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ㅡ
세리까와는 학교 다닐 때부터 나쯔메 소오세끼와 또꾸토미 로까의 책을
애독했고 글도 어른스럽게 잘 썼지만 , 저는 그 방면에 도무지 소질이 없었어요 . 도저히 흥미를 갖지 못했지요 . 그래도 학교를 졸업한 후엔
따분하기도 해서 가끔 세리까와가 가지고 오는 소설책을 빌려 읽곤 했는데 그러면서 소설의 재미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책은 세리까와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 세리까와가 좋다고 한 책은 제가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 저는 모리 오가이의
역사소설을 좋아했는데 , 세리까와는 저를 아주 진부하다며 비웃었습니다 . 그리고 모리 오가이보다는 아리시마 타께오 쪽이 훨씬 깊이가 있다며 그
사람의 책을 두어권 가져다주었습니다 . 그러나 제가 읽긴 했지만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 기금 읽으면 또다른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
어쩐지 그 아리시마라는 작가는 어떻게 해도 좋을 듯한 논리만 많아서 제게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 093 쪽 본문중에서 )
눈 오는 밤 이야기 ㅡ
그러니 아쉬운 대로 고작 오징어 두마리라 하더라도 새언니에게 주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 ? 이런 생각을 하면 좀 천해 보이지만 오징어 두마리가 아까운 걸 어떡해요 . 저는 뒤로 빙그르르 돌아 , 지금 온 눈길을 천천히
걸으며 찾아보았습니다 . 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죠 . 키찌조오지 역 근처까지 돌아가봤지만 하얀 눈길에서 하얀 신문지 꾸러미를 찾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데다가 눈이 쉼없이 계속 내려 돌멩이 하나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 한숨을 쉬며 우산을 고쳐 들고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니눈이 백만마리
반딧불처럼 어지럽게 엉기며 흩날리고 있었어요 . ( 103 쪽 본문 중에서 )
확실한 어떤 것들도 ( 사건을 놓고 볼 때 ) 분명 좋지만 , 여기
단편에 그려지는 감각은 불확실하고 그러면서 확실한 경계같은 면들이 있다고 느낀다 . 꿈같이 스며드는 이야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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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elb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