주의 DNA와 바이러스의 DNA가 하나로 결합하는 것 같은 효과가 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장소] 2016-10-03 09:48   좋아요 0 | URL
ㅎㅎ가십을 들여다보지않는데요.ㅎㅎㅎ 아, 이전의 막 쓰던 방식을 말씀하시나봐요. 그것도 꽤 호흡이 , 응축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서 매일매일 쓰는 일엔 지치는 방식 ... ㅎㅎㅎ(아마추어라 , 그런다는!)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3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 쓰는 것은 아니고... 서로 먼저 나가려는 생각들을 잘 달래지 않는 것이라고 할까요... 시를 읽는 직관 같은 것이 매력적인 분, 그장소님..

[그장소] 2016-10-03 09:55   좋아요 1 | URL
네, 네 무슨 얘긴지 알아요!^^ 제 입장에선 막 쓰는 거고요..ㅎㅎ 한 호흡에 몰아붙여 쓰는 거거든요..그러니 다듬을 수 없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