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서
발 끝에서
차가운 피는 결정으로 온몸을
돌아다니며 여기 저기 멍들이고
하얗다 못해 투명한 나를
푸르게 얼릴 모양 이다.
절기로 경칩이면
언 땅도 녹고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고 하였다.
개화의 시기가 언제일지
알리는 지도가 나오는 이즈음
어째서
이렇게 꽁꽁 혼자만 추운 것인지
찬 바람이 스미는 것도 아닌데
어쩌자고 어쩌라고...
몸은 이럴까
차를 뜨겁게 마셔도
옷을 더 껴입어도 닿지않는 등 너머 같이
감각이 따로 노는 겨울과 봄...
빌어먹을...
팔딱거리는 혈관이 불쾌할때
아무리 쓰다듬어도
도무지 오르지않는 피부의 온도에
진저리를 치며
차가운 심장...
중얼거린다.
딱..나 구나.하면서
2015. 3.경칩


겨울 우기였다. 햇빛은 아주 잠깐 나왔다가 다시
사라졌다.비와 눈이 왔다. 습기가 목을 압박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눈을 떴다. 순간 칼이 이마에
꽂히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눈을 뜨는 그 순간, 나는 어떤
눈빛과 마주쳤던 것이다. 그 눈빛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아직 기운이 오르지 않은 다리에다 긴장을 불어넣었다.
p074
빌어먹을,차가운 심장 ㅡ『카라쿨양의 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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