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에서
발 끝에서
차가운 피는 결정으로 온몸을
돌아다니며 여기 저기 멍들이고
하얗다 못해 투명한 나를
푸르게 얼릴 모양 이다.

절기로 경칩이면
언 땅도 녹고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고 하였다.
개화의 시기가 언제일지
알리는 지도가 나오는 이즈음
어째서
이렇게 꽁꽁 혼자만 추운 것인지

찬 바람이 스미는 것도 아닌데
어쩌자고 어쩌라고...
몸은 이럴까
차를 뜨겁게 마셔도
옷을 더 껴입어도 닿지않는 등 너머 같이
감각이 따로 노는 겨울과 봄...
빌어먹을...

팔딱거리는 혈관이 불쾌할때
아무리 쓰다듬어도
도무지 오르지않는 피부의 온도에
진저리를 치며
차가운 심장...
중얼거린다.
딱..나 구나.하면서


2015. 3.경칩

겨울 우기였다. 햇빛은 아주 잠깐 나왔다가 다시

사라졌다.비와 눈이 왔다. 습기가 목을 압박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눈을 떴다. 순간 칼이 이마에

꽂히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눈을 뜨는 그 순간, 나는 어떤

눈빛과 마주쳤던 것이다. 그 눈빛은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아직 기운이 오르지 않은 다리에다 긴장을 불어넣었다.

p074

빌어먹을,차가운 심장 ㅡ『카라쿨양의 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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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3-0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이 따사롭게 비춰서 그런지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해가 지고 나면 추워요. 제가 손발이 차가운 느낌이 싫어서 집에 있을 때도 수면양말을 신어요.

[그장소] 2015-03-06 20:39   좋아요 0 | URL
수면양말도 뜨거운 물도 별 효과를 못보는 올 겨울..여름내내 선풍기 한번
안 돌리고 날 때 부터 체감온도를 느끼는 기관이 고장인 모양 이라고
그랬네요..

해피북 2015-03-07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강차를...위장장애 없으시면 생강차를 드셔보셔요 저도 가끔 먹는데 소화도 돠고 몸도 따뜻해지더라구요^~^

[그장소] 2015-03-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력이 될때는 그래도 좀 생강차라도 챙겨
먹었는데..지금은 생강차 못마시고 있어요.챙겨 주셔서..너무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뜻해 졌어요.^^

[그장소] 2015-03-23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enovefa님 이야말로..클래식감상 길잡이. 책자를...내심이...
Aglama님도 그 방면으로 한 전문 하시는데..^^두분 잘 통할것 같아요!!

[그장소] 2015-03-2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참 깍듯한 사람이예요..보면..^^
요즘 사람같지않다고 할까요..아..요즘..학생들과는 다를까요..교육적 환경이 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