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입장에서

ㅡ 박 형 서 ㅡ

어릴 적에 수업시간에 아마도 사회시간 였을건데
미국에서 들여온 품종의 하얀, 덩치가 크면서 붉은 볏을
또렷하게 가진 이름도 기억이 나지않는 개량형의 닭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때 쯤에 아마 그랬을건데 미래엔 알약 하나로 한정식
맛이나는 식사가 가능하고 알약하나로 한끼뿐 아니라
원하는 데로 조절 가능한 시대가 오지 않겠냐고 그 말끝에
나는 반론하기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알약한끼로 밥대신
이건 진짜 찬성 ㅡ대신 밖에 나가서 음식점들도 여전히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이라면!을 전제로 했던것 같다.
왜냐 이것도 저것도 선택의 여지 없이 강요하는 사회는
어쩐지 밥이 무지 귀찮은 나도 밥을 차려먹고 싶게 끔
만들것이 분명하니까... 나는 이른바 청개구리 과 ㅡ인지라
어쩔 수없다 . 이거? 저거? 다양해도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조건이 좋지 강제적인 무엇은 ㅡ나와는 영...아닌
것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마케팅원리나 자본구조에 의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자동적 취사선택이 되어왔나 ㅡ하는건
두말 하면 내 입이 고생이다.

어느 날 이 세상에 닭이 ㅡ무려 치느님 되시는 분이 멸종을
맞으신단다... (아니..이건 좀 늦은 감 ..이...)
그래서 지구 곳곳에서 닭의 유전자 감식의뢰 결과 우리가 그
간 치느님이라 모셔온 이 분이 짝퉁 이었다 ㅡ라는 결론 에
도달 ...진짜 오리지널 닭은 ?! 하고 급하게 물색을 해보니..
인류에게 넘기느니..다 먹고 죽지..하고는 최후에 가진 자들은
자기들끼리 먹는 파티 후 인생 다 산 것처럼 굴었고 그렇게
지구는 멸...(아, 설마 치느님 땜에....멸망?)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다행이 한 곳에 아직 적색 야계가 있다 제보를 받고
그 닭을 공수하러 간 ..그..(우리의 용사 벡터맨 ㅡㅎㅎㅎ)
는 .... , 새벽에 잠결에 어린 아내에게 귀싸대기를 맞고 이
유도 모르는 채 이혼 종용까지 받고 얼레벌레 적색야계 공수
를 위해 미얀마 의 땅 끝 오지를 고생고생 해가며 이상한 나라
까지 구경을 한 ㅡ다는 이야기 ㅡ가 끝이냐 , 그럼 허무 개그
겠다. 그 땅 끝오지를 ˝뜨라 응우 예˝의 소개로 어찌 어찌 찾아
간 건, 간건데 올 때는 그야말로 피곤과 야생에 쩔은 인간이
아닌 평범한 남자가 몸이 남아 나질 않았던데다..뱀까지 물어
대는 통에 꼼짝없이 발목이 잡혀선 ...생사를 넘나드는 고생을
한다. 그러면서 뜨라응우 예 의 이야기를 듣는 게다.
자신이 이 세대의 마지막일것이란 이야기 . 저 산 깊은 곳에
누군가 살았었단 이야기를 그를 통해 기억해주기를 바란 나머지
그가 닭만이 아닌 그 곳 산채 자체를 봐주길 원한 거였다는것을.
처음부터 얘길하면 그 의 귀에 그런 말이 들렸을까...
생과 사를 넘는 고생을 한 후에 절실한 고독을 느낀 그라서 그
이야기가 와닿았을 거라.
어린 아내의 말은 그에게 얼마나 절실한 것으로 들려왔을것인지.
그간 그에겐 그 모든게 좋기만하던 세상이어서 , 제대로 들리지
않던 많은 이야기가 있지 않았을까
우리는 줄곧 우리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기를 해왔는데 이제 작가
가 시간이란 녀석의 입장에서 말이지...우리들은 그저 아주 작은
입장 밖에 안되는 거라...하물며 닭하나의 개체가 그리 많은 변종을
낳고 가지를 치는 그 시간에도 우린 단단하게 믿고 있지 않았나..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것을..의심도 않고, 하지만 인류역시 보이게
안보이게 진화와 퇴보를 거듭하고 있단는 걸 무시해선 안된다는
이야기를 닭의 변종으로 빌어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것.
우리 세대보다 같은 민족 임에도 체형자체가 달라진 이 시대의
아이들을 보라 ㅡ하면 ..좀더 와닿을지 모르겠다.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서 이미 건너갔을거란 얘기.
우리는 놀랄지 몰라도 시간의 입장에선 번개가 치고 콩을 볶는
수준의 이야기로 밖엔 안들릴 이야기 ㅡ뭐 ..그렇단 거였다고.
그래서...오늘 더 얼굴이 작고 어깨도 좁고 밀집한 도시형 생활에
적합한 신체로 거듭나고 있는 이 인류들에게 어쩐지 안타깝고도
먼 시선을 줄 수 밖에 없는 ...이 요상한 저녁...
치킨 맛 나는 단백질 덩어리 튀김을 선물해줘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이만 시간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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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02-07 20:43   좋아요 2 | URL
음..적색야계ㅡ는 없어도 이미 그 맛이 나는 치킨에 길들여진 이상 ...여기서 더 변종이 되면 ㅡ그야말로 곤란하긴하죠.^&^

커피소년 2016-02-07 2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 앞으로 다가올 식량 대란을 위해서 그런 것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네요..(솔직히 그런 날이 올런지..)하지만 알약으로 음식을 대체하면 실용성 있고 편리하긴 한데 요리가 일이거나.. 요리를 취미로 삼는 이들이 허무해지겠습니다..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만들어지는 요리를 알약으로 맛을 낼 수 있다니.. 대신에 맛은 획일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손맛이니까요.. 같은 재료로 같은 요리를 해도 다른 맛이 나는 것은 요리를 하는 이의 손맛에 달린 것이죠.

2. “ 이것도 저것도 선택의 여지없이 강요하는 사회는 어쩐지 밥이 무지 귀찮은 나도 밥을 차려먹고 싶게끔 만들 것이 분명하니까... 나는 이른바 청개구리 과 ㅡ인지라 어쩔 수 없다 . 이거? 저거? 다양해도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조건이 좋지 강제적인 무엇은 ㅡ나와는 영...아닌 것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마케팅원리나 자본구조에 의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자동적 취사선택이 되어왔나 ㅡ하는 건 두말 하면 내 입이 고생이다. ˝

오늘 아주 좋은 글을 건진 것 같습니다. 자동적 취사선택.. 아주 씁쓸한 단어죠.. 이 자동적 취사에 의해 ‘ 진정한 나 ’를 잃어버리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죠..ㅎㅎ 강요된 삶이 사회가 원하는 또 누군가가 원하는 ‘ 내가 아닌 나 ’를 연기하게 만들죠..ㅎㅎ

이 사회가 ‘ 청개구리’ 라고 하는 이들이 사회 또는 타인의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틀리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들이 실제로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죠..ㅎㅎ 그런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강요됨을 따르기에 정석을 벗어나면 모두 ‘청개구리’가 되어버리죠..ㅎㅎ

[그장소] 2016-02-07 23:38   좋아요 3 | URL
그런면에서 일각에선 손으로 하는 일 ㅡ이를테면 이, 미용 ㅡ 음식 ㅡ화장 ㅡ등의 일은 최후까지도 사라지지 않을 일로 도 보는 경향이 있죠.
아무리 현대인의 바쁜 삶을 그려도 SF영화에서도
최고우두머리는 곧잘 잘 차려진 식탁을 앞에두고
앉아있곤 하죠. 스테이크맛 알약대신 ㅡ말예요.
ㅎㅎ ㅎ 그러니 앞으론 셰프의 음식은 갈수록 잘살고 고위층이 선호하는 한편 하위개급의 일개미는 캡슐화한 식사에 기대어 살지도 모를 일 ..한 겨울에 ㅡ따듯한 밥한공기 만 먹었으면 ㅡ이
다시 소원같이 될지도 ..미래사회에서..는..ㅎㅎㅎ

연기하는 나 ㅡ의 대표적 케이스는 바로 스타벅스 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인들의 컨셉트적 모습이 아닐까 ㅡ합니다. 이미 ...그런 모습은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보여져요. 집은 더욱 간소화 되고 많이 가지는것 말고 정리의 삶을 강요하고 , 버리고 최소한의 공간만을 쓸것을 암암리에 강요받죠. 책조차 많으면 죄가되니 전자북으로
소장하라 ㅡ하니까요. 저는 최소한의 누릴 권리
내 공간 점유를 위한 소박한 공간 욕심을 포기 못하니 책은 많아도 유산으로 주는 한이있어도
계속 가져갈려고요. 정말 잠도 캡슐에서 자는 미래는 싫으니까요.^^; (공상과학 을 넘 봤나..?!)
ㅎㅎㅎㅎ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설 연휴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커피소년 2016-02-08 00:57   좋아요 3 | URL
1. 가슴 아픈 이야기가 또 나오는군요..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ㅎㅎ뉴스 댓글들 읽어보면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는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렇습니다..가난한 서민은 항상 시간과 돈이 부족하지요..ㅎㅎ 그러니 음미하고 할 시간이라고는 없게 되어버리겠죠.. 캡슐 하나 먹고 빨리 공부하거나 일하러가거나 뭐 그래야겠지요..ㅎㅎ

유일하게 남겨진 서민의 낙마저 빼앗아 가고 있는 시국이니까요..ㅎㅎ


2. 개인의 자유와 공간이 박탈당하는 것은 정말 최악이죠..ㅎㅎ 진짜 좋은 집, 좋은 음식, 좋은 짓(?)까지는 바라지도 않는 삶입니다. 그냥 있는 것 마저 빼앗아가지 않길 바랄뿐이죠.ㅎㅎ 이제는 달관 세대입니다. 3포, 5포, 7포 이런 단어들은 의미가 없죠. 어차피 요즘 같은 시대에 누구에게나 당연히 찾아오는 기회도 아니니까요.

장소님 말대로 잠자는 공간도 아깝다고 좁은 캡슐에 박아놓고 노예로 부려먹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불편함을 느끼는 작품들(지구가 멸망하는 공상과학) 등등은 현실을 어느 정도 풍자하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아니 오히려 현실이 더 지독하니 공상과학을 보면서 위로하라고 만드는 것일 수도 있죠..ㅎㅎ 남녀가 넘쳐나는 행복에 젖어 있는 멜로물보다는 시도 때도 없이 죽을 위기에 처하는 비련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작품이 더 인기를 끄는 것이 그런 이유 아닐까요?

[그장소] 2016-02-08 01:16   좋아요 2 | URL
정신차려라 ㅡ하는지도 모를일 이죠..멍하니 정신줄 놓고 공상과학 보다 더한 세상과 멜로보단 더한 스릴러뺨치는 현대 사회에서 균형감감을 잃으면 곤란하잖냐...어디가 사람이 있어야하는 자리인가 ㅡ생각해보라는 ...^^

해피북 2016-02-08 0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밥 대신 알약 하나로 해결 할 수 있는 날을 간절히 원하고 계신다는 ㅎㅎ

[그장소] 2016-02-08 09:17   좋아요 1 | URL
미래식량연구소 소장 [그 장 소] 입니다.
어머니께서 그런 증상을 호소하신지 얼마나
~아...밥하기 귀찮아서..아!
그렇죠..모든 어머님들의 꿈이자 절대 희망이랄수있죠. 먹고 사니즘이 아닌 한마디로 한끼 해결 하고자 어쩐지 자신이 존재하는것만 같은 그 기분 자알 알죠..그래서 만들었습니다 (목소리 도올 횽아 버전)구구단 !이름이 ..어디서 들어본것 같다 ..그 구구단이 아니고 비밀입니다.
비둘기로 만든 단백질 환 ㅡ이라 구구단 ~!^^
이제 손에 물안묻히고 살수있어요.그럼요.이 구구단 하나면..하루가 가뿐해!

CREBBP 2016-02-08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너지바 같은 거가 실용화되어 있자나요. 부족한 건 각종 비타민 알약으로 때우면 되고 헌데 미래에 섹스가 없어지지 않을거듯이 먹는 욕망 역시 입에 한 가득 맛있고 기름진 것들을 잔뜩 넣고 우물대는 것의 즐거움이 인간의 본성?적 욕망인 이상 사라지지 않을 거란 예감이 듭니다. 사실 그와는 반대로 먹을 건 점점 한술씩 더 떠서 시각 촉각 등 여러가지 감각을 골고루 만족시켜줘야 하는 걸로 바꼈죠면

[그장소] 2016-02-08 10:13   좋아요 2 | URL
역시 한입가득 우물우물 ~^^그 기름진 맛의 향연을 외면하기엔 인간의 몸이 그리 단순하진 않단걸 깨닫게 하곤 하죠.만족에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