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정시 출근 - 영업2 과 과장으로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옷이 가린 한 실체엔 청부살인업자의 면모가 도사리고 있다 . 웃겼다 . 요즘의 먹고사니즘이 이렇듯 살벌한 것이라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 태연하게 남들 다하듯 교통수단을 이용해 그저 일을 다니는 모습... 그들은 펜으로 도장으로 일을 하지 않는다 . 대놓고 총기와 도검류를 살벌하게 사용해 펜보다 강한 힘을 보여주는 것.
슬픈 영화다 . 이 영화는 ... 그만두고 싶어도 마음대로 그럴 수 없고 퇴직을 원치 않는데도 불구 , 시스템과 업무 효율성을 따져 강제 퇴직되는 한참 잘 나가야 할 것 같은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도 보여주는 ...
월급 그 까이꺼 대충 이 아니라고... 누군가에겐 다른 사람을죽여서라도 받아 챙겨야 하는 삶의 또 다른 친절한(?) 살인자의 모습을 동시에 지니는 것을 이처럼 극적으로 대비시켜 보여주는 영화가 있었나 싶었다 .
한 평생 직장을 위해 헌신해도 이제 필요 없다 여겨지면 가차없이 퇴직과 제거 대상이 된다 .
어제의 사수 는 곧 내가 쳐내야할 대상이라는 사실이 먹먹하고 막막하고 그럼에도 현직에 있어야 살아있는 것 같은 조직의 생리 상 아래 후임을 죽이고 인간성을 배반해서라도 그 자릴 지키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치열하게 그렸다 .
죽이고 또 죽이라는 오더를 받으면 잘 해내면 그뿐 . 피도 눈물도 없이 ... 주인공이 소지섭인데 이런 달콤 살벌한 역에 꽤나 옷이 잘 맞는 그를 보자니 어쨌든 잘나고 볼일 이란 웃픈 생각도 ...
이미연이 철지나 과거에 밀려난 가수 유미연 으로 분해 나오는 것도 삶을 , 또 자식들을 위해 범죄를 일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이들의 가난이 이렇게 비릿해도 되는가 싶었다 .
영업과 기획이사 종태(곽도원 )는 자신이 안 살림을 다 하는데 현장출신이 아니란 얘기로 뭐든 속 시원하게 말을 안해주는 잘나가는 실세이자 대세 라인인 지형도 (소지섭)가 불만이었다 .
알바로 또 엑스트라처럼 일회성을 목적으로 모집한 훈 (김동준)이 자신의 예전모습 같아서 첫 임무에서 죽였어야 하는데 살리고 이후 그는 메뉴얼이 아닌 감정대로 일처리를 하면서 회사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 이제 회사는 그를 아끼고 총애하던 입장에서 그를 없애야 하는 존재로 느끼게되고 그들이 대립하니 전쟁같은 날이 오고야 말고 , 개인의 욕망과 다수의 욕망이 일치 하지 않을 때 ... 우리는 다수의 편에 서는게 최선 같다 여기지만 , 그런 경고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다수의 입장도 한번은 들어온 불을 보고 이 경고등이 어떤 파급으로 치달을 건지 곰곰 생각해 봐야한다 . 모두가 좋은게 좋은것인가...하는 물음에 대한 영화인 면도 있었다고 ...
오늘 내가 하루를 잘 ,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 누군가를 밟고 죽이고 선다는 메세지도 함께 읽히는, 그러나 결말은 알수없음으로 피를 본다는 것 외엔 결코 끝이 좋았다 나빴다 ...한마디로 정의는 어려운  현실을 그린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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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27 0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인데 저도 출근합니다.ㅎㅎㅎ 먹고사니이즘의 감옥.....부자유....태어남 이거 자체가 존재의 구속...

오거서 2016-08-27 08:36   좋아요 2 | URL
에고… 유레카 님이 주말에 출근하는 탓에 푸념을 듣게 되네요. 저도 종종 주말에 출근합니다. 그래도… 이왕 출근해야, 할 수 밖에 없다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테니 그 쪽도 눈길 한 번 주면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구요.

[그장소] 2016-08-27 13:28   좋아요 0 | URL
3월에 쓴건 이렇군요..ㅎㅎ 감정껏 내달린 글은 ..^^ 태어남 자체가 구속 ㅡ동감입니다.!

[그장소] 2016-08-27 13:29   좋아요 0 | URL
두분 한담 ㅡ잘 듣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