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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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어둠이 걷힌 자리엔

저 자: 홍우림

출판사: 흐름출판

원망 하나, 원망 둘, 원망 셋 ㆍㆍㆍ.바람이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본문 중-

요괴라고 해야할까? 괴물이라고 해야할까? 아님 '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세계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이곳을 어떻게 불러야 하며 또한 그곳에 사는 존재(?)에게 어떤 호칭을 붙여야 하는지..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인간 세상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은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오늘 만난 [어둠이 걷힌 자리엔]은 웹툰을 소설로 각색해 출간한 도서로 누구에게 끌리는 소재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 살아가는 배경은 누구에게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요괴라는 존재라면 더욱더 말이다.

때는 1900년대 시대의 아픔이 있는 경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골동품 중개인을 하고 있는 최두겸은 평범한 중개인이 아니다. 그의 사무실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방문해 상담 의뢰를 하는 데 그들은 때론 신이거나 원혼이거나 영물들이다. 이런 소문이 묘하게 퍼져서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두겸을 찾아온다. 어느 날, 이 사무실에 토지신이 가져온 통나무에서 오고오 라는 원혼이 나타나고 왜 자신이 원혼이 되어 있는지를 말한다. 고오의 사연을 읽으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양반집의 귀한 아들로 태어났으나 반역의 상인 반골로 태어났다. 이로 인해 몰래 집안에서 숨겨져 24년을 살았고 여자로 탈피해 생을 살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왜 오고가 원혼이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고오의 이야기 [어쩌면 러브스토리]를 시작으로 각 단락에는 이처럼 원혼을 가진 괴물, 요물이 등장하고 단순히 퇴치가 아닌 이들이 무사히 저승길로 가게 하는 것이 두겸의 몫이다. 희노애락이 있는 게 아니다. 섬에 사는 인간을 잡아먹는 구앙을 맞을 유일한 무녀였지만 도망친 여인 온내, 우연히 죽은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 사랑을 알게 된 산속 샘(신이라고 해야할듯)의 희생 [어떤 사랑은], 가정 폭력으로 원혼들이 나타난 [SOS PUPPY] 등 결코 큰 일이 아닌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마음이 무겁다. 특히, 이런 존재들을 볼 수 있게 된 두겸의 옛 이야기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무지함에 어느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우리 모두가 평안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처를 받더라도 깨끗이 회복할 수 있는 상처만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질문하고 방황하는 거겠지. 우리 스스로가 추스리고 다시 일어설 순간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버티고 힘을 내야 하는 걸까.

-본문 중-

치조. 두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그에게 신비한 능력을 준 신이다. 원래는 영물이 되었어야 할 뱀이었지만 사람들을 괴물로부터 구하기 위해 한 비구니가 뱀을 우물에 넣음으로써 영물도 아닌 신도 아닌 존재가 되었다. 오랫동안 감정을 모른채 우물 안에서 원혼들을 삼킨 치조. 하지만, 두겸으로 인해 봉인은 해제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두겸을 살려 준 건 치조였다. 죽을 뻔한 운명에...두겸은 엄마의 품이 아닌 다른 길로 갔으며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두겸의 사연도 참으로 곡한데, 어정이라는 여인 사냥꾼의 이야기는 여인이라서,힘이 없어서, 억울하게 죽어야 했기에 답답함만 몰려왔다. <괴기 물건 대회>에 등장하는 어정의 이야기는 호랑이 사냥꾼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내용으로 여인은 절대 사냥을 할 수 없는데 이 금기를 깨고 사냥을 나갔다는 이유로 맞아 죽었다. 당연히, 이 금기에는 소수만이 가지려는 권력이 숨어있었기에 '금기' 자체가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죽은지 200년이 흐른 지금 억울함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어정을 위해 두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미 가해자들을 죽은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그럼에도 두겸을 어정을 저승길로 안내 해 주고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방황했을 때 고통스러웠지만 이제는 이들을 위해 길을 안내 해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책은 두겸의 두려움과 마주하면서 변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보여준다. 물론, 그 과정에 만나는 원혼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련하게 했고 자연스럽게 나도 그들이 그만 분노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둠이 걷힌 자리엔]...제목을 보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둠이 물러가면 빛이 오듯 그 자리엔 슬픔 대신 기쁨이 서려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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