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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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판을 까는 여자들

저 자: 신민주,노서영,로라

출판사: 한겨레출판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변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기회는 누군가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51p-

 

20대 대통령 선거만큼 다산했던 적이 있던가? 정치에 구체적인 관심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정치 흐름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건 어느 것이 진실이고 또 어느 쪽이 옳은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확실하게 숙하처럼 옳은 정답은 인간이 살아가는 내내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최소한의 예의와 최대한의 노력으로 흘러가는 거 같다. 오늘 만난 [판을 까는 여자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에 대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이대남(20대 남), 이대녀(20대 여) 포함해 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여기서 이대녀, 이대남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작가로 위언장으로 자타공인의 오타쿠라고 칭한 세 명의 목소리는 읽는 내내 미쳐 의식하지 못한 부분을 알려줬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 편향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오랫동안 남성위주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몫을 해 나가는 것은 많은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시대가 좋아졌다고 한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이슈가 되었던 문제를 읽을 때 왜 페미니즘을 외쳤는지를 알게 되었다. 'N번방 사건' 해결은 1년이 넘어서야 사건을 수사하게 되었는데 이와 반대로 '알페스 이용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은 고작 4일만에 처리가 되었다. 앞 사건은 성폭력에 관한 내용이고 알페스라는 건 팬픽으로 가상의 인물로 연애를 그린 것인데 이를 여성을 향한 N번방 처벌을 외친 보복의 기회가 있었음을 말한다. 그리고 사실, 알페스라는 단어와 의미를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길에 잠재적 가해자가 너무 많군' 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너무 많은 여성 폭력이 일어나고 있음을 살면서 목격해왔을 뿐이었다. 성폭력을 하지 말라는 페미니스틀의 외침이 불편할지언정 조롱하고 공격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함께 성폭력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소신에 맞게 살면 된다.

-67P-

 

책을 읽으면서 이들의 당당한 소리가 좋았다. 편을 가르자는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목소리를 들어주고 어느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인지를 알려줄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성별을 떠나서 모두가 인간답게 살자고 하는 것인 데 그 안에서 힘없는 사람들의 외침이 때론 전달되지 않을 뿐더러 묵살 되버리는 이야기들. '여성'이면 무엇이든 한 번 더 생각하면서 판단하는 것을 보면 씁쓸하다. 2019년 여성 경찰 관련된 사건은 나 역시 뉴스를 통해 보게 되었는 데 시민에게 도움을 청한 여경과 현장에서 멀뚱히 쳐다봤다는 여경의 소식은 나로서 당황했었다. 하지만, 진실은 전자는 동료 경찰(남성)에게 한 것이며, 후자는 여경이 아닌 지나가던 남성 시민 이었다.

 

잘못된 정보가 정정은 되었지만 여기엔 여경에 대한 무능력함의 이미지는 쉽사리 바꿔지지 않을 것이며, 제대로 정보가 아닌 내용으로 퍼 나르고 나면 사람들은 진실이 아닌데도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 참으로 어렵고 불편한 시선이 많다. 그럼에도 자신의 주장을 멋지게 펼친 [판을 까는 여자들] 여기에 정치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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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레이디 셜록 시리즈 1
셰리 토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리드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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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 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

저 자: 셰리 토머스

출판사: 리드비

샬럿은 자신을,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쩌다 마주친 사람조차 가장 사소한 부분가지 관찰하고 마는 자신의 천성을 나무랐다. 샬럿은 그런 일을 즐겼고 재능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128p-

홈즈가 남자가 아닌 여성이었다면? 아니 아서 코넌 도일이 만약 여자였다면 홈스가 탄생 했을까? 그동안 자연스럽게 추리하면 남성 이미지를 떠올랐는데 오늘 이 생각을 바꾸게 된 [셜록 홈스]를 만났다. 소설의 배경은 1886년 으로 역시 남성에 의해 여성의 미래가 결정되고 특히, 딸을 가진 부모들은 사교계에 등록해 미래의 신랑감을 갖는 게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이런 남성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다 순종한 것은 아니다. 헨리 경에겐 세 명의 딸이 있는데, 첫째는 이미 결혼을 했고 둘째인 올리비아와 셋째인 샬럿이 남았다. 샬럿은 어릴 적 부터 거의 침묵을 하다시피 해서 부모조차 막내가 말을 하게 되면 놀라곤 했었다. 그렇지만 샬럿의 침묵은 자신의 재능을 숨기기 위한 방법이었다. 어린 나이에 말이다.

냉철하고 계산적으로 주위를 보는 샬럿의 아버지 헨리와 달리 어머니는 어떻게서든 딸들을 결혼시키려고 하는 극성스러운 이미지다. 하지만 샬럿이 유부남인 슈루즈버리와 거사를 치르려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샬럿 뿐만 아니라 리비아 마저도 이젠 사교게에 나갈 수 없다고 한탄을 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샬럿의 계획(?)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독립적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인데, 결국 집을 나와 도시로 하숙을 하게 되지만 자신이 집을 떠난 바로 직후 호텔에 같이 있던 슈루즈버리의 친모인 레이디 슈루즈버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동시에 다른 여인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혐의가 아버지와 언니 리비아에게 향함으로써 홈스가의 명예는 추락하게 되었다.

사실, 샬럿의 활약은 중간까지도 크게 나타나지 않아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했었다. 소설은 샬럿의 이야기를 하기 앞서 해링턴 색빌이라는 남성의 죽음을 먼저 보여줬는데 바로 이 남성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이 샬럿의 첫 번째 사건이었지만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집을 나온 샬럿은 색빌의 죽음과 레이디 슈루즈버리와 다른 여인의 죽음이 서로 관련있다는 편지를 보냄으로써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게 되었고, 이 사건은 트레들스가 맡게 되었다. 홈스가 여성인 것을 모르는 트레들스는 이 사건으로 잉그램 경에게 매번 홈스의 소식을 물었고, 잉그램은 홈스가 누구인지 알기에 함구 할 수밖에 없다.


특별한 사람들은 항상 남다른 대접을 받을 거예요. 어쨌든 그 사람들은 특별하니까요. 그런데 내가 지금 궁금한 건 따로 있어요. 그다지 특별한 구석이 없는 여성은 그다지 특별한 구석이 없는 남성과 같은 대접을 받을까요?

-430p-

홈즈에겐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면 홈스 역시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다 아니 있다라는 말이 정확하다. 그 사람은 살인사건을 트레들스에게 맡긴 잉그램 애시버튼이다. 그러나, 앵그램은 이미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한 상태라는 점인데 이 점은 홈스가 한 사람의 아내로 살아가기를 거부했기에 때문이다. 같은 성정을 지닌 애시버튼과 샬럿 홈스....그렇기에 각자의 길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하여튼, 샬럿이 집을 나와 우연히(?) 왓슨 부인을 만나고 자신의 능력을 꿰뚫어본 왓슨 부인의 조언으로 샬럿 홈스는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기로 한다.

큰 일은 아니지만 소소한 일거리로 시간을 보내던 중 남편이 집을 나선 뒤 소식이 없다는 한 여인의 사연을 받아 수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여인이 트레들스가 수사하고 있는 사건과 서서히 접점이 되면서 베일에 쌓여던 죽음의 진실이 수면위로 올라오려고 한다. 사건을 수사하고 움직이는 것은 대부분 트레들스였지만 그 위에서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건 샬럿이다. 때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트레들스라면 해결 할 수 있다는 잉그램 경의 말. 그 말 처럼 트레들스는 건실한 인물로 부유한 아내인 앨리스와 결혼했지만 겸손하며 아내 역시 샬럿과 비슷하게 총명함을 지닌 인물이다.

소설은 사건을 수사하는 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처럼 홈스와 앨리스 두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시대 흐름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이미지를 각인 시켜준다. 더 나아가 잉그램의 형이 홈스에게 청혼을 한 사람중에 한 명인데 아무래도 샬럿을 여인으로 보기 보단 동생처럼 홈스의 진짜 모습을 본 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홈즈의 천적인 모리아티 인물이 역시 등장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다음 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 거 같다. 샬럿 홈스와 왓슨 부인, 잉그램 경과 형인 벤크로프트 애시버튼..이들이 어떻게 모리아티와 맞설지 다음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망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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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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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아무렇지 않다

저 자: 최다혜

출판사: 씨네21북스

잘, 해보자

-본문 중-

'아무렇지 않다' 책 제목을 보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가?' 사실은 모르겠다. 그저, 공감이 된다고 해야할까? 그림체 역시 우울함을 느낄 수 있는 표현으로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작가의 의도가 보여지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웹툰은 세 여성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평범하게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표지일러스트인 지현, 대학 시간 강사인 은영과 디자인 전공으로 공모전에 항상 도전하는 지은이다. 이들의 일상은 특별한 게 없다. 하지만, 각자 그들만의 고민이 있고 이를 어떻게 부딧치는지를 소소한 일상에서 보여주고 있다.

출판사에서 지현의 작품에 양도를 조건으로 계약을 요구했다. 자연스러운 관례라고 하지만 심혈을 기울힌 작품을 양도 하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형편이 힘들다보니 지현은 고민이 든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느 선택을 하면 마음이 덜 무거울까? 몇 년만 고생하면 그래도 자리를 잡겠지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은영은 시간 강사로 혼자서 악착같이 석사를 쥐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너무 힘들다. 친구들은 결혼과 넉넉한 살림으로 은영은 이들과 같이 있으면 동 떨어진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친구 결혼식에 한 껏 차리고 갔지만 그들속에 은영은 들어가지 못했다.




계속 회사를 다녔어야 했을까?

-본문 중-

사는 것은 세상과 협상을 해야하는 것일까? 직장인들은 때론 자신의 꿈보다 현실을 쫓아 가기 마련이다. 지은의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선택했다. 그러나, 현실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살 돈도 넉넉지가 않다. 저자는 세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감정을 조심스럽게 그려낸다. 너무 슬프지도 너무 동정심이 가지 않게..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말이다. 현실을 선택했다고 해서 이들의 방향이 잘못 된 것은 아니다. 삶이란 어느 것이 옳은지 모르기 때문에 지현, 은영, 지은 처럼 고민하고 결국 선택한 길로 걸어 간다. 그렇다고 그 길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회색 색이 유난히 많은 [아무렇지 않다]. 사실, 아무렇지 않는 게 아니라 무덤덤하게 그 순간을 흘러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웹툰이다보니 책장은 금방 넘겼지만 다 읽고서 왠지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흔히 '기분 탓'이라고 하는 감정이었는데 이건, 지현과 은영 그리고 지은의 인생에서 꿈과 현실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면 간접적 경험을 하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다른 느낌을 전달 해 준 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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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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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저 자: 수 블랙

출판사: 세종

우리는 세운 가설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아주 솔깃한 일이지만, 한정된 관찰 내용을 근거로 지나치게 추론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가 푹 빠진 공상적인 이야기에 의거하여 입증되지 않은 정보로 수사 또는 법정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

-본문 중-

책 표지에 써진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이 문장 자체만으로 끌리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관련 TV를 보면서 사체들을 두고 죽은 원인과 시간을 추정하는 과정은 과학이 발전하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어쩌면 이런 생각들로 책을 펼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죽음과 삶이 어떤 의미인지..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라는 감정을 일깨워졌다. 결론은 흥미만으로 읽을 수 있는 도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먼저 책은 크게 머리와 몸통 그리고 사지로 나뉘고 그 안에서 더 세세하게 분류해 설명을 하고 있다. 첫 장인 머리에서는 먼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뇌 상자'와 '얼굴'을 소개한다. 또한, 저자는 단순히 자신이 관여했던 어느 사건의 내용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뼈가 어떻게 이뤄지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심지어 유아와 신생아 등 뼈의 성장시기도 같이 알려준다. 여기에 전문 용어가 등장해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저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거의 뼈를 발견하게 되면 그 현장으로 가서 어느 부분인지 그리고 넓게는 성별을 구분를 해야하는 임무다.

하지만, 사건에도 어쩔 수 없이 관여를 하기도 하는데 한 노인의 머리가 창고에서 발견한 사건은 가해자가 자백을 했기에 굳이 갈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먼저 어떻게 살해가 되었는지를 판독하는 게 첫번째 임무다. 또한, 발견된 뼈들이 인간의 것인지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때론 이를 구분못하고 섞어진 경우도 있었다. 유골이 아닌 사체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엔 전혀 다른 상황인데 한 커플이 발견한 한국인 여성의 시체는 신원을 확인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여기서 저자는 학생들에게 사람이 살아 있을 때와 사후 얼굴을 다르기 때문에 절대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라고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진짜 완전 범죄란 처음부터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본문 중-

머리 다음으로 몸통으로 계속해서 설명이 이어진다. 몸통은 머리 보다 더 많은 뼈들이 지탱하고 있는 데, 태아 때 C형의 척주가 점점 S형으로 되고 노년이 되면 C형이 되는 중력 설명을 들으니 왠지 인생의 시작과 끝이 무엇이든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몸체 부분에서는 아동폭력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설명한다. 또한, 교수형에 받은 사형수들의(밧줄로) 죽음 과정을 보니 인간의 뼈가 생각만큼 쉽게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 그러니, 오죽하면 '친절한' 교수형에 자부심을 느꼈을까...

몸체 중 각각의 척추뼈는 사망자의 대부분을 알려주는 중요한 곳으로 특히, 사망 후 피해자의 외상과 손상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가슴을 둘러 싸고 있는 뼈중 복장뼈자루는 청년의 연령을 확인 할 수 있는 부위로 인류학자들은 유골을 확신 시 성별을 가장 먼저 구별하는 데 그때 갈비뼈로 결정을 하고, 아동 학대 의심시 수사관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아동학대로 죽은 5살 소년의 내용은 아들을 아버지가 담뱃불과 폭력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서서히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뼈의 골절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는데 끔찍함을 넘어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때로는 사건 외에 역사적 한 인물의 유골을 확인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법의인류학자로 여러 방면에서 일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사건과 관련된 내용이었다는 점으로 저자는 어떤 심정으로 임무를 했을까? 빗장뼈를 통해 죽은 여인의 신원을 확인한 [19세 성노동자 마르셀라의 죽음]은 성매매 여성이기에 경찰에 선뜻 신고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뒤늦게 신고함으로 범인을 잡았지만 이미 죽어버린 여성은 누가 기억 해 주는 것일까?

또, 읽던 중 저자는 어릴 적 자신이 강간당했던 일을 소개했는데 그 때 나이가 겨우 9살 이었다. 당시, 남자는 협박을 하고 부모에게 말해도 의미없을 거라는 말을 했고 소녀는 홀로 가서 몸을 씻어야만 했다.

이 일은 어릴 적 겪은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성장해야 하는 뼈가 잠깐동안 성장을 멈추게 한다는 '멈칫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적었다. 이를 읽으니 뼈란 인간인가 아닌가 어느 부위인가를 넘어 나이와 성별 그리고 살아가는 어떤 상황을 기록한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고문으로 인한 부분까지 찾아내는 법의인류학자들. 도서 뒷 표지에 써진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붙이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고요히 잠든다' 라는 문장은 죽은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의무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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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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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어둠이 걷힌 자리엔

저 자: 홍우림

출판사: 흐름출판

원망 하나, 원망 둘, 원망 셋 ㆍㆍㆍ.바람이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본문 중-

요괴라고 해야할까? 괴물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세계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이곳을 어떻게 불러야 하며 또한 그곳에 사는 존재(?)에게 어떤 호칭을 붙여야 하는지..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인간 세상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은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오늘 만난 [어둠이 걷힌 자리엔]은 웹툰을 소설로 각색해 출간한 도서로 누구에게 끌리는 소재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 살아가는 배경은 누구에게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요괴라는 존재라면 더욱더 말이다.

때는 1900년대 시대의 아픔이 있는 경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골동품 중개인을 하고 있는 최두겸은 평범한 중개인이 아니다. 그의 사무실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방문해 상담 의뢰를 하는 데 그들은 때론 신이거나 원혼이거나 영물들이다. 이런 소문이 묘하게 퍼져서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두겸을 찾아온다. 어느 날, 이 사무실에 토지신이 가져온 통나무에서 오고오 라는 원혼이 나타나고 왜 자신이 원혼이 되어 있는지를 말한다. 고오의 사연을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양반집의 귀한 아들로 태어났으나 반역의 상인 반골로 태어났다. 이로 인해 몰래 집안에서 숨겨져 24년을 살았고 여자로 탈피해 생을 살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왜 오고가 원혼이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고오의 이야기 [어쩌면 러브스토리]를 시작으로 각 단락에는 이처럼 원혼을 가진 괴물, 요물이 등장하고 단순히 퇴치가 아닌 이들이 무사히 저승길로 가게 하는 것이 두겸의 몫이다. 희노애락이 있는 게 아니다. 섬에 사는 인간을 잡아먹는 구앙을 맞을 유일한 무녀였지만 도망친 여인 온내, 우연히 죽은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알게 된 산속 샘(신이라고 해야할듯)의 희생 [어떤 사랑은], 가정 폭력으로 원혼들이 나타난 [SOS PUPPY] 등 결코 큰 일이 아닌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마음이 무겁다. 특히, 이런 존재들을 볼 수 있게 된 두겸의 옛 이야기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무지함에 어느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평안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처를 받더라도 깨끗이 회복할 수 있는 상처만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질문하고 방황하는 거겠지. 우리 스스로가 추스리고 다시 일어설 순간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버티고 힘을 내야 하는 걸까.

-본문 중-

치조. 두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그에게 신비한 능력을 준 신이다. 원래는 영물이 되었어야 할 뱀이었지만 사람들을 괴물로부터 구하기 위해 한 비구니가 뱀을 우물에 넣음으로써 영물도 아닌 신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오랫동안 감정을 모른채 우물 안에서 원혼들을 삼킨 치조. 하지만, 두겸으로 인해 봉인은 해제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두겸을 살려 준 건 치조였다. 죽을 뻔한 운명에...두겸은 엄마의 품이 아닌 다른 길로 갔으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두겸의 사연도 참으로 곡한데, 어정이라는 여인 사냥꾼의 이야기는 여인이라서,힘이 없어서, 억울하게 죽어야 했기에 답답함만 몰려왔다. <괴기 물건 대회>에 등장하는 어정의 이야기는 호랑이 사냥꾼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내용으로 여인은 절대 사냥을 할 수 없는데 이 금기를 깨고 사냥을 나갔다는 이유로 맞아 죽었다. 당연히, 이 금기에는 소수만이 가지려는 권력이 숨어있었기에 '금기' 자체가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죽은지 200년이 흐른 지금 억울함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어정을 위해 두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미 가해자들을 죽은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그럼에도 두겸을 어정을 저승길로 안내 해 주고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방황했을 때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이들을 위해 길을 안내 해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책은 두겸의 두려움과 마주하면서 변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보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 만나는 원혼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련하게 했고 자연스럽게 나도 그들이 그만 분노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둠이 걷힌 자리엔]...제목을 보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둠이 물러가면 빛이 오듯 그 자리엔 슬픔 대신 기쁨이 서려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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