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제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정지돈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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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닿을것 같은데..아슬하게 닿지않는..그런 것... 임시란..이름은 그런 가시밭길 아닐까...싶어서 문득 입안이 비렸다.

 

 

가끔 그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이 그녀에게 보모에 대해 불어보는 경우가 있었다.그럴 때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 그분요? 음.......좋은 분이세요."

  만약에 누군가가 자신에 대한 질문을 아이 엄마에게 던진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p부인은 이런 식으로 대답하길 원했을 것이다. " 그분요? 그분은 임시교사셨대요." 물론 '임시'라는 단어를 빼고 해도 되겠지만, 그건 어쩐지 올바르지 못한 일처럼 여겨졌다. p부인은 무려 이십 년 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역사  ㅡ 때로는 사회, 때로는 지리 ㅡ 과목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 일을 무척 좋아했다. 모르긴 몰라도 젊었던 시절엔 '정식'교사가 되기를 간절하게 바랐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손보미 [임시교사]중에서 p.250

 제 6 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 중에서

 

내가 한창 교육을 받던 시절에는 임시교사라는 것은 없었다.

그런데 책속에서 무려 20년을 ..내가 30년을 멀어진 동안 그

러니까 10년 은 빼고 그 사이 임시교사라는 신종 직업이 생

긴거라고 , 우후죽순으로 대학들이 마구 생겨나면서 당연

있을 법한 일로 미리 계산했던 일인지라, 그닥 무섭다거나

하진 않았다..내 친구들이 한없이 임용고시에 목매달때의 일

만 나는 기억할 뿐이다. 그때만해도 임용고시는 공무원직으로

앞길 탄탄한 안전보험이었는데...

그것마저도 우열가리기 힘든 사회를 만들어놨다. 대학은 많고

선생도 많다.. 시대가 낳아준 절망 대신 희망고문이라는 이름의

철창...손닿을것 같은데..아슬하게 닿지않는..그런 것...

임시란..이름은 그런 가시밭길 아닐까...싶어서 문득 입안이

비렸다.

p부인이 말했던 것처럼 나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전만큼은 아니었지만, 이제 부부는 자신들의 원칙 ㅡ 아이
와 함께 저녁을 먹는 일 ㅡ을 지키는 날이 지키지 못하는 날
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손보미 [임시교사]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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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녔던 초등, 중, 고등학교에 ‘임시교사’가 한두 명 있었어요. 제일 기억남은 임시교사가 고등학생 때 만났던 분인데 보험사에서 일하시다가 임용고시 자격증이 있어서 영어를 가르쳤어요. 신기하게도 그 분이 제 동생 친구의 어머니라서 임시교사라는 사실과 예전에 보험사에 일하게 된 이력도 알게 되었어요. 어쩌다가 학교 교사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정말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던 분으로 기억해요. 학생들이 대놓고 책상에 엎드려 자도 꿋꿋하게 수업을 진행했어요.

[그장소] 2015-06-13 22:58   좋아요 0 | URL
좀 큰 규모의 학교셨는지,,모를일.. 저 초딩땐 한 반이 6년 쭉~정원은 50여명에서 4~5,6명 정도, 각 학년이 전부 한반씩..뿐. ^^ 중고등땐 부담임은 있었는데, 그리고 원어민 교사가, 아마 그런 케이스로 들어온 임시직이 아닐었을까..생각했네요..사립이어서..그랬는지 몰라요..

AgalmA 2015-06-1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임시며, 관계 또한 임시...종교와 철학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현실 속 삶을 같이 보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그장소] 2015-06-14 22:09   좋아요 0 | URL
음 ,제 한마디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저 제가 못 본 다른 곳에선 그리 이뤄지고 있던 다른세상이 있었다는것..그걸 안다는게 늦던 빠르던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닌..것이 사실..모두가 진짜이고 싶어하지 대체 가능한 무엇이고 프진 않을 테니..
,,,마음 여린 Agalma님은 특히 그런 심리적 중압감이 많으실것 같아요.철학이나 종교,과학이 사회 속에 함께 내재된 삶을 볼때..말예요..생각이 많아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