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의 여유가 주어져도 주어진 여유가 신경을 더 깨워 그런지 주말이나 공휴일은 보통때보다 더 일찍 깨곤해서 어쩐지 억울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 

뭐 , 나와는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해당사항 없음의 경험이지만 . 그래도 하루의 피로도나 피곤함에 아침 점심 저녁을 나눠 점수를 매겨 보라면 당연 아침의 피로감이 내겐 가장 압도적이다 . 솟아오르는 태양도 아니고 밤 새 일한 달도 아닌데 뜨고 지는 게 마치 나같고 , 꼭 내가 거대한 몸을 일으키는 것만 같은 피로감이라니 , 완전 웃기지 않나 . 

책 두권을 달리고 세권째 책을 집어들다 눈이 극심하게 피로해져 잠시 안 방으로 들어와 누웠는데 제법 소란한 거리에 , 주말에 , 또 이 부지런한 아 침에 , 지나가던 사람들의 말에 너털 웃음이 터져버렸다 . 

˝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잔하고 가! ˝
˝ 아니야 . 일이 있어 가봐야 해 .˝
˝ 그래도 모처럼인데 한잔해야지 ! ˝

붙잡는 남자와 거절하는 남자는 제법 가까운 사이였던지 실랑이를 한참이나 한다 . 그냥 해보는 말로 한잔이 아닌 절실한 붙듦이 내 방 창을 통해 건너 온다 . 

아 , 문득 시간을 보니 지금 이 시간에 술 ... ?! 하하하 ^^ 어쩐지 나처럼 다른 시간대를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유쾌해졌다 . 이 주말 아침이어도 바쁘고 가야할 곳이 있을 수 있지 . 또 시간 상관없이 아침이어도 한잔 까짓 거 일수도 있지 . 

음 , 음 , 술은 낮술 ~ 밤술이 없겠지만 진정한 꾼은 아침 해장술을 지나칠 수 없겠지 . 붙잡는 남자는 아마도 술꾼일지도 . 

지나는 사람이 잠시 나를 이 아침의 피로에서 건져주고는 저리 휘이휘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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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음 2018-04-08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이네요~ 누리고 계신 시간 속에서 뚝심이 엿보여 보기 좋습니다.

[그장소] 2018-04-10 06:30   좋아요 0 | URL
아..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오늘도 맑음님 !^^

AgalmA 2018-04-12 0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잔 대신 저는 한 마디~
˝아프지 말고 봄 만끽하는 나날되시길!˝

[그장소] 2018-04-13 09: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아 , 한잔 !! 것두 나쁘지 않겠는데요~^^

후애(厚愛) 2018-04-13 17: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가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래도 약 때문에 꾹 참고 있어요.
낮술은 금방 체하는 것 같아요.. 저는..
즐거운 불금 오후 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그장소] 2018-04-13 17:46   좋아요 1 | URL
ㅎㅎㅎ저랑 후애님이랑 감정 연동 중인듯 ~ 몸은 말도 안되게 힘든데 술은 한잔 생각나고 , 그렇다고 마실 용기도 없고 . ㅎㅎㅎ 후애님도 주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