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인 앨리스씨 .



                                                   황 정은


처음 만날 때 부터 감전 같았어.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통해 그녀의 묘씨생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지.

대상 작을 두고도 이상하게 내가 자꾸 끌려서

반복해 읽으며 묘한 느낌에 사로잡힌 건

그녀의 글이었어.

내가 묘씨 인 것을 마치 들킨 것 같았어.

이 여자가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

나는 정말 아홉 번의 숨을 살아 내었는지도 모른다고

정말 그 좁은 노인의 방에 같이 기거 했는지도

모르겠다고...그런 묘한 그리움 마저 들어서

지저분하고 엉망인 그런 곳이 있다면 찾아

기어 들어가고 싶었더랬어.

미쳐 다 살아내지 못한 생에 미련인지

우린 이리 저리 떠돌다

이상한 이름의 이상하고 버려진 듯한

그 동네 에서 전생처럼...

조우한 거지.

나는 다시 그녀의 집 안 개장에서

웅크린 채 오뉴월의 땡 볕을 하 루 쯤 ,한 뼘 쯤..

더 기다리는 걸 숙제로 명을 늘리는 중이었고

그녀는...다시..만났을 땐..

아직 어린 , 어린애였어.

동생도 하나 있고.

어쩐지 이번엔 그녀가 아닌 그 아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

노인과 묘씨생이 아닌.. 그 아이 와 나.


그 아이는 피폐하고 가족들은 그로테스크해

내 일그러진 철창 집 처럼 .

어딘가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것이..

나는 슬퍼서 낑낑거리지.

함께 저..논둑 위를 달려 놀면 좋으련만..

게으른 아비는 아이가 크는지 어쩐지 관심밖이래.

그 어미는...더..미쳐있거나 덜 미쳐있거나..인데

내 눈엔 둘다 미친 년으로 보일 뿐이야.

거품을 물고 아이들을 패지 않음 술만 먹고

그 아이는 그 미침을 부러 쎈 발음으로

씨발됨이 라고 씨발..씨발..거려


약하고 어중간한 표현으론

어른들의 고통의 일그러짐을 알려줄 수 없다는 듯

이 밖에 더 적절한 표현이 있으면

제발 다른 것을 알려줘 봐...하는 듯 해

웃을 수 있다면 허리를 꺾고 웃어봐

나는 다 죽일 수 있을 거 같아.

너희 삐뚤어진 어른들.

나의 살의는 꿈 속같아. 누구든 어디든 수장해

줄 테니 이 잘못된 세계를 너희

다 아는 어른들은 뭐든 해보란 말이야.

내 불쌍한 어린 동생을 모래 속에

사장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지 말고.


나라는 국가는 뭐해...

비정상적 육아를 가정의 개인적일 로 치부해

모른 척 외면 할 동안

구획 정리하듯 사람 간의 사이도 그리 정리해

갈 곳 없는 이들이 모여 이루던 집합도

흩어 놓아

자기를 존재 증명 할 방법이 없어

그들은 모두 저 외지의 세계에서

잘못 끌려 들어온 앨리스같아.

나갈 길을 찾다 놓친 구멍을 찾느라

고개를 숙인 채 땅바닥만 쳐다보느라 몸이

고개 숙인 해바라기처럼 땅 만을 향해

마치 거기 구멍이 있어야 나갈 수 있는데...

토끼는 언제 오나...이 지긋한 기다림을 끝내 줄...

마침내 여기가 아니었다.고 말해줄 무엇 인가를

기다리듯...


모두 길잃은 앨리스와 앨리스와 앨리스들...

자신을 잃어버려서 야만이 된 ..자들...


사람들은 앨리스들을 어디서 온 건지 알지 못한다.는 듯 코를 막고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리며

피하지.

자신들은 안전한 노란 선 안쪽의 사람들 인 양...

구획 정리하듯 사람들의 사이도 나눠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씨발..씨발..하며 더러운 오물 처럼 피해 버릴 뿐이야.


야..이 비정한 세상아..

우리도 한 때 사람으로 살았어.

모두 모인 그곳은 고모리라 불렸었다고

늬들이 썩은 하수 처리장을 만들기 전엔..

그래도 사람이 모여 최소한 가족을 만들려

애를 써가며 누군가는 이 엉망이 된 곳을

신경 써주길...버리지 말아주길...

바랬었다고. 어쩔 수 없다며 고개 돌리기 전엔

그들에겐 그래도 돌아갈 곳이

누워 별을 보던 곳이 있었다고.

마지막 남은 앨리스씨는 말하려고

야만의 시간을 견디는 중이라고.


아.냄새가 나고

꾀죄죄한 누군 가가 지나가면

너희 이 땅의 사람들은 봐주길...

그들에게도 야만의 이름표가 붙기 전엔

모두 누군가 의 소중한 사람 들였을 거란 걸...


야만적인 앨리스씨는  그렇게

말하는 걸...


나는 더 이상 갇히지 않은 한 마리 넋

철창을 끌고 다니지 않아도

풀린 적 없는 목줄 때문에

이 승에 떠도는 앨리스의 집 구석

낑낑대던 개새끼였다.네...

바람처럼 비처럼 앨리스를 따라 다닐 뿐.

언제건 그 애가 이 땅에서 나도 같이 거둬

다른 저..우주 같은 곳으로 데려가 주길..

희망하며.


오늘의 씨발뉴스는 여기서 끝.


2014.10.10 am 11:00_s

2014.10.13.pm 10:00_e


안전 선 밖의 어딘가 에서 [ 그 장 소 ] 쓰다.



그대에게 앨리시어의 계절에 관해 말하고 싶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환등기처럼 돌아가고 돌아오는 사계에 관해
말이다.

아버지의 매질은 상시적이고 일상적이라 더는 새롭거나 궁금할 것도 없다. 그는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이고 그렇게 하고 싶을 때 그렇게 하며 살다가 언제고 죽을 것이다.
그녀는 그보다 어머니가 궁금하다.
어머니는 왜 아무것도 하지않을까.
왜 내다보지도 않았을까.
왜 나를 들여보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죽고 싶을 정도로 나는 씨발 추웠는데 왜 나를 궁금해 하지도
않는 얼굴로 자고있나.
식구들이 저녁으로 먹고 남긴 수제비 냄새와 낡은 이불깃과 잠든 인간들의 냄새가 섞인 따듯한 공기 속에서 아주
조용하게 씨발 년이 발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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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07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곳곳에 비소식있더니...여긴 빗방울 전주곡이 토독토독~흐릅니다.
황정은 소설은 사는데로 빨리읽히기 때문에 금방 읽어버렸는데도..어쩐지 글로 옮기기가 어려웠어요.
여기저기 써둔 글쪼가리를 모아서 이리저리 꿰어 겨우 겨우 한편 한편 마침질을 하고 있어요.
시침이 끝난 바느질 땀을 이어가듯..

복제품하나 더 내놓는 그런 마음이라..속은 할퀴지만 그럴 수록 거친글은 쉽지않다는것을
새삼 알게됩니다.
표현에 있어 거침없기가...쉬운일이 아니라는 걸...배우는 책읽기.
아닌가..황정은을 읽으면 그런 생각을 해요.
욕은 내뱉기 쉽지만 쓰기는 어렵다는것..

잡글임에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봄..꽃이 비에 젖겠지요.
님들 마음도 함초롱 이슬비 젖는 날 되시길.

우울해하진 마시고요.
비가 계속되면 우울해진다고들...

곧 연둣빛이 짙어질 것이니...

cocomi 2015-04-07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승우의 <생의 이면>에서 소설가 박부길이 사람은 감추고 위장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는데 황정은의 <야만적인 앨리스씨>는 왠지 감추는 것 보다 드러내는 것이 많은 작품인 것 같아요. 쉽게 꺼내기 어려운 말을 내뱉은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근데 정작 저 자신은 아직 이걸 읽지 못했네요. 허허..

[그장소] 2015-04-07 13:29   좋아요 0 | URL
좋은글과 좋은 생각이 사람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허방을 짚듯 믿었던 작가의 삶은 꼭 그와 같지는 않죠. 작가를 저 글들로 다 안다고 할 수없듯...
글은 사람의 어느 한 점 같은 부분이라고 보는것이 ..편할지도 모르겠어요.

이는 저에게도 해당하는 말이고요.^^
완전한 이해가 어렵듯 ..

그런것이 아닐까...합니다.

전자의 박부길과 후자의 황정은의 수평저울을 보자면 그래서 비슷한 눈금을 가르키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미화하는 인간..그러기위해 변명해주기위해 어쩌면 쓰는건지도...

보슬비 2015-04-07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만적인 앨리스씨` 읽지 않았는데도, 제목이 참 익숙한 책이예요.

그장소님만 독특한 책소개. 일상적이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더 마음에 듭니다. ^-^

이제 `야만적인 앨리스씨`하면 그장소님 떠오를것 같네요. ㅎㅎ

[그장소] 2015-04-08 17:07   좋아요 0 | URL
덕분에 여덟시간전에 저! 야만적인 앨리스씨 의 마니아가 되었습니다.어..누군가 제 앞에도 리뷰를 써서 첫번째와 두번째 마니아를 차지했다는걸 알게되었구요.
그래서.그 분들 글도 궁금해졌어요.네이버로 들어가보니 리뷰가 130여개가 넘더군요. 다른분들의 리뷰는 어떤지..다 들여다 볼까하다 주눅이들어 관둬야겠다고..접었어요ㅡ그분들 글보면 앞으로 한자도 못쓰게되는거 아닌가..싶어져..마이웨이..하자!하는 방향으로 말이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